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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탑, 어딘가의 공간]


롤랑 : 똑같은 공간이야



여기에도 출구는 없네



똑같은 풍경인가, 대체 몇 번째지...



가는 곳마다 똑같은 공간이고, 출구를 찾아 낼 수도 없어...

프레시아도 사라지고, 네미아도, 비리아도 돌아오지 않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롤랑, 눈을 감고, 네 몸 안의 힘을 느끼거라...



이 목소리는... 엔야!?



어두운 공간에, 한줄기 빛이 보이는 듯 해

아무렴 어때, 일단 거기로 가보는 거야



[어리석은 자의 탑, 엔야의 거처]


여기는...



비리아 : 롤랑



우왓! 비리아

어, 언제부터 거기에...



내가 이곳에 남긴 공간의 흔적을 네가 건드렸기 때문에, 너의 위치를 알 수 있었어



여기는 어리석은 자의 탑 상층의 코어야, 엔야님의 초대 없이는 누구도 이 공간에 달할 수 없지



이 안개가 자욱한 방이, 엔야가 있는 곳이야?



이상한데, 여기엔 비리아와 나 외에는 아무도 없어...



에슈아른에는, 오직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말이 있지



백 년 동안, 에슈아른의 엘프들은 엔야 여왕님이 여기에 은둔하고 있다고 믿어 왔어



하지만, 진실은... 여왕님은 어리석은 자의 탑에도, 다른 두 탑에도 계시지 않다는 것이지



엔야는 이곳에도, 다른 탑에도 없다고?

그럼 여왕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하늘 위야, 오직 그분에게 속한 장소

그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시지



롤랑, 엔야님의 '대변자'의 신분으로, 너에게 그 분의 진정한 뜻을 전할게



토이바르의 가장 오래된 엘프, 에슈아른의 유일한 여왕으로서, 그대에게 간절히 '부탁' 한다



[지하 나선 회랑]

어리석은 자의 탑 아래에 이런 숨겨진 공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



지난 시대의 초기에, 대륙은 바다 아래 가라앉고, 어리석은 자의 탑의 아랫부분도 심해에 잠겨 버렸지...



지난 시대에 금기시 된 자와, 신비들은 모두 여기에 숨겨져, 세상에서 잊혀졌어



근원 학파의 대부분은, 이곳의 존재조차 모르지

이 비밀을 지키는 것 또한, 내 역할 중 하나야



그럼, 엔야가 나한테 만나라고 한 사람이, 이 잊혀진 지하에 있다는 거야?



분명 엔야와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이겠지

이렇게 빙 돌려가면서 까지 나를 그 '죄수'와 만나게 하려 하다니...



맞아, 그 분은 엘프 일족의 운명을 위해 그곳에 남기로 했지...

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그 분의 숙명이 아니야



가자, 롤랑

이 '특수'한 힘이 이 공간을 활성화 시켰으니, 입구가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떠나야 해 



??? : 조언 감사할게, 주문 학파의 대도사



세라피나!



세라피나 : 놀란 것 같네, 대도사?

궁금하겠지, 너희들의 미로와 군대가 어째서 나를 가두어 놓지 못했는지



뭐, 그것보다도 내가 알고 싶은 건...



'감지' 능력에 정통한 주문 학파의 도사가, 어째서 바로 근처에 있던 암살자를 감지할 수 없었던 걸까? 큭큭큭...



...



'감지' 능력은 엘프의 재능이지, '창조 된 자' 의 능력이 아니거든



평상시엔, 엘프로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감지 주문에 의존한다니, 정말 고생이 많네



안타깝게도, 기예는 결국 재능을 따라갈 수 없지

마력을 집중 시켜 이 공간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네



'창조 된 자'의 원리는, 에슈아른에도 아는 자들이 많지 않아



네 배후에는 엘프의 협력이 있는 것 같군

누군가가 에슈아른을 배반했어, 비밀을 깨우친 한 명의 엘프가



한 명? 아니, 비리아



에슈아른에는 네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 정말 많아

너에 대한 그들의 원한은, 심지어 오즈구스에 대한 원한조차도 능가하지



너도 알다시피, 나는 정말 관대하거든

그들을 위해 기꺼이 근심을 제거해 주기로 했지

물론, 오즈구스는 그 사이에 이득을 취하겠지만



이 여자는 위험해, 독이 든 칼날을 조심해, 롤랑



복도를 따라 지하 깊은 곳으로 도망쳐

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지켜줄 테니까



그래, 그거야 마음껏 도망쳐 봐, 가련한 작은 짐승아



과연 주문 학파의 대도사네, 이렇게 순식간에 형세를 정돈하다니



대답해라, 네 배후엔 누가 있지?



