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가동할 때가 온 건가......

의외로 오르카 바이오로이들 살리고 복수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꽤 되더라고요?

이글이 원래는 오르카 쪽을 좀 더 부각해서 쓰는 걸 목적으로 시작했었는데...

이런 내용도 좀 넣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몇몇 글에 소소하게 올린 짧은 글이...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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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aYZIaizIWxk


그 날 다시 살렸던 일원들이 펙스에 적응하게 되어

현재 되살아난 충성파 일원들은 모두 펙스의 일원으로 녹아들어갔다.

펙스소속 바이오로이드들도 그녀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살아난 이들은 그 응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지금은 그녀들도 펙스 오르카 상관없이 모두 펙스의 일원으로서

지내고 있다. 


그들이 모두 깨어나고 몇 주가 지났다.


"그래...이제 다들 적응하고 지내는 구나......다행이야..."


닥터는 안심한 듯이 마음을 덜었다.


"응..근데 닥터.."

 

"어? 왜 그래..오빠..?"


"좀 괜찮아..? 이렇게 나와도 너...정말 괜찮겠어?"


"괜찮아...오빠...지금은 많이 나아졌어.."


전 사령관은 닥터가 일하는 장소에 와 있었다.

그녀는 지금 펙스 시설 보강을 위한 철판 등..

같은 물건만 반복해서 제작하는 공방에서 일하고 있다.

본래 뛰어난 머리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그녀였고

같은 물건만 만드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오르카에서의 트라우마로 인해

다시 깨어났던 그녀는 공구조차 만지기 힘든 몸이 되었다.

공구를 만지기만해도 그 날의 기억이 닥터의 눈 앞에서 펼쳐졌었다.

깨끗한 펙스는 피로 얼룩지고 무너진 잔해 뿐인 오르카로 바뀌고

그녀의 눈 앞에는 오르카 일원들을 갈아서 만든 잠수정이 눈에 띄고

그 잠수정은 점점 바이오로이드의 피부들로 덕지덕지 이어진 기괴한 모습이 된 채

서글프고 냉기 서린 눈으로 닥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또 공구가 쥐어진 손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 닥터는 두려움과 공포에 그토록 좋아하던

공구도 던져버리고 두려움에 절규하고 떨었다.


닥터는 그 날 돌아와서 미친 듯이 울고 절규했다.

자신은 아무것도 만들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라면서 절규했다.

전 사령관에게 매달려서 울었고 

전 사령관은 그런 그녀를 달랬었다.

그녀가 자신을 차라리 버려달라고 빌고 해체해달라고 빌기까지 했다.

그 때마다 전 사령관은 넌 쓸모없지 않다, 널 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격려했다. 그 격려가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었는지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다.. 초반에는 공구를 쥐기만해도

경기를 일으키고 숨이 막히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쓰러지기까지 했었다.

그런 닥터였기에 전 사령관은 그녀를 최대한 쉬게 해주고 싶었지만

닥터 본인이 전 사령관의 마음을 알았는지 자기가

나서서 전 사령관한테는 용서 받을 일을 하나라도 해야한다면서

무언가라도 하겠다면서 계속 나섰다.

그런 닥터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전 사령관을 그녀를 안쓰럽게 볼 수 밖에 없었지만

말리지는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고 힘들면 

꼭 쉬라는 말과 다정한 웃음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닥터는 그런 그에게 웃으며 알았다는 말과 함께 손을 흔들었다.

전 사령관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 했다.

닥터가 선택한 길이었기에 이것을 자신의 권한으로 못하게 하면

그것은 닥터의 의견을 무시하게 되며 

오히려 닥터를 정신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기 스스로 견뎌내려고 하려는 닥터를 못 하게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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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씁쓸한 마음과 함께 밖으로 나온 전 사령관은

어느 방에 들어와 한 자리에 기대었다.

그러던 중 파이가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건 전 사령관이 휴대폰에 

스피커 기능을 켰다. 이 어두운 방에서

누군가한테 들으라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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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rfFyi8rFZIk


"어 시연아?"


"주인님...전원 생산 완료했습니다."


파이의 말에 전 사령관의 뇌리에 강하게 무언가가 때려박는 느낌을 받았다.


"전부 다?"


"유전자 씨앗이 무사한 이들만 깨어날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훼손이 있는 이들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입니다."


