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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


리제가 이 플레이를 떠올린 건 소완한테서 "술을 넣은 초콜릿"이란 아이디어를 받은 직후였어.

'사령관한테 술을 먹인다'가 '그날 밤은 sm 플레이를 한다'와 동의어가 된 지도 이미 한 세월.

그동안 살을 섞은 횟수는 셀 수도 없었으니, 상대의 취향 정도야 꿰고 있었지.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말하자면, 사령관은 육체적인 가학 성향이 없는… 건 아니긴 한데, 그보다는 상황을 지배하거나 유도하는 걸 좋아하는 쪽에 가까웠음.

평소의 장난기도 그렇고, 잠자리에서 자신의 반응을 특히 즐기는 것도 그렇고.


물론 리제 본인은 절대로. 절-대-로 피학적인 성향이건 피지배적인 성향이건 없었지만, 사랑하는 남편의 취향에 따른 서비스 정도야 해주지 못할 것도 없는 법.

그런 의미에서 비장의 삼단 초콜릿을 준비한 것이었고.

사령관의 눈에 말 그대로 불꽃이 튀는 걸 보면 성공적이라는 것도 틀림없었지.

이런 반응이면 자기도 부끄러움을 감수한 보람이 있다고 우쭐거리는 내심을 최대한 숨기고, 리제는 최대한 순진무구한 - 그야말로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사령관을 올려다보면서 재촉하듯 말(?)했음.


- 멍.


이번에는 아예 강아지처럼 앉은 자세까지 잡아서.

처음만큼 수치스럽지는 않은 것이 그 사이에 익숙해진 걸까.

하긴 온갖 이미지 플레이로 단련되었는데 이제와 강아지 흉내 정도야 할만하지.

그렇게 쌓아올린 자신감을 연로 삼아 한층 더 연기에 몰입하는 리제를 한 호흡 더 감상하듯 바라보고, 사령관은 깊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음.


- 손.

- 멍.

- 그래, 착하지.


손 위에 손을 얹었을 뿐인데 대단한 재주라도 부린 양 얼굴을 쓰다듬고 턱을 간질여주는 걸 보니 사령관도 완전히 몰입한 것이 틀림없었지.

평소에 머리카락을 쓸어주던 조심스러운 손길이 아니라 마구 뒤섞는 듯 거리낌 없는 손놀림인 것도 그렇고.


- 이리 온?

- 왕.


물 흐르듯 다가와서 안착.

무릎에 턱을 괴고 시선을 올리자 사령관은 손을 뻗어서 귀 뒤쪽을 간질여 왔음.

리제는 낯간지러우면서도 어딘가 충족되는 기분에 배부르게 웃으며 사령관의 다리에 볼을 비볐고.

물론 그것 만으로 밤을 보낼 리도 없어서 - 얼마 지나지 않아, 초커에 달려 있던 리드를 부드럽게 위로 당기는 힘에 몸을 일으켰지.


더듬더듬 디디듯이 내민 손으로 가슴팍을 짚고, 사령관의 다리 사이로 무릎을 모아 앉은 - 마주 앉는 자세는 분명히 적잖이 해왔을 텐데, 강아지를 연기하는 상황을 생각하니까 또 기분이 묘했음.

둘 사이에 오가는 도발적인 시선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고.

주저할 이유가 없었으니 남은 건 행동으로 옮길 뿐이었지.


- 크웅…….


리제가 사령관의 얼굴을 핥은 것과, 사령관이 리제의 등을 쓸어내면서 옷을 벗겨낸 건 거의 동시의 일이었어.

애초에 리본 하나만 풀어내도 떨어지는 구조의 잠옷이었으니, 나신을 훤히 드러내는 건 한순간이었고.

그렇게 드러난 피부에 공기가 직접 와닿는 순간 자기가 정말로 짐승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 이상할 만큼 도착적이었어.

원래부터 민감했던 뒷목을 사령관이 가볍게 긁어주는 것 만으로 이미 젖어버릴 정도로.


슬슬 몸이 비비 꼬이는 걸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는데, 사령관은 한사코 애완동물을 쓰다듬는 척, 집요하게 목부터 엉덩이까지에만 페팅을 할 뿐이었어.

컨셉을 지키자니 말로는 못하겠고, 애처롭게 귓바퀴를 핥아 봐도 요지부동.


- 흐응……!


하다 못해 입술을 핥으려고 하는 건, 능숙하게 힘을 줘 끌어안으면서 품에 한층 더 깊이 앉는 것으로 가볍게 막혔고-

이걸로 참으라는 듯 허벅지를 훑어내리는 순간 온 몸이 찌르르 떨리면서 살짝 굳었지.

정말로 개처럼 혀를 빼물고 헥헥거리기 시작하는 리제의 귓가에, 사령관은 스쳐 지나가듯 속삭였음.


- 부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


시뮬레이션은 했는데 왜 직접 하자니 이렇게 허들이 높지.

시선으로 하소연해봤지만 사령관은 아무래도 봐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라, 리제도 깔끔히 단념했음.

사령관에게서 떨어져서, 카페트에 등을 대고, 반쯤 주먹쥔 양 손을 모아 올린 채- 


- ……왕, 왕.


그야말로 강아지처럼, 복종하는 소리를 낼 뿐이었지.

그리고 다음 순간, 리제는 어느샌가 사령관에게 들려서 쏟아지는 키스를 받는 자신을 발견했음.


- 너무 사랑스러워서 곤란해.


미칠 것 같거든.

말투는 부드럽지만 여유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리제에겐 더 없이 만족스러웠지.

과연 마지막까지 컨셉을 지켜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 특히 절정이 가까웠을 때의 사랑한다는 말을 - 하는 우려는 있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 하아….


리제는 느릿하게 몸을 돌려서 팔로 땅을 짚었음.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후배위를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번엔 역시 이 쪽이 정답이겠지.


- 리제.

- 아응……!


아무튼, 오늘 밤에는 말 그대로 개처럼 해대리라는 점은 틀림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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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삼단 초콜릿 중 리제 얼굴 초콜릿은 평범하게 하는 게 아니라 '주인님'이라고 불러주는 플레이였다고 하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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