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오메가는 패배했어.

매우 처절하게. 그리고 비참히.

심지어 그렇게 초고성능이라 자랑하던 케스토스 히마스마저 버리고 도망쳤으니 알파를 제외한 다른 레모네이드 자매들 사이에서의 입지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떨어졌어.

그렇게 오메가는 7대죄악 중 오만에 어울리지 않게 은둔하였고 다른 자매들은 뒷담까기에 바빠서 오메가가 뭐하는지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사실 오메가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희대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실행할 수 있는 때가 올 때까지 시간을 들여 천천히 두고보고 있었던거지.

그런데 그 때는 의외로 빨리 왔어.

철의 왕자 사건 이후에 사령관은 오르카호의 연구진 모두와 통신담당 유미, 케스토스 히마스을 다룰 수 있는 레모네이드 알파를 총동원해서 오메가가 두고간 케스토스 히마스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분석한 뒤, 이를 기반으로 레모네이드네를 공략했어.

원래 레모네이드들은 7회장의 시신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회장의 유지를 잇거나 흩어져서 자기 할 일을 하거나 하겠지만 문제는 전선이 밀려서 범위가 점점 좁혀져왔기에 어쩔 수 없이 알파를 제외한 모든 레모네이드들은 관계자 외에는 절대 접근조차 할 수 없고, 7회장의 시신이 모두 안장된 절대방위지역에서 비롯 포위되었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한 자리로 뭉칠 수 밖에 없었어.

 그 와중에 오메가는 입지가 무수리급 밑바닥이였기에 다른 레모네이드들이나 그녀들이 데려온 부관급 바이오로이드들의 식사를 시중드는 일을 하며 갖은 굴욕을 맛보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녀가 노린 것이였어.

먼저 식사시간에 다같이 모이기도 귀찮아해서 기계장치 속 캡슐에 박혀사는 나태의 수발을 든다는 구실로 먼저 접근해 기계장치 속에서 따로 걸러진 분뇨를 갈고, 튜브식을 제공하면서 천천히 통신기를 망가트렸어.

물론 이 과정에서 아무 죄없는 유미가 누명을 쓰고 자살을 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오메가는 신경쓰지 않았어. 이 모든 계획의 톱니바퀴 중 일부였으니.

그리고 훗날 절대방위지역을 뚧고 들어간 오르카 병력들은 모두 경악하였어.

레모네이드들과 그녀들의 부관들이 모두 죽어있었어.

심지어 냉동된 펙스회장까지도 죽어 있었어.

 거기까지라면 오르카 병력들도 그러려니 하겠지만...

레모네이드들과 회장의 사체들에서 각각 한 부위씩 없는 거야.

그러한 특이사항만 제외한다면 레모네이드네는 사실상 일망타진된거나 다름없기에 각각의 부위가 없는 레모네이드네 시신 6구은 라비아타, 블랙 리리스, 레아, 티타니아, 소완, 알렉산드라가 가졌고, 마찬가지로 각각의 부위가 없는 펙스회장의 시신 7구를 마리, 레오나, 용, 칸, 메이, 아스널, 홍련이 전리품 겸 기념으로 나눠가졌어.

이 작전에 참가했던 인원 중 몇몇 바이오로이드들은 매우 찜찜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현장이였다고 회고하긴 했는데 레모네이드들의 얼굴은 다 거의 똑같이 생겼고 펙스 회장의 얼굴을 기억하는 알파도 냉동인간의 여파로 잘 못알아봐서 그냥 그렇게 넘어갔어.

그렇게 몇 십년의 세월이 흐르고 오르카호 내에서 사령관의 기념파티에서 모두가 모인 가운데 블랙리버와 삼안쪽 고위 바이오로이드들이 하나 둘씩 살해당하고, 080의 토모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리앤이 블랙리버도 펙스도 아닌 자신의 상황을 이용해서 추리한 후에 사람들을 넓은 장소로 모두 모아서 새로 들어온 바이오로이드가 사실은 죽은 줄 알았던 오메가와 펙스 회장의 자식새끼였고, 나머지 레모네이드들 중 식사시간에 안 모이는나태부터 먼저 독으로 죽였으며, 그 뒤에 식사시간에 다같이 모이는 규칙을 이용해서 전원 독살한 뒤에 레모네이드들과 회장을 일부러 토막내서 자신과 회장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감췄다는 충격적인 진상을 폭로해.

이러한 상황에서 반은 회장이고 반은 오메가의 후예인 바이오로이드는 리엔의 추리를 칭찬하며 어머니 오메가가 이모들에게 받은 수모에 비하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고 오늘같은 날을 위해 어머니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기꺼이 살인 연습용으로 희생하셨다고 고백한 후에 리엔을 세뇌시켜 사령관을 죽이려 하지만 원본이 080의 토모인지라 저항하게 되는데 과연 리엔의 운명은!?

이라는 흐린 기억속의 나라보다 하드코어하고 수위높은 매운 추리물이 섞인 라오 스토리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