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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복잡한 심경은 접어두고, 리제는 요정 마을의 진행 자체는 낙관하고 있었어.

그도 그럴게, 원작에서 해당 이벤트가 위험했던 건 어디까지나 사령관이 소수의 대원만 대동한 채 마을에 들렀다가 통신 방해로 고립되었기 때문이잖아?


사령관의 성향을 고려하든, 꼼꼼하게 부대원들이 지역 확보를 진행 중인 작전 상황을 고려하든 그런 전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니까.

요정 마을에 발이 달려서 도망갈 수 있는 것도 아닌 이상, 접촉 자체는 시간 문제에 불과하기도 했고.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이라면 통신 방해의 징후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정도인데, 세세한 시기엔 차이가 있을 테니 뭐 그럴 수도 있겠거니 싶었지.


그리고 그렇게 오래 지나지 않아서 오르카 호는 원작의 관련자와 접촉하는 것에 성공했어.


- 부탁이에요! 아저씨는 아무 잘못 없어요!

- 서로간에 견해 차이가 있는 모앙이군요. 제가 보기에 저 변태 로봇은 존재 자체가 잘못입니다.

- 코, 코어는 밟지 말아주시지 않겠습니까! 밑창 건너편에 살덩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흐갹!


화가 나다 못해 무표정해진 얼굴로 알프레드를 끌고 온, 바닐라를 위시한 배틀메이드 시리즈.

거기에 어쩔 줄 모르며 따라붙은 스노우 페더와 아크로바틱 써니라는 형태로.


*   *   *


바닐라에게서 듣게 된 정황은 맥빠질 만큼 간단했어.

스틸라인이 확보한 블랙리버의 군사기지 중 하나에서 물자를 옮기기 위해 배틀메이드들이 동원되었을 때 평소대로 고철을 수집하러 온 알프레드와 마주쳤고 견딜 수 없는 수상함에 그대로 포획.

끌려가는 알프레드를 발견하고 무슨 일인가 싶어서 미행하던 스노우 페더와 써니를 금란의 예민한 오감이 놓치지 않고 붙잡아서 줄줄이 연행(?)되었다는 것이었지.


- 깡통 쪽은 너무 수상해서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현지에서 지내던 바이오로이드의 이야기라면 믿을만 하겠죠.


라는 바닐라의 첨언이 흘러나오는 동안, 레지스탕스 두 명과 조력자 한 기는 사령관 - '인간'의 존재를 확인하고 경악했지.


- 위협할 생각은 없었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아니, 어쩌면 사령관이 첫 인사로 사과부터 했다는 것을 더 놀라워한 것도 같지만.


- 정말로 놀라운 만남이군요! 머리카락 한 올만 부탁드려도 되겠습…….

- 교육이 부족했습니까?

- 아, 아이고! 아닙니다. 아무 일도 아니고 말고요.


그 와중에 알프레드는 한결같구나.

짧은 만담 덕택에 조금이나마 분위기가 이완된 걸 확인하고, 사령관은 다시 이야기를 시도했어.

자신은 마지막 인간으로서 바이오로이드들과 함께 철충에 저항하고 있다는 것.

이 곳에는 보급 겸 거점 마련을 위해서 정박하고 있다는 것.

이미 머무르고 있는 바이오로이드가 있는 줄은 몰랐지만, 딱히 합류를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 이 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는 것 등등.


처음에는 간단한 소개만 끝낸 후 듣기만 하던 둘도, 부드럽게 설득하듯 말하는 사령관의 태도에 조금씩 경계를 누그러 뜨리고 시선을 교환하기 시작했음.

아마 사정을 이야기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거겠구나, 하고 리제는 태평하게 짐작하는 정도였지만, 바닐라는 주인님이 이리도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망설이는 둘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

그나마 다행이라면 대놓고 한 소리 하기 전에 알프레드가 끼어들었다는 점일까.


- 아가씨들, 이야기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그, 저는.

- 괜찮습니다. 저 분 또한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당신들을 도와주실 겁니다.


제가 그러고 싶다고 생각했듯이 말이죠. 라고 덧붙인 것이 결정타였을까.

목소리가 떨리는 스노우 페더의 등을 몇 번 두드려준 써니가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음.


- 사실, 저희는 원래는 이 섬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옮겨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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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 건 거짓말이었스빈다


그쪽에 가입하고 등록하려니 몬가 생각해야 할 게 많아서 조금 미루게 되었스빈다

아마 주말 즈음에 준비한 다음 업로드할 테니 라오챈 연재는 안 끊기지 싶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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