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푸릇푸릇한 대학교 2학년 시절


겁대가리가 없던 나는 같은 학과에서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고백을 하고 성공을 시켰다


그리고 첫 데이트를 갔는데


거기서 복숭아 아이스티를 쪽쪽 빨아마시던 여친은 나에게 이런 소리를 했다


'내가 연애는 처음이라 너한테 많이 미안한 일을 겪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나도 연애가 처음이니 서로 맞춰가면 되지 않겠냐는 겁대가리 없는 소리를 했다


거기에 여친은 그게 아니라고 대꾸하면서


'내 안에서 너의 우선순위는 50위권 밖이야...'


라는 소리를 했다






걱정마라 너만 물음표 띄우는게 아니다


나도 아직까지 이해 못하는 발언이다


이게 뭔소리냐 하고 물어보니 그년은 지 핸드폰 화면을 열어 사진 하나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귀엽지?' 라고 해맑게 지껄이더라


그 사진의 정체는 바로






















대충 위 짤과 비슷한 메이플2 커스터마이징 스샷이었다


이게 지 우선순위 1등이랜다


내가 허탈+빡침이라는 두가지 감정을 끌어안고 머리를 감싸며


그럼 2등은 뭐냐고 물어봤다













이번엔 다른 커마를 보여주면서


얘가 2등이라고 하더라


그 아래로는 가족과 자기 진로와 친한 친구가 있었고,


6등인가 7등 쯤에 지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이 랭크되어 있었다


나는 그년의 꽃밭 대가리 속에선 개는 커녕 게임 속 데이터 쪼가리도 못 이기는 존재였던 것이다


역시 친구로서의 이성과 애인으로서의 이성은 사귀어보기 전까진 모른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었다




그래도 그걸 농담 비스무리하게 받아들인 나는 약 반년 간 그년과 연애를 했었다


하지만 방학이 되고 잘 만나지 않게 되자 자연스레 그년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고


잊고 있었던 우선순위 50위권의 현타가 몰려오며


결국 내가 이별통보를 해버렸다





내 인생에 있어서 제일 좆같았던 경험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늙고 병든 라붕이들에겐 별것 아닌 일이라고 믿는다




라오 얘기 : 존만이 찌찌 레이스 찌찌 주물주물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