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충과 교전 중>


“야, 스토커! 방해하지마!” (탕탕!)


“너야말로! 내가 철충을 더 많이 죽여서 주인님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거야. 이 해충들 모두 죽어!!!” (서걱)


“두분 저희보다 너무 앞서가지 마세요. 그러다가 다치면 어떡해요.”


“안 다쳐요! 리제 너 몸은 알아서 지켜내라?”


“너나 조심하시지. 해충들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끼릭끼릭’


“야! 해충. 너 뒤에!”


“뭐가? 아앗! 철충이 어느틈에!”


“조심하라니까! 위험해!”



퍽!


“아야야... 왜 밀쳐.. 아프잖아..”


 

‘...’


“이 철충 녀석 왜 가만히 있어? (탕탕!) 해치웠네... 근데 아까 퍽 소리가 났는데 그건 뭐였지?”


“큰일이에요! 리제님이 리리스님을 밀치고 철충한테 대신...”


“뭐요? 그 녀석 어딨...”


(뚝 뚝...)


“.....야 리제! 너 괜찮아?”


“블랙웜님, 탈론페더님! 그리고 다른 분들 도와줘요! 리제양이 머리를 다쳤어요! 피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죽은거 아니지? 정신이 들면 손가락이라도 움직여봐!”


“아, 움직인다. 일단 제가 응급처치 할게요. 얼른 오르카로 돌아갑시다!”



“죽으면 안돼! 주인님이 슬퍼하실거야!”








“....”


“아! 리제언니가 깨어났어요!”


“야. 리제 너 정신이 들어? 괜찮은거 맞지?”


“....”


“왜 말을 안해? 저는 얼른 닥터랑 주인님을 모셔올게요.”


(뻐끔뻐끔...)


“언니 뭐라고요? 크게 말해주세요.”


“...야?”


“뭐라고요?”


“누구야?”


“.....!”


“언니 설마...”


“주인님 모셔왔어요. 지금 리제양 상태 어때요?”


“큰일이에요... 언니가 저를 못 알아봐요...”


“뭐라고? 리제야, 내가 누구인지 알겠어?”


“아... 알아요...”


“저희 옆집에 사는 리처드씨잖아요... 그리고 옆에는 따님이시고요...”


“이게 뭔소리야....”


“.....”


“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퀴드리스라고해요. 직업은 요리사. 지금 밥 준비 해드릴게요.”


“일어나지 마세요!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돼요!”


“...”


“아, 얘들아. 생일축하 해주러 왔구나! 다들 고마워. 준비한게 없는게 어떡하지?”


“.....”


“나왔어! 리제언니는 괜찮아?”


“아니요... 최악이에요.”





“......”


“굉장히 심한 단기기억상실증이야. 리제언니는 지금 모든 것을 잊어버렸고, 바로 전에 일어나는 일조차 전부 잊어버리는 상태야. 기억력이 거의 9초정도로 줄어버렸어.”


(풀썩) “아, 언니는 이제 어떡해야하죠?”


“치료방법은 나도 모르겠어. 멸망전에도 기억상실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아가지고...”


“근데 지금 헛소리 하는것들은 뭐야? 아예 미쳐버린거야?”


“미친거라기 보단... 리제언니의 기억에 빈자리가 많으니까,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 빈자리에다가 채운 뒤 스스로도 믿는거야. 작화증이라고 불러. 하지만 그렇게 말한것도 몇초 지나면 다시 까먹어버리지.”


“리제는 이 상태로 어떻게 살아?”


“누군가 옆에서 계속 도와줘야해. 혼자 있으면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 할거야.”


“아, 사리나 너 머리스타일 바꿨구나? 예쁘네.”


“언니. 저는 사리나가 아니라 다프네에요.”


“미안 다프네. ....... 데코리라선생님 저 배고파요. 먹을것좀 주세요.”


“....죽이라도 가져올게요.”


“아, 저 출격할 시간이 왔네요. 잠시 나갔다와야겠어요..”


“리리스. 가는거야?”


“!!!”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알지... 유명한 가수잖아.”


“...그냥 우연히 말했나보네.”


“리리스. 나 배고파. 빵좀 줘.”


“너 내 이름은 아는거야?”


“다른건 다 잊어버렸지만 리리스언니의 이름은 기억하나봐. 혹시 리리스언니랑 지내다보면 다른것도 생각나지 않을까?”


“언니. 여기 죽 가져왔어요. 얼른 드세요.”


“고마워 리키나. 앗뜨거!”


“앗! 숟가락으로 드셔야죠. 손으로 집으면 어떡해요!”


