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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발... 넣어주세요...”


간청하는 말을 연이어 담아낸 레프리콘의 입술이 떨리고 있었지만 사령관의 눈에 이는 결코 스스로 범해주길 애원한다는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었다. 살짝 젖어 붉게 일렁이는 두 눈동자는 욕망으로 충만한 빛을 발하고 있어 그 시선의 끝이 그의 고간임이 명백해보였고, 가만히 있을 뿐인데도 거센 숨을 몰아쉬며 어깨를 들썩이는 건 마치 공기가 들어찰 자리를 흥분이 대신 메워버려 호흡을 한다기보단 쾌감에 몸을 떠는 것 같았다. 게다가 가슴이 오르내릴 때마다 꼬아대는 허리 아래 자신의 손으로 직접 열어젖혀 훤히 내보인 가장 은밀한 부분에선 끈적한 욕정을 쉼없이 토해내는 중이었다. 이렇게 눈이 닿는 곳마다 유혹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내는 레프리콘은 실제로, 저 거근이 자신의 안을 헤집어놓으며 유린하는 음탕하기 짝이 없는 상상하며 자신을 집어삼킬 쾌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싹해졌던 것이었다.


“빨리이... 흐읏,”


찌걱 찌걱...


교태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삽입을 졸라대며 어느새 자위까지 시작한 모습은 그야말로 발정이라는 개념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얇은 두 손가락을 끝까지 집어넣고 안을 넓혀가며 손가락이 도는 방향을 따라 허리를 튕기고, 손가락을 박은 상태 그대로 굽혀 벽을 긁으며 이따금 손톱에 주름이 세게 스칠 때마다 쏟아져나오는 애액이 시트 위로 흩뿌려진다.


쩔꺽 쩔꺽 쩔꺽 쩔꺽,


“흐으으응...”


결국 불이 붙어버렸는지 손가락으로 질척이는 물소리를 내가며 쑤셔댄다. 녹아내린 표정으로 교성을 흘리는 그녀에게선 남의 눈앞에서 진심으로 가버리기 위한 자위를 하고있다는 수치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손끝이 안쪽의 민감한 부분에 가까스로 닿을 때마다 전해져오는 쾌감에 집중하려는 추잡한 열망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리고 이는, 그간 사령관이 들였던 노력이 빛을 발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가 그토록 전희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던 것은 그녀의 좁다란 구멍이 그의 거근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풀어지게 하기 위해서라거나, 상대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부여되는 쾌락에 빠져가는 걸 보면 흥분된다는 점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단순 그뿐만은 아니었다.


애초에 레프리콘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어디 하나 부드럽지 않은 곳이 없는 살결에 손이 닿을 때마다 달라붙듯 스치고, 농염한 입술이 자아내는 달콤한 소리 들릴 때면 귓바퀴에 감겨들어 한참을 속삭이고, 페로몬을 시각화한 듯 보는 이를 성욕에 차오르게 하는 야한 몸이 눈에 한가득 담기던 매 순간마다 지금 당장 저 진득한 꿀을 흘리는 구멍에 힘껏 박아넣어 물건에 달라붙어오는 쫀득함을 느끼고, 안아든 채로 찌를 때마다 터져나오는 신음을 직접 귓구멍으로 밀어넣고, 한계까지 참았던 정을 가장 깊숙한 곳에 뿜어내면 한껏 풀어져있을 얼굴을 감싸쥐고 키스를 퍼붓고싶었다.

그정도로 진한 색기를 흩뿌리는 그녀를 향해 들끓던 격한 충동을 젖먹던 힘까지 다해 힘겹게 가라앉혔던 저변에는, 이 정사의 대전제를 ‘애정’에서 ‘쾌락’으로 바꿔야한다는 굳은 신념이 깔려있었다.


단순히 육체적 쾌락만을 목적으로 그와 관계를 맺는 바이오로이드들도 더러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애매모호하게라도 연심이 섞여있었다. 평소에는 닿을 기회가 있었다하면 추파를 던져대지만 막상 몸을 섞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조신해지며 애정을 속삭이는 통에 그를 혼란스럽게 하거나, 애초에 그에게 순수한 연심만을 품고 있기에 어쩌다 일을 치를 때마저도 풋풋하기 그지없어 행여나 상처를 줄까 곤란함이 싹트거나 하는 식으로.

