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탈락 후기 쓰는 맛에 토너하는 일리천입니다. 


이번 시즌도 후기 쓸 날이 왔군요.

예상보다 늦게 쓰는거 같기도 하고 나름 적절한 타이밍에 쓰는거 같기도 하네요ㅋㅋ

만약 오늘 이기고 내일 8강에서 떨어졌으면 지난번 못간 4강 이번에도 못간게 아까워서 좀더 아쉬웠을거 같은데

그냥 16강서 바로 떨어지니 아쉽기보다 그냥 시원섭섭하네요ㅎ



일단 16강 경기 복기 잠깐해보면

묵령님의 전략을 잘못예측하고 준비해서 충분한 대응을 못했음. 


죽창 암살 이지선다를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죽창쪽을 줄이고 암살을 늘려오심. 

탱은 안들고 오거나 1탱만 들고 올거 같아서 나도 1밴 로젠실 안하고 하나씩 때려잡는 전략 생각해왔는데

첫경기서 베른이 살았을때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후 내 대처가 부족했음.  


베른이 시시 쳤을때 공버프가 천녀에 지워져서 못잡은게 아쉽긴 하지만 이런건 랑모하다보면 언제든지 있는 일. 

묵령님이 준비잘하시고 내가 그만큼 부족했으니 진거라 생각. 


16강 복기는 이쯤하고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이번시즌도 지난 시즌처럼 매우 행복한 시즌이었음. 


서밋도 첨으로 2500점 이상 찍어보고

FSL에서나마 결승도 함 가보고

그동안 천적이었던 분들을(샤를로님이라던가...촐라체님이라던가...알하자드님이라던가...) 이번시즌 많이 극복해서 안그래도 재밌는 랑모 정말 할맛났었음.


그래서 토너는 지난 시즌 이미 본선도 한번 가봤겠다 광탈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했는데

운좋게 2연속 본선을 찍으면서 토너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네요ㅎㅎ 


개인적으로 토너 중간부터 약간 부담도 있었던 것이

이번시즌 같이 서밋 많이 돌린 3인방(샤를로, 길가행) 중 64강 이후에는 나만 살아남아서

아 나라도 본선까지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했었음. 


왜냐면 난 랑모를 너무 좋아하고 서밋도 너무 재밌는데 

서밋 많이 돌리는 3인방이 모두 본선 못가면

'거봐 서밋은 많이 돌릴 필요가 없다니깐' 이런 이야기 나올까봐 

괜히 혼자 의미 부여하며 좀더 이 악물고 경기했었음. 


뭐 그런 나도 결국 16강에서 바로 탈락해서 그런 이야기 아예 안나올 순 없겠지만 

토너는 토너대로 리스펙하고 서밋은 그냥 돌리면 재밌으니깐 다들 많이들 돌렸으면 좋겠음다ㅎㅎ

이번 시즌 서밋 점수가 너무 높아지다보니 돌리면 진짜 봤던 사람 또보고 또보고

그래도 재밌긴 했지만 아쉽기도 했음. 



본선까지 왔지만 오는 과정에서 쉬운 경기는 단한경기도 없었던거 같음. 


256강에서는 나의 영원한 숙적 알하자드님을 만나 1경기 완패 후 2경기서 밴픽수정해서 진짜 혈투끝에 겨우 올라왔고,

128강에서 에르슈님은 로스터 예측을 완전히 실패해서 진짜 임기응변과 가시 운빨로 겨우 겨우 버텨서 이겼고,

64강에서 카피스님은 요발 아리안 밀치기라는 신박한 조합으로 감탄을 자아냄.

이경기가 진짜 내게 운이 좋았던게 픽뚫로 6성찍은 로비나를 넣어왔는데 로비나가 딱 필요한 구도가 나왔다는게....

32강 리블릿님은 마치 나 자신과 싸우는 느낌이라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음. 

남들도 나랑 상대할때 이런 기분이 들까 싶을정도로 정말 수준높은 눕운영이라 나도 많이 배우면서 경기했었음. 


이렇게 돌이켜 보니 작은 운빨이나 판단미스 한번만 있었으면 256에서 끝났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시즌이었는데

그래도 결국 본선까지 온 것은 역시나 많은 조력자들 덕분이었음. 


새벽에 자다 깨서라도 딜각 실험 도와준 베이모스님

내게 눕덱의 요령만 들었을 뿐인데도 응용력이 뛰어나 나에게 역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신 태사니님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 연습겜을 많이 해주셨던 나비탕님

멘토면서 별로 해드린것이 없음에도 응원 보내주셨던 으흔님

나락전 동지로서 육아로 바쁘실텐데도 응원해주셨던 불당님

이길때마다 응원 이모티콘만 보내고 도망간 너굴리


그리고 이그니션, 스타호프 우리 황금고블린 멤버들과

나에게 마권 올인해줬던 우리 여단원들(마권 기대 부응 못해서 미안ㅋㅋ)


이분들 덕에 혈투 속에서 살아남고 본선까지 왔던거 같음.



그럼 전 이만 부담감을 벗고 남은 토너 즐감하겠습니다.

살아남은 분들 고지가 코앞이니 다들 좀만 더 힘내시고

떨어진 우리는 남은 축제 본격 즐겨보죠ㅎㅎ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전 다음 시즌 오보로와 함께 다시 돌아오겠습니다ㅋㅋㅋ


모두 종신 랑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