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탐지기로 노는 스카이나이츠


으윽..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가 오르카 마켓에 올라왔다. 너무 갖고 싶은데 가격이... 55참치? 어디보자 내가 가진 참치가...


   

  

겨우 참치캔 3개밖에 없다. 쓸모 없는데에 지출을 많이 하다보니 가진 참치가 하나도 없다.

혹시 부대 공금을 조금 훔쳐버리는건?


 ....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 

   


우리 부대 공금은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 있는 금고 안에 보관한다. 이미지에는 안보이지만 금고가 분명 있다.

   

부대 금고는 비밀번호로 잠겨있고 그 비밀번호를 아는건 블랙하운드와 하르페이아 뿐. 그리고 우리 부대는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참치를 체크하고 필요에 따라 참치를 꺼내거나 넣는다. 그러니 참치를 빼돌리면 그때 금방 티가 날것이다. 

   

만약에 내가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다고 해도, 숙소에는 소대원들이 항상 있기 때문에 내가 금고를 만지면 이상하게 볼 것이다. 그래서 금고에 있는 참치를 빼돌리는 것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후우... 참치를 빼돌린다는 나쁜 생각이나 하지 말고 복도를 돌며 생각이나 비우자.

   

   




   

 

“누가 해물비빔소스를 이렇게 많이 가져온겁니까? 이것은 음식이 아니옵니다. 당장 치워주십시오.”

   

   

식당을 지나다가 소완이 말하는게 들린다. 해물비빔소스라. 누가 그런 쓰레기를 가져온거야...

   

   

!!!

   

   

“소완님. 실례가 안 된다면 그 해물비빔소스를 저한테 다 주실 수 있나요?”

   

   

“??? 가능은 하지만 어째서...”

   

   

“가능하다면 다 주십시오! 다 가져가겠습니다!”



   

       

소완을 통해서 검은 비닐에 담긴 해물비빔소스 60개를 얻었다. 나는 미친 것이 틀림없다. 이걸 보자마자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워버렸다. 이 해물비빔소스를 금고의 참치캔과 ‘교체할 것이다.

   

 우리가 정기적으로 참치 검사할 때는 개수를 일일이 세며 검사하는게 아니라 그냥 빈 참치가 있나 확인할 뿐이다. 바깥부터 안까지 참치가 빠짐없이 채워져있는 것 같다 싶기만 하면 통과되고, 깊숙한 곳의 참치를 꺼내가며 세세하게 확인하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개수까지 일일이 셌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어느 순간부터 대충 모양만 보며 확인하는걸로 정했다.

   

 그러니 금고 깊숙한 곳의 참치캔을 전부 꺼낸 뒤 그걸 전부 해빔소로 교체하고 겉에만 진짜 참치캔을 둬버리자. 마침 이 해빔소는 참치캔과 크기와 모양이 거의 일치한다. 이렇게 하면 티가 안 나지 않을까? 아니다. 해빔소가 빨간색이니 깊은 곳에 넣는다고 해도 충분히 눈치 챌 수 있다. 차라리 해빔소를 노랗게 칠한 다음 넣어버리자. 그러면 바깥부터 안까지 노란색의 캔이 있는걸 보고 전부 참치라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좋다. 금고 깊숙한 곳의 참치캔을 전부 꺼내 노랗게 칠한 해빔소로 교체해버리는거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나는 금고 비밀번호도 모르고 숙소에는 항상 소대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안 되는데....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소대장. 그 검은 비닐 뭐야?”

   

   

“그냥 모모굿즈입니다.”

   

   

“참치가 얼마나 많길래 또 샀대?”

   

   

 숙소에 블랙하운드와 그리폰밖에 없다. 다행히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듯 하다. 일단 이 해빔소를 어디 숨겨야 하는데, 내 사물함에는 모모 티셔츠, 마법소녀 마술봉 등등 귀중한것과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먹으려고 사둔 간식들이 잔뜩 있다. 저 간식들을 처리한다면 해빔소를 넣을 수 있을것이다. 전부 다 소대원들에게 나눠줘버리자.

   

  

“제가 과자를 너무 많이 사서 그런데 두분 이거라도 드시죠. 그리고 다른 소대원들 오면 나눠주세요.”

   

  

“뭐야? 고마워. 잘먹을게.”

