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으응..."


"음..."


실험용 테이블을 둘러싸고 사령관과 닥터, 어쩐 이유에선지 라비아타, 아르망, 알렉산드라까지 같은 테이블을 쳐다보며 고민했다.


"저기, 닥터?"


"...응."


"이게 뭔지 알고있어?"


"아니..."


"라비아타?"


"이런것은 전쟁전에서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아르망? 알렉산드라?"


"처음입니다, 폐하."


"모르겠군요..."


그들이 둘러싸고있는 테이블 한가운데 '무언가'가 있었다. 상자같은것을 감싸고 있는채로, 녹아내린듯한,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몸'과 그 몸을 덮고있는 연보랏빛 '머리칼'이라 부를수있는 무언가, 그곳에 낙서처럼 아무렇게나 돋아나있는, 꿈틀대고 우물대며 쉴새없이 움직이는 입, 이빨 그리고 눈. 그 '머리칼' 밑에 자그마한 머리가 두개의 눈을 감은채, 리듬을 타듯 흔들거렸다.


"브라우니들이 3번 기지 앞에서 발견하여, 이쪽으로 옮겼습니다만..."라비아타가 눈을 떼지 않은채 말했다.


"그 브라우니들도 대단하네."


"생체조직 및 체액검사를 해봤는데, 일치는 커녕 비슷한 생물도 없었어. 그렇다고해서 기계도 아니고. 그런데 이상한건..."


"뭐가 이상한데?"


"오리진 더스트가 검출됐다는거."


그 말을 들은 모두가 닥터를 쳐다봤다.


"혹시나 내가 잘못본건가 싶어서, 다섯번정도 더 확인해봤는데 확실히 오리진 더스트 맞아."


"아르망, 혹시 D-엔터 쪽에서 이런 바이오로이드가 존재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폐하."


"뭐지, 그러면?"


허공에 던진 사령관의 물음에,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주인님?"


"왜, 라비아타?"


"아까전부터든 생각이지만. 이 생물체, 리리스 경호대장을 닮지 않았나요?"


"어...?"


그 말을 알아들은것일까, 생물체의 흔들거림이 뚝 멈췄다. 감겨있던 눈이 떠지고, 리리스와 놀라울정도로 똑같은 눈 한쌍이 사령관의 눈과 마주쳤다.


"...쮸"


"응?"


"쮸인님." 들었던 말이 환청이 아님을 증명하듯, 살짝 어눌하지만 똑똑히 들을수 있는 음량으로 생물체가 말했다.


"말을...했어?" 경악한 닥터가 중얼거렸다.


"...주인님?" 들은 말을 곱씹는건지 사령관을 부르는건지 모르게 라비아타가 속삭였다.


"경호대장님을 모시고 올까요?" 아르망이 조용히 말했다.


"...응."


아르망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주인님, 뒤로 물러나 주세요." 


평정심을 되찾은 라비아타가 사령관과 생물체 사이를 가로막았다. 언제부턴가 푸른 전광을 내뿜으며, 테슬라 건을 겨누고있는 알렉산드라와 자기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관찰하는 닥터를 깔끔하게 무시한채, 생물체의 눈은 오로지 사령관만 바라보고 있었다. 곧 빠른 발소리와 함께, 실험실의 문이 열리고, 쌍권총을 뽑아든 리리스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뛰어들어왔다.


"주인님!" 자신의 눈에 사령관이 확인 되자마자 로사 아줄을 가동한 리리스가 소리쳤다.


"쮸인님."생물체가 눈을 떼지 않은채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리리스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저건 뭐죠, 닥터?"


"솔직히 말해서, 모르겠어."


아무말 없이 닥터를 쳐다본 리리스는 총구를 겨눈 그대로 질문했다.


"당신은 누구죠?"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였다.


"리리쮸." 생물체가 리리스와 눈을 마주치며 대답했다.


리리스의 눈매가 가늘어졌지만, 말은 없었다. 침묵속에서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그래요, '리리스'. 당신이 저와 같은 블랙 리리스 기종이라면, 당신의 주인은 누구죠? 당신이 망설임 없이 목숨바쳐 지켜야할 주인이." 아주 살짝 풀어진 목소리로 질문던진 리리스였다.


"쮸인님." 생명체는 망설임없이 촉수 하나를 뻗어, 사령관을 가리켰다.


그 말을 들은 리리스의 얼굴이 풀어졌다.


"그런가요... 좋은 주인님을 두셨군요."


"쮸."


"좋은 주인님이래, 오빠."


"그건 반박의 여지가 없군요."


"동의합니다."


"잠깐만 좀..."


바이오로이드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생명체는 꿈틀대며 사령관에게 다가왔다.


"쮸..."


생명체의 몸이 감싸고 있던 상자를 내려놓은 순간...


'짤깍'


상자의 윗부분이 스프링을 달아놓은것처럼 힘차게 열리고, 강렬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큿!"


"주인님!"


라비아타가 서둘러 상자로 다가갔지만, 손을 채 뻗기도 전에 빛은 감쪽같이 사그라들었다. 테이블에 남겨진거라곤 텅 비어있는 특이한 모양의 상자와 테이블 끝자락에서 사령관을 향해 촉수 하나를 뻗고있는 리리스와 닮은 생명체뿐.


"다들 괜찮아?"


"도대체 그건...?"


"우선 우선 혈액검사부터 하고, 오빠랑 언니들 모두다 내일 이 시간까지 격리. 방금전에 그게 뭐였는지 아무도 모르니까." 닥터는 소매를 

걷어붙혔다."


"그러죠."


리리스를 닮은 생명체는 촉수를 쭉 뻗어 사령관의 손끝에 가만히 뒀다.


"쮸."


"이 아이는, 어떻게 하죠?"


"흐음..."


"우선, 제가 맡을게요. 만약에 말한것처럼 자기가 리리스이고 똑같은 주인님을 섬긴다면 아무 문제 없을테니까. 안 그런가요, 리리스?"


"쮸!"자그마한 리리스는 긍정하듯 소리를 냈다.


"그러면 우선 리리스 언니가 맡고, 혈액 채취부터 시작할께. 오늘은 밤좀 새야겠네."


그리고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빛이 무엇이였는지. 자그마한 자와, 그것이 가져온 상자가 어떠한 변화를 오르카호에 가져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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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태

사령관:???

닥터:???

라비아타:???

알렉산드라:???

리리스:???

리리쮸: 말랑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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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로 써봤어오, 몬무스물로 진행할생각. 써보니까 이상하네.

아무튼 읽어주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