"지금 전원이 복원된 건 어느 년들이야?"


"일단 컴패니언 개체는 전원 다 복원되었습니다.

 페로, 펜리르, 하치코 전부."


"지휘관 개체는?"


"걱정마십시요. 지휘관 개체 및 대표개체들은 모두 복원 완료했습니다."


"그래 수고했어."


전 사령관은 전화를 끊고는 어딘가에 말했다.


"들었어? 컴패니언 전부 복원되었다고 하네?

 비록 이전의 인원들 만큼은 아니지만 말이야.

 기뻐할 일이잖아? 안 그래? 리리스?"


전 사령관이 고개 돌려 말한 곳에는 목에 사슬로 묶여 있는 채

한 쪽 눈에 오르카의 뱃지가 박혀있는 리리스가 있었다.


"왜...절..살리신 겁니까...."


"죽기 싫었잖아? 그래서 살렸는데...기분 나빴어?

 하긴 기분 더럽게 나쁘겠지..

 그렇게 꼴보기 싫은 놈이 자신을 살렸으니까...안 그래.."


"그..그것은.."


"이제와서 아니라고? 그런다고 니들이 나한테 했던 짓이

 지워질거라고 생각해?"


"저희는....그 잘못을 혹독하게....다 받았습니다.

 그런데...어째서..."


그 말에 전 사령관은 잠시 쿡쿡하고 웃어댔다.

리리스는 그 모습에 알 수없는 소름을 느꼈다.

자신들 눈 앞에 있는 이 자가 자신들이 정말 무능하다

여기고 내쫓았던 이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외형이야 생체 재건 설비로 바꿔서 그랬다쳐도

무언가가 정말 달라졌다.

리리스 자신이 전투할 때 내보내는 이상 급의 살기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왔었다.


"다 받아? 누구맘대로? 너희가 당한 거는 벌이 아니야?

 니들이 한 일의 결과지. 너희는 너희가 치룬 결과에 대한 벌을 받은 거지..

 내 벌은 아직 다 받지도 않았어?

 그리고 그렇게 죽어버리면...니들은 다 편하게 다 내려놓고 가는 건데..

 내가 그걸 내버려둘 거 같아?"


리리스는 현 사령관 때와는 달리 아무런 생각도 못한 채 떨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들이다...자신들이 이렇게 만든 거다...눈 앞에 승리에 눈 멀어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에 넘어가 차오른 오만에 눈 멀어버린 자신들이

만든 결과였다.


"지금 네가 이렇게 묶인 채 매달려있는 것도 내가 내리고 있는 벌 중 하나야 

 또 난 너에게 벌이라는 이름하에 내린 명령을 하나 내렸었지. 

 이 사슬을 풀지 말라고 풀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그리고 난 오늘 벌을 추가하기 위해서 온 거고.."


"그...그게 대체...무슨..."


전 사령관은 방에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대형 스크린 하나가

리리스의 눈 앞에 내려왔다.


"내가 너한테 내릴 또 다른 벌은 앞으로 너에게 틀어줄 이 영상을

 눈 돌리지 말고 끝까지 보라는 거야. 명령이다."


그의 독거어린 목소리가 리리스의 귀를 때려박았다.

불안했다. 저 앞에 아직 켜져있지 않은 스크린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알 수없는 불안감이 리리스를 뎦쳐왔다.


"주..주인님..."


불안감에 자신도 모르게 나와버렸다.


"누가 네 주인이야? 아~ 나 아니면 네가

 그렇게 따르던 그 자식 말하는 거냐?

 그 자식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줄까?

 네가 뒤진 줄 알고 바로 나한테 빌더라?

 그러고는 살려달라면서 자기는 이제 빌어먹을 도움도 안되는

 오르카 년들 주인도 아니라고 자기가 주제 넘었다면서

 나한테 살려달라 매달리더라.

 그래서 난 약간의 장비만 주고 아무도 안 사는 무인도에 내다버려줬어."


거짓말이다. 그는 지금 이 곳에서 생전 이상의 고통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어떤 때는 오드리의 마네킹 신체가 되거나 어떤 때는 더치 걸들의 멘탈

케어를 위한 꽂꽂이 화분이 되거나 하며 지내고 있다

오늘은 아마 C구역에서 AGS투기장에 투입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혹사당하고 난 후에는 다시 생체 재선 설비에 넣어서 

몸만 원래대로 되돌린다...그것을 지금 계속 반복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이 말들은 모두 리리스에게 절망을 심어주기 위한 방법으로 하는 말이었다.


