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다들 건강하셨는지요?


이번 일이 있게 되고 나서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알게 되었고, 어제가 어버이 날이었던만큼 효도의 중요성도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되는 5월 주말이었습니다.


부모님께 효도 가능하신 분들은 부끄럽더라도 한번 제대로 효도하셔서 저처럼 후회스러운 나날 안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건강에 좀 이상이 있으신것 같다 하시는 분은 이번 기회에 건강검진이나 병원 방문등을 하셔서 자신의 건강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자주 인사드리면 좀 그럴것 같아서 어느정도 텀을 두고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보니 어떻게 텀을 두고 인사를 드려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아 이제야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어머니의 근황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5월 3일부로 에크모란 장비를 사용하셨는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폐나 심장이 제기능을 못하는 환자를 상대로 사용하는 장비로써, 동맥과 정맥을 기계에 연결하여 체내에 산소나 혈액을 순환시키는 장비라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폐 기능이 너무나 안좋아져 기도삽관만으로는 체내에 정상적인 산소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에크모 장비를 사용하였고, 사용 초기에는 장비 의존도가 약 80%정도 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어머니의 폐가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이후 변에서 혈변이 나오기도 하여 장 내 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에 에크모 장비로 인해 대장내시경이 불가능 하고, 심한 식도염도 검출되고, 저혈압과 고열이 계속하여 오는 등 상황이 몹시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가족사진 정리해 놓은  USB좀 찾아보라고 하셨을때는 정말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그게 어떤의미인지 알고 있었기에 USB를 찾았음에도 좀 괜찮게 나온 어머니의 사진을 찾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5월 5일 어머니의 생신에 말이죠.


그러다 5월 6일이 되어서 갑자기 정말 아주 조금씩이나마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패혈증의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어머니 가래를 검사한 결과 가래에서 의심균이 하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게 원인균인지, 아니면 원인균에서 파생된 것인지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였지만 우선 해당 균에 대한 항생제를 처방하였다고 했습니다.


CT 촬영 결과  폐 기능이 정말 아주 조금 좋아졌다고 하였고, 혈액 검사 결과 혈액 내 염증수치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 신기하게도 혈액속 적혈구 수치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고, 폐 기능이 아주 조금씩 회복되어 에크모 장비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오늘은 아버지 대신 제가 어머니 면회를 갔다 왔는데, 해열제 처방 없이도 정상체온이 유지되고, 혈압은 정상수치를 넘어 고혈압으로 가려고 해서 혈압을 낮추는 약을 쓰고 있다고 하고, 혈변도 오늘은 나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에크모 장비 의존도도 50%까지 낮추었다고 하더군요. 내일까지 지켜보고 만약 이런식으로 폐기능이 조금씩 좋아지는것이 보인다면 다음주중에는 에크모 장비를 제거해도 괜찮을거같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물론 병원에서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염증 수치가 평균적으로 봤을때는 떨어진것이 맞지만, 오히려 올라가고 있는 수치도 있다고 하였고, 폐 기능도 아주 조금 좋아진것이지 정상적인 기능은 안된다고 하였고, 적혈구 수치는 올라갔지만 혈소판 수치는 아직도 현저하게 낮아 혈소판 지정헌혈이 계속하여 필요한 상황이라 하였습니다. 병원에서도 전혈이나 적혈구 혈액은 여유가 있지만 혈소판이 다 떨어져서 혈액원에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하더군요.

또한 혈변도 오늘만 일시적으로 안나온 것일수도 있구요.


지금까지 부정적인 소식만 들려와서 멘탈도 나가있었고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막막해서 인사를 드리러 오기가 힘들었는데, 요 몇일 사이 정말 아주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해서 여러분을 뵐 낯이 좀 생긴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입원하시고 에크모 장비를 장착하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것도, 병원에서 이례적으로 지정헌혈이 많이 모였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것도, 그리고 이렇게 어머니께서 그나마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할 수 있었던 것들도 모두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여러분들의 귀중한 시간과 혈액, 그리고 응원의 말씀과 격려를 바탕으로 저희 가족은 이제서야 희망이라는것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말 죄송스럽게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였으나 여러분의 도움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헌혈을 해 주셨고, 이에 현재 헌혈이 공백기에 접어들었다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창 희망찬 이야기에 이렇게 찬물을 끼얹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현재 병원의 혈소판 비축분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혈과 적혈구는 여유가 있는데, 혈소판이 다 떨어졌다고 합니다.


혈소판은 한번에 8~10명분이 들어가고, 구하기도 어렵고, 오래 보관하지도 못해 다른 혈액에 비해 항상 부족하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혈액원에 요청을 해놓은 상태이지만,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자신들도 장담을 못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데, 아직도 도움을 요청드려야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고 원망스럽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것은 이렇게 도움을 요청드리는것 말고 할 수 있는것이 없기에, 조금만 더 도움을 간청드리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께 그저 감사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후회없는 그런 나날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엔 더 긍정적인 이야기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P.S 다른 사이트와 게시글 복붙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나름 다른 사이트들과 차별성을 두어서 글에 좀 더 정성을 들이고 싶었지만, 제 부족한 어휘력으로 암만 머리를 굴려도 도저히 같은 주제에 다른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정성스러운 글과 인사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저 감사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P.S 2 아버지 카톡에는 지정헌혈시 백혈구여과제거성분채혈혈소판이라 써 있는데, 이게 아니라 그냥 혈소판이라고 합니다.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