“내가 먹여줄게. 입 벌려봐.”


“아~”


“옳지 잘먹는다. 다프네님은 냉각팩좀 가져와서 리제양 손에 대주세요.”


“아, 리리스. 너를 위해 죽을 만들어왔어. 한번 먹어봐.”


“헉! 언니가 리리스님은 어떻게 기억하는거에요?”


“몰라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제 이름만 알고있더라고요.”


“리리스. 오늘 출격 취소하고 오늘 하루종일 리제를 돌보는거 어때?”


“네? 갑자기요?”


“어. 지금 리제 상태가 너무 안 좋지만 너 하나만 기억하고 있잖아. 너랑 함께 지내다보면 다른 것들도 생각나지 않을까?.”


“리리스... 나 화장실좀.”


“...알겠어요. 제가 오늘 하루 리제양을 잘 돌볼게요.”


“그래. 그럼 부탁할게. 좀 귀찮을 수도 있지만, 리제언니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며 기억을 되찾게 도와줘. 여러곳을 가보고 많은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혹시 기억이 돌아올지도 몰라.”




<오르카호 목욕탕>


“어서오세요~ 아, 리제님 깨어났어요? 몸상태는 괜찮으세요?”


“반가워요 미퀴나르씨. 우리 이발하러 왔어요.”


“엥? 여기 이발소가 아닌데 무슨 소리세요.”


“미안해요 그렘린님. 이 녀석이 그냥 장난치는거에요. 혹시나 리제양이 돌발행동을 해도 이해해주세요.”


“얼른 옷 벗어. 너 며칠간 누워있어서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날거야. 다 씻어버리자.”


“....”


“왜 가만히 있어?”


“자동차에다가 화장품을 두고왔네...”


“아냐, 가지마! 이녀석 기억력이 9초라고 했었지... 조금이라도 한눈팔면 안되겠네. 내가 벗겨줄게”


“...”


“아, 병원 가야하는데. 얼른 옷 입어야겠다.”


“후우..... 옷 입지마.”


“리리스님 무슨 상황이죠? 리제님이 최근 머리를 다쳤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제가 도와드릴까요?”


“그러면 고맙죠. 옷 벗기는것좀 도와주세요.”




<목욕탕 안>



“다 씻었으니 이제 탕에 들어가야지.”


“어딜가! 아직 씻지도 않았어.”


“머리 감겨줄테니 눈 감고있어. 아니, 손으로 눈 가리고있어.”


“알았어.”


“.....”(손 스르륵)


“손 내리지 마. 눈에 샴푸 들어간다.”


“샴푸라고? 그래. 머리 감아야지.”


“어... 그거 내 샴푸인데. 그리고 거기로 여는거 아니야.”


“미안해요 다크엘븐님. 씻기는것조차 너무 힘드네...”


“아악! 눈 아퍼!”


“눈에 샴푸 들어갔구나. 내가 행궈줄게. 이 녀석 상태가 왜이래?”




<온탕>



“앗뜨거! 여기 언제까지 있어야 돼?”


“진짜야? 깨어났더니 기억상실에 걸렸다는게?”


“네. 제 이름말고는 전부 잊어버렸어요. 심지어는 기억력도 9초정도로 줄어서 방금 있었던 일도 까먹는대요.”



“앗뜨거! 여기 언제까지 있어야 돼?”


“안 죽어서 다행이기는 한데 조금 무섭다. 나도 잘못 다치면 저렇게 되는건 아닐까...”


“이상하군요. 사령관님조차도 기억못하고 리리스님만 기억하다니.”


“그러게요. 내가 이녀석한테 그렇게 중요한 존재였나?”


“리리스. 너가 최근에 만들어준 조개구이 정말 맛있었어. 다음에 또 먹자.”


“근데 치료방법은 있어? 이 상태로 계속 살아야 하는건 아니지?”


“닥터가 일단 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을 만나면 무언가 떠오를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많이 만나보려고요. 근데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대요.”


“리리스님이 정말 수고가 많으시겠군요. 괜찮으시다면 오늘 리리스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아픈 동료를 내버려둘수는 없죠.”


“나도 도와줄게. 가만 두면 사고칠지도 모르겠어.”


“두분 감사해요. 적당히 씻다가 밥먹으러 가야겠어요. 리제 너 배고프지?”


“아니야. 나 방금 친구들하고 과자 엄청 먹어서 배불러.”




<식당>



“아, 잘먹었다. 밥값은 내가 계산할게.”


“우리 아직 먹지도 않았어. 일로와.”