너무 서두르지 마, 대도사

또다시 배신을 당하다니, 기분은 어때?



듣기로는 얼마 전에, 네가 총애하는 '심판의 장소' 에서 소중한 동포들에게 배신 당했다고 했었지



네가 무슨 말을 하던, 나를 동요 시킬 수는 없다



그렇지, 결국 너는 만들어진 '창조물'이야

마음이 없는데, 어떻게 동요할 수 있겠어



어쨌든, 이 '뜻 밖의 만남'은 충분히 놀라움을 주었으니, 이제 '주인공'이 등장할 때지



황혼의 쐐기... 오즈구스는 이 위험한 결정을 어디서 얻었지?



과연, 날아서 바다를 넘어 온 아룡은, 너희들이 그 힘을 이용해서 개조한 것이군



아름다운 조각상, 너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결정에 새겨진 문양은, 너에겐 가장 익숙한 것 아니야?



나는 황혼의 쐐기의 본질이... 너희들 엘프가 '혼돈' 이라고 부르는 힘이라는 걸 알고 있어, 그렇지?



오즈구스, 감히 그런 힘까지 손에 넣으려 하다니...

너희들의 황제, 정신은 멀쩡한 건가?



거머쥔 그 위대한 힘을 거부하고, 심해에 파 묻어 버리다니...

그건 너무 낭비가 아닐까, 에슈아른?



다행히, 우리들 오즈구스는 그것을 이용할 방법을 찾아냈지

그리고 나는, 그것을 더 흥미롭게 사용하는 법을 떠올렸어



황혼의 쐐기를 활성화 한다고? 멈춰!

이 지하 공간에, 너는 그것들을 부를 생각인가...



흥,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어



지쳐 보이는구나, 대도사?



...



롤랑 : 비리아... 네 몸은... 마치...



잡티 하나 없는 조각 된 마법 인형, 지금은 피와 진창에 발버둥 치는데도, 부서진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에슈아른에는 네 죽음을 바라는 자들이 많아

아쉽지만, 그들 중 누구도 네 마지막 순간을 볼 권리는 없겠지



안심해, 나는 너의 표정을 기억할 테니

그건 승리와 죽음을 기록한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



??? : 인간, 네가 떠드는 소리가 나를 불쾌하게 하는구나



당신의 평온을 방해한 것을 사죄합니다



??? : 그대는 아직도 쌀쌀맞구나, 비리아

아무리 나라도, 오랜 벗이 눈 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원초의 문양이 다시 새겨지고, 은백의 형태는 다시 처음처럼'



제 형체의 수복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말했지 않나... 그리 서먹할 필요는 없다고, 벗이여



생명은 정체 되고, 전승은 끊겼지...

지상의 엘프들은 점점 줄어들고, 이런 낡은 기예도 점차 잊혀져 가겠지



그럼에도, 세상에는 여전히 당신의 이름을 기리는 자들이 있습니다, 실나



[어리석은 자의 탑, 숨겨진 장소]


신비한 거수(巨獸) : 크아ㅡ



실나 : 쉿, 흥을 깨지 말고, 깊은 곳으로 떠나거라, 착하지



그르르...



저 괴물이 그녀를 두려워 하는 건가? '실나'... 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리석은 자의 탑 지하 깊은 곳에, 또다른 정체불명의 엘프 소녀라...

에슈아른, 얼마나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걸까?



