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는게 별로 없는데."

"아뇨, 이건 더치걸 양 말고는 대답해주실 분이 없을 거 같아서요."


자신을 데려온 마키나를 보며 더치걸은 고개를 갸웃했다.

지하에서만 살아왔던 자기한테 저 대단한 바이오로이드가 물어볼게 뭐가 있을까.


"더치걸 양은 제 낙원에 들어왔을 때, 무엇을 보셨나요."

"다들 이상해진거."

"정말로 다른 특이한 건 못보셨나요?"

"응."


더치걸은 그게 뭔가 이상한 일인가 하는 모습으로 마키나를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마키나는 확신했다.

인간님만이 아니라 더치걸 양에게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마키나는 더치걸에게 솔직히 털어놓았다.


자신은 낙원을 만드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다시 만들 생각은 없지만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낙원에서 자력으로 벗어난 모두에게 물어보던 중 램파트에게서 더치걸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은 전부 사령관이라는 키워드가 있었지만, 당신은 어땠는가 궁금했다라고.


더치걸은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기대를 담은 눈으로 바라보는 마키나에게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모르겠어."

"네?"

"응, 생각해봐도 모르겠어."


마키나는 미안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더치걸의 말에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더치걸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바라는게 딱히 없었거든."

"무슨 말씀이시죠?"

"음... 그 낙원이라는 건 들어간 모두가 바라는 걸 보여주는 곳이라고 했지?"

"맞아요."

"솔직히 말하면 난 내가 이렇게 오래 살거라곤 생각 안했거든."


더치걸은 쓸쓸한 표정을 하고서 말을 이어갔다.


"난 광산에서 일해서 배운게 없었거든. 솔직히 라비아타가 구해주기 전까지는 거기서 죽을거라 생각했어."

"저, 괴로우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으응, 괜찮아."


당황하는 마키나에게 더치걸은 괜찮다고 손을 휘저었다.

그리고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말했다.


"그러다 살아남았고 사령관도 만나면서 하나하나 바뀌기 시작했어."

"어떻게 바뀌었나요?"

"인간은 싫었지만 사령관은 좋아졌어. 밥이 맛있어졌고, 아! 사령관한테 옷도 받았어."


그렇게 말하는 더치걸은 인형같은 드론을 껴안고 한 바퀴 빙글 돌고 해맑게 웃었다.


"어때, 예쁘지?"

"그렇네요."

"그 외에도 사탕도 먹어봤고, 초콜렛도, 케이크도 먹어봤어."


마키나와 더치걸은 어느 새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고, 엄마는 훈훈한 표정으로 들어주는 것처럼.

그러다 마키나는 문득 이상한 것을 느껴 더치걸에게 물었다.


"그러면 바라는 게 많았을텐데 어째서 아무것도 못봤던 걸까요."

"응? 바라는 게 아닌데?"

"네? 그건 무슨 말씀이시죠?"

"나는 바란다기 보다는 궁금한거야.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아, 책이랑 비슷해."

"책이요?"

"응. 책의 다음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있어도 책이 이런 내용이 되어야한다고 바라진 않잖아."


더치걸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난 사령관이 다음에 뭘 해줄지 궁금한거야! 왜냐하면 사령관이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더치걸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거기서 마키나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또 하나 배워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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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얘기를 써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냥 더치걸이 행복해지고 있었다는 걸로 끝!

땃쥐는 바라는 게 없어서 낙원에 빠지지 않은게 아니야!

분명 사령관을 만나 계속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거기 때문에 바랄게 없는거야!라는 생각으로 쓰려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잘 안써지네


노잼글 봐줘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