   

   

과자를 대원들에게 나눠주고 과자가 있던 자리에 해빔소를 넣었다. 일단 해빔소는 숨겼으니 다음 계획을 생각해보자.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아낼까... 참치 검사를 하며 블하와 하르페가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우리가 금고를 검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소대원들이 모두 모였을 때 하르페와 블하가 아닌 대원들은 금고 반대편을 바라보고 그때 둘은 금고를 연다. 우리는 다시 뒤돌아서 참치가 비어있지는 않는지 확인한다. 블하와 하르페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그 순간 거울로 금고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금고를 볼 수 있는 마땅한 거울이 없다...

   

   

   

   


 

아니 있다. 린티가 화장할 때 쓰는 거울. 크기는 작아도 적절히 배치한다면 둘이 금고를 만질 때 뒤돌아있더라도 비밀번호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거리가 멀어서 린티의 저 작은 거울로 볼 수 있으려나? 한번 린티의 거울을 직접 배치 해보며 확인해보자. 그런데 무작정 내가 갑자기 린티의 거울을 만지면 누가 봐도 이상할 것 같은데... 그러면 이렇게 하자. 린티의 침대만 만지면 이상하니까 소대원들의 이불을 전부 정리해주겠다고 하는거다. 그러다가 린티의 침대에서 슬쩍 거울을 돌려가며 거울을 어떻게 배치하고 내가 어느 위치에 서야 금고가 보이는지를 실험해보는거다. 일단 당장 해보자! 전대장의 침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소대장. 갑자기 전대장 이불 정리는 왜 해?”

   

  

“시간이 남는데 할 게 없어서 정리하는 겁니다. 전대장 침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침대도 다 해줄 생각입니다.”

   

   

“우리까지? 아무튼 고마워.”


전대장과 하르페 이불을 정리했다. 마침내 린티의 자리에 도착했다. 이불정리를 하며 둘의 눈치를 슬쩍 봤다. 수다 떠느라 정신 없다. 린티의 거울을 이리저리 배치해보자. ..... 이리저리 배치해봐도 금고가 보일 듯 말 듯 잘 안 보인다. 가능할거 같은데... 다음에 또 시도해보자. 린티 침대에만 너무 머물면 수상해보일 것이다. 그리폰과 블하의 이불도 마저 정리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괜한 짓을 하는건 아닐까? 아니다. 모모피규어라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음날도 이불정리를 하며 린티의 거울을 만져보자...

   

   

다음날 적당한 오후시간. 전대장과 블하가 숙소에 있다. 어제처럼 침대정리를 해주겠다며 전대장 침대에 갔다. 전대장이 어제 정리해줘서 고맙다며 블하 침대로 날아갔다. 전대장과 하르페 침대를 정리하고 린티의 이불을 정리하며 거울을 이리저리 배치해봤다. 금고가 보이지 않으려나.... 

   

!!! 금고 비밀번호가 정확히 보이는 위치를 찾았다. 참치 검사 전에 린티의 거울을 이렇게 배치 한 다음 여기서 뒤돈다면 금고비밀번호가 보일 것이다. 좋다. 모모피규어가 내 손에 한발짝 다가섰다. 하지만 이걸로 다 된건 아니다. 소대원들을 전부 밖으로 보낼 방법도 생각해야 하고 해빔소도 노랗게 칠해야 한다. 빨리 칠해야겠다. 이불정리를 마치고 해빔소 봉지를 사물함에서 꺼내 숙소를 나왔다.

   

   

안드바리에게 찾아가 물감과 붓이 있냐고 물었다. 물감과 붓을 받았다. 나는 이것과 해빔소를 들고 합성수지제작실로 향했다. 이곳은 사령관님이 옛날에 무슨 목적을 가지고 만든 곳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방치되어서 아무도 안 오는 곳이 되어버렸다. 여기라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해빔소를 참치캔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일단 해빔소를 5개 칠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소대장 그 물감이랑 붓은 뭐야?”


   

“아! 이건 그냥... 요즘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 그래? 나중에 좋은 그림 기대해도 되지?”


   

“네 그러셔도 됩니다.”

   

   

실수했다. 물감과 붓을 그대로 숙소에 들고 오다니. 다음부턴 합성수지제작실에 숨겨둬야겠다. 참치검사가 3일 뒤다. 그때까지 소대원들의 이불정리를 매일 해줘야겠다. 그래야 당일에도 린트블룸의 거울을 만질 수 있을테니까.

   

   

참치검사 당일이다. 오늘 우리는 오후 2시에 참치검사를 하고, 우리가 쓸 새로운 슬리퍼랑 평상복을 사기 위해 금고에서 7참치를 꺼내기로 했다. 