"그...그럴...수가....우리가...우리가 왜...당신을 버렸는데..

 당신을 버려가면서까지 충성했는데.....이럴 수는...."


"혼자서 나가길래 수발들 애가 필요하지 않냐 하니까. 됐다고 하는 거 있지? 

 바이오로이드라면 이제 지긋지긋하다면서 말이야.

 그것들 때문에 뒤질뻔했고 명령도 제대로 안 듣고 

 자기 목이나 베려고 했던 것들과 같이 사느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다고 하는 거 있지?

 그래도 난 자비로운 사람이니까 가끔가다 죽지 않을 정도의 물자나

 받으로 오라고하고 내보냈어. 어찌나 감격에 그치지 못하는 꼬라지하며

 내 신발까지 핥아가면서 감격에 빠진 표정이었더라?

 얼굴에서부터 이렇게 써져있었어. 

 이제야 병신같은 너희들한테서 자유로워졌다는 표정이었지.

 하하..웃기지 않냐? 날 내 쫒을 때는 그렇게 물고 빨고 하던 주제에

 조금만 수틀리니까 바로 나 몰라라하고 말이야.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이 딱 어울려."


전 사령관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이만 일어나 볼게. 아직 해야될 일이 많아서.

 아! 한 가지 더 그 목에 달린 사슬 풀 생각하지도 마.

 왜인지는 너도 알 거야 그랬다가 온 몸에 구멍나서 

 수복 받은 것도 한 두번 아니잖아?"


실제로도 그랬다. 리리스는 처음 눈을 뜨고 

자기 목에 있는 사슬을 빼려했으나 사슬에 손을 대는 순간

방에서 자동으로 기관총들이 나와 자신을 죽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몸을 꿰뚫었었다.

사슬에서 손을 놓으니 또 방에 벽이 열리면서 소형 수복용 AGS가

나와서 그녀를 치료했다. 

한 번은 리리스가 문 방향으로 기어갔던 적이 있다.

그러나 문에 가까워지자 사슬을 통해 강력한 고압전류가

사슬을 따라 리리스의 몸을 타고 흘렀다.

리리스는 이 방에서 완전히 갇혀버린 거나 다름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로...

그렇게 생각하던 중..나가려던 전 사령관을 향해 리리스가 말했다.


"저..저한테 내릴 벌은 그게 다 입니까?"


리리스의 말에 전 사령관이 고개를 돌렸다.

리리스가 다가가려는 찰나 엎어지면서 말했다.


"전...제가 주인이라 모신 사람과 같이 당신을 괴롭혔었습니다..

 그런데..제게 내릴 벌이 고작 이게 다란 말입니까?

 이 곳에 갇혀서 도망치지도 못한 채 두려움 속에서 살라는 것이

 전부냐 말입니다."


그 말에 전 사령관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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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UPqS8dc7WVI


"하나는 알아도 열은 모르니...그러니까 네가 바이오로이드인거야.

 벌? 너는 벌이라는 게...꼭...벌 받을 사람한테만 가해지는 게 벌이라고 생각해?

 잘 생각해봐 넌 대가리 좋잖아?

 대가리 좋으니까 나 내쫓고 그 새끼 따른 거잖아?

 비싼 부품들어간 값은 해야 정상 아냐? 

 내가 왜...오늘 네 앞에서 컴패니언들을 전부 살렸다고 말했을까?"


그 말에 나오고 리리스가 그를 바라보자 그는 웃고 있었다.

그 눈에는 복수로 타오르고 있었다.


"하나 더 힌트를 줄게. 컴패니언들은...네가 살아있는 거 몰라."


그 말까지 나오자 리리스는 그 말의 뜻과 자신의 앞에 나와있는

스크린과 이제 곧 틀어줄거라는 영상...그리고 자신을 묶어둔 사슬과

그 사슬에 손을 대는 순간 나오는 기관총과 총이 들어가고 나오는

수복용 AGS들...그 모든 것의 의미를 알게 된 채 절망했다.

