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 탐정부 28화



- 미궁 공략 3


2022년 9월 시간 불명, 기자로프의 아지트 지하 2층.


 뮤의 안내에 따라 지하계단을 내려가자, 일행 앞에는 거대한 숲이 나타났다.


"이게 지하야?"

"응, 뮤가 관리하는 미궁 델타는 숲을 모티브로 삼은 미궁이야. 뮤는 숲을 좋아해."

"그.. 그렇구나."

"마침 저기 있는 고블린 무리가 있네. 저것들부터 잡아보도록 해. 만렙 언니가 먼저 나가고 다른 사람들은 고블린은 건드리지 말고 주변에 있으면 경험치가 오를거야. 아, 파티는 다 맺은 거 맞지?"

"응, 6명 다 파티에 가입되있어."


 뮤의 말을 듣고 올리버가 말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나는 전투에 참여할 수 없어."

"응, 그것도 알고 있어."

"그래. 뮤가 지켜보고 있을게."

"응. 자, 다들 가자!"


 뮤와 올리버의 대화를 보면서 멜파니가 말했다.


"어머, 오빠도 보젤처럼 되가네."

"그게 무슨 뜻이지? 소녀여."

"아니에요. 그냥 두 분이 많이 닮아가는 거 같아서요."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는 말이군."

"앗, 저기 고블린들이 몰려와요! 언니, 어서요!"

"자, 다들 제 뒤에 서도록 하세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소수의 고블린들이 크리스티아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달려들던 고블린 무리들은 크리스티아네의 방패에 닿는 순간 전부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이게 무슨 일이죠? 저는 한것도 없는데 다 쓰러져버렸네요."

"그게 바로 레벨의 힘이야. 만렙 언니!"

"오, 경험치 많이 얻었네."

"여긴 별로 어려운 몬스터들이 없어서 그래. 이대로 계속 진행하자."


 뮤와 올리버, 그리고 크리스티아네는 대화를 끝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그 뒤에도 몇 번이나 몬스터 무리와 마주쳤지만, 그것들은 전부 크리스티아네에게 닿는 것만으로 쓰러져버렸다.


"벌써 레벨이 10이야!"

"레벨이 정말 금방 오르네요."


 올리버의 말을 듣고 멜파니가 대답했다.


"이 미궁에 들어온 파티 중 83프로가 2층을 넘어가지 못했어."

"하지만 네 덕분에 우리가 훨씬 수월하게 가고 있는 것도 맞지. 그러고 보니 미궁 관리자라는 건 탐험가들이 미궁을 깨지 못하게 해야하는 거 아니야?"

"꼭 그런 건 아니야. 관리자의 역할 중 하나는 미궁에 들어온 탐험가들의 역량을 알아보는 것도 있으니까."  

"그래? 그렇다면 이 미궁은 대체 무슨 용도로 만들어진 거야?"

"그건 뮤도 몰라."

"응? 니가 이 미궁의 관리자라고 하지 않았어?"

"뮤에게 맡겨진 일은 탑을 도전하는 탐험가들에 대한 기록과 미궁의 관리 뿐이야. 뮤도 그 이상은 몰라."

"그럼 누가 너에게 이 미궁을 맡긴건데?"

"앗, 오빠! 저기 또 고블린이 와요. 얼른 이쪽으로 오세요!"


 올리버의 질문에 뮤가 대답하기 전에 멜파니가 올리버를 불러세웠다.


"엇, 그러네. 바로 갈게!"


 그렇게 말하고 올리버는 크리스티아네 뒤에 있는 멜파니 옆으로 뛰어갔다. 그렇게 몇 번 더 고블린 무리들과 마주친 이후에 올리버가 멜파니를 보며 말했다.


"아우, 힘들다. 몇 시간째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네. 우리 좀 쉬면 안될까?"

"이제 곧 마을이 나올거야."


 뒤쪽에 있던 뮤가 올리버에게 걸어오며 말했다.


"마을?"

"응. 오늘은 그곳을 목표로 하면 되."

"이런 곳에 마을이라니! 뭔가 모험하는 거 같고 신나는데?"

"어휴, 오빠. 우린 여기 놀러온 게 아니잖아요. 얼른 미궁을 탈출해야죠. 겸사겸사 뮤의 소원도 이뤄줘야하구요."


 올리버를 보며 멜파니가 말했다.


"그치만 멜파니야, 이걸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의욕이 안나!"

"오빠도 참.."

"자, 그럼 목표도 정해졌으니 어서 가도록 하자!"

"저 녀석 방금 전까지 힘들다고 하지 않았더냐?"


 보젤이 갑자기 앞으로 나가기 시작한 올리버를 보며 말했다.


"오빠는 원래 좀 그런 면이 있어요. 그나저나 보젤 님은 괜찮으신 거에요?"

"난 이정도에 지치거나 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


 멜파니의 질문에 보젤이 답했고 그는 다시 리코리스를 보며 말했다.


"리코리스여, 너는 괜찮느냐?"

"네, 보젤 님. 저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렇구나. 우리도 출발하자."


 얼마 가지 않아서 올리버 일행은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공터에 도착했다. 그리고 뮤가 말했다.


"여기야! 잘 도착했네."

"여기라고? 여기가 어딘데? 설마 마을을 말하는 거야?"

"맞아!"

"마을은 어디에 있어?"

"잠시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뮤는 앞장서서 거대한 나무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뮤는 조용히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무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일행이 들어갈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이 생겼다.


"와.."

"따라와!"

 

모든 일행들이 감탄사를 내뱉는 와중에 뮤가 앞장서서 나무 안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