   

1시 45분. 평소처럼 소대원들의 침대를 정리해주었다. 오늘은 린티의 침대를 제일 마지막에 정리할 것이다. 다른 소대원들의 이불을 다 정리하고 린티의 침대앞에 섰다. 린티에게 침대정리를 할테니까 비켜줄 수 있냐고 묻자 린티는 알겠다며 그리폰의 침대로 뛰어들었다. 이불 정리를 하며 예전에 봐둔 대로 거울을 배치했다. 금고가 잘 보이는지 확인해봤다. 이 자리에 서있으면 뒤돌아있어도 금고가 엄청나게 잘 보인다. 그리고 그리폰의 침대에 있는 린티에게 자기 침대로 못 돌아가도록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내가 배치한 거울을 다른곳으로 옮길 수 있으니까.

   

“얘들아! 2시야! 참치갯수 확인하고 공금 꺼내서 새 슬리퍼 사러가자! 하르페랑 블하 빼고 얼른 뒤돌아!”

   

참치검사 시간이다. 나는 이전까지 쭉 봐두었던 자리에서 섰다. 다행히 다른 소대원들도 내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 섰다. 린티의 거울을 통해 블하와 하르페가 금고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게 보인다. 뭐라고 입력하는거지....

   

0419! 정확히 봤다. 짜릿하군. 이게 범죄의 맛인가?

   

  

“얘들아 금고 열었어. 이제 뒤 돌아도 돼.”

   

다들 뒤돌아서 금고에 다가갔다.

   

   

“음.. 참치 수는 예전이랑 변함 없는 것 같지? 안쪽도 꽉 차있는거 같고.”

   

   

“갯수는 그대로인거 같아. 참치 7개 꺼내! 슬리퍼랑 옷 사러가자!”

   

   

“소대장 새 슬리퍼 사는게 그렇게 좋아? 아까부터 계속 웃네?”

   

블랙하운드가 참치 7개를 꺼내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얼버무리며 소대원들과 슬리퍼를 사러 갔다.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에 바싹 다가섰다. 합성수지제작실로 가서 해빔소를 계속 칠했다. 해빔소를 벌써 51개 칠했다. 물감이 다 떨어졌잖아... 안드바리에게 물감을 또 달라고 해야겠다.

   

   

창고로 갔더니 안드바리와 알비스가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는거지?

   

   

“안드라비 너 오늘 왜이렇게 기분 좋아보여?”

   

   

“발키리 언니가 일주일 뒤에 월급 들어오면 오르카 마켓에 올라온 마법소녀 드림 스페셜 피규어 사주기로 했거든. 너무 기대가 돼.”


   

!!!!! 경쟁자가 있었구나. 더 이상 느긋할 수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금고를 털어야겠다.

   

   

합성수지제작실에서 해빔소를 칠하면서 계속 생각했다. 소대원들을 숙소 바깥으로 보낼 방법이 뭐가 있을까? 소대원들이 숙소에 있을 때는 쉴 때 아니면 청소를 하며 개인물품 정리를 할 때.... 그렇다면 내가 다른 대원들이 할 청소와 개인물품 정리를 많이 도와주거나 쉬는 대원들의 피로를 풀어준다면 숙소에서 할 일이 없어져서 밖으로 놀러가지 않을까? 일단 이거라도 해보자. 다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나에게는 시간이 없다. 해빔소 55개를 전부 노랗게 칠했다. 어색하기는 하지만 참치캔으로 착각할만하다. 전부 가지고 숙소로 돌아갔다.

   

   

수건과 빨래를 개는 하르페이아와 침대에 엎어져있는 그리폰이 보인다. 

   

   

“하르페. 내가 수건과 빨래를 갤테니 나가서 바닷바람이라도 좀 쐬세요.”

   

   

“어? 근데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인데?”

   

   

“출격도 많이 해서 피곤할거 아닙니까? 저에게 맡기고 밖에서 느긋하게 쉬세요.”

   

   

“소대장이 웬일이야? 그러면 부탁할게. 고마워 소대장!”

   

하르페가 밖으로 나갔다. 엎어져있는 그리폰에게 다가갔다.

   

   

“그리폰 피곤하신가요? 안마라도 해드릴까요?”

   

   

“어.... 그러면 고맙지.”

   

나는 그리폰의 몸 구석구석을 안마해줬다. 안마를 끝내자 그리폰은 개운한 표정을 지었다. 