레프리콘의 경우는 아무래도 후자에, 그것도 꽤나 안쓰러울 정도로 속했다.

그녀가 언제부터 연심을 품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언동으로 보아 여러 바이오로이드들과 관계를 맺어왔음을 알고있었다. 아무리 복지차원의 일이고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한들 좋아하는 사람이 난봉꾼짓을 하는 게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을 터, 결국 술의 힘을 빌렸으니만큼 꽤나 속앓이를 해왔음이 자명했다. 그러기에 좋아하게만이라도 해달라는 처절한 말이 그에겐 절절하고 아프게 와닿았고, 그 후론 먼저 유혹을 해오거나 다른 여자와의 흔적을 아무렇지 않게 입으로 가져가는 등 짐짓 담담해보이는 행동들이 어쩐지 애써 강한 척을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만을 특별히 여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의 용기있는 고백으로 알게된 연심과 호의는 그저 고마울따름이었지만, 동시에 그가 이에 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음을 그녀 또한 잘 알고있을테니. 그렇다면 적어도, 이 이상 가슴이 어지러울 필요가 없게 해주고 싶었다.


반푼이로 끝나버릴 게 뻔한 애틋함을 계속 품에 간직할 거라면 차라리 완연한 쾌락으로 덮어씌워주는 게 나을 것이고, 그날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을 토해냈던 애상감에 젖을 거라면 차라리 몸에 각인돼버려 잊을 수 없는 황홀경에 젖는 게 나을 것이다. 결국 그렇게 슬픔에 빠져들기도 전에 달아오른 몸을 이끌고 찾아온다면, 언제든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줄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애정이라는 멀고 먼 평행선을 혼자 걷다 결국 그 끝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할 바엔, 손쉽게 도달할 수 있는 쾌락의 교차로로 길을 틀어 번번이 마주치며 열띤 인사를 나누도록 해주자. 이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이를 위해선 레프리콘이 그를 가리키는 화살표를 마음에서 몸으로 틀어야 했고 그 방법은 매우 간단하고 퇴폐적이었다. 그녀가 쾌락을 당연시하고, 쾌락 앞에 솔직하며, 쾌락에 순종토록 하는 것. 단순히 말해 그냥 조교였다.


