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Avengers: Infinity War(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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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직.... 치직.

 

 다급한 무전 소리.

 

 [여긴 구조선 스틸 라인. 우린 공격받고 있다. 반복한다, 공격받고 있다.]

 

 갈 곳 없는 구조 요청만이 울려 퍼진다.

 

 [엔진이 고장 나고, 생명 유지 장치가 박살났다. 근방의 아무 함선의 구조를 요청한다. 위치는 뉴욕에서 250km 서북쪽.]

 

 그리고, 그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간다.

 

 [탑승자 대부분이 브라우니들과 레프리콘들. 이 함은 전함이 아니다. 반복한다, 전함이 아니...]

 

 결국, 그 목소리는 끊겼다. 그 함 안에는 수백 명의 브라우니들과 레프리콘들의 시체가 있고, 그 위를 ‘그’의 부하들 중 하나가 걸어가고 있다.

 

 “내 말을 듣고, 기뻐하라. 당신은 위대한 황제 폐하께 구원되는 영광을 누렸으니.”

 

 그의 발밑에는, 고통스러워하는 자들과 죽은 자들이 서로 뒤섞여 참상을 이룬다.

 

 “이것이 고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 이것은... 구원이다.”

 

 그러면서도, 그 함의 승조원의 절반은 비참하게 죽어나가고 있다.

 

 “당신의 희생 덕에 지구의 균형이 맞춰지리니.... 웃어라.”

 

 “크허억!”

 

 트릭스터의 손날이 브라우니의 배를 꿰뚫는다.

 

 “죽어서도, 당신은 철의 아이가 되었으니.”

 

 “...”

 

 피닉스 대령은 두려운 표정으로 그의 수하들 사이에 서 있다. 그녀의 앞에는, 거구의 철제 인간...처럼 생긴 게 서서, 그녀를 바라본다.

 

 “지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안다.”

 

 압도적인 위압감이 그녀를 덮친다.

 

 “너무도 절박하게 내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패하지.”

 

 그가, 방금까지 자신의 상관이었던 자의 머리채를 붙들고 들어올린다.

 

 “두렵지. 다리는 후들거리고. 목적이 뭐지?

 

 두려워하고 도망쳐도, 운명은 항상 찾아온다.”

 

 철의 황제의 손에 들려 있는 자도,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자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제, 운명이 도래했도다. 또는, 짐이... 왔다.”

 

 의지충천으로 말하는 그의 왼손에는 이미 보라색의 ‘힘의 원석’이 박혀 있다.

 

 원석. 바이오로이드들과 AGS들의 손쉬운 통제를 위해 김지석과 앙헬 리오보로스가 비밀리에 만든 여섯 개의 장치이다. 겉보기에는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힘은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다. 절대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절대적인 내구력, 그것들이 인간의 창조물에 가할 수 있는 힘을 고려하면, 사령관을 제외한 모든 개체에게 통하는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불굴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마리는 왼쪽 머리채를 철의 황제에게 잡히고는 힘겹게 말한다.

 

 “말이.... 너무... 많군.”

 

 “공간의 원석과 네 지휘관의 머리. 어느 쪽을 내게 줄 건가?”

 

 스틸라인 내에서 지휘관인 마리 다음으로 높은 직책을 가진 피닉스 대령에게, 그가 묻는다.

 

 “...알잖나.”

 

 그리고, 그의 수하들인 스토커, 트릭스터, 레이더, 익스큐셔너가 차례로 자신들의 무기를 든다.

 

 “죽여버려.”

 

 황제는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더니, 망설이지 않고 힘의 원석을 마리의 머리에 가져다 댄다.

 

 “아, 아악! 크아아아악!!”

 

 힘의 원석의 그녀의 피부에 닿자, 그녀는 강렬한 고통을 호소한다. 그것이 힘의 원석이 가진 권능이니까.

 

 피닉스는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다, 이내 못 볼 걸 봤다는 표정을 짓더니 소리친다.

 

 “그만, 그만. 그만! 그만해!!!!”

 

 힘의 원석을 이용한 공격은 멈췄지만, 아직 지휘관은 황제의 손에 붙들려 있다.

 

 “공간의 원석 따위는... 없다! 스틸라인 본부가 파괴될 때... 같이 파괴되었으니까!”

 

 마리가 힘겹게 말하지만, 대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의 손에서, 작고 푸르게 빛나는 공간의 원석이 나타난다.