   

   

“어떠신가요. 이제 괜찮죠? 피로가 풀렸으면 밖에 나가서 뭐라도 사드세요.”

   

   

“알았어. 실피드랑 아이스티 마시러 가야지!”

   

그리폰은 참치 하나를 들고 가벼운 몸으로 숙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 혼자남았다. 기회다! 지금 빨리...

   

   

“소대장! 귀여운 린티가 왔어!”

   

린티가 왔다. 이런...

   

   

“린티는 귀여운 모습으로 잘테니까 깨우지 말아줘~”

   

린티가 침대에 누워서 잔다. 우리 숙소의 금고는 입력할 때마다 소리가 난다. 아무리 린티가 잔다고 해도 지금 입력을 하면 걸릴거다.... 그냥 하르페의 수건과 빨래나 개자.

   

   

“소대장 요즘 그림 배운다고 하지 않았어? 그림은 언제 보여줘?”

   

자는줄 알았던 린티가 물었다.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그런 말도 했었지... 그림 관련해서도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

   


시간이 계속 흐른다. 계속해서 대원들의 청소와 개인물품 정리를 도와주고 안마를 하며 소대원들을 내쫓고 있지만 그때마다 자꾸 다른 소대원들이 나타나서 숙소에 나 혼자 남겨질 틈이 없다. 심지어는 내가 이렇게 도와줬는데도 귀찮다고 안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가 안드바리한테 뺏기겠는데....

   

   

해빔소와 붓, 물감을 가지고 합성수지제작실로 다시 갔다. 여기서 참치캔을 금고에서 빼고 해물비빔소스로 교체하는 걸 시뮬레이션 하기로 했다. 앞에 금고가 있다고 생각하고 금고 안의 참치를 전부 뺀 뒤 깊숙한 곳에 해빔소를 채워넣고 겉에는 진짜 참치를 채워넣는 상황을 연습해봤다. ......연습 결과 해빔소와 참치를 채워넣고 금고를 닫기 까지 1분이 걸렸다. 이러면 안된다. 가상의 참치로 연습하는데 1분이 걸린거면 실제 상황에선 2분은 넘을거 같다. 계속 연습하자. 

   

계속 연습하다보니 시간이 40초 정도로 단축되었다. 더 연습했다. 19초로 단축했다. 이정도면 실제 금고에선 대략 30초 만에 내용물을 교체 할 수 있을 것같다. 모든 소대원들이 30초 이상 숙소에 없는 시간이 빨리 와야 할텐데...

   

이번엔 물감과 붓을 들었다. 그림 배우고 있다고 말했는데 아무것도 안 그려오면 그것도 뭔가 의심 받을 거 같다. 대충 우리 소대원들이나 그려서 가져가자. 

   

   

“여러분들 제가 우리 소대원들을 그려왔습니다.”

   

   

“오~ 이거 우리야? 괜찮게 그렸네~”

   

   

“린티를 귀엽게 그렸잖아! 고마워!”

   

   

대원들이 좋아한다. 이걸로 그림 관련된건 대충 넘긴거 같다. 하다보니 막막하다. 발키리님이 안드바리에게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를 사주기 전에 내가 참치를 훔쳐낼 수 있을까?

   

   

   

   

아직도 훔치지 못했다. 소대원들이 왜 이렇게 숙소를 사랑하는거지? 소대원들을 도우면서 아무리 쫓아내도 자꾸만 들어온다. 성과가 없는데 그동안 괜히 힘만 뺀거 같다.... 오르카 마켓에 들어가 봤다. 다행히 피규어는 아직 팔리지 않았다. 나는 기회를 노리며 계속 숙소에서 모두가 나가기를 기다렸는데, 숙소가 여전히 비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오늘 2시에 다시 참치검사를 하는 날이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구나. 

   

1시 58분. 참치검사를 하기 2분전. 숙소에는 나와 전대장밖에 없다. 쫓아내려고 했는데 나가기 싫다며 계속 휴대폰만 보며 놀고 있다...


   

“이 녀석들 참치검사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어디 간거야? 소대장! 내가 애들 데려올게!”

 

 

전대장이 다른 소대원들을 찾으러 나갔다. 아무도 없다. 지금이 기회다!!!!!!!!!!

