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정말로 끔찍한 기억이였다.
그 때 그 녀석을 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순진한 나는 그 녀석에게 속아넘어가 오르카호의 모든걸 보여줬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본색을 드러내고 나의 소중한 바이오로이드들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 때 물자가 부족해 자원확보에 신경쓰느라 막지 못했다.
여유가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이런일은 벌어나지 않았을텐데...
그렇게 금태양은 겉으로 강한척 하는 여자가 속으로는 더 썩어있다는걸 알고 그녀에게 접근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 신경써주지 못한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에게 접근했다.
나를 깎아내리며 바로 작업에 들어간 금태양놈은 그렇게 소중한 내 바이오로이드를 겁탈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 바이오로이드는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미안, 더는 너를 못믿겠다. 앞으로는 이렇게 찾아올 일도 없을것이고."

제발 한 번 만 더 생각해달라고 내가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그녀는 냉랭한 실소를 날리고는 떠났다.

"나를 사랑해주지도 않으면서 자격따위 있다 생각하나?:

그렇게 그녀는 날 떠나 그 금태양에게 넘어갔다.
젠장...
젠장...
젠장!!!
내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내가 그녀의 속마음을 알아챘더라면!
망할! 망할!!!

아무리 후회해봤자 결국 약속의 날은 다가왔다.





갑판위에 이쁘게 차려진 카펫에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자신만만하게 나온 그녀
아름다운 모습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그녀의 매력을 전부 다 내뿜는 고혹적인 그녀가 결국 내가 아닌 그 녀석과 결혼식을 올렸다.
오르카호의 모두가 그 결혼식을 축하했다. 나의 의중따윈 아무 상관도 없다는걸 보아 이미 다른 바이오로이드들도 그 녀석에게 넘어간거겠지.
이제 내 앞길은...그저





밝을것이다.



아스널은 분명 구조직후에도 탱탱하고 꽉찬 근육을 자랑했던 금태양을 반쪽으로 만들어 버렸으면서 당당히 금태양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진한 키스를 했다.
금태양은 발버둥 칠 힘도 없이 그저 멍하니 죽은눈으로 아스널에게 사랑을 맹세했다.

"됐지...?이제 그만해...제발...나 죽겠어..."
"하! 처음에 5번밖에 못하다가 이제 15번도 하지 않았는가! 이번엔 야외공개섹스라 좀 부담될지 몰라도 결혼식이니 이자리에서 20번은 해야겠지! 안그런가!"
"차라리...죽여...줘..."

남자는 탈수기에 들어갔다 나온것처럼 모든 수분이 빨려나갔고 더는 버틸 힘도 없어보였으나 억지로 세워져서 박혀졌다.

"그만...그...만...거기 사령관...날 죽여줘..."
"저딴 사랑을 모르는 놈에게 말도 섞지 마라! 지금은 나에게만 집중해! 아앙~♡"

그 처참한 광경을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은 흥분해 하며 한 번 더! 한 번 더! 20번 넘게 가자! 이러며 응원하고 있었다.

참으로 끔찍한 광경을 차마 볼 수 없어서 바로 함내로 들어와 업무를 봤다.
내가 더 빨랐다면 내가 더 적극적이였다면
그 금태양을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녀석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우움? 쮸웁 츕 누구를요?"
"그 생존자 말이야."
"츄윱 쮸우웁 다 노리셨으면서. 쯉쯉 저한테는 생색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폐하. 츄우웁."
"...넌 너무 똑똑해."

그렇게 힘든일을 금태양에게 맡기고 나니 마음이 놓여 간만에 천천히 들어오는 자극을 즐기며 기분좋은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그 녀석이 죽지 않기만 바랄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