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RL/ZERO


오래전 전쟁이 있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철의 군세와 심연에서 일어난 별의 괴물과의 길고 긴 전쟁이 있었다.

그들과 맞서기 위해 인류는 자신의 형상을 바꾸었지만 거대한 두 세력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영웅이 등장하는 법.


위대한 21 스쿼드의 3인 철익의 그리폰, 자애로운 콘스탄차가 잠들어 있던 황제폐하를 깨운 후 인류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역사가 역사라 불리기도 전 오래전, 창세의 시기에 신과 같은 능력을 타고나신 황제폐하께선 인류가 멸망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자 감히 자신의 잠을 깨운 피조물을 책하지 않으시고 분연히 일어나셨다.

인류의 최후의 방주 오르카에 오르신 황제폐하께선 손수 철의 군세와 별의 괴물을 아작내시고 흩어진 인류를 통합하여 하나로 만드시니 그 것이 현재까지 영원불멸히 이어지고 있는 이 위대한 제국이다.

황제께선 모든 전쟁이 끝나자 다시 영면에 드려 하셨으나 무지몽매한 자신들을 영도해달라는 인류의 요청에 못 이기시어 제국의 처음이자 마지막 황제가 되셨으니 인류여, 영원히 황제를 찬양할지어다.


----


황제력 105년 8월 15일


인간이 인류제국이라는 이상향에 매달려, 죄없는 인간들을 처분해 나가는 슬픈 시대.


그 당시, 저는 인류제국에 의해 쫓기던 레지스탕스들과 함께 전설의 유적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단 하나의 희망, 그 전설의 21스쿼드의 진조의 공주, LRL이 잠들어 있다는 그 유적에


----


"하아, 하아, 하아"


"젠장, 제국군이 벌써 여기까지 쫓아올 줄이야"


"떠들 시간 없어! 어서 뛰어!"


[당신들은 현재 제국의 질서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즉시 투항해 주십시오. 즉시 투항해 주십시오]



타다다다다, 타다다당-




어두운 밤, 한 무리의 병사들이 해안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레지스탕스의 병사들이 도로를 가득 채운 제국군에게 쫓기고 있었다.


기본적인 소총으로 무장한 레지스탕스를 비웃듯 압도적인 화력으로 무장한 제국군 램파트는 계속 몰려왔고 절망적인 전황에 레지스탕스들은 계속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 후퇴하던 레지스탕스들을 맞이한 것은 해안가 도로의 끝,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홀로 서있는 낡고 방치된 구시대의 등대였다.



"하아, 하아, 막다른 길?"


"아니, 강한 힘이 느껴져. 맞아, 여기야. 우리가 찾던 그 유적!"


"밀란! 전투 상황은?!"


"곧, 엠퍼러가드 램파트들이 몰려올거야.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유적에 진입해! 이 작은 건물에 이 병력이 다 들어갈 수도 없어."


"하지만!"


"정신차려! 어차피 이건 우리의 라스트 미션이야. 우리가 여기서 살아남을 유일한 길은 이 유적이 진짜였을 경우 뿐이야.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건 너 뿐이고."


"........알았어. 죽지 마! 밀란!"


콰과광! 점점 가까워지는 폭발음.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건물 내부는 단순한 구조였다. 텅빈 공동에 꼭대기로 향하는 철제 사다리 하나. 


땅, 땅, 땅, 땅. 책을 옆에 끼고 철제 사다리를 오르는 그 시간이 영겁으로 느껴질 무렵. 시엘은 등대의 꼭대기에 도달했다.


돔 형태의 작은 방. 그 방 안에 단 하나 놓여있는 캡슐. 그 캡슐 안에 잠들어 있는 여성이 시엘을 반기고 있었다.


"맞았어! 여기가 전설의 21스쿼드가 잠들어 있다던 그 유적이 맞았어!"


콰과광! 유적을 발견했다는 기쁨을 누릴 새도 없었다. 밖에서 들리는 전투의 소리에 허둥지둥 캡슐 개폐장치를 열려던 시엘은 캡슐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화면을 보고 정지했다.



PASSWORD : _ _ _ _  _ _ _



"......말도 안돼. 아냐, 침착해 시엘. 여기 오기 전에 읽었던 걸 생각해 봐."


진위도 불분명한 책에 의존하여 잠든 21스쿼드의 1좌를 깨우는 원정을 진행하겠다고 결의했을 때, 그 전설의 영웅이 쉽게 깨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몇십번이나 책을 정독했던 시엘은 잠깐의 숙고의 시간을 가진 후 침착하게 캡슐의 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입력했다.


T

U

N

A


C

A

N


.......WELCOME, COMMANDER!

.......HELLO WORLD! ANCIENT CYCLOPS PRINCESS!




푸쉬이이이. 성숙한 여인이 캡슐에서 튀어나왔다. 찰랑거리는 분홍빛 머리칼, 성숙한 몸을 감싸는 고딕 드레스, 그녀의 전설을 들었다면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십자가가 새겨진 안대.


그리고 그녀가 아낀다는 곰의 형상을 가진 자율방어 인형까지. 그야말로 전설에서 구전되던 모습 그대로였다.


"진조의 공주...LRL이...부활했어!"


"......."


캡슐의 연기가 모두 걷히자, 여인의 눈동자가 서서히 뜨였다. 외눈의 에메랄드 빛의 눈동자가 시엘을 바라보자 그녀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한 시엘은 당장 뇌에서 떠오르는 말을 그대로 입으로 뱉었다


"진조의 공주, LRL. 부탁해요. 도와줘요. 저희를 도와주세요."


"......."


MISSION START!


-------------------------



라는 창작물 없냐. 자신의 오리지널 바디인 인공영웅 타치랑 바디는 가짜지만 영혼은 진짜인 LRL의 싸움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해보고싶다.


록맨제로 OST 들으며 추억에 잠겼더니 갑자기 소설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 아 페이트 제로 아닙니다. 록맨제로에오

작중 세계는 전쟁이 끝난후 105년 후. 많은 검열이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입니다. 제국검정 국정교과서의 신뢰도는 100%입니다. 제국민 여러분들은 모두 안심하고 학습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