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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아이를 만드는 연습이라고 했고, 리제는 항상 하는 것과 다를 것도 없다고 한, 사흘 째의 밤.

그 실상이 어땠느냐면 - 반반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상황의 특이성 탓에 짐승처럼 내달리고 만 첫째 날과도, 온천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즐겼던 둘째 날과도 다르게- 별다른 꾸밈도 뭣도 없는, '평소대로의' 분위기로 진행하고 있었으니까.


"응……."


예를 들자면, 입맞춤.

여전히 어딘가 조심스러운 면이 남아있는 입술을 가볍게 탐하며,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몸을 달래듯 쓸어준다.

머잖아 못이기는 척 혀가 마주 얽혀오는 것을 신호 삼아,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입 안을 탐한다.

매달린 팔이 한껏 긴장하다가 서서히 힘이 빠져나가는 시기를 가늠해 살짝 풀어주면- 


"읏, 하아…."


흐릿해진 눈으로 애타게 자신을 바라보는, 익숙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얼굴이 나타난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된다는 신호로 이 이상 알기 쉬운 것이 있을지.

한 손을 등으로부터 미끄러뜨려 - 그것만으로 아랫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퍽이나 즐거웠지만 사내는 굳이 지적하지 않기로 했다 - 엉덩이를 받쳐 잡고, 힘을 주어 들어올린다.

자연스럽게 무릎으로 선 자세가 되며 벌려진 다리의 사이로 남은 손을 가져가, 이미 물기가 완연한 틈에 손끝을 미끄러뜨린다.


"앗, 으응…!"


가느다란 허리에 단번에 힘이 들어가고, 걸치다시피 했던 팔은 필사적으로 얽히며 몸을 지탱하려고 한다.

매번 솔직하고, 매번 즐거운 반응.

여기에서 기세를 타 그대로 실신할 때까지 사랑할 수도 있었지만 - 아무튼, 아이를 만드는 연습이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기도 했겠다, 사내는 오늘은 느긋하게 나가기로 했다.


"여전히 약하네, 이쪽."

"그, 으응, 런게, 아, 하루 아침…… 에, 흐윽, 바뀔 리가, 앙!"


덧붙여, 한 번 절정하게 만드는 것이 느긋하게의 기준이라는 것에는 의문을 가져선 안 된다.


*   *   *


별다른 스파이스를 더하지 않은 담백한 관계라고 해도, 횟수가 늘어난 만큼 바뀐 점은 있다.


"음…… 으응…"


리제 측에서 봉사하는 행위가 정확히 그런 경우였다.

이론적인 면은 배울 수 있더라도 - 과연 제대로 배우긴 했는지부터 의심이 든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 결국 디테일한 부분은 상대의 취향에 맞춰 나가게 되는 것이니까.

격렬하다기보다는 정성스럽게, 입을 맞추고 훑어내리며 조심스럽게 자극하는 애무.

사정감에 이를 만한 자극은 아니었으나- 사랑이 전해지는 행동에서 오는 충족감이 있었다.

정작 리제 본인은 일종의 패배감을 느끼고 있는지, 최근엔 은근슬쩍 가슴을 사용하는 법을 재고 있다는 점이 더욱 흥미진진하긴 하지만- 일단 그 부분은 모르는 척 덮어두기로 하고.


신호 삼아 옆머리를 가볍게 쓸어주자, 살짝 아쉬움이 담긴 시선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앉아 있는 자신 위로 리제가 몸을 겹치는 - 두 명에게 가장 익숙한 체위를 예상했는데, 어째선지 리제는 몇 번 시선을 좌우로 돌리더니 그대로 침대 위에 몸을 눕혔다.


"이 쪽이 좋겠어?"


그 자체에 불만은 없어도 이유는 궁금해, 덮어 씌우듯 몸을 들이밀며 물어보니.


"……연습이라면서요."


라고, 이미 더 붉어질 것도 없는 얼굴로 시선조차 마주치지 못한 채 대답이 돌아온다.

다소 엉뚱한 대답도 이제는 익숙한 일.

빠르게 진의를 파악하고- 리제가 해낸 발상의 깜찍함에 감탄에 가까운 감정까지 느끼며- 사령관은 웃음기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차이가 있을까?"

"…몰라요. 그냥- 흐, 윽!"


대답의 한중간 삽입한 것은, 장난기와 사랑스러움이 반 정도였을까.

헐떡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자, 살짝 눈물 맺힌 눈으로 기어코 대답을 마무리짓는다.


"……그냥, 기분 상의 문제니까요."

"어떤 기분?"


물론 사내는 그 '마무리'로 만족할 생각이라곤 추호도 없었지만.

원망을 담은 시선을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미소로 받아치고 얼마나 지났을까.


"……당신의 아이를, 주세요."


눈이 쌓이는 소리만큼이나 흐릿할 속삭임에, 사령관은 키스를 퍼부으며 움직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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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미스 오르카 투표에서 리제를 잘 부탁드리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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