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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떡밥 쿨타임 돌았다


예에에전에 귀신 썰 풀 때 애껴뒀던 의경 새벽근무 설 때 썰 푼다




일단 내가 귀신 보는 체질인 건 전에 말 했으니까 스킵한다

믿든 말든 자유임   사실 나도 어릴 때부터 중2병이 심해서 군머까지 치료가 안됐었던 거라고 믿고 있음  지금도




아무튼 의경을 가면 철야 근무라고 해서 야간에 경비를 서는 근무를 하게 됨


뭐 미대사관, 광화문 소녀상, 미8군  등등 다양한 근무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미8군이 넓기도 ㅈㄴ 넓어서 근무지 간에 이동하는 것도 ㅈ같고

사람도 없어서 굉장히 빡치는 근무지로 유명하다




그 중에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뭐라 해야되나..  과거 홍등가?

약간 예전에 미8군 사람 많았을 때 모텔 장사 하다가 지금은 좀 버려진 듯한 골목길이 있음

근무지 따라 걸으면 오른쪽은 미군부대 담장, 왼쪽은 모텔촌, 그 건너서 큰길   이렇게 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큰길이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이 골목은 상당히 어둑하고 을씨년스러움


여기를 낮에는 2명이서 근무하고 밤에는 혼자 근무하게 되는데

낮에 2명 근무할 때는 보통 선임하고 후임이 같이 붙게 되는데 선임들이 꼭 그러지

여기 밤에는 귀신 나온다는 둥 후임 겁주는  포인트가 몇몇 있음  그 중에 하나인 곳임


흔히 흑형 귀신이라고 하는 귀신이 나온다는 곳인데

뭐 별별 잡다한 해석이 붙었겠지만 요약하자면 미군 흑형이 연애 문제로 한국 여친이랑 ㅈㄴ 싸우다가

모텔촌 쪽에서 목매달고 자살을 했고 그게 귀신으로 남아있다~  그런 내용이었음




귀신보는 체질이라고 하지만 중고딩 이후로는 빈도가 매우 줄었기 때문에 

그냥 '에이 그런 게 어딨습니까' 하고 넘겼었다



그거 말해준 선임도 전역하고 내가 상꺾즈음 되어서 그 썰도 까먹을 때 쯤에

일이 일어남




철야 ㅈ같다 ㅆㅂ  하면서 귀도리 둘둘 말고 한겨울 새벽 근무를 서고 있는데

뭔가 기동버스 나오자마자 뒷골이 싸늘한 거임


기동버스가 그 골목길 초입 꺾어서 바로 서 있거든?


따뜻하게 안에 있다가 나와서 그런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겁나 따뜻하게 입고 나왔는데도 계속 추운 거임  이가 달달 떨릴 정도로



그 와중에 골목길은 사람 ㅈ도 없고 방한화는 안 들고와서 내 구두 소리만 따박따박 울리더라

뭔가 점점 기분이 엿같아져서 골목길 끝까지 안 가고 중간 즈음 갔다가 다시 기대마 쪽으로 돌아오고를 반복했음



근데 그래도 근무 중에 한 번은 끝까지 찍고 와야지 그래도...

그래서 근무 막바지에 빠른 걸음으로 쭉 갔다가 다시 돌아오려는데


도는 순간에 모텔촌 골목 안쪽에서 무슨 꺼먼 게 휙 지나가는 거임


ㅈ냥이? ㅈ냥이겠지?

새벽 근무 중에 ㅈ냥이 튀어나와서 놀라는 일 자주 있음



근데 돌아오는 골목 마다 그 느낌이 나는 거야

꺼먼 게 휙 휙 지나다님



이 때 그 썰이 갑자기 확 기억나면서  아 이건 뭔가 아니다 싶은 거임

교대 시간 5분 남았는데 어차피 다음 애 짬찌니까 빨리 기동버스 쪽에서 대기나 타자 하고 ㅈㄴ 뛰어갔음



골목길 쪽 보지도 않았어 그냥 끝까지 뛰어서 기동버스 앞에서 

숨 몰아쉬면서 와 ㅅㅂ... 이러고 있는데

이제 시간 되면서 다음 근무 짬찌가 나온 거임


나 보고


"많이 추우십니까?"


그러길래


"응 ㅆㅂ 존나게 추우니까 너 귀도리 하고 나와 ㅄ아"


그래서 걔가 아 맞다  감사함다   하면서 다시 들어가더라


이제 근무 다 끝났다 싶어서 안심하고 무심코 골목길 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아까 옆에서 봤던 그 꺼먼게 휙휙 지나가던 골목길 있자나?


이제 기역자로 꺾였으니까 그 골목길을 정면으로 들여다보게 되는 시점인데

골목길 저 끝에 뭔 꺼먼 사람 같은 게 있는 거임



응..?

사람이 있을 리가 없거든 그 골목은

근무 여러 번 서면서 사람이 있는 꼴을 본 적이 없어


근데 사람이 있더라


온 몸이 시꺼멓고 옷을 입은지 어떤지도 모르겠음

그냥 까맸음


뭐 밤이니까 은신했네 그런 인종차별 드립 같은 느낌이 아님

그냥 옷도 머리카락도 구별 안되는 사람 형체가 ㅈㄴ게 까맣게 있는 거임


저게 ㅅㅂ 뭐지  하면서 허리춤에 경찰봉  반쯤 빼면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 쪽이 주우으윽 

하고 커지는 거야  내 쪽으로 머리만 다가오는 것처럼


몸은 크기가 그대론데 머리만 점점 커지는 거야


골목 끝에서 쪼끄만하게 보이던 게 

머리만 거의 몸통만하게 커지면서 다가오는 거임



심지어 그 쯤 커지니까 입 같은 게 보이더라 

꺼먼 얼굴 안에 더 까만 게 히죽히죽 웃는 것처럼 일그러지는 거임





ㅅㅂ


경찰봉 빼던 채로 얼어붙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ㅂㄷㅂㄷ 떨고 있었는데




마침 타이밍 좋게 짬찌가 나왔음


"머 하십니까?"


".. 어? 야 ㅅㅂ 잠깐만"


하면서 다시 골목길을 보니까 꺼멓게 보이던 건 깨끗하게 사라졌음 


"야 골목길에 아까 뭐 있지 않았냐..?"

"ㅈ냥이 아닙니까? 그 까맣고 눈 노란 놈 여기 항상 있지 않습니까?"



"... 그랬겠지?"




하면서 짬찌 근무 세우고 난 기대마 다시 기어들어가서 

ㅅㅂ 방금 머였지... 그 생각 하다가 막 근무였어서 아침에 부대 복귀할 때까지  따땃하게 취침했다




부대 와서 휴무 뒹굴거리면서도 좀 소름돋긴 했는데 졸려서 헛것 본 거라고 믿고 있음

흑형 귀신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웃음벨이자나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