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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에서 백제로

釋摩羅難陀胡僧也.

승려 마라난타는 호승이다.


神異感通莫測階位, 約志遊方不滯一隅.

신이와 감통은 정도를 짐작할 수 없었으며, 사방으로 주유함에 뜻을 두어 한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按古記, 本從竺乾入于中國附材傳身徵烟召侶,

고기를 살펴보면, 그는 원래 천축으로부터 중국으로 들어와 인재를 따라 몸을 의지하고 남모르게 벗을 불렀으며,


乘危駕險任歷艱辛有緣則隨,

그는 위험에 부딪치고 험난한 일을 겪었지만 어려움과 괴로움을 무릅쓰고 인연이 있으면 따라나서,


無遠不履.

아무리 먼 곳이라도 밟지 않은 곳이 없었다.


當百濟第十四枕流王卽位九年九月,

백제 제 14대 침류왕 즉위 원년 9월에,


從晋乃來王出郊迎之,

그가 진나라에서 오니 왕은 교외에까지 나가 그를 맞이하였으며,


邀宮中敬奉供養禀受其說.

궁중에 모시고 공경히 받들어 공양하면서 그의 설법을 들었다.


上好下化,

윗사람들이 좋아하니 아래 사람들도 교화되어,


大弘佛事共賛奉行, 如置郵而傳命.

불사를 크게 일으켜 함께 찬송하고 봉행하니, 마치 파발을 두어 왕명을 전하는 것같이 빨랐다.


二年春剏寺於漢山度僧十人, 尊法師故也.

2년 봄, 한산에 절을 창건하고 승려 열 명을 출가시키니, 그것은 법사를 존경했기 때문이다.


由是百濟次高麗而興佛敎焉,

이로 말미암아 백제는 고구려 다음으로 불교를 일으켰으니,


逆數至摩騰入後漢二百八十有年矣.

거슬러 계산하면 마등이 후한에 들어온 지 280여 년이었다.


耆老記云,

≪기로기≫에 이르기를,


“句高麗始祖朱蒙娶高麗女生二子, 曰避流· 恩祖.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고구려 여자에게 장가들어 두 아들을 낳아, 이름을 피류와 은조라 하였다.


二人同志南走至漢山開國.” 今廣州是也.

두 사람은 뜻을 같이하여 남쪽으로 가서 한산에 이르러 나라를 세웠다.”라고 하였으니, 지금의 광주가 바로 그곳이다.


本以百家渡河故名百濟.

본래 백 집을 거느리고 강을 건넜으므로 백제라 이름하였다.


後於公州扶餘郡前後相次而立都.

그 뒤에는 공주와 부여군으로 옮겨 전후하여 서로 차례로 도읍을 세웠다.




삼한

三韓東南隅海內有倭國, 卽日本國也,

삼한의 동남쪽 바다 속에 왜국이 있었으니, 즉 일본국이었고,


倭之東北有毛人國, 其國東北有文身國,

왜국의 동북쪽에 모인국이 있었으며, 그 나라 동북쪽에 문신국이 있고,


其國東二千餘里有大漢國, 其國東二萬里有扶桑國.

그 나라 동쪽 2천여 리 밖에 대한국이 있었으며, 그 나라 동쪽 2만 리에 부상국이 있었다.


宋時有天竺五僧遊行至此始行佛法, 此皆海中在.

송나라 때에 천축의 다섯 승려가 돌아다니다가 이곳에 이르러 처음으로 불법을 전하였으며 그 나라들은 다 바다 가운데 있었다.


惟日本國僧往往渡海而來, 餘皆未詳.

오직 일본국 승려만이 가끔 바다를 건너왔을 뿐, 그 밖의 나라들은 다 자세히 알 수가 없다.


夫三韓者馬韓·卞韓·辰韓是也.

삼한이란 마한·변한·진한이 그것이다.


寶藏經云,

≪보장경≫에 이르기를


“東北方有震旦國, 或云支那此云多思惟,

“동북방에 진단국이 있으니 혹은 지나라 하는데 여기서는 다사유라 하며,


謂此國人思百端故, 卽大唐國也.”

이른바 이 나라 사람들은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니, 즉 대당국이다.”라고 하였다.


然則三韓在閻浮提東北邊非海島矣,

그러므로 삼한은 염부제의 동북쪽에 있는 것이지 바다 가운데 섬이 아니며,


佛涅槃後六百餘年乃興.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 6백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일어났다.


中有聖住山名室梨母怛梨[唐言三印山],

그 나라에 성주산이 있으니 이름을 실리모달리라 하며[당나라에서는 삼인산이라 함.],


峻峯高聳, 觀世音菩薩宮殿在彼山頂卽月岳也.

험준한 봉우리가 높이 솟았는데, 관세음보살의 궁전이 이 산 정상에 있으니 곧 월악이다.


此處聖住未易殫書.

이곳 성주에 대해서는 다 쓰기 어렵다.


然百濟乃馬韓之謂矣.

그리고 백제는 마한을 말하는 것이다.




≪송고승전≫의 마라난타 기록

宋僧傳云,

≪송고승전≫에 이르기를,


“難陀得如幻三昧,

“마라난타는 여환삼매를 얻어,


入水不濡投火無灼, 能變金石化現無窮.”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고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았으며, 능히 금이나 돌을 변화시키는 등 그 변화가 무궁하였다.”라고 하였다.


時當建中年代相拒而不同, 恐非一人之跡也.

이때는 건중에 해당하나 연대가 서로 어긋나 같지 않으니, 아마 한 사람의 자취는 아닌 듯하다.




찬하여 말하다

賛曰.

찬하여 말한다.


世之流民性多𢤱戾王命有所不從, 國令有所不順.

세상의 유민들은 거스르는 성질이 아주 많아 임금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일도 있고, 나라의 법령에 따르지 않는 일도 있다.


一旦聞所未聞, 見所未見,

그러나 일단 들어보지 못했던 일을 듣고, 보지 못했던 일을 보았을 때는,


卽皆革面遷善修眞面內, 以順機宜故也.

곧 지금까지의 잘못된 것을 모두 고쳐 선으로 옮겨가고 마음속으로 진을 닦았으니, 이것은 기의를 따른 때문이다.


傳所謂,

전에 이르기를,


“出其言善, 則千里之外應者.” 豈非是耶.

“그 내는 말이 착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한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이것을 이름이 아니겠는가.


然攝機之道要在乘時,

그러나 상대를 포섭하는 방법은 반드시 그 때를 잘 타는 데 있으니,


故事半古人功必倍之.  

그러기에 일은 옛 사람의 절반만 하고도 공은 반드시 갑절이나 되는 것이다.


-『해동고승전』 제1권 제1 유통1-1




<참고자료>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해동고승전

(http://db.histor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