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팔자에 연애고 결혼이고 가정이고 자식이고 애초부터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나이 서른 되어 머리도, 마인드도 찌들대로 찌들었고,

약 10년 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고 준비해서 도전했던 게 산산히 바스러져 깨진 것으로도 모자라 개박살나서 개망신당한 뒤로는 더 이상 자신이 없다.



이런 데다,

내가 뭔 짓을 해도 성취할 수 없는 것을, 다른 누군가들은 너무나도 쉽게 이루고 실컷 즐기며 사는 걸 보면 이젠 내가 뭘 잘못 살았나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뉴스나 소식통, 인터넷/유튜브 사연썰 같은 걸로, 서로 사랑해서 결합했다는 사람들이 나중 가선 불구대천지원수가 되어서 서로 뒤통수에 칼꽂으며 배신하는 거 보고 더더욱 연애전선이란 것에 자신이 없어졌다. 이젠 누가 다가온다고 한들 '수틀리면 내 뒤통수에 칼꽂고 배신하겠지?'라는 생각에 내가 먼저 경계하게 되는 것 같아. 내가 연애, 결혼, 가정 등에 대해서 가져왔던 신념 등이 송두리째 부정당한 느낌.



원래 고수들에겐 세상이 놀이터인 법이고, 하수들에겐 지옥도인 법이라고 했던가?


나는 하수라서 그런지 이런 지옥 같은 세상에서 누굴 어떻게 믿고 사랑하며 결합해서 자식까지 낳아 기를 수 있을까 싶다.


이런 걸 두고 어딘가에선 '결혼시장에서 도태되었다'고 실컷 까던 것 같은데...... 뭐, 부정하고 싶진 않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