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https://arca.live/b/lastorigin/19890244

2화 : https://arca.live/b/lastorigin/20022520

3화 : https://arca.live/b/lastorigin/20028125 

4화 : https://arca.live/b/lastorigin/20079813




 “메이 언니는 알다시피 열핵무기를 썼단 말야? 그리고 핵폭탄에서는 방사선이 나와. 매일같이 핵폭탄이 실린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조금의 방사능 물질을 흡입했을 거야. 어쩌면 많을지로 모르고. 물론 메이 언니가 키가 작은 것과는 무관해. 중요한 건 메이언니에게서는 일반인보다 많은 방사선이 나온다는 거야.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방사선원이 있고 방사선만으로는 언니를 찾을 수는 없지. 하지만 각 핵폭탄에는 고유의 방사성원소의 비율이 있고 이것으로 과거 인류는 핵폭탄이 터지면 누구의 소행인지 밝힐 수 있었지. 이걸 종합하면 메이 언니에게서 나오는 특정한 에너지의 방사선을 찾는다면 메이 언니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거야.”

“그렇군.”

나는 하나도 알아듣지 않은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쉽게 말해 메이 언니에게서 나오는 고유의 방사선을 찾는 거야.”

“그런데 그걸 어떻게? 방사선 측정기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야?”

내 말을 들은 닥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오라범은 나를 바보로 알아? 내가 설마 그런 무식한 방법을 쓸 거라 생각한 거야? 나는 이 인류들이 만들어낸 인프라를 활용할 거야. 인공위성 말이지.”

닥터는 그렇게 말하며 전자기기로 가득한 단자를 이리저리 만졌다.

“위성을 통해 방사선원소를 추적할 거야.”

“하지만 위성은 어떻게?”

“해킹이지.”

닥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양손으로 키보드를 어루만졌다. 나는 닥터를 신뢰했지만 150년 뒤의 미래에 닥터의 실력이 얼마나 통할까 걱정도 되었다.

“선수 입장!”

닥터는 되도 않는 말을 하며 키보드를 마구 누르기 시작했다.

“미래의 인류들이라 해서 어떨까 궁금했는데 별 거 없구만! 아무래도 내 천재적인 두뇌는 유전되지 않은 모양이야. 만일 그랬다면 방호막을 이렇게 개판으로 만들어서 뻥뻥 뚫릴 리가 없지!”

한참을 키보드를 두드리던 닥터는 격렬하게 엔터를 누르며 해킹을 끝냈다는 듯 기지개를 폈다.

“역시 미래의 타자연습도 별 거 없네!”

“수고했… 응?”

타자연습이라고? 위성을 해킹한 게 아니라?

“왜? 설마 내가 타자를 친게 해킹한 거라고 생각한 거야? 해킹은 격렬한 게 아냐. 프로그램을 짜두고 그걸 실행할 뿐이야. 있어보인다고 열심히 타자 치는 것들은 전부 사기꾼이라고. 내 말을 믿어도 좋아.”

뭔가 살짝 실망했다. 그 멋진 모습이 겨우 타자연습이었다니.

“해킹은 끝났어. 메이 언니의 위치는…”

닥터가 컴퓨터를 조작하자 나는 닥터의 옆에서 화면을 보았다. 이번에는 나를 속이는 건 아니겠지 싶었다. 화면에는 지도가 나와있었다. 다행히 내가 아는 모습 그대로였다.

“언니는 여기에 있는 모양이네.”

닥터는 컴퓨터를 닫고 일어섰다. 여기저기 뜯어놓은 패널은 그대로였다.

“그냥 돌아가는 거야?”

“왜? 어차피 우리의 얼굴을 보고 뭐라고 하겠어? 귀신이라도 봤나 싶어하겠지. 우리는 원칙적으로 이곳에 없는 자들이야.”

닥터는 웃으며 말했다. 일탈을 즐기는 모양이었다. 하긴 닥터가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다.

“그건 그렇게 메이가 있는 곳은 어떻게 찾아가게?”