우선은 일방적으로 부여되는 자극엔 쉬이 저항할 수 없음을 알려줘야했다. 본인이 주도권을 잡고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순 돌변해 아픔을 주려는 의도가 명백한 손놀림으로 무표정하게 자극을 주는 방법을 바꿔갈 뿐 마치 실험체를 대하는 듯한 태도엔 평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아 의도를 알 수 없는 얼굴이 서서히 낯설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천천히 무르익는 듯했던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일변한 가운데, 그녀는 마음 속에 싹튼 두려움을 뿌리치지 못했고 자신에게 가해지는 유일한 상호작용이었던 그의 손길에 온 감각이 집중된 채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다음은 성욕에 익숙해지지도록 만들어야 했고, 그때쯤 그녀의 안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어쩐지 찌르는 듯했던 고통이 서서히 무던해져가며 그 안에 감춰져있던 쾌감이 머리를 들이민 것. 마치 원래부터 자기 자리였다는 듯 꺼림칙한 아픔을 밀어낸 아찔함이 천천히 세를 불리며 그녀의 몸과 마음을 정복해갔다. 그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차오른 쾌락은 절정에 맞이할 때마다 줄어들 법도 했건만 그가 집어넣은 손가락을 튕기는 미약한 움직임만으로도 다시 맹렬히 불타올랐고, 결국 그녀의 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욕정이 들어찬 상태가 유지된다. 어떻게든 달아오른 몸을 달래고싶어하는. 흔히 발정이라는 감각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쾌락을 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차례였다. 순조롭게 개발되어가는 레프리콘을 보고 이제 조금만 더 공을 들이면 되겠다고 생각하던 바로 그때, 이 과정을 단박에 축소시켜줄 변수가 발생한다. 바로 레프리콘의 어두운 욕망을 건드리고 만 것. 물론 전조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돌기를 한창 건드리던 때에 묘하게 쾌감에 적응하는 게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을 휘젓던 때에도 내심 이건 좀 아프겠거니 싶었지만 물을 줄줄이 쏟아내며 쾌락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음을 알려왔다. 하지만 결정적인 의구심을 가지게 된 건 헛구역질을 하던 때. 안달을 나게 할 목적으로 손가락을 빨게하다 실수로 구토감을 유도했을 뿐인데 흥미롭기 그지없는 반응을 보여왔다. 누군가가 위를 잡고 들어올리는 듯한 감각에 역겨운 토의을 느끼는 와중에도 열락의 꽃이 피려했던 오묘한 표정. 놀랍게도 종국엔 직접 손으로 이끌기까지하며 자기 목을 졸라주길 재촉했다. 그녀는 그냥 잘 느끼는 체질이었던 게 아니라, 질식당하며 느낄 정도로 심각한 피학성애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레프리콘은 자신에게 이런 성벽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애당초 모듈상에 나름의 성지식이 입력되어있었다 뿐이지, 자기위로조차 가물고 짧게 할 정도로 성욕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있었으니까. 허나 오늘, 이제껏 수용해왔던 수준을 아득히 상회하며 들이닥친 쾌락의 물결에 무의식의 벽이 떠내려가버리고, 그 가장 깊은 바닥에 있던 염원과 마주했다. 스스로 고통받길 바라며 그 오싹한 전율에 쾌감을 느낀다니, 이 얼마나 추악한 열망인가. 그녀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한번 이성의 고삐를 놓아버리자 더이상 거리낄 게 없었다. 숨이 끊어지려던 순간 시야가 점멸하며 갈라져 만화경으로 변하던 황홀함에 비하면, 윤리나 수치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일선을 제대로 넘어버리고 만 레프리콘은 지금 그가 보기엔 누구보다 순수하고 솔직했다. 그저 쾌락이라는 지엄한 권위에 복종하고, 본능이 몸을 움직이는 것에 순응하며, 주어지는 말초적 자극에 한없이 기뻐한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은 채 만족을 할 때까지 서로를 갈구하는 일만이 남았을 뿐, 뉘앙스가 조금 다르지만 그녀에게 바랐던 ‘어깨의 힘을 뺀’ 모습이 여기있었다.






11.


“흐응, 흣, 흐읏... 하아아아앙!!”


레프리콘의 손이 멈춘 건 절정을 고하는 신음이 터져나온 순간이었다. 손가락이 비부를 들쑤시며 물을 퍼내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점점 고개가 넘어가더니 어느 순간 허리를 띄우며 손을 깊이 찔러넣었고, 덩달아 딸려올라간 하반신 전체가 경련하듯 떨리며 길게 내지른 높은 교성을 내질렀다.


“헤, 헤에... 에헤, 헥...”


아직 쾌락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 싫은지 사령관이 해줬던 것처럼 박아넣은 손가락을 돌려가며 절정의 여운을 음미하는 레프리콘. 가버린 탓에 더욱 민감해진 안을 스스로 넓힐 때마다 애액을 흘려가며 온몸을 꼬아댔고, 뇌가 녹는 듯한 쾌감에 행복을 느낀 나머지 잔뜩 늘어진 얼굴을 한 채 힘풀린 혀와 옅은 한숨을 동시에 입밖으로 밀어낸다. 정말로 가버릴 때까지 자위를 한데다가 격한 자극에 허리가 튀는 와중인데도 끈덕지게 손가락을 빼지않는 레프리콘의 모습에 사령관은 더이상 고간의 뻐근함을 참을 재간이 없었다.


“흐이익...!”


박혀있던 손을 사령관이 억지로 빼내자 레프리콘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새된 소리를 내며 어깨를 움츠러뜨렸고, 드디어 무아지경에서 벗어난 건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령관을 올려다본다.


“하아, 하악, 하아...”


