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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령관에 대한 도전자(?)로 앨리스가 추가되었고, 당연하게도 사령관은 앨리스의 구애(?)를 매번 솜씨좋게 흘려내었음.

물론 앨리스는 앨리스대로 오기 반 진심 반으로 끈질기게 밀어붙이고 있었으니 금방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그 와중에 함내의 브라우니랑 워울프들 사이에서 과연 앨리스가 소완-리리스-원작 리제의 삼각동맹에 가입할지 끝까지 단독으로 나설지로 내기가 걸렸다가 불벼락(쁘띠 버전)이 내렸던 것도 일상 속의 소소한 이벤트 중 하나였지.


그렇게 흐르는 시간은 어느덧 늦가을 - 할로윈에 가까워지고 있었음.

물론 어린이에게 관대한 사령관이 이걸 그냥 넘길 리도 없었으니,


- 아이들을 위한 축제 준비를 하자.


라는 것으로 단번에 할로윈 맞이 준비가 시작되었지.

소완은 주방 멤버들과 함께 과자를 만들기 시작했고, 오드리는 평소와는 다른 인스피레이션을 얻을 기회라면서 팔을 걷어붙였어.


물론 리제로서도 몇 안 되게 내세울만한 일이 아이 돌보기였으니, 간만에 일하는 보람을 느낄 기회였지.

구체적으로는 아이들의 복장 및 간식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시작했음.


- 후, 후, 후. 어리석은 질문이로군. 짐은 진조의 공주로서 진정한 모습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 알비스도 알비스 백작이 될 거야!

- 네, 네. 이런 디자인이면 괜찮아?


라고 하는 두 명에게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은 할로윈 스킨을 대충 그려 보여줬더니


- 굉장해! 역시 리제는 대단 크흠, 흠! 역시 나의 진정한 맹우!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하지 못할 리가 없겠지. 공물의 준비에 모자람이 없도록!

- 혹시, 리제 언니는 초능력자야?


이런 반응을 받거나.


- 난 됐어. 지금도 충분히…….

- 그러지 말고. 이런 건 어때?


같은 소리를 하는 더치 걸에게 오드리의 시안을 이것저것 보여주면서 물어봤더니


- …요정이 좋아.


한참 머뭇거리다가 상기된 얼굴로 저렇게 대답하는 걸 보고 뿌듯하게 끌어안아준다거나.


- 혹시, 화이트쉘이랑 세트로 맞출 수 있을까요?

- …잠깐만.


이런 예상했어야 하는 의견 때문에 급히 포춘과 오드리의 협업을 주관하게 되었다던가.


- 좋아! 타이탄을 할로윈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개조해 볼게! 이름하여 Dr.닥터맨~디스트로이 에브리띵 에디션~!

- 마개조 멈춰!


거기서 한발 더 나가서 적극적으로 사고를 일으키려고 하는 닥터를 진심으로 뜯어말리거나.


- 와, 너무 예쁘다! 고마워! 안 무서운 리제? 엘리? 언니!


꿀벌 옷을 입고 웃으면서 안겨온 아쿠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개를 느끼거나.

중간중간 요상한 사건들이 껴있긴 했어도, 결과적으로 오르카 호는 순조롭게 할로윈을 맞이할 준비를 해내고 있었음.


*   *   *


- 고생했어.

- 당신만 하겠어요?


리제가 바빠졌다는 건 '평소에 비해서'인 반면 사령관이 바쁜 건 상수였으니까 말이지.

할로윈 준비도 단순히 지시했으니 땡- 이 아니라 여유 자원의 확보나 분배 쪽에는 사령관이 관여하고 있었고.


- 그러게.


해서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이었는데, 웬일로 사령관이 쉬이 수긍함.

혹시 과로의 여파가 벌써 나오나 싶어서 살짝 긴장했는데.


- 리제랑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져서 참 고생이야.

- ….


남들이 이러는 걸 봤으면 손발이 오그라지고 속이 깝깝했을 텐데 왜 내가 들으니까 좋기만 할까.

……가 아니라!


슬금슬금 허리를 감아오는 손을 찰싹 때려서 멈춘 다음, 리제는 고개를 돌려서 사령관과 눈을 마주침.


- 정말로 무리하면 안 돼요.

- 정말로 괜찮으니까 걱정 마.


진심인지 변명일지.

세인트 오르카에서 쓰러지는 것까지 재현하는 건 사양하고 싶었던지라 한껏 눈에 힘을 주고 바라봤더니 낮은 미소와 함께 미간에 입맞춤이 들어왔지.


- 이렇게나 걱정해 주는데, 그냥 넘길 수도 없겠네.

- …당연히 그래야죠!

- 좋아. 그러면 하루 정도는 일도 접고, 어린이 친구들이랑 다같이 소풍이라도 갈까?


아마 여기서 펜리르가 키르케의 초대장을 가지고 찾아오리라고 짐작하는 것에는 딱히 직감까지도 필요 없었어.

다만, 그건 그렇다고 해도.


- 기억해 두세요. 아이들과 하는 외출은 보호자 입장에선 절대로 휴식이 될 수 없다는 걸.

- 어, 응.


여름 소풍의 기억을 농축해 담아낸 박력에 이번만큼은 사령관도 얌전히 수긍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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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파크 패닉 시작이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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