“타차원아공간순항기가 있잖아. 시간을 이동할 수 있는 기계인데 공간 하나 이동 못하겠어?”

닥터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야 그럴만도 했지만 너무나도 놀라운 것을 당연하게 말하는 닥터가 더 놀라웠다.

“오라범, 가자!”


다시 맛보는 감각은 딱히 좋지는 않았다. 한번 맞은 매는 두번 맞을 때가 더 힘든 법이었다. 아는 것에 대한 공포는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보다 컸다. 나는 이 경험을 못해도 한번 더 해야 한다는 것을 걱정하며 그 기계에서 내렸다.

그곳은 농장이었다. 지평선까지 이어진 옥수수농장이었다. 보이는 것은 오직 옥수수와 작은 집이었다. 흰색 나무집은 바람에 페인트가 쓸려나가 흰색인 부분보다는 나무가 드러난 부분이 더 많았다.

메이를 찾아왔을 때 볼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광경이었다. 집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황상 분명 저곳이 메이의 집이겠지. 나는 그 집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때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쿵.

쿵은 확실히 아니었다. 쿵 보다는 깡에 더 가까운 소리였다. 철제 농기구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마침 그곳에 돌이 있어서 나는, 쇳소리였다고 하는 게 옳을 것 같았다.

“사령관?”

메이의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마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였을까. 메이의 목소리를 들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왜 이렇게 반가운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나를 부르는 메이의 목소리가 100년만에 나를 만나는 감격에 젖은 목소리였기 때문이었을까?

뒤를 돌아보자 메이가 서있었다. 허름한 농부의 옷을 입은 메이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령관!”

메이는 내게 달려와 안기며 말했다. 메이는 울고있었다. 멸망이라는 이명에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메이는 이런 아이였다. 감정이 풍부하고 수줍고 키가 작고 가슴이 큰 아이였다. 그래 가슴. 메이의 큰 가슴은 내 고간을 열심히 문지르고 있었다.

“사령관 보고 싶었어.”

진정해 나의 또다른 자아. 지금은 설 때가 아니라 앉아서 메이를 안아줄 때야. 나는 말없이 메이를 안아주었다. 앉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사령관, 여기는 어떻게 온 거야? 사령관은 분명…”

죽었지.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긴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사령관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과거의 사령관이고 닥터가 찾아낸 방법으로 내 위치를 찾아내 왔다 이거지?”

메이의 요약에 의하면 그리 길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메이는 예전에 앉아있었던 의자를 연상케 하는 안락의자에 앉아있었다. 메이의 겉모습과 같지 않은 나이들어보이는 스타일의 의자였다.

“타임머신 같은 이상한 이름이 아니라 타차원아공간순항기!”

“닥터는 여전하네.”

메이는 웃으며 닥터의 이제는 말하기도 지치지 않았나 싶은 태클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온 거야? 설마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라?”

메이는 예전과는 다르게 조금 적극적이었다. 예전이라면 둘이 대화하는 것도 꺼려했을 그녀였다. 성숙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못했던 말을 나누려는 것이었을까.

나는 닥터가 준 팜플렛을 메이에게 건네주었다.

“뭐야, 사령관 여기 다녀온 거야?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일 뿐인 동네야. 사령관은 오르카호 보고 좋아했지? 그거 다 위조품이야. 진짜 오르카호는 오래전에 물 속에 가라앉았어. 전쟁이 끝난 뒤에 전쟁무기는 필요없다며 인간들이 한 첫번째 일이었지.”

메이는 씁쓸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믿을 수 없었다. 그 기념관이 아무것도 아니라니. 어쩌면 내가 보고 추억이라 생각한 것들은 전부 위조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가장 먼저한 것은 인류를 만드는 것이었지. 오르카호내에서는 의견이 갈렸어. 누군가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사령관과 관계를 갖고 임신을 해 아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누군가는 그 방법으로는 오랜 시간이 걸리니 인류를 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했지. 바이오로이드처럼 말야.”

“그리고 내 몸처럼 말이지.”