꺼져라, 계집

너에 대한 내 인내심이 다하려 하고 있으니



네 정체는 신비에 싸여 있지만, 그 힘은 그리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걸



내 눈에는, 네 마력 농도는 삼탑의 일반적인 엘프에도 미치치 못해 보이는데



어디 시험해 볼 테냐, 인간?



...



공교롭게도 나는 무모한 도박은 하지 않거든, 그리고 너희들이 고전하는 동안, 나는 혼돈의 결정을 충분히 수집했지



하나 충고해 두지, 그 힘에 너무 집착하지 말거라

에슈아른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대가를 치르고 있으니



충고 고마워, 엘프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대할게



솔직히 말하자면, 그대를 다시 만나 기쁘구나, 비리아

엔야... 그미는 요즘 어떤가?



여왕님은 여전히 은거하고 계십니다

실나, 엔야님은 당신을 염려하고 있어요



겉치레는 그만 두거라, 비리아

이미 알겠지만, 난 듣기 싫다



당신은...여전히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만약 엔야가 그런 걸 물으려고 그대를 보냈다면, 엔야에게 이렇게 전하거라ㅡ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대륙을 떠오르게 하고, 바다를 집어삼키고, 어리석은 자의 탑을 거꾸로 뒤집어 놓는다면...

나도 이곳을 떠나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당신의 말은 약간 곤혹스러운데요, 엔야님은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니, 그걸 바라고 있을 거다, 나를 믿거라

'내가 아직도 탓하고 있다' 라는 것을 알리는 것은,  엔야에겐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비리아, 그대야말로 지상의 엘프들이 그대를 그리 대했으니

만약 그대 생각에 엔야와 그곳이 영 맞지 않으면, 언제든 환영할 테니 지하로 찾아오거라



엔야 여왕님의 뜻에 따라, 한명의 아이를 소개 하겠습니다

여왕님은 당신이 그에게 흥미를 가질 거라고 했어요



실나...씨, 안녕하세요!

저는 롤랑인데, 페드로는... 제 명의상의 아버지에요



오... 오오!



이, 이건 '검' 아니더냐? 천백년이 지났지만, 이 세상엔 아직 신선한 일들이 많구나

이리 와라, 꼬마, 어디 네 힘을 보여 다오



에?



엔야님도 당신을 잘 알고 계시네요, 이렇게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죠



한 마디가 많구나, 벗이여



비리아는 어찌 아직도 저리 진지한지, 흥이 깨지는구나



방금 너를 내 앞에 보내 놓고는, 임무를 다 했다며 황급히 떠나 버렸지



분명, 비리아는 도사이자 '대변자'니까, 바쁜 걸지도 모르겠어요



꼬마야, 사실대로 말해 보거라,  비리아가 정말로 '주문 학파'를 '질서 있게' 관리하고 있지는 않겠지? 



제가 보기에는... 확실히 그렇기는 했어요



설마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그 두 단어가 이어질 날이 오다니...



이런 이런, 지상의 모든 것이 바뀐 모양이구나

조금의 변화도 없는 지하보다 낫군 그래



실나, 왜 혼자서 어리석은 자의 탑 지하에 있는 거죠?

설마 그들이 당신을 여기에 가둔 건...



지상의 엘프들은, 애초에 그럴 능력이 없다

아무도 나를 가둘 수 없지, 나는 스스로 여기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먼 과거에는, 엘프들은 원초의 물결에서 태어나, 서로 이어져 있었다

지난 시대의 끝에 일어난 재앙은, 모든 것의 연결을 끊어 버렸지

그리하여, 나는 여기에 남게 되었다



대륙은 무너지고, 생명은 정체된다... 그럼, 그 재앙과 당신은 관계가 있나요?



모든 엘프와 관계가 있지



그것은... 하나의 전쟁이었지

어쩌면... 하나의 배반일지도



배반?



그래, 네 아비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은 그 때문에 그것을 죄인이라 부르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솔직한 사내였지, 마음의 선택을 따른 것 뿐이다



누가? 솔직하다고요? 페드로가?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닌가요? 제가 태어난 이후로, 그 남자가 해 온 어떤 일도, 그 말에 부합하지 않아요



사람은, 변하는 법이다

내가 듣기로, 너는 아비를 좋아하지 않는다지?

