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게임 외적으로 보면 그냥 스킨 팔아먹으려고 이러는 게 맞긴 함.

그래도 스토리상으로 제법 그럴듯한 의의를 제시해 준 것 같아서 한번 소개해 보려고 함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신체능력? 휩노스 감염 여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스토리상으로 줄기차게 제시하는 요소는 '자유의지'임

인간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기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지만, 

바이오로이드는 특정한 목적을 부여받고 태어났기에 부여받은 임무만을 수행하면서 지내야 함.


비록 여러 면모들을 보여준다고는 한들 스토리상 바이오로이드들은 언제나 자신의 사명에 따라 행동해 왔음.

인간을 사랑하고 숭배하는 것이 사명이기에 철남충이라는 인간을 찾아서 떠받들어 왔고,

군인들은 인간의 보호가 사명이기에 전장에 나서서 철충들과 맞서 싸웠고, 

메이드들은 인간의 시중이 목적이기에 철남충의 시중을 들어 왔음.

소완같이 다소 극단적인 예시가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나름대로는 본분에 충실한 것 뿐임.


하지만 이번 아이돌 활동은 궤를 달리함.

물론 슬레이프니르가 전에도 가수 활동을 했었고, 스카이 나이츠는 이전부터 프로파간다용 부대이긴 했었음.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령관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인 군인임.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아이돌 활동은 군인으로서의 책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음. 

뭐 이걸 한다고 해서 철충들이 음파 공격맞고 뒤지는것도 아니고, 

위문공연을 한다고 해봤자 여자들이 여자 아이돌 위문공연을 좋아하겠음?

음악적으로는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사기가 오르는 행동도 아님.

즉 전술적으로는 이점이 전혀 없는, 군인으로서는 실격인 행동임.

군인으로 태어나 전장에서 평생을 싸우다 죽는 사명을 부여받은 스카이 나이츠가

군인으로 실격인 행동을 자기들 나름대로 준비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건 뭘 의미할까?

바이오로이드가 인류의 노예로서 부여받은 제약을 깨고, 인류의 전유물이던 자유의지를 발휘했단 거임.


또 한가지는 구인류의 것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임.

스트라이커즈 잠시 나온 노래방씬 기억함? 거기서 보면 멸망 전 개체인 티아멧이 이런 발언을 함.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노래가 나왔다"

인류는 멸망했고, 이후 그 자리를 바이오로이드들이 지켰지만, 단지 그뿐임.

지금 철남충 세력의 기반조차 구 인류 저항군의 인프라를 물려받은 것에서 확장한 것이고,

팩스 쪽 세력도 멸망전의 것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음.

단순히 인프라만 그럴까? 

바이오로이드들이 향유하는 문화조차 마찬가지임.

이프리트가 듣는 노래도 멸망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바이오로이드들의 식사도 대부분 멸망 전에 만들어진 가공식품(참치캔 등)에,

하는 게임도 멸망 전에 인기를 끌었던 스틸라인 온라인이지.

즉 지금껏 바이오로이드들이 향유해 왔던 모든 것은 그저 멸망 전의 유산에 불과함.

하지만 이번 노래는 그렇지 않음.

멸망 전의 유산이 아닌 멸망 후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임.

그동안 오르카 세력은 인류재건을 운운했지만 솔직히 재건보다는 철충 응징 내지는 생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에 새로운 곡을 만듬으로서 "재건"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는 거임.


세줄요약:

이번 아이돌 활동은 이런 의의가 있다

1번째는 섹돌이 사명으로 부여받지 않은 일을 자진해서 해냈다는 것

2번째는 멸망전 문물을 재탕만 해 오던 애들이 자기들끼리 새로운 걸 만들기 시작했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