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통발을 돌려놓고 나니 할 일 없어서 훈련소 썰이나 풀어봄


요즘 야로나 때문에 제약 많은건 자주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격리를 한건 처음이기도 하고, 다음에 전환복무 가는 라붕이들 알아두라고 써본다

현역은 모르는레후


난 박사 전문연이라 3주 훈련이었음 (3/4 ~ 3/25)

23연대 였고 전문연 공익 절반씩 스까져 있었음


일단 훈련소에 입소하면 교육대대 전체가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는데, 아래와 같이 크게 3단계로 나뉘게 됨

1. 입소 ~ 1차 PCR 검사 (3/4 ~ 6)

2. 1차 결과 ~ 2차 PCR 검사 및 발표 (3/7 ~ 14)

3. 격리 해제 (3/15 ~ 3/25)



1. 입소 ~ 1차 PCR 검사 (3/4 ~ 6)

젤 힘들었던건 각개훈련도 행군도 아닌 첫 삼일이었음

1차 PCR 검사 음성판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말 행동이 엄청나게 제약됨


우선 보급 옷 (런닝, 속옷, 전투복, 생활복, 신발 등) 을 안 줌

그리고 세면장을 갈 수 없어서 세수, 양치, 손씻기 등을 아예 할 수가 없다

사제 옷 여분을 안들고 갔던 나는 삼일동안 옷을 못갈아 입었음

심지어 입소날 비와서 양말, 바지, 신발 등이 많이 젖었는데 씻지도 갈아 입지도 못했음

손발, 얼굴은 첫날 지급받은 물티슈 (30매)로 해결해야 했고 양치는 이클립스 사탕과 물 가글로 대신함 (가글하고 못 뱉으니 삼켜야 함)

리스테린 가글하고 생수병에 모아두고 화장실 갈때 버리는 식으로 해결하기도 했음

정수기도 사용을 못해서 인당 500ml 생수 20병을 나눠줌 대신 이건 모자라면 더 주긴 함

이때 생활관 냄새가 ㅋㅋㅋ 엌ㅋㅋㅋㅋ ㄹㅇ 씹헬이었음


화장실이 유일하게 생활관 밖으로 나가는 경우였음. 화장실 이용도 존나 힘들었는데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문 앞에 설치된 경광봉을 켜서 분대장을 부름 -> 화장실이 이용중인 분대가 있으면 대기

-> 분대 안에서 3명씩 이용 -> 이용 후 비치된 락스 소독액으로 소변기/대변기 소독 

-> 모든 분대원이 이용했으면 분대장이 바닥 락스로 소독 후 다음 분대 사용 이런 식이었음

화장실에 세면대도 없어서 이때 손에 묻힐수 있는건 알콜 소독제 뿐이었다 ㅅㅂ

그리고 이때부터 변비때문에 존나 고생함


식사도 분대장들이 식당에서 밥차 끌고 와서 생활관 문 앞에서 방진복 입고 나눠줌

관물대에 식판이 하나씩 있었는데, 미리 보급받은 식비닐 깔고 밥먹고 비닐만 버리는 식이었음

그리고 가끔 아침에 전투식량이랑 컵라면을 주는데... 님들 기상 10분뒤에 이거 다 먹을 수 있음? 난 진짜 못먹겠더라


마스크는 매일 KF94를 나눠줬음

밥먹을 때만 잠시 벗고 그 외에는 항시 착용이었음. 심지어 잘 때도 써야했음 너무 답답해서 턱스크 하고 자긴 함

1차 PCR 검사 결과 나오기 전에는 불침번도 안 섰고, 옆사람이랑 대화도 못하게 해서 조용하게 말해야 했었음



2. 1차 결과 ~ 2차 PCR 검사 및 발표 (3/7 ~ 14)