사령관은 자신의 몸을 보며 말했다.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 이뤄졌어. 순수한 인간도 있었고 바이오로이드의 혼혈도 있었지. 처음에는 차별이란 것이 없었어. 인류는 예전처럼 번성해갔어. 건물은 올라가고 도로는 뻗어가고 사람들은 많아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공장은 폐쇄했어. 이정도면 번식으로도 충분할 거라는 결론이 나왔던 거지. 어쩌면 이 시기가 마지막으로 행복했던 시기였을 거야. 사령관도 있었고, 모두가 함께했거든.”

그리고 그 날은 끝났다.

“시작은 도시건설을 위해 부서를 나눈 것이었어. 각각 콘스탄챠의 후손과 마리의 후손, 무적의 용의 후손이었지. 셋은 그 일에 관여하지 않았어. 자신들의 자손들을 믿고 맡겼던 것이었지.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어. 그들은 부서를 확장해갔고 그것은 회사가 되었어. 그리고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나갔어.”

세개의 회사. 과거의 반복이었다. 어째서 우리들은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는가.

“그들은 교묘했어. 우리가 행동하기도 전에 사람들을 세뇌시킨 거지.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 퍼진 의심을 이용했어. 순수한 인간은 바이오로이드와 혼혈을 믿을 수 없다 생각한 거였거든. 그들은 혼혈을 줄이고 순수한 인간이 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바이오로이드의 피를 배척했지.”

“그동안 오라범은 뭘 한 거야?”

“그 혐오가 물밑에서 번져나가는 시기에 죽은 거였지. 병? 밝혀진 건 없어. 회사에서 암살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있었어. 하지만 그 때는 우리중 누구도 아무도 회사를 의심하지 않았지. 사령관은 인류에게 너무 물렀어. 그저 그들을 믿으면 선한 인류가 될 거라 믿었지.”

나다운 말이었다. 내가 인류의 과오를 보고서도 인류를 되살리려는 것도 그들이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다못해 내가 막을 수 있다 믿은 것이었다.

“그들은 제일 먼저 우리를 우상화했어. 영웅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우리를 떠받들게 한 거지.”

“그건 좋은 거 아냐? 영웅이면 힘도 있잖아.”

“영웅이란 그런 게 아니었어. 우리는 힘을 가진 영웅이 아닌 그저 무대에 박제된 전시품에 불과했어. 사람들은 우리를 존경했지만 우리의 말은 듣지 않았지. 우리의 과거를 찬양했지만 그들의 현실은 보지 않았어. 세상은 이상과 괴리되었지만 사람들은 이상을 외쳤지. 바이오로이드가 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든 우리를 존경하다 말하며 집에서는 바이오로이드를 학대했지.”

메이의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매달려있었다.

“몇몇은 행동하려 했어. 그들의 힘이라면 그들을 따르는 조금의 무리라도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지. 하지만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기업놈들의 집에는 그 때 죽은 아이들의 박제가 걸려있을 거야. 아니면 이런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아이도 있었어. 이름을 일일히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철충과의 힘든 싸움속에서도 미소를 잊지 않던 아이들이 삶을 포기할 정도였다. 대체 인류란 얼마나 잔인하단말인가.

“나앤은 말야, 이런 세상은 있어서는 안된다며 내게 전쟁을 하자고 했어. 둠브링어즈라면 이 세상을 멸망시키고 다시 시작시킬 수 있다고. 내가 가진 핵무기라면 아직 번성하고 있는 인류라면 멸망시키고도 남는다고.”

메이는 그렇게 말하며 집 한쪽에 있는 사일로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미사일이 아닌 옥수수가 가득 담겨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어. 그도 그럴 것이 인류는 사령관이 그렇게나 보고 싶어했던 거잖아. 사령관은 인류가 번성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거잖아. 나는 내 손으로 사령관의 일생을 바친 세상을 부수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나는 그 세상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기도 한 죄책감도 있었어.”

메이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졌다.

“설마… 불임?”

닥터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 그럴 리가! 그냥 사령관에게 용… 크흠크흠! 아무것도 아냐! 사령관이 더 노력을 했어야 했어!”