그런데, 꽤나 그것에게 관심이 있는 모양이구나



저, 저는... 그렇지 않아요



큭큭, 꼬마



지상에서 온 자로서, 너도 내 질문에 몇 가지 답을 해 보거라

네 눈에 비친 에슈아른은 어떤 모습이지?



음... 신비롭고, 문명화 된, 질서가 잘 유지된 곳...

그런데 항상, 여기서 뭔가 이상함을 느껴요



호오?



변화를 신봉하는 학파는 질서를 수호하는 사람이 이끌고

오랜 관습을 지켜온 학파는 섬에서 가장 어린 도사가 있고

진실을 탐구하는 학파는 모든 것을 숨기려 들어요



나쁘지 않구나, 날카로운 지적이야 꼬마

그럼 그 뒤에 숨겨진 이유도 알 수 있겠지?



아니요...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던 걸요



서로 다투고 대항하는 엘프들...

바다 위의 높은 탑 사이로, 그들의 목소리는 혼잡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네가 마음 속 깊이 경청한다면...



거기에는, 애초에 하나의 목소리 만이 있었을 것이다



그 말은...



얼마 안 가 너도 알게 될 거다



그렇지, 꼬마

네 총명함을 칭찬해야겠구나, 우리가 대화하기 더 적합한 곳으로 가 볼까



[신비의 도서관]


여기는 에슈아른의 지하 서고다, 모든 신비, 학식, 금기들은 이 곳에 묻혀 있지



제, 제가 봐도 되는 건가요...



허락하마, 꼬마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지?



네, 예전에 죄인왕 궁전에 있을 때는, 저는 그곳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어요



그저 끝없는 책들만이 저와 함께했고, 그 책들 사이에서만, 저는 자신이 '살다 있다' 고 느꼈었죠



내 기억엔, 페드로 그것이 책을 읽는 습관은 없는 것 같았다만



에, 하지만 죄인왕 궁전은 분명히 각양각색의 책으로 가득했어요...



이것 봐라, 너는 그 책들의 존재의의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에 있는 지식들은 너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겠구나



네?



너도 분명 알 것이다, 롤랑

눈부심의 대가, 그리고 칠흑의 아름다움을



이전엔, 앞을 볼 수 없는 어둠, 고독, 공포가 네 모든 것을 지배했다

마치 영원히 그럴 것만 같았겠지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전조도 없이 너는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었다

찬란한 빛이 네 눈에 쏟아졌지... 번잡하고, 소란스럽지만, 아름다운...



마치... 내가 죄인왕 궁전을 떠났을 때처럼...



너는 빛의 세계를 갈망하지만, 겁이 많기도 하지



아름다운 색채를 갈망하지만, 네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그곳엔 빛 뿐만 아니라, 생소함과 악의가 있었으니까



다시 그림자로 숨어들고 싶지만, 돌아갈 곳은 없지

너는 이미 동료들과 모험하는 즐거움을 알아 버렸으니까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세브릭에서, 너는 위험을 무릅쓰고 세브릭의 위기를 구했다

자기가 달라진 것을 느꼈을 것이다, 더는 궁전에 웅크린 아이가 아니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지켜내고, 바꾼 것이다



네가 먼 바다를 건너던 사이, 심판의 장소의 엘프들이 오만하게 너의 처우를 논했을 때, 다친 동료가 고통에 빠져 네 어깨에 기댔을 때...



너도 알겠지, 롤랑...

여전히 과거와 똑같아, 나약하고, 도움이 안 되고, 다른 자에게 휘둘리지



마, 말 안 해도 알아요



그런 때에, 그 죽은 아비의 이야기를 듣고, 그림자는 다시 깨어나 버렸지



애써 벗어나려 했던 너의 그림자는, 이제는 떼어낼 수 없는 과거의 일부가 되었다

그것은 네 마음이 숨어, 조용히 다가왔다 사라지지



네가 즐겁게 웃고, 모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때 마다

그것이 나타나, 너를 조소하고, 빈정거리지

그렇게 가만히 서 있기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불쌍한 롤랑, 도망치고 싶지만, 과연 어디로 숨을 수 있을까?