전 사령관은 그녀에게 이제 좀 알거 같아?라고 하듯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리스는 두려움어린 눈으로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주..주인님..아니..인간님..아니 회장님...부탁드립니다..

 제발 페로랑...다른 애들을 해하지 말아주세요...

 이렇게 빌겠습니다..컴패니언의 죄는 제 죄입니다...

 그러니...그 애들한테..갈 벌..제가 다 받겠습니다... 

 제발..."


"리리스?"


"주..주인님.."


하지만 전 사령관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그는 리리스가 예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을 다시 돌려주었다.


"넌 더 이상 내 바이오로이드가 아니니까 나한테 친근한 척 굴면서

 나한테 매달리지 말아줄래?"


"아..아아..안돼..안됩니다...제발...페로랑 아이들은..."


"자기 좋을 때는 그렇게 사람 무시하더니..

 자기 불리해니까 박쥐새끼처럼 그렇게 주인 훌훌 갈아타고...

 정말 오르카 있을 때도 넌 더러웠는데

 여기까지와서도 넌 더럽구나..

 설마...네가 벌 받는다고 걔네들 죄가 없어진다...뭐 그런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너는 그럴지 모르는데...난 아니다?"


전 사령관은 리리스를 뿌리치고는 그대로 방을 나갔다.

리리스는 그를 붙잡으려고 문으로 향했으나

그런 리리스의 마음과는 달리 고압전류가 리리스를 덮쳤고

리리스는 다시 문에서 멀어졌다.

리리스는 절규한 채 바닥에 쪼그려 하염없이 통곡했다.

그러나 배신자를 위한 구원은 존재하지 않았고

바로 그녀의 앞에 스크린이 켜졌다.


"여...여기는..?"


리리스의 눈에 비친 장소는 너무나 익숙했다.

바로 오르카의 수복실이었다.

그리고 그 수복실에 있던 건 

오르카의 컴패니언 자매들이었다.

그리고 영상 밑으로 자막이 하나 나왔다.

리리스는 기겁을 한 채 얼굴이 파래졌다.


-낙인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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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ST2H8FWDvEA


펙스시설에서 좀 떨어진 낙후된 

펙스 시설에서 쓰레기 매립지역으로 정한 지역이 있었다.

비록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 곳은 오래전에 오염수가 유출된 적이

있는 장소였다. 그 장소에 한 거대한 잠수함 파편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오르카호였다.


"으으..."


누군가가 수복실 침대에서 눈을 떴다.

그녀는 CS페로 마지막에 해체된 그 페로였다.


"여..여긴..나는 분명..어?"


그녀는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알몸으로 사지가 묶여있는 채로 누워있었다..


"이..이게 대체!? 여..여기는 어디.."


페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 곳에 어디인지 알았을 떄 그녀는 절망했다.

자신은 오르카 안에 있었다.


"오..오르카? 오르카가 어떻게?

 분명히 가라앉았는데 왜?!"


그렇게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던 중

자신의 옆에서


"페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치코?! 펜리르?! 이게 대체!?"


"페로..나 펜리르인데..거기 있어?

 나 몸이 뻐근해...삐걱거리고 잘 움직이지 않아..."


그 안에는 자신을 제외하고 오르카의 모든 컴패니언들이

있었다. 그날 오르카가 무너지던 날 오르카에 있던 인원들

하치코 10명 펜리르 2명 페로 8명 전원이 다 있었다.

그녀들은 죽었던 자신들이 다시 살아났지만

수복실에 사지가 묶여있는 처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르카의 컴패니언들? 모두 일어났나보네요?"


어떤 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이게 대체..!?

 그보다 우린 다 있는데 리리스 언니는 어디 있는 거지?!"


페로는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면서도 리리스의 행방도 찾았다.

하지만 리리스는 없었다.


"정말 질기시네요. 시험 삼아 돌려봤는데 안 죽고 다시 살아날 줄이야..

 여러분들은 지금 오르카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오르카는

 저희 펙스가 인양해서 저희 전력으로 돌아가고 있는 즉 지금의 오르카는

 이름만 있는 채 저희 펙스에게 묶여있는 상황이랍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다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아채지 못한 채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의 이름을 대며 자기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저는 펙스의 레모네이드 파이랍니다.

 여러분은 전원 모두 죽어서 해체된채 잠수정의 부품이 되어있었답니다.

