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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화 읽어주면 더 재밌음..!

***

"사령관님을 저에게 양보하시겠습니까?"

붉은 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의 저격수가
나에게 말을 건낸다.
가장 신뢰하던 부하가 전생처럼 결국 나를 쫓아내고
사령관과 서약을 하게 되는걸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발할라 부대 숙소로 돌아온다.
어색한 침묵이 감도는 나와 발키리의 사이.

왜... 이렇게 되는걸까...
이번엔 좀 더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또 사령관은 발키리가 서약하고 난 요안나 아일랜드로
쫓겨나는걸까?

***

"레오나 대장님! 오늘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부대의 막내.
누굴 닮았는지 영특하고 똑부러지는 안드바리가
내 상태를 눈치챈건지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아니야, 안드바리. 일은 좀 어때?
알비스가 초콜렛 더 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말하렴."

"네. 대장님!"

사령관이랑 서약하면
안드바리를 딸로 입양하자고 할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전날의 기억이 나를 덮친다.

사령관과 키스를 하며 몸을 섞던 발키리.
나에게 사령관을 양보해달라고 하는 당돌한 부하.
개 같은 년.

"레오나 대장. 좋은 아침입니다."

발키리가 타이밍 좋게 인사한다.
어제와 같은 무표정한, 아니.
조금더 짜증이 섞인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인사를 건낸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발키리와 나는 둘도 없는 자매관계..
거기에 신뢰하는 상사와 부하관계.
사령관과의 관계로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발할라의 자매들에게도 악영향이다.
화해의 제스처를...내밀어야겠지...

"발키리...어젯밤에 있던 일은...
대장으로서 눈감아 줄게.
다음엔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어."

"레오나 대장. 사랑이 유전자 적합성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발키리...너...끝까지..."

붉게 빛나는 오드아이를 치켜뜨고
나를 바라보는 발키리.
옆에서 안드바리가 안절부절 못하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전, 사령관님을 사랑합니다.
레오나 대장보다도 더 사랑합니다.
단지 유전자 적합성 때문에...결정된 서약이라니.
인정할 수 없습니다."

발키리는 무덤덤하게, 조금 화났다는 듯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나는 사령관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네 까짓게 뭔데 내 사랑을 판단해?
너가 사령관을 사랑하는만큼 나도 사령관을 사랑해.

짝--!

발키리의 고개가 돌아가있다.
길게 뻗은 내 오른손.
감정 조절도 못하고 발키리의 뺨을 후려버렸다.

***

지휘관 개인실에 들어와 눈물을 훔친다.
아마 안드바리가 없었으면 더 심하게 싸웠겠지.

발키리...
내가 사령관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네가 뭔데...나도 내 방식대로 사령관을 사랑해.

손수건을 찾다가 탁자 위에 눈이 갔다.
탁자 위에 놓여있는 작은 액자.
그 속에 있는 발할라 부대원들의 단체 사진.
모두가 활짝 웃으며 미래를 그리던 시절.

발키리의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나.
발키리의 갈색, 그리고 푸른 빛의 눈동자가
내 눈에 들어온다.

'어라..?'

이상한 위화감.
방금 전까지 나와 다투던 발키리의
붉은 빛 눈동자.

'분명히...붉은 색이었어.'

감정에 휩쓸려서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발키리의 갈색 눈동자가 짙은 붉은 색 빛을 띄고 있었다.
발키리는 저격수로 개조되며 한쪽 눈이
푸른색을 띄고 있지만...

개조되지 않은 쪽은 아름다운 갈색 빛의 눈동자를
갖고 있었다.
갑자기 눈동자 색이 변한다는건 들어본적도 없어.
뭔가...이상해.


<<삐리비빅-!
당직사관이 전파합니다.
지휘관 개체 및 뽀끄루, 아르망...이하의 분들은
금일 00시 긴급 지휘관 회의에 반드시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방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철충과의 전쟁으로 인한 지휘관 회의가 무전을 통해
알려졌다.
30분 남았으니 슬슬 준비해야하려나.

지휘실로 향하던 도중 뽀끄루를 만났다.
여전히 안절부절 못하는 소극적인 모습의 그녀.
하지만...정도가 조금 지나치다.
설마..?

"뽀끄루씨...저번에 잃어버린 뿔은 찾으셨나요?"

가볍게 뽀끄루에게 다가가 말을 건낸다.
그러자 금새 쏟아질거 같은 촉촉한 눈빛으로
울먹이며 나를 바라보는 뽀끄루.

"레오나씨...저 어쩌죠...으흑...뿔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요...윽...흐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