실나, 당신은 정말 저를 잘 알고 계시네요

하지만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거죠...



너는 내가 가진 것을 이해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지상의 엘프들, 자신을 '질서'의 족속이라 뽐내기 좋아하는 녀석들, 나는 그것들과 달라



에슈아른의 엘프는 '감지' 능력을 가졌지만, 나의 '감지' 능력에 비한다면, 어린아이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 당신은 그 감지 능력이 있었기에, 바다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었군요



그럼 왜... 비리아와 저를 만났을 때, 우리가 오는 것을 모른 척 했던 건가요?



뭣이라?



당신도 두려운 게 아닐까요?

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여전히 그들을 주시하고,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는 것을 옛 친구들에게 들키는 것이...



으으...



실나, 당신을 가두는 그림자는 무엇인가요?



칫, 됐다, 됐어! 흥이 깨졌다!

너처럼 눈치 빠른 꼬마는 질색이다!



꼬마, 안타깝지만 우리의 만남도 이걸로 끝이다

여기에 있는 책들은 너에게 어울리지 않으니, 떠나거라



...



무얼 하느냐, 떠나라고 하지 않았더냐?



실나, 괜찮으시다면... 당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비리아는 이미 떠났어요, 이 공간은 왜곡되고 혼란스러워서 저는 어떻게 돌아가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 주제 넘긴 하지만, 저를 지상까지 데려다 줄 수 있나요?



알았다 알았어, 비리아가 서둘러 떠난다 했더니만... 엔야, 비리아, 너희들은 이걸 노렸구나!



... 데려다 주면 될 것 아니냐, 나를 따라와라, 꼬마!



잠깐만요, 실나, 좀 천천히... 걸음을 따라잡을 수 가 없어요...



이곳은 꽤나 적막하지 않느냐?



기나긴 계단은,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지



지상의 세계는 항상 소란스럽죠

하지만 저는 이곳의 적막함이 익숙해요, 모처럼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그럼... 여기에 영원히 머무는 건 어떠냐?

지식과 평온함, 여기엔 네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있지, 그렇지 않나?



...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색채의 세계를 눈에 두어서는, 더는 어둠을 견딜 수 없나...



거기엔 동료들이 있어요, 저는 그들과 함께해서 정말 즐거웠어요



돌아가거라, 그 소란스러운 세상으로



롤랑, 그 과거의 그림자라는 것은, 어쩌면 네 생각만큼 두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네 아비 페드로는 강대한 사내였지, 이 세상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것도 확실히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네가 언젠가 아비만큼 강해진다면, 어쩌면 알게 될지도 모르지

그것은 그리 까다로운 사내가 아니라는 것을



고마워요, 실나



그런데, 저를 과거에 직면하게 해 주셨지만, 당신은 여전히 적막한 지하에 머물기로 하셨군요...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거라

이건 모두... '엘프의 사명', '시대의 진실','세계의 신비' 를 위한 것이니...

이 정도면 너도 납득을 했겠지


알았어요, 지상의 많은 엘프들도 그렇게 말하죠

당신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너는 보기보다 더 총명하구나

물론, 보기보다는 말이지



나도 안다, 우리들의 고고한 여왕님께서 너에게 부탁을 했다고...

그미는 네가 나를 부추겨 데리고 나가기를 바랬지, 그렇지 않느냐?



헤에... 당신은 정말 뭐든지 알고 계시네요



유감이지만, 입발림이 그래서야...

다음에 만났을 때는, 조금 더 잘 해보거라



다음인가...



실나, 다, 당신은... 지상과 지하의 경계를 넘은 것 같아요...



