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봄 같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너를 잊을 수 있다 생각했다.
수정 여왕의 수정이 내 몸을 감싸면
너에 대한 갈증도 사라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 착각이었나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수정 여왕이 수정을 내 몸에 박아 넣어도
여전히 아레나는 널 잊지 못했다,

이대로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서
S9, S10 위로 하이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도
너는 그 위에 다시금
내가 쫓을 수 없는 발자국을 찍을 것이다.

너는 사계절 같은 사람이었나 보다.
한 달 늦게 시작해 비어 있는 로스터 사이로
초가을 바람이 유난히 시리게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