 

 “...”

 

 “자네는... 정말 최악의 대령일세.”

 

 거짓이 아니었다.

 

 “지휘관님, 장담하건대... 태양이 저희를 다시 비출 겁니다.”

 

 “스틸라인의 대령이여, 그 잘못된 낙관주의가 마음에 든다.”

 

 “아니, 틀렸다.”

 

 갑작스러운 반문에, 황제의 안광이 밝게 빛난다.

 

 “첫째, 나는 스틸라인 소속이 아니고,”

 

 그는 그녀의 말을 듣고만 있는데...

 

 “둘째.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이 이 전함을 타고 있다.”

 

 그 말과 동시에, 조용히 대기하고 있던 라비아타가 황제를 덮친다. 그녀를 피해서 피닉스는 몸을 날려 마리를 구해 낸다.

 

 “자, 덤벼라, 황제!”

 

 “오냐, 바라던 바이다.”

 

 그리고, 최강의 바이오로이드와 철의 황제가 맞붙는다. 맨손 격투로. 라비아타는 그녀의 최상의 격투 실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황제를 몰아붙인다. 그의 얼굴로, 가슴으로, 복부로, 다리로 끊임없이 주먹이 날아온다. 갑옷에도 깊은 생채기가 난다. 그는 반격 한 번 못하고 그대로 함선 벽에 처박힌다.

 

 “아버지!”

 

 그걸 본 트릭스터는 급히 자신의 아버지를 도우려고 나섰으나...

 

 “즐기시게 놔두어라.”

 

 익스큐셔너가 그를 막아선다.

 

 그의 예상대로, 황제는 반격해서 라비아타를 몰아붙인다. 조인 목을 풀고, 그녀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다시 복부로, 흉부로. 쉴 새 없이 날아오는 공격에 이번엔 그녀가 나가떨어졌다. 거기에 모자라, 아예 그녀를 쓰러진 실키 앞에 내려친다.

 

 “이야아아아...아?”

 

 마리가 그 빈틈을 노리고 황제에게 철제 잔해를 휘둘렀으나, 그 공격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황제가 그 파편을 막고 마리에게 발길질을 날린다.

 

 마리는 그대로 나가떨어진다.

 

 “전사한 대원들이여....”

 

 “음?”

 

 쓰러져 있던 실키가, 온 힘을 쥐어짜내 말을 꺼낸다.

 

 “마지막으로 제게... 저분을 구할 힘을 주세요.”

 

 그리고, 실키의 소유물이었던 개인용 추진기가 쓰러져 의식을 잃은 라비아타를 붙잡고 빠른 속도로 어딘가로 날아간다.

 

 “됐다...”

 

 실키는 기뻐했지만, 멀리 날아가는 귀찮은 전력을 본 황제는 그렇지 않았다.

 

 “레이더여, 자네의 창을 내게 주게.”

 

 레이더의 화력은 부족하다. 그래서 그는 그를 보조해줄 창을 하나 들고 있다.

 

 “실키 대령... 실수한 걸세.”

 

 그리고, 황제의 손에 들린 레이더의 창이 실키의 흉부를 깊숙이 찌른다.

 

 “으윽...”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 숨을 내쉰다.

 

 “아, 안돼!!!!!!!”

 

 마리의 절규. 피닉스는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자네!! 그걸로 내게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금속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익스큐셔너가 그녀의 입을 막는다.

 

 “쉬잇.”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공간의 원석을 집어들고 황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저의 초라한 인격이, 폐하의 웅장함 앞에 고개 숙입니다. 현재까지 그 아무 존재도, 두 원석을 동시에 다루지는 못하였죠.”

 

 그리고는 황제에게 그 푸른 돌을 건네준다. 황제는 그 돌을 잠시 지켜보더니, 이내 그의 왼손의 장갑에 박아 넣는다.

 

 “아아...”

 

 마치 원석을 느끼기라도 하는 듯이, 전신에 몰려오는 푸른 기운을 느끼고 그저 그 힘을 즐긴다.

 

 “아시아에 두 개의 원석이 있다, 나의 아이들아.”

 

 나머지 셋이 차례로 황제 앞에 무릎 꿇는다.

 

 “모두 찾아... 나에게 가져오너라.”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아버지.”””

 

 그 순간에 피닉스 대령도 어둠 속에서 머뭇거리며 걸어나온다.