이미 말했지 않느냐, 이 '감옥'은 애초에 나를 가둘 수 없다

이곳에 머무르는 것은, 나 자신의 선택이다



뭐 여기까지 와 줬으니, 너도 그 '여왕'에게 변명 거리 정도는 있겠구나



그... 정말 고마웠어요



롤랑, 여기까지 오는 길에, 너는 줄곧 싸워 왔지



맞아요,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싸우기도 하죠

마치 무언가가 저를 떠미는 것만 같아요



꼬마, 누구도 싸우기 위해 태어나지 않는다, 네 선택에 의해 싸우는 것이다



만약 그 그림자와 직면할 생각이라면, 무자비하게, 단호히, 그것을 잘라내야 한다



네가 숱한 분쟁이 싫증이 났다면, 잊지 말거라

너에겐 오직 하나의 선택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어도, 나는 여기에 있으니, 언제라도 너의 방문을 환영할 테니 말이다



두렵지 않다면 나아가고, 두렵다면 멈춰 선다, 그걸로 되겠죠?



큭큭, 그래

너는 네 친구의 '지혜'를 빌려야 한다, 꼬마



당신은... 프레시아를 알고 계신가요?



물론이지, 그 아이는 내 오랜 벗이니라

먼 옛날에, 나를 도와 중요한 일을 해 준 적이 있지



먼 옛날이요? 그 녀석은 분명 호박 안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나와 담소를 나눠 주었고, 그 아이에게 진 빚도 있으니... 너에게 알려 줘야겠구나...

우리들의 친구는,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



에?



어서 떠나라, 꼬마

누군가가 필요로 해 주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거라



프레시아 : 졸려... 여긴 어디지...



신비한 형체 : 돌아오렴...



어디로 돌아가? 모르겠어...



내 품으로 돌아오렴... 나의 아이...



엄마?



아니야, 프레시아는 엄마가 없는데...

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내 품으로 돌아오렴... 나의 아이... 엄마의 품으로 돌아오렴...



으으, 숨 쉬기가 힘들어, 힘이 안 들어가...



내 품을 돌아오렴... 나의 아이... 엄마의 품으로 돌아오렴...

형체, 나에게 형체를 줘...



싫어! 얼른 프레시아를 놔!

움직일 수가 없어... 나는 네 품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난 네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프레시아는 아직 더 모험하고 싶어... 

미역 주먹밥도 못 먹어봤고, 네미아랑 약속한 글공부도 아직 못 했어...



그리고, 롤랑 그 녀석은, 내가 없으면 어딜 가나 얕보일 거라고! 치이고 다녀도 혼자 참고만 있겠지!



나의 품으로 돌아오렴... 나의 아이... 엄마의 품으로 돌아오렴...

형체, 나에게 형체를 줘...



말했잖아, 싫다고ㅡ

프레시아의 모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롤랑 : 그래, 프레시아

우리의 모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롤랑... 어디 갔었어... 어딜 가봐도 너를 찾지 못했는데...



일어 설 수 있겠어? 프레시아



롤랑, 프레시아, 너희들 괜찮은 거니!

이건...



비리아!



틀림없어, 롤랑

저건 분명 우리들이 지하에서 봤던 '괴물' 이야

어째서 이곳에, 양치기의 탑 한가운데 나타날 수 있지?



레오스 : 토론은 나중으로 미뤄두지, 동포들이여

되도록 빨리 괴물을 토벌하고, 섬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휴... 드디어 일단락 되었네



롤랑, 이제 난 여기 사람들이 다 나쁜 녀석처럼 보여

사실은, 좀 낙담했달까...



솔직히 말해, 프레시아

'낙담' 이라는 말은 누구한테 배운 거야?



질리지도 않네! 넌 나를 또 바보 취급 하는 거야!



아니, 너는 바보 같은 게 아니야

사실... 우리들보다 더 똑똑할지도



정말로?



정말이야



사실은, 그 괴로운 꿈 끝에... 너를 만나서, 프레시아는 정말 기뻐



일단은... 고맙다고 해 둘게



뭐라고 했어? 프레시아



언제부터 그렇게 작게 속삭이는 사람이 되었지...



내말은ㅡ 고맙다고ㅡ 롤랑!!!



콜록콜록...



알았어, 알았어

넌 지금 허약한 상태니까, 잠깐 쉬어



나도... 나도 정말 기뻐

여기서 너를 찾을 수 있었으니까



뭐야, 갑자기 왜 그래



가자, 우리의 모험을 계속하는 거야!