   

   

사물함에서 노란 해물비빔소소가 담긴 봉지를 꺼내 금고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금고에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0419. 금고가 열렸다. 금고에서 참치캔을 와르르 쏟아냈다. 그리고 연습한대로 해빔소를 금고 깊숙한 곳에 채워넣은 뒤 겉에다가 진짜 참치를 채워넣었다. 꺼낸 참치는 해빔소가 있던 비닐에 넣었다. 금고를 닫았다.... 심장이 마구 뛴다. 몇초가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대원들은 아무도 못본거 같다. 참치가 담긴 비닐봉지를 사물함에 넣자 전대장이 다른 소대원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안심이다. 모모피규어가 내 손안에 거의 들어왔다. 


우리가 뒤돌아있을 때 하르페와 블하가 금고 문을 열었다.

   

   

“응? 참치 수는 대략 맞는거 같은데 배열이 원래 이랬나?”

   

   

“그러게? 약간 좀 이상하네. 그래도 안쪽까지 꽉 차있는건 여전해”

   

   

“일주일전에 배치를 어떻게 기억하겠어~ 개수 맞는거 같으면 참치 60개 꺼내자.”

   

   

“!!! 전대장. 갑자기 그렇게 많은 참치는 왜 꺼내는거죠?”

   

   

“얘가 왜이래? 얼마전에 회의도 다 했잖아. 숙소에 좋은 캐비넷 새로 두려고 60참치를 금고에서 꺼내기로.”

 

 

아 맞다... 내 계획에만 집중하느라고 잊고 있었다. 캐비넷을 새로 사기로 했었지... 


잠깐! 60참치를 금고에서 꺼내면 해빔소를 아무리 깊숙이 넣었어도 눈에 띌 가능성이 있다. 큰일난거 같은데?

   

   

“다들 물러서세요. 제가 꺼내드리겠습니다.”

   

   

“갑자기 왜?”


   

“60참치 꺼내는건 수고스러운 일 아닙니까? 이런 귀찮은 일은 소대장인 제가 솔선수범으로 해요죠.”

   

금고 앞에 앉은 뒤 겉에서부터 참치들을 차근차근 꺼낸다. 근데 참치를 꺼낼수록 깊숙한 곳의 어색한 노란색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 이거 걸리는건 아니겠지? 최대한 내 몸으로 금고를 가리며 참치를 꺼냈다.

   

   

“60개 됐어! 이제 금고를 닫아도 돼!”

   

금고 안의 노란 해물비빔소스를 바라보며 금고를 닫았다.

   

  

“우리는 이걸로 적당한 캐비넷 사올테니까 소대장이랑 전대장은 출격 잘 하고와~”


   

출격? 아! 또 잊고있었다! 오늘 2시 20분에 전대장이랑 출격하기로 했었는데...

   

   

“저 잠시 어디좀 다녀와도...”

   

   

“소대장? 출격까지 시간 별로 없는데, 그렇게 급한 일이야?”

   

   

“.... 아닙니다. 얼른 출격하러 가죠.”

   

출격하면 거의 한시간은 지나서 돌아온다. 발키리님이 먼저 사버리면 어쩌지?

   

   

   

빨리 돌아가야 돼! 철충을 보이는 대로 다 죽였다. 이 철충놈들아, 난 빨리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를 사러 가야 돼! 니들한테 낭비할 시간은 없어!

   

   

   

3시 4분. 엄청나게 철충을 죽여대서 그런가 생각보다 일찍 복귀했다.

   

   

“소대장. 나 어디 가야 할 곳 있으니까 먼저 숙소로 가있어!”

   

나는 숙소로 뛰어갔다. 제발 팔리지 않았으면... 뛰어가다가 발키리님과 님프님이 서로 얘기하면서 지나가는걸 봤다.

   

  

“안드바리가 그렇게 기쁜 표정 짓는건 진짜 오랬만이었죠?.”

   

   

“네. 안드바리가 그렇게 좋아하는걸 보니 제가 사용한 참치는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


   

??? 설마.... 숙소로 더 빠르게 뛰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휴대폰을 꺼내 오르카 마켓에 들어가봤다.

   

...... 이미 팔렸다.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를 누군가가 사갔다. 발키리님이겠지... 허무해져서 침대에 누웠다. 내가 이러려고 그 짓들을 했었나... 힘들게 횡령을 했는데....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일주일이 지나서 참치검사를 다시 하면 이번엔 분명 참치캔으로 분장한 해빔소가 딱 걸릴거다. 어짜피 구매를 실패 했으니 이것도 원상복구 해야한다.


지금까지 한번도 비어있던적 없던 숙소가 텅 비어있다. 뭔가 이상하지만 지금이 되돌릴 기회야! 

