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나물 혐오가 주내용임. 불편하면 뒤로 가줘.





이게 굽거나 기름에 볶거나 튀기면 맛있는 식재료라 참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제일 가지를 많이 접하는 형태가

1.가지를 찐 다음

2. 열감을 뺀답시고 찬물에 처넣어서 폭신한 식감을 죽여버린 다음

3. 물기를 뺀다고 쥐어 비틀어 짜내서 말라 비틀어진 스펀지처럼 만들어서

4. 간장 듬뿍 넣고 주물럭대서 '아 간장이 많이 스며드니까 맛있어진다고' 

라는 방식으로 만드는 가지나물 무침.


이 방식으로 하면 겉면의 미끈한 식감이 기괴하게 길쭉한 형태로 입에서 맴돌고, 

가지 안쪽은 데웠다 얼렸다 비틀어 짜내니 안쪽의 구조가 다 파괴돼서,

 겨우겨우 말라비틀어진 것 같은 섬유질이 간장을 듬뿍 머금고 질척해져선, '죽여....줘....' 같은 반항질을 해대니


이걸로 가지가 맛있는 식재료라고 이해하고 살라고 하면 진짜 불합리한게 맞음.

저런 나물은 또 한통 만들어서 냉장고 들락날락하니까 차게 식어서 기괴한 덩어리가 되니 이게 반찬인지 식사에 대한 식재의 투쟁인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함....


저게 원래는 썰어서 말린가지 갖고 쪘다가 물기 살짝 빼고 기름+간장에 볶아서 내는 레시피인데 어느순간인가부터 생가지로 저 레시피를 도입하고 '왜 가지를 안 먹지?'하는 악순환이 생기기 시작했다.


좀 제대로 된 가지요리 레시피가 많이 보급되면 좋겠다. 만두피 대신 가지를 쓴 가지만두(찐만두식,튀김식)라던지, 마파가지라던지, 지삼선이라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