흥, 웃을 수 있을 때 웃어둬, 발 뻗고 자는 나쁜 녀석들!



대영웅 프레시아의 소침한 때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어!

내일부터, 다시 전력으로 모험하는 거야!



사프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너희들의 양치기의 탑에서, 이전 시대의 금기로 여겨지는 거수(巨獸)가 공연히 나타났다!



사프린 : 이, 이럴리가 없어요...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



여기에 있는 모든 엘프가 똑똑히 보았다, 바로 너희들의 '환광의 정원' 이 이렇게 두려운 생물을 길러낸 것이다!



너는 반드시 삼탑의 모두에게 이것을 해명해야 할 것이다!



자연 학파의 전승을 근거로, 저는 여왕님이 안 계실 때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겠어요



여왕님을 방패로 삼지 말거라, 이러한 상황에서는, 너의 증언이 없다 해도 삼탑회의는 너의 죄를 확정 지을 수 있다ㅡ



감히 금기를 범하고, 생명을 창조하다니!



레오스,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거 아닌가요?

이 일은 제가 기회를 봐, 엔야님에게 전할 것입니다

이곳에 누명을 쓰는 엘프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아, 에슈아른에 초조와 편견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대들의 격식과 기개는, 기나긴 시간 속에서도 흐려져서는 안 돼



에슈아른의 엘프들 : 에... 엔야 여왕님!!!



여왕님, 드디어 어리석은 자의 탑을 떠나셨군요!



엔야 : 오랜만이다 사프린, 많이 컸구나



헤헤...



비리아, 내가 은거하는 동안, 그대는 삼탑의 일을 잘 처리한 모양이구나



영광입니다, 여왕님



현자의 탑은 하늘 높이 솟아, 규정을 엄격히 하고, 비법을 혁신 하였다



양치기의 탑은 대지에 우뚝 서, 초목을 무성하게 하고, 끝없이 번성했다



어리석은 자의 탑은 바다에 잠겨, 참된 지식을 가려내, 그 기원을 한데 모았다



아이들아, 지난 백 년, 너희들 하나 하나의 노력을 지켜봐 왔다



엔야 여왕님, 하오나...



좋다, 레오스



에슈아른의 일은, 어찌 되었든 에슈아른의 방식으로 해결해야겠지



그 말씀은...



가자, 에슈아른의 아이들이여

삼대 학파를 하늘 위에 소집하여ㅡ




진정한 삼탑 회의를 시작하지




심해의 소녀


머나먼 과거, 엘프들은 원초의 물결에서 태어났고, 서로 이어져 있었다

지난 시대 끝에 일어난 재앙으로 모든 연결은 끊어지고, 생명은 정체되며, 전승은 끝나버렸다

엘프 일족의 운명을 위해, 끝없는 신비를 섭렵한 엘프는 스스로를 어리석은 자의 탑 지하 깊은 곳에 가두었다

백 년, 천 년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이 세상엔 아직 그녀의 이름을 잊지 않은 자들도 있다


* 비록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실나의 각종 언행들은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드러냈다

  그것은 그녀가 역사의 산 증인일 뿐만 아니라, 더욱이 여왕 엔야와 어떠한 미묘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끝 없는 나선 계단


지난 시대 초기, 대륙은 일찍이 해저로 가라앉았다

기원 학파의 주탑... 어리석은 자의 탑의 아래 부분은 그리하여 영원히 깊은 심해에 묻혀 버렸다

이 높은 탑의 내부는, 나선형의 계단이 해면에 의해 분할된 상하공간을 나누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끝이 보이지 않는 나선 계단 끝에, 태고의 신비와 금기가 숨겨져 있다고 한다


*어리석은 자의 탑의 방어 술식이 활성화 되면, 그 내부는 불규칙하게 이어지고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끝없는 나선 계단' 이 존재하는 이유다




토이바르 3장




이번 스토리는 생각보다 흥미롭긴 한데, 분량 늘리기가 좀 심한 듯 

주년 버전이랑 맞춰서 정리 해줄라나 모르겠네


그건 그렇고, 엘프 닭장을 소녀라고 하는 건 무슨 감성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