   

참치가 담긴 비닐을 꺼내 금고 옆에 놓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0419. 금고가 열렸다. 금고안의 해빔소랑 참치를 와르르 쏟아내고 진짜 참치만 금고안에 제대로 넣었다. 해빔소는 다시 비닐에 넣은 뒤 사물함에 넣었다. 전부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대체 뭘 위해서 난 그렇게 열심히 했던거지?

   

   

   

   

   

“소대장.”

   

   

“으아아아아아악!!!!”

   

   

“갑자기 왜 놀래 소대장? 우리가 지난 일주일동안 쭉 지켜봤어.”

   

   

“안하던 빨래와 청소를 도와주지를 않나, 안하던 안마를 해주지 않나.”

   

   

“과자도 나눠주고 이불 정리도 해주고.”

   

   

“안 그리던 그림도 그려주고.”

   

   

“우리가 그걸 보고 뭐라고 생각했게?”

   

   

“저저저저저, 저 그게, 지난 행동들은....”(큰일났군 다 걸려버렸구나...)

   

   

“소대장.”

   

   

“이건 뭘까?”

   

   

“저, 저, 정말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그럴테니 한번만 봐주세요!”

   

   

“얘가 또 왜이래? 이거좀 제대로 봐!”

   

   

“이게 뭔거같냐고? 응? 뭔가 심상치 않은게 내 손에 있지 않아?”


  

“그건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 어떻게 여기에...”

   

   

“소대장이 우리한테 이렇게 잘해주는데 우리도 받는 것 만으로는 미안해서.”

   

   

“우리가 해야 할 잡일들을 해줄 때까지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소대장이 우리를 그려온 그림을 보니까 뭔가 뭉클해지더라고. 소대장이 우리를 이렇게 좋아해줘서 항상 도와주고 그림까지 그려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우리도 받기만 하는건 미안해서 소대장한테 뭐를 해줄까 고민하다가 오르카 마켓에 서 이걸 발견했어. 소대장 없을 때 우리끼리 회의를 한 결과, 공금을 써서 이 피규어를 흐레스벨그 소대장을 위해 사주는 걸로 정했어. 소대장만 캐비넷 사는걸로 생각했지?”

   

   

“피규어 말고도 아우로라가 갓 만든 상큼한 딸기케이크도 사왔어. 앞으로도 잘부탁해 소대장~”

   

   

“.....”

   

   

 

“......”

 

 

“소대장 왜 눈물 흘리고 그래~ 기쁜 날인데~”

   

   

“맞습니다. 이런 날에는 눈물을 흘릴 수 없죠.”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앞으로도 지금처럼 모두를 돕는 흐레스벨그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자 소대장. 눈물 마저 닦고, 피규어 들고 여기보자. 사진 찍어줄게.”

   

   

“네 알겠습니다.”

   

   

“자 찍는다! 하나, 둘 셋!”

   

   

‘찰칵’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었습니다. 오직 피규어를 얻겠다는 제 사리사욕을 위해 했던 행동들을 소대원들은 긍정적으로 받아주고 오히려 선물까지 해주다니. 저로써는 정말 예상 할 수 없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일로 소대원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소대원들의 이불을 정리해주고 빨래를 도와주고 안마도 해주며, 그림도 제대로 배워서 소대원들에게 많은 그림을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만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했던 이런 작은 행동들을 다른 소대원들도 하나 둘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저께는 린티가 제 빨래를 해주고 어제는 하르페가 저를 위한 안마를 해주었습니다.”

   

   

“.... 물론 제가 금고를 털었다는건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양심의 가책은 아직 남아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소대원들에게 고백할 생각입니다. 그때까지는 저와 여러분들만의 비밀입니다?”

   

   

“저는 그 날 이후로 공금을 횡령할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제가 가진 참치는 3개 뿐이지만 소대원들과 매지컬 모모 드림 스페셜 피규어만 있다면 저는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나중에 알았지만 안드바리가 발키리님에게 받은건 매지컬 ‘백토‘ 드림 스페셜 피규어 였습니다. 그 정도는 안드바리에게 양보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의 공금횡령 대작전에 대한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그렇다면 안녕히...”

   

   

“안드바리 그거 봤어? 오르카 마켓에 ‘매지컬 모모의 사랑의 축복’ 55cm 피규어가 올라잖아!”

   

   

“나도 봤는데 너무 비싸더라. 솔직히 그걸 누가 110참치에 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