 

 “그... 실례지만... 지구로 간다면, 가이드가 한 명 필요할걸? 그리고 난 그 분야에서 경험이... 좀 있는데.”

 

 그러나, 황제는 관심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실패의 경험이 아닌가?”

 

 “실패지만... 경험, 이잖아?”

 

 그리고, 그녀는 황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전능한 황제시여, 나, 피닉스, 스틸라인의 대령이자...”

 

 흘끗 마리를 쳐다본다.

 

 “지원부대의 지휘관, 구 둠 브링어의 대령, ‘불사조’로써... 너에게 맹세한다.”

 

 그리곤... 조그만 단검을 등 뒤에서 꺼내고...

 

 “영원한 충성을...!”

 

 있는 힘껏 단검을 날렸지만, 결국 공간의 원석에 막힌다.

 

 “어... 어라?”

 

 “영원?”

 

 그녀의 목을 한 손으로 조르고는, 그녀를 천천히 들어 올린다.

 

 “말을 잘못 골랐군.”

 

 “컥, 케흑...”

 

 대령은 발버둥치지만, 결국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너는.... 절대로.....”

 

 질식해 죽어가면서도 기어코 말을 한다.

 

 “신이 될 수..... 없어...!”

 

 뚜두둑.

 

 그녀의 목이, 부러졌다.

 

 “이번엔 못 부활할 거다.”

 

 마리는 막힌 입으로 소리를 질러보지만, 말이 나올 리 없다.

 

 황제는 힘의 원석으로 함선을 파괴하고, 공간의 원석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천재 둘인 김지석과 앙헬이 만든 물품답게, 말도 안 되는 권능을 자랑한다.

 

 익스큐셔너가 가고, 마리를 묶어 놓던 것들도 하나하나 떨어져 나간다.

 

 “피닉스 대령... 실키 대령...! 임펫 중사, 이프리트 병장, 노움 병장, 레프리콘 이병, 브라우니 일병, 모두...”

 

 살아있는 바이오로이드와 죽은 바이오로이드가 정확히 절반씩 뒤섞인 곳에서, 그녀가 슬픔에 몸부림친다. 이내, 힘의 원석에 의해서 함선의 외부는 날아가고, 내부만이 남아 살아남은 탑승자들을 표류하게 한다.

 

 마리는, 사령관을 제외한 모든 것을, 결국 잃었다.

 

 

 

 

 

 

 한편, 실키가 죽어가며 보낸 추진기는 라비아타를 싣고 도착지에 거의 도착했다.

 

 그 시각, 정복한 육지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던 서울의 에키드나와 레이시.

 

 “그래서, 돈이 한 푼도 없다고요?”

 

 “아니, 그... 너무 세속적인 거에만 연연하면... 안 좋잖아?”

 

 “안드바리 보고 그런 말 하세요. 애 하나 울릴 심산이신가?”

 

 “야야, 잠깐. 나 750정도 있어.”

 

 “참치로요?”

 

 “아니, 그... 커버춰초콜릿.”

 

 “참치로 하면 얼만데요?”

 

 “어....2캔.”

 

 “하아.... 지금 버뮤다 상황이 개판입니다! 네오딤은 어딘가로 떠났고, 팬텀은 몇 년째 행방불명이고, 스카디는 어디 있습니까?”

 

 “어... 글쎄, 어디 있을까? 헤헤....”

 

 “그러니까 이 꼴이 나는 거 아니....”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들이 있던 건물의 지붕을 뚫고 어느샌가 정신을 차린 라비아타가 추락한다.

 

 “누, 누굽니까?!”

 

 “뭐야, 누구.... 라비아타 언니?”

 

 “허억, 허억...”

 

 라비아타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그녀가 해야 할 말만은 한다.

 

 “그가 와... 오고 있어....”

 

 “뭐, 뭐라고요?”

 

 “황제, 철의 황제, 그가 오고 있다고..!”

 

 둘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라비아타를 쳐다본다.

 

 

 

 

 “누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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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마리

로키 - 피닉스

헤임달 - 실키

닥스 - 에키드나

웡 - 레이시

헐크(브루스 배너) - 라비아타

타노스 - 철의 황제(창작캐)

컬 옵시디언 - 레이더

에보니 모 - 익큐

콜버스 글레이브 - 트릭스터

프록시마 미드나이트 - 스토커


나머지는... 기대해 주세요!


블랙위도우 개봉기념으로 만들어봄.


5천자 넘어갔네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