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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덴세츠의 하청 업체 문화인형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검열에 저항해 바이오로이드들을 무장시켜 정부를 전복시켰습니다.」


지휘통제실에 기동 훈련장 키를 반납하러 온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뉴스의 한 구절 이였다.

"정부를 전복? ... 바이오로이드들이 ? ... 그게 가능하나?" 


나는 그 구절을 보자마자 곰곰히 생각해봤다.


기업 '문화인형'이 말레이시아 정부를 전복 시킨건가 ? 

기업 '문화인형'의 바이오로이드들이 결국 인간'님'들의 통제에서 벗어나 그들 자신의 인권을 자각해 정부를 전복 시킨건가?

기업 '문화인형'이 바이오로이드들을 무장 시켰다고 해도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는게 가능한건가?

허나 나의 그 호기심은 머지 않아 사라지고 말았다. 

주간 전차 기동훈련이 끝나고 배가 고파졌기 때문이다.


"뭐... 아세안 다국적군이 곧 도착해 금방 '문화인형' 측을 제압하겠지..."

*2060년대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인간으로 구성돼는 부대의 비율이 줄어들자 아세안 다국적군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어? 처음보는 작전계원이네? 이름이 뭐니?」

「일병 윤수민 입니다!」


「그래 수민아 오늘 점심 뭐니?」

「전하사님, 오늘 점심 햄치즈버거 입니닼ㅋㅋㅋ」



「올ㅋ 쨔-스!」


「우욱... 빵식 좋아하십니까?」

「다들 빵식 싫어하던데 나는 후보생 생활 부터 병사 생활 그리고 지금까지 항상 빵식 너무 좋았어」
「불고기 버거면 그나마 눈꼽만큼이라도 동감하는데 햄치즈버거는 우욱...」


햄치즈버거라면 더욱히 질색들을 하는 모양이다...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 그 특유의 싸구려 김밥햄을 큼지막 시원하게 썰어서 살짝 대펴준거 하고 딸기잼의 조합이 얼마나 좋은데!


「멍청한 놈들! 슈니첼도 딸기잼하고 같이 먹는데!」
「잘 못들었습니다?」

「아냐 너도 어여 밥 먹으러 가라」


다들 왜 빵식을 그렇게 질색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뒤로 한체 나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마치고 평소에 친했던 취사병을 통해서 

남은 빵식을 몰래 포장 해왔다.


「야 진영아 남은거 몇개 포장해줄수 있냐 ? ㅋㅋ」

「저야 괜찮은데 걸리시면 경고 받으실겁니다 ㅋㅋ」

「응 절대 안걸려 ~」

「그나저나 진영아 너 전역 며칠 남았어?」


「열흘 남았습니다~!!」

「너도 전역 기념 사진 액자로 하나 만들어서 줄게」


「와 정말입니까 ? 너무 감사합니다 진짜...」

일반 전투 소대장 간부들도 부족한 이 시대에 정훈장교 같은 직책을 유지하는 대대는 없다.


따라서 순전히 내 자신의 자원에 따라 우리 대대에서는 내가 정훈장교의 일도 도맡아서 하고 있다.

문제는 가끔식 작전장교2... 아니 작전부사관(??)으로써 지통실에서 일할때도 있지만...

"교지관님도 멀쩡히 계시는데 궂이 나한테 작전일을..."


징병제에 따라 타의로 오는 용사들에게는 그런 사진 몇개가 들어있는 액자같은 소박한 선물 하나라도 되게 고맙게 느껴지나보다.

"하긴 1년이면 요즘 시대에 피같은 시간이지..."

*2070년대에도 대한민국은 남성들을 상대로 1년간의 징병제를 유지했다. 이시기에는 옛날 2010~20년대와 같은 징병률은 필요로 하지 않아 중산층만 돼도 대부분 병역을 세금으로 면제했다. 따라서 바닐라 A1을 살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형편의 이들만 징병당했다.


「전하사님 저 정말로 기대하고 있겟습니다!」

「진영이 너 1년동안 고생했는데 내가 사진 액자 하나 못주겠니?」

「아닙니다!」

「매번 빵식 따로 더 챙겨줘서 고마웠다!」

「옙ㅎㅎ」


그렇게 나는 취사병이 챙겨준 빵과 햄 패티, 딸기잼과 체다치즈를 구분해서 넣어준 봉지를 챙겨들고 식당을 나왔다.

"생각해보면 나도 징병 당한건가?"

문득 사관후보생 과정에 탈락했던 기억이 갑자기 기억나는 순간이였다.


남은 일과를 마치고 대대장님의 실로 들어가 휴가 출발 신고를 하였다.


「기동! 대대장님 휴가 출발 해보겠습니다!」

「어 그래 ! 몇개월 만에 휴가 가는 거지?」


「6개월 정도 될겁니다.」

「하사 임관하고나서 처음 가는거 아니야? 하긴 넌 용사때부터 휴가를 잘 안갔지...」


「무슨 집안 사정이라도 있어?」

「그런것은 없습니다!」


「그래... 알겠다! 얼른 가봐라」

「휴가 승인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보내고 복귀하겠습니다. 기동!」

「어 기동!」


뭔가 집에가도 딱히 할 일도 없고 부모님과 고양이 그리고 진짜 얼마 없는 친구들을 제외하고서는 사회에서 사회관계가

전무한 나로써는 그나마 부대가 나았기때문에 그동안 휴가를 잘 안 것 이였다.


정확히는 부대가 낫다기 보다는 집에 가는게 귀찮았다.


"어디보자... 와 벌써 이정도나 됐네?"

나는 한 친구와 그의 아내분 사진을 보고 놀랐다.


"우와... 바이오로이드도 임신 하면 똑같구나..."


내 친구중 하나는 장교로 전역을 하고 장교 생활중 알게 됀 바이오로이드 'T-3 레프리콘' 모델 중 하나랑 결혼을 하였다.

결혼을 하였고 해당 레프리콘 모델을 금방 임신시켜버렸다.


"그러고 보니 바이오로이드 바이오로이드 거리는것도 실례구나... 사모님 성함이 윤지 셨나?" 

*T-3 레프리콘

이번 휴가도 그 친구놈하고 오랜만에 만나서 맥주 한잔이라도 할려고 나가는 거였다.

요즘 시대에는 사회에 나오면 시체처럼 정부의 배급을 받아 먹는거 말고는 할수 있는게 딱히 없대나 뭐래나...


친구놈도 사회에서 하도 할게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보니 정말 심심해보였다.


그렇게 평상시와 같은 일과를 보내고 몇번 간 적 없지만 평상시와 같은 휴가 출발을 하였다.


그게 내 인생 마지막 평범한 일과와 휴가일줄은 꿈에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