한껏 열이 올라 상기된 볼. 가시지않는 흥분에 떨리는 입술. 애타는 마음에 희미하게 떠는 눈동자. 말없이 눈을 맞추고있을 뿐인데도 시선을 타고 그녀의 생각이 흘러들어오는 듯했다. 아직 부족하다고. 전에 없을 만큼 커져버린 욕망을 채우기엔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고. 레프리콘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꽈악,


“...아핫,”


사령관이 레프리콘의 허벅지를 끌어안아 당긴 후 둔덕에 자신의 물건을 얹자, 레프리콘의 입꼬리가 휘어지며 기대감에 들뜬 탄성을 내뱉는다. 그 상태로 허리를 앞으로 빼 뿌리 부분으로 살짝 짓누르니 가볍게 대음순을 비집고 들어가며 음경의 아래쪽이 파묻힌다. 두툼한 살이 부드럽게 감싸면서도 미끈하게 달라붙어오는 따뜻함에 감탄하며, 사령관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귀두가 질구를 스치며 야한 소리를 낼 정도로 크게 왕복시켜 남근 전체에 애액을 펴발라간다. 그 움직임에 맞춰 레프리콘도 골반을 조였다 풀며 성기끼리 비벼지는 감각을 즐기고 있었다.


“으으응...”


사령관이 허리를 들이밀면 골반을 쭉 내려 미끄러뜨리며 클리토리스를 스치게 하고, 허리를 당길 때면 자신도 허리를 들어올려 구멍과 귀두 끝이 만나게 한다. 삽입 직전의 짧은 준비에서 마저도 어떻게든 성감을 얻으려고 할 정도로 레프리콘은 안달이 나있었다.


쯔걱 쯔걱 쯔걱 쯔걱...


“흐으응, 흥, 흐읏, 흣...”


마찰을 멈춘 사령관이 물건을 짧게 쥐고 레프리콘의 구멍을 자극해온다. 귀두를 갖다대고 이리저리 스쳐대며 끈적한 애액을 잔뜩 묻힌 후 귀두만 살짝 넣은 채 돌려가며 질구를 늘어뜨렸고, 박혀있는 그대로 위로 들어올려 튕기듯 빼내자 레프리콘의 허리도 따라 튀어오르더니 곧장 떨어지며 벌어진 구멍으로 또 진득한 물을 흘려보낸다.


“후우... 이제 넣는다.”


드디어 고대하던 순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말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팽팽해진 물건에 야릇한 시선을 보내던 레프리콘이 침대보를 움켜쥐며 다리를 더욱 넓게 벌렸고, 그 위로 사령관이 올라타듯 몸을 겹쳤다.


쩔꺽,


“하아, 앗, 하으윽...”


서로 얼굴을 마주한 채 천천히 물건을 밀어넣자, 질이 집어삼킴에 따라 시시각각 레프리콘의 표정이 쾌락에 물들어간다. 그렇게 안이 서서히 벌어지는 감각에 레프리콘이 침대보를 거세게 끌어당겼고, 정신이 아득해지던 순간이었다.




푸욱-


“흐으윽?!”


사령관이 허리를 밀어붙여 단박에 뿌리까지 찔러박자 마치 꼬챙이에 꿰인 듯 레프리콘의 등허리가 꼿꼿히 서며 굳게 다문 이 사이로 숨이 멎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오오...”


음경 전체를 감싸는 따뜻함에 사령관은 허리를 떨며 감탄에 찬 날숨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빈틈없이 달라붙은 주름들이 쥐어짜내려는 듯 움찔거리는 탓에 자칫 힘을 빼면 그대로 싸버릴 것만 같았고, 이미 끝을 쿠션처럼 감싸고있는 자궁구가 마치 키스를 하는 것처럼 이따금씩 귀두를 빨아들이며 사정을 재촉한다. 그야말로 정을 짜내는 것에 최적화된 극상의 명기. 무언가 가득 들어차는 확실한 이물감이 느껴졌지만 당최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머리가 따라가지 못했던 레프리콘은, 사령관이 허리를 움직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즈푹 즈푹 즈푹 즈푹!


“으극, 윽, 흐긋, 으흑!”