 그리고 그런 여러분은 저희들의 주인이신 펙스의 회장님께서 

 인양해서 여러분들을 살려냈죠.

 아~그래도 여러분은 저희들의 회장님을 배신하고 버렸던 적이 있죠?

 그래서 괘씸죄를 적용했답니다. 여러분들이 있는 곳은 앞으로 여러분의 숙소가 될

 곳 입니다. 바로 여러분을 가두고 해체했던 오르카랍니다~!

 그래도 수리는 적당히 철판 덧대고 때워서 해서 바람 새는 거 빼면

 지낼만은 할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의 새로운 몸을 만드는데 쓰인 자원들은 모두 오르카에 있던 그 낡아빠지고

 바닷물에 잠겨있던 그 자원들로 만들어졌답니다."


그 말을 듣고 몇몇 컴패니언들이 반발했다.


"뭐!? 우리 해체?! 잠수정 부품?! 대체 무슨 소리야!"


"어디서 우릴 이간질 하려고!"


"우린 그 때 잔해에 깔려서 죽었다고!"


"사실이야..."


수많은 반발속에서 한 페로가 사실을 인정했다.

그녀는 마지막에 해체된 그 페로였다.


"모두 사실이야...그 날 잔해가 무너지고 

 우리 자매들 대부분이 죽었었어...나도 다리를 못 쓰게 되었었고..

 사령관은....우릴...자신이 탈출한다면서...

 죽은 우리들을 잠수정 부품으로 갈아버렸어..."


그 말을 말도 안된다면서 말하려 했으나

페로는 오히려 자신이 해체 당하기 전까지의 일들을 말해주자

컴패니언 전원 다 그냥 흘려듣지 못한 채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그녀들은 사령관이 자신들마저 갈아버렸다는 사실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페로는 그제서야 펜리르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래된 자원들과 한 번 바다에 수장된 채 있던 설비

그리고 그걸 대충 떼워서 수리했으니...

몸이 이상하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실제로 그걸 들은 페로 자신도 몸이 이전같이 않다는 걸 눈치챘다.


"저희 회장님의 배려입니다.

 그렇게 오르카를 사랑하시는 여러분의 마음에 감격하여 

 여러분을 살리는 데에 필요한 건 모~~~~두 오르카 것만 이용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그 오르카에서 지내게 될 테니 아무쪼록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설마 당신들 같은 주인 버리는 배신자들을 뭐 좋다고 저희 시설 좋은 팩스에서 지내게 하겠어요?

 그리고....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천장위로 그녀들의 뺨과 자궁부를 향해서 무언가가 내려왔다.

그것은 불에 빨갛게 달궈진 인두였다.

그리고 인두는 오르카의 문양이 있었다.


"이..이거 뭐야!?"


"저리가!"


"우리한테 왜 이러는 데!"


"살려줘!"


컴패니언 일동이 발버둥을 쳤다.

마지막까지 살아있던 페로도 그 문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싫다는 말만 반복하였다.


"언니...리리스 언니...언니는 어디있는 거야..?

 언니....언니...지금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거 겠지..?

 그런 거지...언니..제발 답 해줘..."


그러나 잠시 후 들리는 소리는


"끄아아아악!!!"


"꺄아아아아!!!"


"아파! 싫어!"


그녀들의 살을 지지는 소리와 그녀들의 비명소리

그리고


"어머? 겨우 이거 가지고 아프세요? 

 저희 주인님은 여러분한테 버려졌을 때 그 보다 더한 고통을 맞 봤었답니다?

 겨우 그걸로 아파하시면 안된다고요!

 걱정마세요? 혹시 혼절해서 죽기라도 하면 다시 수복해 준 뒤 오르카로 데리고 돌아와 줄테니까요.

당신들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신 건 저희들의 회장님입니다.

 여러분을 펙스의 들일 맘은 없지만 여러분을 살린 건 저희 회장님이십니다.

조만간 회장님께서 여러분을 부를테니...전부 참석해주시길 바랍니다.

설마? 멍청하게 여기서도 뒷통수치는 짓을 하지는 않겠죠?

그러면 바이오로이드도 아닌 그냥 고깃덩어리잖아요?

여러분은 고깃덩어리가 되실 건가요? 아니면 바이오로이드라는 정체성만큼은 

지키실 건가요? 생각해볼 이유가 없을 텐데?"


