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게 좋았음

형편이 어려워서 학원 다니거나 한 적은 없지만 그냥 많이 그리다보니 주변에서 내 그림 보고 솜씨 좋다는 소리 종종 들을 정도는 됐었고

그런 소릴 자꾸 들어버릇하니 나는 입으로는 겸손 떨면서 속으로는 나 정도면 안 배운 사람치곤 씹고수지 ㅋㅋ 하고 건방을 떨었음

어차피 업으로 삼을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다가 대충 복학하고 우연히 총박겜을 하게 됐는데

별 생각없이 그림을 그려 올렸지

돌아온 반응은 '아줌마 같다' '조선 창녀 같노' 이게 다였음

아마 그때 이후 한 4년은 낙서로라도 그림 안 그린거 같음


그러다가 우연찮게 라오를 하러 왔고

라붕이들도 잘 아는 창작물 친화적인 분위기 덕에 

내가 그려도 개추를 줄까? 하고 생각하게 됨

그 생각을 19년도에 했는데 21년도 돼서야 그림 다시 그렸네

쨌든 간만에 용기 내서 그린 드리아드에 개추 50개씩 박히는거 보고 아 내가 여기서는 그림 그려도 되겠다 생각하게 됐음

근데 또 이 개추뽕맛이 무서운게 맛 들이면 남들이랑 비교하게 된단 말이야

그렇게 내 그림에 대한 반응이 남들 꺼에 비해 미적지근하다 느껴버리니까(사실 나보다 금손인 라붕이들이 개추 빨리 올라가는게 당연하지만)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버림. 특히 나는 내 최애 위주로 그리니까 더 그렇고


여튼 이런 팔자에도 없는 창작자의 고뇌로 잠 못 들고 있는데

비록 삭제하긴 했지만 오늘 그림도 그렇고 내 근본없는 그림에 개추 박아주는 라붕이들한테 고맙고

틈틈이 실력 키워서 존만이 전문 짤쟁이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게슴

새벽이라고 별 헛소리를 다 늘어놨네 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