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령관이 실종되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그저 작은 실수였다. 사령관과 함께 탐색을 나가게 되었다. 우리의 작은 실수는 사령관과 우리를 떨어트려 놓았다. 오르카호의 기능은 거의 정지되다시피 하였고 우리들은 밤낮 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의 흔적을 찾고 있다.


처음에는 모두가 괜찮다며 스스로를 속여가며 그 말들을 되풀이 하였지만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되었을 때 쯤 우리들은 어느순간 망가져버렸다.


경호실장은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조차 하지 않고 언제나 사령관을 찾기 위해 바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주인님'이란 단어는 옛날과 같은 다정함은 없었다. 슬픔과 사령관을 지키지 못한 자신을 향한 원망과 분노가 담겨져 있었다.


아르망 추기경은 온종일 방안에 쳐박혀 평소 자랑하던 예지능력을 한계까지 쥐어짜내고 있다. 그때문에 최근 그녀가 수복실을 들락날락 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띄었다.


라비아타. 그녀는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사령관의 빈자리를 어떻게든 메꾸려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최강이자 최고의 바이오로이드인 그녀도 사령관의 빈자리를 대신하진 못했다. 매일 밤 그녀가 사령관을 찾으며 오열하는 모습을 몇번 본적이 있었다.


그녀도 한계에 내몰린 것이겠지...


호드, 둠 브링어, 스틸라인, 발할라 등 모든 부대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령관을 찾기 위해서


그가 죽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믿지 않는 것이겠지


사령관을 다시 만난다. 우리들은 오직 그것만을 목표로 살고 있다.


"전대장"


그리고 그것은


"응"


우리 스카이 나이츠 또한 마찬가지다.



*



한 남성이 눈을 떴다. 깨질듯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쩐지 고급스러운 방, 그리고 지금까지 자기가 누워있었을 것이라 생각되는 침실, 어딘가 낯선 풍경이었다. 자신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이 누구이고 또 왜 여기에 있는지도


끼익


방문이 열렸다.


남성은 화들짝 놀라 열린 방문을 바라봤다. 천천히 문이 열렸고 방안에 들어온 사람을 바라봤다.


거대한 관을 등에 메고, 백발에 두 줄기 분홍빛 브릿지가 인상적이라고 할수 있는 괴악한 머리 스타일, 그리고 그것을 더욱 빛내줄 옷이라고 하기도 뭐한 노출도가 무척이나 심한 복작의 여성


남성은 혼란스러운 눈으로 여성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