메이는 용기가 없어서 관계를 맺지 못했다는 것을 빙 돌려 말했다.

“여튼, 그게 나앤의 마지막이었어. 나앤은 혁명을 한다 했지만 인류에게는 아무 힘도 없는 몇마리의 바이오로이드에 불과했겠지. 그 아이들이 아무도 모르게 죽어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어. 나앤의 반역으로 다음 타겟은 내가 된 거지. 그들에게 나는 위협적인 존재였어. 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고 인간들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으니까. 그들은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어. 모두와 단절시켰고 내 무기는 뺴앗겼고 선택권마저 앗아갔지. 나는 살기 위해서는 도시와는 먼 곳으로 떨어져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남은 삶을 살게 되었어.”

의자를 흔들며 메이는 밭을 바라보았다. 해는 옥수수밭 너머로 지고 있었다. 세상은 또다른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겠지. 매일같이 뜨는 태양처럼, 인류는 바뀌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났어. 전쟁은 끝났고 우리들의 이야기도 끝났어. 이게 우리들의 끝이야. 모두에게 잊혀진채, 그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혼자서 추억할 뿐인, 그런 외로운 결말이야. 사령관이 알고 싶은 건 이거였지?”

“미안해.”

내가 조금만 더 잘 했다면, 내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아있었다면, 내가 조금만 더… 내가…

“사령관은 최선을 다했어. 우리 중 아무도 몰랐어. 이런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 줄 알았다면…”

그렇게 말하던 메이는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사령관! 좋은 게 떠올랐어. 사령관은 이제 아는 거잖아. 사령관에게 무슨 일이 생길 지를 아는 거잖아. 그러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거 아냐?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해줄게. 아니, 모르는 것도 알아내서 가르쳐줄게. 사령관이 과거에서 온 것이라면 사령관이 과거로 돌아가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거 아냐?”

“잠깐, 잠깐!”

닥터가 메이의 말을 끊었다.

“미래를 통해 과거를 바꾸면 지금 이 세상은 어떻게 되는 건데? 사령관이 알게 된 미래라는 정보는 과거로 전해질 수 없게 되는 거고 이건 타임 패러독스로 이어지는 거야! 만일 이 패러독스로 세상이 멸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비극 아냐?”

닥터의 말이 맞았다. 닥터는 타임 패러독스의 답을 찾지 못했다. 물론 이미 여러 번 타임패러독스가 일어날만한 일은 있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미래를 바꾸려 과거와 다른 행동을 취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랐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미래를 받아들일 거야? 이 비극적인 미래를? 내가 아는 사령관이라면 그럴 리가 없어! 이런 미래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지 할 것이 바로 사령관이야! 그렇지 않아?”

메이는 안락 의자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사령관, 부탁이야. 제발 나와 함께해줘. 내가 모든 것을 말해줄게. 사령관은 돌아가서 이 세상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인류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만들어줘.”

메이는 내게 안겼다.

“사령관 나와 함께해줘. 내겐 사령관뿐이야. 그러니 제발 어디 가지 말고 여기에 있어줘.”

메이의 말은 고백처럼 느껴졌다. 메이는 언제나 내 앞에서는 쑥스러워하며 이러는 것을 꺼리던 아이였다. 이런 메이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위화감이 들었다.

이런 위화감은 한둘이 아니었다. 어째서 닥터는 나를 오라범으로 부른 거지? 처음에는 단순히 농담으로 그렇게 부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닥터는 계속해서 나를 오라범이라 불렀다. 그리고 나는 것을 어느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갑자기 현실감이 사라졌다. 울고 있는 메이가 현실처럼 보이지 않았다. 배에서 느껴지는 가슴의 감각은 지평선을 넘어가는 배처럼 멀게 느껴졌다. 해가 사라졌지만 하늘은 어두워지지 않았다. 옥수수밭은 보이지 않았다.

내 주변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랬던 것이었다. 이 모든 건 환상에 불과했다. 나는 그 이름을 말했다.

“마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