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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이 새 몸을 얻지 않으면 야스를 할 수 없다.

사령관이 새 몸을 얻으려면 6지를 깨서 에바한테 김지석의 무덤의 위치를 들어야 한다.

= 6지를 깨기 전까지는 야스를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프레데터도 잡고 트릭스터 1도 잡고 열차 깨면서 레이더도 잡고 연구실 서버 해킹하려 들면서 트릭스터 2도 잡고 언더와쳐도 쓰러뜨리고 가상현실에 접속해서 라비아타도 만나고 에바 시체도 보고 익스큐셔너도 잡아야 했음.

물론 7지 전까지는 진행 자체가 꽤 빽빽한 편이긴 하다지만 그렇다 쳐도 그 사이사이의 세력 복구라던가를 고려하면 적어도 몇 달은 걸릴 게 뻔하고.

지금 당장도 사령관을 볼 때마다 뇌내마약 때문에 성욕(본인 생각하기로는)이 주체가 안 되는데 그때까지 이 상태를 고수했다간 레알로 미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겁이 나 버릴 정도였던 거지.


그렇게 한참 고민하던 리제는 퍼뜩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됨.

엄밀히 말해서 육체 재생 관련 이야기는 라비아타가 합류해서 사령관을 보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고, 그 전에 트릭스터 관련으로 돌았던 뺑뺑이랑은 사실 반드시 엮일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원작에서 라비아타가 좌우좌에게 신호기를 맡기고 간 것처럼 여기서도 비밀 기지를 관리하던 자신에게 연락 수단을 맡기고 갔다는 것.

그러니까 굳이 원작처럼 가상현실에 접속해서 → 에바의 테스트를 통과하고 →  지나쳤던 연구실에 다시 가서 에바의 시신 및  라비아타의 메시지를 보고 → 다시 라비아타의 가상현실에 접촉해서 라비아타를 만나고 하는 복잡다난한 과정을 꼭 거칠 필요는 없었음.


물론 원작에서 그랬듯 몇 번 간만 본 다음 끊길 수도 있긴 하지만, 그 경우에는 그냥 자신의 인내력을 믿고 본편 진행을 그대로 따라가면 되는 거고 뭣보다 라비아타 수색이라는 몰두할 건수가 생기기라도 했다는 것이 더 없이 달가웠음. 

그렇게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리제는 콘스탄챠한테 (사령관을 직접 보면 상태가 더 악화될 것 같아서) 신호기의 존재를 알리고 스토커를 쓰러뜨리고 좀 더 여유가 확보된 다음에는 라비아타를 전력으로 찾아보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을 함.


그런데 이걸 또 콘스탄챠 쪽에서 보자면 이야기가 웃겨지게 됨.

그전까지는 (혹시 눈에 띄었다가 전투에 투입될까 제발 저려서) 라비아타랑은 사무적인 관계 정도만 있던 그 리제가 갑자기 그리도 간절하게 찾으려고 드는 거지.

그리고 콘스탄챠가 알고 있는 지식 내에서 라비아타와 리제의 공통점은 매우 뚜렷하기 그지없었음.

멸망전쟁 이전부터 생존해 있었고, 과거에 섬기던 주인(엄밀히 말해 애덤은 라비아타의 주인은 아니었지만)을 잃었다는 것.

콘스탄챠가 이 리제가 하다못해 별로 친하지도 않던 언니에게 이리도 절박하게 상담하려 하다니 정말 중증이긴 하구나! 라는 탄식을 하거나 말거나 리제는 빨리 이야기 진행을 위해서라도 스토커를 때려잡아야겠다며 가위를 갈고 있을 뿐이었지.


그리고 스토커 토벌전은 꽤 싱겁게 끝남.

게임처럼 1웨이브 몇 마리로 땡이 아니라 부하가 좀 더 있었다는 점은 오히려 중파작에 도움이 되었고, 리제도 모듈로만 막연히 배웠던 전투에 대한 지식이 실전을 거치면서 몸에 더 자연스럽게 익은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오만상을 찌푸린 동료들에게 떠밀려서 수복실에서 누워있는 와중에도 내심 만족스럽기 그지없었음.

보스급 철충 토벌에서 메인 딜러면 착실하게 점수도 벌었을 거고, 이제 본격적으로 스토리 진행할 낌새도 보인다는 거니까.

간만에 뇌내마약이고 뭐고 잊고 숙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아마 실제로도 아무 일 없었다면 그랬을 거임.


조용하게 열린 수복실 문 너머로 사령관이 들어오지만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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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1지 끝이라는게 좀 놀랍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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