파이의 방송은 그렇게 끝났다. 그러나 그 방송은 오르카 바이오로이드들의

비명소리에 묻혀서 끝났는지도 모른 채 끊어졌다.

그 오르카를 경비 중인 건 둠브링어였다.

메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벌벌 떨었다.


"대장..일단 진정을.."


"나앤...나 잘한 거지..? 만약에 우리도 전향하지 않았다면...저렇게 됐었던 거지..?

 그치? 나...틀린 거 아닌 거 맞지?"


벌벌 떨면서 울먹이는 메이의 모습에 나이트앤젤도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저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나이트앤젤이 고개를 드니 그 주변의 둠브링어 일원들도 마찬가지인 모습을 보였다.

나이트앤젤은 말없이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오르카를 침울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오르카 안에서는 수복실에서 

뺨과 자궁부의 인두가 지쳐지던 페로는 자신들의 자매들의 비명 사이로

정확히는 자신들이 있는 수복실 밖에서도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을 듣게 되었다.

살아난 건 자신들만이 아니었다.

오르카의 일원들 대부분이 살아났고 자신들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는 것을...


한편 페로랑 컴패니언들의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그 같은 시간에..


"안돼! 안돼....페로...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

 나쁜 리리스가 잘못한 거예요...제발..제발...리리스가 다 벌 받을테니까..

 안 받은 게 있으면 다 받을테니까.

 리리스가 다 받을테니까....제발 제 동생들만은 그러지 말아주세요....제발..

 아아아악!!!! 페로...안 돼!!!!!"


리리스의 절규도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전 사령관이 내린 벌이라는 이름하여 내린 명령으로

페로랑 컴패니언들이 인두로 지져지는 영상에서 

눈을 떼지도 못한 채 계속 바라보며 절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한 쪽 눈에서는 절규어린 눈물이 흘렀지만

나머지 한 쪽 눈은 오르카의 배지가 그대로 박힌 채 썩어가고 있었고

그 눈에서는 눈물대신 고름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장면들을 전 사령관은 파이를 대동한 채 보고 있었다.


"주인님 어떠신가요?"


"시작으로는 좋아. 그 자식은 오늘 어디있어?"


"그 놈이라면 지금쯤 C구역에 AGS용 살인 복싱장에 있을 겁니다."


그 말대로 였다.


"이제...그만해..하다 못해...오리진 더스트라도 넣어줘...

 어떻게...인간 힘으로 AGS를 이기란 말이야..."


찡찡대는 그에게 마이티R과 타이치엔이 외쳤다.


"그렇게 찡찡대기나하고 인간이라면서!

 AGS하나 못 이기는 게 무슨 인간이야!"


"야 인간아니라잖아? 통나무라고 했잖아!

 펍헤드! 저 자식 그냥 아주 찍어 눌러버려!"


"이 놈이 우리 회장님을 그렇게 만든 놈인가? YES!"


"아...안돼..살려줘..제발.."


현 사령관은 어떻게든 달려오는 펍헤드를 막으려 했으나

오리진 더스트도 없는 몸은 장식일 뿐이었고

결국 달려오는 펍헤드에게 짓눌려졌다.


"커헉! 억...끄..끅...그만해...제발.."


펍헤드의 돌진에 몸이 완전히 뭉개진 그를 보며

타이치엔과 마이티R은 말했다.


"아아..이거 완전히 뭉개졌네.."


"미안하게 됐네. 적당히 힘을 준다는 게.."


주눅든 펍헤드의 모습에 마이티R이 말했다.


"괜찮아. 펍헤드, 어차피 이런 통나무거든 

 그리고 우리한테는 재건 설비가 있어.

 그러니까 타이치엔도 펍헤드한테 그렇게 말하지만 말고

 어서 빨리 들어."


"그래 알았어."


타이치엔과 마이티 R은 오르카 사령관의 양 쪽 팔을 잡고는 질질 끌고

생체 재건 설비까지 데려갔다.

그런 상태에서 그는 뭉개진 입으로 우물거리듯이 말했다.


"ㅇ..ㅏㄴ...ㄷ..ㅙ....제..ㅈ..바..ㄹ...ㄱ.ㅡ..ㅁㅏ...ㄴ..ㅎ...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