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것은 그저 당연한 수순이였다.

멸망전 고전의 사극에서도 그것을 외쳤다.

강자는 약자를 빼앗고, 짓밟고, 죽인다고.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약자였을뿐이다.

내가 강자로 남아있도록 지켜주던 그녀는 더이상 없다.

약자인 나를 빼앗고, 짓밟고 죽이기위해 총구를 겨누고있을뿐이다.



그녀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총을 내 이마에 가져다댄다.

그녀의 손을 감싸듯 쥔다.

그녀의 총구에서 화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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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간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자원을 탐색하던 중 밀폐됐던 공간이 무너지며 새로운 뇌파를 감지하고 수색, 회수에 성공했다. 인류재건 계획이 실행중인 현 상황에서, 사령관의 지휘권이 양분되는것은 분명한 혼란을 야기할것이라 예상되는 바. 즉시 의식을 확인하지않고 극비리에 연락을 취한것이다.
사령관 또한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었으므로 큰 문제없이 오르카호로 이송되었고, 부대의 리더급을 소집. 회의 후 동결을 해제할지 결정하기로 하였다.
 
마리의 의견은 즉시해제였다. 현 사령관에겐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동급의 인격체나 의견을 피력해줄 존재가 없었다. 하다못해 브라우니도 전우가있지만 사령관에게는 없었다. 그것은 계속해서 사령관에게 중압감이 될것이고, 언젠간 썩어 곪아버릴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새로운 인간은 지휘관에게, 나아가 오르카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것이란 생각이였다.

놀랍게도 용과 라비아타는 마리의 의견에 찬성을했다.
용에게있어서 현 사령관은 유일하게 충의를 바칠 수 있는 이상적이진않아도 어진 사람이였고, 그런 그에게 주어진 왕관의 무게는 혼자 견디기엔 너무나도 무거운것이였기때문이다.
 라비아타도 비슷한 의견이였다. 배틀메이드들이 마음까지도 봉사 할 수 있는, 하고싶어지는 그가 망가지는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또한 과거 지휘를 하던 그녀는 시간또한 그리 많지않다고 느끼기에 즉시 해제하여 지휘, 운용등에 익숙해져서 현 사령관의 부담도 줄이고 혹시모를 미래에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레오나는 즉시해제보다는 최소 부관급은 되는자들에게 이야기를 더 들어보는것이 낫지않냐는 의견이였다.
정신적인 측면이나 미래를 보았을 때 득이되는건 확실하지만, 갑작스럽게 최고 지휘권자의 바로 아래나 동급의 인물이 생기는것이다.
현장 지휘는 분명 지휘관 개채들이지만, 그걸 더욱 세세하고 완전하도록 보조하는건 부관들이다. 현 사령관의 의도를 이제서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게되어 사령관, 지휘관, 부관이 연계가 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런 지휘권의 추가는 부관들에게 부담이 클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부관급의 의견또한 들어봐야한다고 말했다.

칸과 메이의 의견도 레오나와 크게 다르지않았다.
소규모 개별 전투가 대부분인 앵거 오브 호드는 지휘관인 칸보다 명령을 전달받고, 각 팀원들에게 전파하며 세세한 조정을 해주는 부관인 탈론페더가 더 바쁜경우도 잦기때문이다.
둠브링어도 마찬가지로 실제 상황에서 움직이기힘든 메이대신 전장을 직접 누비며 상황을 조정하는 나이트 앤젤이 분명 부담이 크기때문이었다.


아스날은 어느쪽이건 문제없다며 중립표를 띄웠다. 단, 현 지휘관의 명령이 최우선이라는 조건하에서라며 말을 덧붙였다.
압도적인 화력을 지닌 그녀들이지만, 용이 지휘하는 함대와 둠브링어라는 존재에 의해 캐노니어의 가치는 분명 떨어졌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생각했을때 그것은 맞는 판단이다. 캐노니어가 출격했을때의 자원 소모량은 본인들도 알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사령관은 필요할때 확실히 그녀들을 믿어주며 필요할때는 아끼지않고 출격시켜 캐노니어를 배려해주고있었다. 거기에 에밀리와같은 실험체들을 위해 언제나 시간을내 얼굴을 비쳐와주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현 사령관의 위치가 변하지않는다면 크게 신경쓰지않는다고 했다.

 조건부 중립의사를 표한 캐노니어를 제외한 팀들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라선 가운데, 오르카호 내부에 갑작스러운 경보가 울렸다.
대량의 철충부대가 습격했다는 소식에 급히 전투태세를 갖추고 출격한 그녀들의 눈앞의 상황은 괴이했다.

오르카호 주변에 펼져진 부대는 대량의 스피커들. 더욱 기괴한건 아무런소리조차 내지않는 대량의 스피커부대였다는것이다.

얼마 후 직접적으로 공격을 하는 철충이 주변에 없다는 색적 정보가 들어왔고, 스피커의 특성상 놔두기엔 너무 위험하기에 처리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문제없이 스피커를 제거해가고 마지막 한대가 처리되었을때, 이전 스피커와 다른 강한 빛을 내며 폭발했다.

그리고 사령관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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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일단 프롤로그 느낌으로 써봤다. 처음써보는거니까 피드백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