“어라, 도리마스잖아. 안녕.”


“전 도리마스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입니까? 리제님이 기억상실에 걸렸다는 것이.”


“야. 재밌는 구경났냐? 주방에만 있는 놈이 여긴 왜 나왔냐?”


“구경난게 아니라 걱정되서 나온 것 이옵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갈치구이인데, 이런 상태의 리제양은 먹다가 가시에 다칠거 같습니다. 그래서 리제양을 위해 가시를 바른 생선을 내와도 괜찮겠습니까?”


“그럼 고맙죠. 다들 앉아요.”


“그럽시다. 앉아있으면 좀 진정이 되겠지요.” 


(쿡쿡)


“누구세요. 아, 지민이잖아!”


“난 지민이가 아니야. 저번에 철충이랑 싸우다가 다쳤다면서. 이 사탕먹고 좀 힘내.”


“고마워 지민아..... 오, 엘드라스구나. 나 사탕 가져왔는데 하나 줄까?”


“난 엘드라스가 아니야... 에이미 나 약간 무서워.”


“걱정마세요. 리제님이 잠깐 아픈거 뿐이에요. 방금 준 사탕 먹고 금방 나을거에요.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잘 돌봐주세요.”


“꼭 나아야돼! 우리를 지켜줘서 고마워.”


“잘가 엘드라스. 사탕 고마워.”


“밥 나왔어요. 리제님만 살 다 발라놓은 갈치구이고 다른 분들은 일반 생선구이에요.”


“얘들아. 너희를 위해 힘들게 요리한거야. 맛있게 먹어줘.”


“근데 너 스스로 먹을 수 있어?”


“그럼..... 얘들아. 너희를 위해 힘들게 요리한거야. 맛있게 먹어줘.


“직접 먹여줘야겠네. 자 여기 입벌려봐.”


“아~ 냠냠..”


“오, 리제 여기 있었네!”


“드라코님 무슨 일이시죠?”


 

“리제한테 이거 주려고. 여기 호두 먹어. 이거 먹으면 기억력이 좀 좋아질거야. 나도 이거 맨날 먹어서 똑똑해졌어!”


“고마워 카미나나. 악! 너무 딱딱해.”


“까지도 않은 호두를 그냥 주시다니... 그래도 호두가 머리에 좋은건 사실이니 일단 가지고 있죠. 아, 옷에 밥 흘렸습니다. 제가 닦아드리죠.”


“불쌍한 영혼이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잠시 리제님을 위해 기도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네. 괜찮아요.”


(리제의 두 손을 잡는다.) “신이시여. 이 영혼을 부디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연약한 저희들을 위해 싸우다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부디 기적을 일으켜주셔서 저희 아픈 자매가 회복되게 하여주십시오.”


“(냠냠) 민규야. 너도 이거 먹을래?”


“전 민규가 아닙니다! 우웁, 생선이 적절히 짭잘한게 맛있네요. 아무튼 리제님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리제님을 열심히 돌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식사 종료>



“다른 녀석들이 많이 배려해줘서 다행히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네.”


“그러게 말입니다.”


“두분도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여러분들 없었으면 밥먹이는것도 진짜 힘들었을거에요. 리제양은 이제 제가 방에 잘 데려다줄게요.”


“오늘 즐거웠어. 다음에도 같이 밥먹자.”


“어..”


“네..”


“??”


“우리 밥먹고 나온지 거의 1분은 지났잖아. 기억력 9초라고 하지 않았어?”


“야. 우리가 방금 뭐했어?”


“....생선 맛있었어. 나중에 민규랑 카미나나랑 또 먹자.”


“....”




<페어리 숙소>



“리리스님! 리제 상태는 어떤가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어요. 기억력이 좀 회복된거같아요.”


“정말요? 다행이네요... 리리스님 정말 감사해요.”


“아니에요. 저 말고 다른 분들이 더 많이 고생하셨어요. 다프네님, 내일 리제양 데리고 정원좀 가보려고 하는데 좀 도와주시겠어요? 다른분들하고 같이 산책하다보면 회복이 더 빨리 될지도 모르겠어요.”


“네. 언니를 위한 일이면 다 가능하죠.”




<며칠 뒤>



“오빠! 기쁜 소식이야!”


“왜 그래? 리제가 기억을 되찾았어?”


“아니. 그건 아니지만 리제언니의 기억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있어. 예전 일들은 여전히 기억 못하지만, 이제 자기한테 일어나는 일을 4분정도는 기억하더라고. 몇 개는 더 오래 기억하고. 다른 언니들하고 놀다보니까 점점 나아지는게 보인다고 리리스언니가 말했어.”



