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이름은 이하늘. 나이는 17세. 이제 막 고등학교에 올라온 파릇파릇한 청소년. 천재적인 지능을 지니지도 엄청나게 특별한 집안이지도 않지만, 튀는 점을 정해보자면 4차원적인 그 성격. 윤리적으로 어긋나있지는 않지만 사고방식이 4차원적에다가 왠만한 상황에도 그리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그걸 소재로 온갖 농담을 내뱉으며, 수다떨기도 좋아하는 이상한 이. 멸망해버린 세상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마치 드라마와 같은 로맨틱한 시츄에이션을 꿈꾸고 있다. 세상이 망하기까지 했는데 그런 세상에서 로맨스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라도 있나.


그렇다고 정말 극한의 극한까지 버틴다거나 감정을 느끼지 못 하는 것은 아님. 오히려 감정이 지독하게 풍부한 편이라 상처도 많이 받고 인식하지 못 하는 고독도 상당히 깊은 편. 저도 모르게 서서히 망가지는 정신을 부여잡고 뒤틀어 묶어서 버티는 것과 같다. 그런 극한까지도 동정심과 양심에 깊게 묶여있어 자신은 이기적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어쩔 수 없이 착한 일을 하는 편.


멸망 이후 자신이 살던 도시를 떠돌아다니다 2주째쯤 이곳에 살던 대부호의 방공호를 발견, 홀로 살아가는 중. 방공호는 대부호가 자신의 재산 절반 가까이를 들이부은 탓에 저택에 버금갈 정도로 넓고, 식량도 단순한 보존식량 뿐 아닌 식재료들도 잔뜩 보관되어 있을 정도로 풍족함. 시설 관리 및 도우미용 인공지능도 있어 사실상 멸망 전보다 편히 살아가고 있지만 밋밋한 인공지능과의 대화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중.(인공지능은 주인인식 기능이 없어 잘 쓰고 있다. 애초에 숨겨진 방공호라 아무도 못 찾을 거라 생각했던 건지 들어가는 것도 아무 인증 없이 주워온 키카드 하나로 해결됐다.)


그러던 어느날 지루함을 못 이겨 게이밍 컴퓨터같은 방공호에 없는 오락거리를 찾으러 나온 참에, 낙오된 샌드걸과 만난다. 처음에는 그답지 않게 당황했지만 금방 재밌을 것이라는 생각과 이대로 내버려두면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샌드걸을 데려간다.


집안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나름 잘 사는 중산층 집안. 부모님은 어릴 때 여의었지만 친척들에게 용돈을 받으며 홀로 생활 중. 가사용 바이오로이드 하나쯤은 있을 법 했지만 아무래도 여자 상대로 제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핑계로 혼자 살았었다. 그리고 바이오로이드를 인간과 마찬가지로 보는 편. 이에는 어렵고 복잡한 것 없이, 그냥 사람의 모습을 하고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니 인간 아니냐는 것. 나름 철학적인 고뇌에 빠지는 것도 즐기는 편인지라, 이유와는 별개로 사색에 빠질 때도 꽤 있다. 그래서인지 바이오로이드를 향한 명령을 꺼려한다.


학업은 지독하게 안한 것 치고는 중상위권에 드는 등 머리가 좋은 편. 운동신경도 뛰어난 편. 이 세상에서는 의미가 없어졌지만.


샌드걸: 멸망전쟁 몇년 전부터 생산된 둠 브링어의 바이오로드. 둠 브링어의 특성상 출전횟수 자체는 적지만 그만큼 위험한 전장을 오가면서도 살아남았을 만큼 베테랑이며, 덕분에 멸망전쟁 참가 중에 낙오되면서까지 멀쩡히 살아남았다.


본래는 멸망전쟁 초기 최전선에서 둠 브링어 소속으로 싸우고 있었지만, 전쟁이 진행되며 계속해서 전선이 밀려났기에 소년이 사는 도시까지 오게 되었다. 이 도시의 방어선이 돌파당하고 대부분의 병력이 사망, 퇴각한 대원은 일부고 샌드걸은 갑작스런 기습에 탈출하지 못 하고 도시 안을 떠돌게 된다. 한바탕 쓸고 지나간 후의 도시는 철충이 적어 살아남기 쉬웠지만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하루하루 철저히 자신의 흔적을 지워가며 숨어다니기를 한 달째, 식량을 구하러 가는 중 스카우트 무리와 전투를 벌이게 되고 전부 격추시키는 데에 성공했지만 연료부족으로 도심 한복판에 어쩔 수 없지 착륙하게 된다. 이때 소년과 처음으로 만났으며, 샌드걸도 살아있는 인간이 있다, 그것도 아직 어린 소년이라는 것에 매우 당황했지만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소년에게 끌려와 방공호에서 함께 생활 중이다. 나쁘지는 않지만 소년 특유의 4차원적인 성격에 시달리는 중.


여느 샌드걸 모델이 안 그렇겠냐만 이 샌드걸은 산전수선을 다 겪어온 만큼 특히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발언을 많이 한다. 심지어 소년 앞에서 대놓고. 그녀도 단순히 인간을 지킨다는 사명으로써가 아닌 어느 정도의 모성애, 그리고 호의에 대한 보답, 호감으로 소년을 지켜주고 잘해주고자 하지만 쉽지는 않은 듯 하다.


어차피 도시에서 나가봤자 개죽음밖에 안 되고 소년을 지키기도 해야하기에 방공호에서의 생활에 점차 적응 중. 대부분은 소년이 끌고가는대로 끌려가 옆에서 멍때리고 있거나 책을 읽는 시간을 보내고, 앞서 말했듯 매우 부정적이기에 그리 좋은 정신상태는 아니다. 그렇기에 소년은 오히려 더 가까이 있으려 한다. 둘밖에 남지 않은 세상에서 둘은 점점 더 각별한 관계가 되어가는 중.


도넛으로 만들어 죽일지 스크램블드 에그로 만들어 죽일지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