콧구멍 쑤시고 (존나 아프다) 전원 음성 판정이 나면 화장실 이용이 분대당 3명이 아니라 분대 전체로 바뀌고,

세면장이 해금되며 생활복과 런닝/속옷 3장씩 획득이 가능함

이제 부턴 분대안에서 떠들어도 ㄱㅊ음 다만 다른 수칙들은 그대로였음


세면장 이용은 하루에 한번 5분 (나중엔 10분) 이었는데 낮에 쓸때도 있었고 저녁에 쓸때도 있었음

첨엔 요령이 없어서 양치 세수 정도만 했는데 나중엔 샤워에 면도까지 함 지금 다시 해보라 그러면 절대 못할듯

대신 이때는 세탁기를 쓸 수 가 없어서 3장 받은 팬티를 삼일씩 나눠 입어야 했었음


이때부터 불침번을 서기 시작했는데, 복도로 나가질 못하니 생활관 안에서 한명씩 돌아가며 섰음

분대장이 거의 감시를 못하니까 라이트펜으로 일기쓰고 책 읽음


14일 까지는 전부 생활관 내부에서 교육을 받았음

영상을 보거나 정훈교육이 있으면 분대장들이 생활관 마다 티비를 옮겨주고 상황실에서 전체 방송으로 강의하고 그랬음

제식도 생활관 침상위에서 방송통제로 했고 화생방도 방독면 (K-1) 써보는 것만 생활관 안에서 진행함

KF94쓰고 방독면 쓰니까 진짜 존나 숨 안쉬어지더라


이때까지는 진짜 개인 시간이 너어어어어무 많아서 시간이 존나 안감

내꺼랑 분대원들 책들 다 빌려가며 책만 15권을 읽음


이 기간 동안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는건 이틀마다 있는 10분 산책이 전부임

연병장 가운데 꼬깔콘으로 구역을 두개로 나눠서 두 분대를 각각 풀어둠


3. 격리 해제 (3/15 ~ 3/25)

진짜 밖에서 뭔가 할 수 있게된게 이때부터임

2차 PCR 검사 음성이 뜨면 야외 훈련도 하고 식당도 가고 샤워장도 쓰고 화장실, 세면장도 개인정비시간에 맘대로 쓸수있음


첫 야외훈련이 각개전투였는데 내가 생각했던 유격장 가서 하는게 아니었음

연병장에 의자와 빈 수류탄 나무박스로 장애물을 만들어 두고 A4 종이에 "담장" "통나무" "나무 그루터기" 이렇게 써붙여 두고 함ㅋㅋㅋ

철조망도 안쓰고 포장용 노끈이랑 그물망 씀


그런 식으로 연병장 두개를 이어서 코스 만들어 두고 약진앞으로 하면서 존나 뛰고 땅바닥을 기어다님

마지막이 착검 돌격이었는데 대검도 안줘서 착검 하는 시늉을 해야 했음


다음은 사격이었고, 25m 영점 사격만 이틀에 걸쳐 두번 진행함

그러고 연습용 파란색 수류탄 던지고 총기제식 배움


행군도 제목은 20km 행군인데 한 12km? 정도 걸은거 같음 그리고 육군훈련소 밖을 안나가고 안에서만 돈다

심지어 점심 먹으러 다시 연대로 복귀함

그리고 4급 중에 허리/다리 등 아픈 애들은 단독군장 시킴

나도 빼고 싶었는데 선두 걸려서 그러지도 못함

완전 군장 짐 검사는 잘 안하니까 적당히 가라쳐라 난 모포 안넣음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임무 분담제라고 분대장/소대장/중대장 훈련병, 행정병이나

청소구역 분담등을 정해서 매일 저녁 점호전 청소 또는 역할 수행을 하게 됨

중/소/분대장 훈련병 등은 진짜 툭하면 일이 생겨서 힘들진 않은데 귀찮고,

화장실이 격리 기간 내내 락스 청소를 해서 생각보다 깨끗함 물론 청소는 힘듬

분리수거 팀은 생활관에서 쓰레기 나온걸 다시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함


다 힘든데 그중 숨겨진 꿀보직이 배식임

부식이나 메인 반찬 맛있는게 나오면 존나 폭식 십가능임

2~3일 마다 논산딸기가 나오는데 난 맨날 30개씩 처먹음

그러니까 임무 분담제는 꼭 배식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