“와... 정말 다행이다. 리리스가 정말 수고가 많겠네.”


“그러게 엄청 피곤해보이더라. 근데 리제언니 기억력이 회복되는건 좋은 신호야. 왠지 곧 모든 기억이 되돌아올거같아.”




<그날 새벽 컴페니언 숙소>





“뭐야... 이시간에 누가 전화를 하는거야. 누구시죠?”


“리리스님 큰일 났어요. 리제언니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네? 이 시간에 갈 곳이 어디 있다고.”


“모르겠어요. 갈만한 곳을 뒤져보고 있는데 안보여요.”


“저도 찾는거 도와드릴게요. 얘가 갈만한 곳이 어디일까...” (문 벌컥)


“...”


“꺄아아악!”


“리리스님! 왜 그러세요!”


“후우... 리제양이 저희 숙소에 있어요. 얼른 데리러 오세요.”


“그래요? 멀리 안가서 다행이네요. 얼른 갈게요!”(뚝!)


“너 왜 여기있는거야?”


“아... 너한테 선물 주려고.”


“무슨 선물? 아무것도 안 들고있잖아.”


“....어떤 나쁜놈이 훔쳐갔나봐. 찾으러 가야지.”



“가지마... 근데 여긴 어떻게 찾아온거야? 기억도 못할거 아냐.”


“내가 친구 사는 곳을 왜 모르겠어.”


“.....복도에서 다프네님이나 기다리자. 애들 깨겠어.”


“그래.”


“....”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

“뭐가?”


“내가 어쩌다 기억 잃은 너를 보필하게 되가지고. 너랑 함께 있느라고 며칠동안 주인님 얼굴도 제대로 못봤네.”



“내가 기억을 왜 잃어? 다 기억하는데.”


“너가 그때 철충한테 맞아가지고.... 그래, 생각해보니 그때 너가 나를 구해줬지.”


“.....철충? ...구해?”


“생각해보니 너가 기억을 잃은건 다 나를 구하다가 대신 맞아서 이렇게 된거였구나. 만약 너가 나를 안 구했으면 기억을 잃은건 내가됐을까?”


“조금 늦었지만 고마워. 그때 날 구해줘서.”


“.....너가 기억을 잃으면 어떨거 같은데.”


“내가 기억을 잃는다면? 음... 너무 슬플거같아. 너무나도 멋있는 주인님을 잊어버리다니. 그런건 상상도 할 수 없어. 주인님은 오직 나만의 것인데, 당연히 절대 잊을수는 없지.”


“주인님........그래.  그랬지.”


“리제언니 여기계셨군요! 한참 찾았잖아요.”


“왔구나 다프네. 우린 돌아가자.”


“네. 돌아가요.”


“.....”


“?”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신거에요?”


“니 이름을 왜 모르겠어. 그리고 해충아.”


“엥? 해충이라고?”


“멋있는 주인님은 나만의 것이 될거야. 니 것이 되도록 만들지는 않을거야.”


“너 기억이 돌아왔냐?”


“....그런가봐. 갑자기 많은게 생각나네. 앗!”


“잘됐다. 정말 다행이야.” (리제를 껴안는다)

“놔.... 안 놓으면 죽인다...”



“언니... 정말 다행이에요... 드디어 기억이 완전히 돌아왔군요.”


“놓으라니까... 아니야. 그냥 그렇게 있어.”





“정말? 리제가 기억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어. 확인해봤는데 완전히 정상이됐어. 왜 기억이 돌아왔는지는 나도 설명하기 힘들어.”


“진짜 다행이야. 리리스가 정말 많이 수고해줬네. 수고한 리리스를 위해 휴가를 길게 줘야겠어.”


“리리스언니는 휴가말고 오빠를 더 원할텐데~”




“다크엘븐님 그 소식 들었습니까? 리제님이 기억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하더군요.”


“나도 들었어. 진짜 다행이네.”


“어라? 저기 리제님이 오시는데요?”


(수레를 끌고 오고 있다.)


“너 이제 기억이 돌아왔다는데 정말이야? ... 뭐야. 화분은 우리한테 왜 줘? 그 수레는 뭐고.”


“식물이 심겨진 화분이랑 편지를 주셨군요... 이제보니 그 수레에 화분이랑 편지가 가득있네요?”


“기억 잃었을 때 도와줘서 고마워.” (수레를 끌고 사라졌다.)


“아, 기억 잃었을 때 도와줬던 분을 한명한명 찾아서 화분을 선물하는거군요.”



