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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진짜? 인간이잖아?! 이거 진짜야? 만져봐도 돼?! 가벼운 터치만 할게!

만지려면, 누구 허락받아야 해? 터치는 어디까지 하락되는 거야?


트리아이나는 이제는 제법 희미해진 기억에도 남은 그대로 좀 과할 만큼 활기찬 성격이었음.

사령관과 마주치자마자 한 인사도, 아마 그대로인 것 같긴 한데.


- 리제, 어디까지 허락해 줄 수 있겠어?


라고 장난기를 담아 물어보는 사령관은 역시나 원작대로일 리 없었지.

그보다 주변에도 옅게 웃음이 퍼져나가는 게 완전히 재미있는 광경 취급 아닌가.


- ……일단 악수까지로 부탁드려요.


한숨 섞인 대답에도 개의치 않고 트리아이나는 척척 나서서 사령관과 악수를 나눔.


- 흠, 흠. 그래서, 인간님이 이 잠수함의 소유주인 게 맞지…… 요?

- 그렇게 되었네. 달리 소유권을 주장할 인간이 남지 않아서.


그 대답에 역시나 세계가 망한 거였나- 하는 한탄도 잠시, 트리아이나는 곧바로 사업(?) 설명을 시작함.

인간으로부터의 명령이 사라진 후, 심해 탐사를 그만두고 트레져 헌터가 되기로 결심한 것.

기나긴 모험 끝에 블랙리버가 숨겨놓은 최후의 금고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

그렇게 이 섬에 도착한 건 좋은데, 자신 혼자만의 무력으로는 돌아다니는 철충을 어찌하는 게 불가능하니 사령관이 자신의 탐사를 후원해주기를 바란다는 것.


뭐, 원작처럼 즉흥적인 발상이 아니라 애초에 휴가를 가지기로 했으니 딱히 고민할 것도 없었지.

호위로 세이렌 이하 호라이즌을 붙여주고, 휴가중인 대원 중에서도 흥미가 있는 인원은 탐사에 참여하게 하겠다는 대답에 트리아이나는 감격하며 연신 감사를 표함.


- 괜찮으시겠어요, 사령관님?


물론 또 다른 당사자인 세이렌은 조금 당황한 것 같았는데.

사령관이 귓속말로 뭔가를 속닥이니까 납득을 넘어서 갑자기 사명감까지 느껴지는 태도로 칼같이 경례를 올려붙임.

뭐라고 한 걸까, 리제가 갸우뚱거리는 동안 사령관은 세이렌에게 동원할 호라이즌의 규모를 정해준 다음 바로 리제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 리제, 너도 동행해줄 수 있을까?


……엥?


*   *   *


-뭔가, 내가 생각하던 탐험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초면에서의 에너지가 8할 정도 줄어든 트리아이나의 한탄에, 리제는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임.

자기가 생각하던 이벤트가 아니란 기분이 드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였거든.

섬을 배회하는 철충들을 상대할 때부터 스틸라인-둠 브링어라는 원작조에 더해 호라이즌의 함포사격까지 더해진 덕분에 해안선 인근은 그야말로 박멸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깔끔하게 종료.

전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광경에 창백해진 트리아이나 쪽을 오히려 세이렌이 채근하는 것도 어색한데, 리제에 또 덤으로 붙은 동행인도 한둘이 아니기까지 했지.


- 후, 후, 후! 짐의 눈에는 다가올 황금빛 영광이 똑똑히 보이는구나!

- 으에~~ 초코바가 녹아버릴 것 같아!

- 날씨… 맑구나….

- 안 무서운 리제 언니, 이 쪽으로 가 봐도 괜찮아?


좌우좌, 알비스, 더치 걸, 아쿠아.

까놓고 말해서 현재 오르카 호에 있는 (닥터랑 코코를 뺀) 연소조였음.


- 흐앙~! 너무 따뜻해서 금방 잠들어버릴 것 같아요!


그리고 호위로 붙은 건 컴패니언 중에서는 가장 리제랑 친한 하치코.

……소풍이지, 이거?


물론 비는 시간에 좌우좌랑 놀아주다 보니 결과적으로 다른 어린애들도 같이 돌보는 경우가 많았달까, 진짜 어려운 일들은 라비아타가 대체로 도맡다 보니 '그러고도 부관이라고' 라는 눈칫밥 먹기 싫어서 애들 돌보기로라도 어필하려는 얄팍한 계산이 없지는 않았달까 해서 다들 잘 아는 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너무 노골적으로 '보물 탐사따위 휴가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뭐, 원피스에 밀짚모자 차림으로 나온 자기가 할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 자, 여러분! 그러면 지금부터 탐사대장 트리아이나 씨를 따라 보물을 찾아보기로 하죠!


그렇게 리제가 트리아이나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동안, 정작 원작 1부에서의 메인 목적(?)이던 세이렌은 다른 호라이즌 대원과 함께 눈까지 반짝이면서 활기 넘치게 아이들을 이끌고 있었음.

뭐지? 중압감에 눌려서 일에 찌들어 살던 세이렌은 그 며칠 사이에 어디로 사라졌지?


지고의 저녁식사 때와 마찬가지로 원작 지식이 영 쓸모가 없어질 것 같은 불길함과 함께, 리제는 자신을 잡아끄는 좌우좌를 따라 보물 찾기(?)를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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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로 리오보로스의 유산 시작하겠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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