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 학년 때, 부모님이 빚을져서 밤에 짐싸들고 도망쳐서 숙박업소로만 한 달 돌아다니면서 전전긍긍함.

당연히 친누나랑 내가 학교를 다니면 뒤가 잡히니까 100일 가까이 학교를 다니지 못해서 유급할 뻔함.


숙박업소를 다니다가 원룸을 구해서 거기 있게 됐는데, 한 겨울에 진짜 아무것도 없는 원룸 방안에서

옷 가지를 이불 삼아서 친누나랑 2주일 동안 지냈음. 부모님은 무슨일을 하는진 몰라도 주무실 때만 돌아오셨음.

그리고 어머니는 누나랑 날 볼때마다 미안하다고 울었음.


겨우겨우 유급 되기전에 가정이 안정화돼서 학교를 다니게 되고 유급은 면하게 됨.

학교생활은 평범했으나, 가정 상황은 계속 악화되어 갔음.


중학교 올라가서도 식사는 대부분이 간장계란밥이었음.

중학교가 걸어서 1시간 가까이 거리인데 가난이 극에 치달아서

어머니가 버스비 마저 못 챙겨준다면서 입학초 부터 걸어서 등교하게 됨.


늦잠을 자는 바람에 급히 뛰어가게 됐는데, 하필이면 그 모습올 버스를 타고 등교하던 같은 반 애가 보게 됨.

땀에 절어서 겨우 교실에 도착했을 때 담임선생님이 지각한 애들을 줄세워 두고 지각한 이유를 따지고 있었음.

그리고 내 차례가 됐을 때 나는 벙어리처럼 대답도 못하고 있었는데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날 봤던 아이가 내가 버스를 안타고 뛰어왔다고 말해버림.


반 아이들이 날 쳐다보는 게 느껴졌는데 진짜 최악이었음.


여름이 돼가면서 하복 공동구매 신청서를 받앗는데 나는 돈이 드니까 그냥 거부했음.

비싼돈 주고 하복 살 필요 없이, 걍 동복 입으면 되는 줄 알았거든 근데 하복을 입는게 교칙이더라.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돼고 엄마한테 얘기하니까, 간장에 밥비벼 드시던 숟가락 던지면서 나한테 화내더니 곧 우시더라. 


가난은 그냥 존나 비참할 뿐임.

그래서 학교다닐 때 강사 같은 거 와서 강당에 모여서 이야기하는데

가난에 대해서 어줍잖은 소리 하면은 목졸라 죽여버리고 싶더라.


더 있긴한데 그냥 이쯤할게.


지금은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으니 크게 걱정 ㄴ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