<컴페니언 숙소>



(똑똑)


“누구세요... 아, 너구나. 몸 상태는 이제 괜찮아?”


“받아. 니 동물들거까지 가져왔어.”


“뭐야. 화분? 편지들도 있네.”


“잘 키워. 정원에서 엄선한 식물들이야. 그리고 편지 잘 읽어.” (빠르게 사라졌다.)


“아무래도 우리들한테 식물 선물을 한거같은데요.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네요. 식물 하나에 편지 하나씩 다 붙어있어요.”


“편지? 한번 읽어봐요!”



이건 애플민트야. 해맑은 강아지한테 줘. 그녀석이면 물 주는거 자주 잊을거 같은데 괜찮아. 애플민트는 튼튼한 식물이라서 물 없이도 잘 자라거든. 아무리 그래도 물 주는건 잊으면 안돼!


“우와~ 리제님이 저한테 민트를 선물했어요! 나중에 이걸로 민트맛 미트파이 만들어야지~”


"다른 편지엔 뭐라고 써있죠?"



이건 비화옥선인장이야. 빨간 늑대한테 줘. 그 녀석은 식물에 물 주는거 귀찮아 할거 같아서 물 많이 안줘도 되는 선인장을 준비했어. 애정을 가지고 키우다보면 정말 예쁜 꽃이 피어날거야.


“이건 내거네? 나도 한번 꽃 피워볼래!”



이건 사랑초야. 검은 고양이한테 줘. 이건 물만 잘 주면 문제없이 잘 클거야. 다만 잎이 시든거 같은때는 꼭! 물을 줘야 해.


“나보고 이걸 키우라고? 귀찮은데... 그래도 예쁘니까 잘 키워볼게.”



이건 베고니아야. 하얀 녀석한테 줘. 그녀석이라면 별다른 말 안해도 잘 키울 수 있을거야. 흙이 건조한거 같을 때, 잎에 물이 닿지 않게 흙에다만 물을 줘야해.


“예쁘네요. 한번 잘 키워볼게요.”



이건 아레카야자야. 하얀 고양이한테 줘. 열심히 키우다보면 언젠가 너보다 크게 자랄거야. 이거 공기정화에 좋은 식물이니까 잘 키워봐. 그리고 창가에는 두지마. 이녀석 직사광선을 싫어해.


“공기 정화에 좋다고요? 딱이네요. 맨날 환기도 못하고 갑갑했는데.”


“리제님이 이걸 왜 우리한테 선물 하는걸까요?”


“아마... 리리스언니가 기억을 잃었을 때 자기를 많이 도와줘가지고 고마워서 선물한거 같아요.”


“리제 그녀석... 그것 때문에 나 뿐만 아니라 동생들도 챙겨줬구나.”


“근데 리리스언니는 어떤 식물을 받으셨나요?”


“글쎄... 나도 한번 편지를 볼까?”



리리스 너한테 주는건 단풍나무 묘목이야. 만약 이걸 10미터 넘게 키우면 주인님이 너의 것이 되는걸 인정해줄게.


“지금 장난해? 이 작은 화분에 담겨있는걸 10미터 넘게 키우라고?”


“언니. 편지 끝이 아니에요.”


“아, 그러네.”



만약 그 화분에서 계속 키우기 힘들면 우리 정원으로 가져와. 옮겨 심어줄게. 그러면 내가 그 나무 관리도 잘 해주고 물도 잘 줄 수 있어. 겸사겸사 우리 정원에 자주 놀러와. 너랑  같이 놀고싶거든 너의 식물이 잘 자라는지 관찰해야 하잖아. 그리고....



많이 고마워.



“그래... 알았어. 정원에 자주 놀러갈게. 단풍나무도 10미터 넘게 키워서 주인님을 내것으로 만들어야지.”






<시간이 꽤 많이 흐른 뒤 오르카호 정원>



“소대장! 나 정원에 처음 와봐!”


“아니, 지금까지 대체 뭐한겁니까. 이 배에서 몇 년을 살았는데 여기에 한번도 안 와요?”


“식물들이 진짜 많네~ 오, 소대장! 저 나무는 왜 빨개? 엄청 크잖아! 저거 한번 보러가보자.”


“쉿!”


“응? 왜?”


“저 빨간 나무 밑에서 리리스님하고 리제님이 같이 낮잠자고 있잖아요. 깨우지 않도록 조용히 다닙시다.”


“아 못봤네. 미안미안~ 근데 둘이 정말 사이좋게 자고 있다. 둘다 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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