거대한 육봉은 여태 닿은 적 없었던 곳까지 속속들이 벌려가며 레프리콘의 질을 자신의 모양으로 바꿔나간다. 뽑을 때는 주름 하나하나를 들어내려는 것처럼 느리고 확실하게 긁고나가자 레프리콘은 가슴이 흔들릴 정도로 경련하며 몸을 좁혔고, 박을 때는 그새 수축한 육벽을 가르는 것처럼 힘껏 들이박자 자궁을 밀어내는 감각이 확실히 느껴지며 그때마다 작게 가버리는 듯 구멍이 좁아듦과 동시에 레프리콘이 동공이 흐릿해진다.


“오윽, 흑... 응히익! 히긱! 힉...”


여태까지와 차원이 다른 쾌락에 레프리콘은 침을 질질 흘리며 가버릴 뿐이었다. 처음엔 장기를 죄다 밀어올리는 듯한 감각에 숨조차 못 쉴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아픔은 점차 희미해져갔고, 곧 귀두가 세차게 부딪힐 때마다 울리는 자궁을 타고 전해져오는 극상의 쾌감만이 그녀의 몸을 채워나갔다.


‘크윽, 슬슬...’


레프리콘이 쾌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가운데, 사령관은 곧 한계가 다가옴을 느꼈다. 허리를 들어올릴 때마다 떨어지기 싫다는 듯 한껏 좁아든 채로 휘감겨오는 육벽과 바로 아래 깔려 교성을 흘려대는 한껏 풀어진 표정이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사정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안그래도 가슴까지 차올라 있던 사정감을 이젠 참아낼 수 없었고, 몸을 기대듯 숙여 레프리콘의 머리를 감싸안은 후 허리로 찍어누르듯 빠르게 내려박기 시작했다.


철썩! 철썩! 철썩!


“호윽?! 호옥, ㅎ븝... 뷰룹...”


갑자기 거세진 자극에 놀라 얼빠진 신음을 내는 입술을 틀어막고 피스톤의 박차를 가한다. 젖은 살끼리 부닥치는 소리와 침이 잔뜩 묻은 혀끼리 빨아대는 소리가 번갈아 방안을 메우며 질척한 리듬을 만들어냈고, 정신없이 레프리콘의 혀를 탐하던 사령관은 곧 요도가 가득 들어차는 아찔한 감각을 느끼자마자 허리를 깊숙이 박아 고정시키고 혀를 더욱 추잡하게 빨아댔다.


뷰릇 뷰르릇-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밀고들어온 귀두가 움찔거리더니,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자궁구에 딱 달라붙은 채 뜨겁고 찐득한 정을 연달아 울컥울컥 뿜어내기 시작한다. 해면체 전체에 들어찬 끈적한 것을 밀어내 비우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요도구까지 정액이 차올랐고, 그걸 재차 쏟아내길 반복하며 기나긴 사정을 이어나간다.


“으븝... 츄릅, 응츕, 휴룹, ㅎ...”


레프리콘은 농밀한 키스에 눈앞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데일 듯 뜨거운 액체가 가득 차오르는 걸 오롯이 느끼는 중이었다. 자신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사정없이 비집고 들어온 거근이 직접 자궁에 씨를 들어부을 때마다, 교배를 당하고 있다는 뚜렷한 실감만이 텅 비어버린 머릿속을 새하얗게 물들여간다.


“츄웁... 츕, ㅊ...”


길고 긴 사정이 드디어 끝이 나고, 사령관은 귀두를 자궁구에 문지르며 질내사정의 여운을 즐기기 시작한다. 마개로 틀어막는 것처럼 허리를 좌우로 돌려가며 살살 짓누르자, 더이상 밀려올라갈 공간이 없었던 자궁이 살짝 짜부라졌고, 안에 든 끈적한 점액이 느리게 출렁이다 펴발리는 감각이, 레프리콘의 몸에 똑똑히 각인되어 간다.


“응뷰릅, 쪼옥, 쪽... 쮸릅, 쬬륵...”


쩔꺽, 쩔꺽...


윗입과 아랫입을 동시에 얽어대는 녹진하고 음란한 키스에 레프리콘은 시간이 점점 늘어지는 듯한 황홀경에 빠져들었고, 이젠 그저 혀를 타고 흘러들어오는 사령관의 타액을 마셔가며, 이 쾌락이 영원히 이어지길 바랄 뿐이었다.











ㅎ...ㅎ...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