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링크




"제길, 부하들도 끌어들이려고?"


싸워서 지친 이때 철충들이 가세한다면 살아남기 힘들지 모른다. 모두가 긴장하는 그 순간이었다.


별안간 하늘로부터 또다른 철충이 나타났다. 길고 샤프한 동체에는 하얀 빛을 띄고, 양 팔에 대검을 달고 있어서, 이전에 사령관의 몸을 만드는 걸 방해했던 철충과 비슷하게 생긴 적이었다.


- 그만두어라. 무지한 어린 양이여.


"뭣이? ……윽."


반발하던 철의 왕자는 대미지를 입었던 탓인지 반항하지 못하고 제압당했다.


- 교황의 뜻을 어지럽히는 행위는 용서치 않는다.


왕자를 제압한 고위급 철충은 사령관을 향해 말했다.


- 교황께서 내린 명이 바쁘니, 오늘은 이대로 물러가지만…… 다음은 너희 차례다.


기묘한 철충은 그 말만을 남긴 채, 철의 왕자를 데리고 멀리 날아가버렸다. 주변에 몰려들던 철충 또한 거짓말처럼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


어떻게든 놈을 물리쳤다…… 라비아타와 리리스 등은 모두 지쳐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사령관은 급히 수송기를 보내 대원들을 실어 오게 했다.


한편, 오메가는 어느새 모습을 감추었다. 대격전이 벌어지는 틈을 타서 도망가버린 모양이었다. 아니면 철의 왕자의 공격에 휩쓸려 죽었던지.


결국, 사령관은 마지막까지 게임의 전개를 뒤집을 순 없었던 것이다.


오르카호에 온 뒤 최대의 싸움을 지휘한 탓일까. 사령관은 대원들이 돌아온 것을 알자마자 그대로 깊이 잠들고 말았다.


다음날. 깨어나 보니 벌써 오전도 지나려고 했다. 의외로 늦게 일어났구나 싶어서 찌뿌둥한 몸을 피는데, 문득 그의 전화기가 울렸다.


간부인가 하고 받아보자 뜻밖의 목소리가 들렸다.


- 축하해요.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요.


바로 지난 연말에 전화를 건 여자인 것이다. 사령관은 저도 모르게 허리를 일으켰다.


"당신……."


- 사령관 행세는 재미있으셨나요? 잠시나마 세상의 왕이 되어보신 기분은요.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상대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 하지만, 여행은 끝이 날 때가 되었어요. 당신은 이제 원래 위치로 돌아가셔야 해요.


그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잠깐만!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뭐야? 당신이 날 여기로 불러들인 거야?"


-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뭐?"


상대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때라니. 그리고 다시 만난다고? 난데없이 오르카호에 온 것을 시작으로, 모든 일을 저 상대에게 조종당한 느낌이었다.


"주인님? 무슨 일이세요."


마침 브런치를 날라 온 리리스가 걱정스레 물었다.


남자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겨우 대답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정말 괜찮으세요?"


"그렇대도."


남자는 그 말을 하면서 별안간 리리스를 안아 침대에 뉘였다. 리리스는 살짝 놀랐지만, 이내 이것도 좋으리라 하고 들떠서 몸을 맡겼다.


남자는 미지의 상대로 인한 복잡한 기분을 잊기 위해, 지쳐 쓰러질 때까지 그녀를 안았다. 그녀의 풍만하고도 늘씬한 육체에 파묻혀 복잡한 머릿속을 잊어버리고 싶었다.


한동안 실컷 욕망을 푼 그는 그녀와 손을 맞잡으며 잠이 들었다.


오르카호에 어째서 온 건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었다.



* * *



- 후후, 이번만입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남자가 벌떡 일어나서 둘러보니, 자신의 방이었다.


해가 벌써 중천에 뜬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오르카호의 함장실이 아닌, 21세기에 살던 남자의 방이었다. 남자 또한 사령관의 복장이 아니라 게임 세계로 들어가기 전 모습 그대로였다.


남자는 순간 자신이 게임의 주인공이 된 꿈을 꾼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꿈이었나?"


그런데 익숙한 향기에 시선을 돌려보니, 바로 곁에 블랙 리리스가 어제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는 게 아닌가.


"으악!"


남자가 기겁해서 소리치는 바람에 리리스도 덩달아 깨어났다.


그녀 또한 달라진 주변 풍경에 어리둥절했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함장실 - 주인님의 방이 아닌 것이다.


"주인님. 여긴…… 어디죠?"


남자는 대답할 처지가 못되었다. 급히 둘러보니, 리리스 뿐만 아니라 컴패니언 자매에 리제, 소완 등 여러 바이오로이드까지 방안에 널브러져 있는 판이었다.


그녀들도 하나둘 깨어나다가 놀랐다.


"여긴?"


"주인님. 여긴 대체 어딘가요."


어째서 이번엔 바이오로이드가 현실 세계로 넘어온 것인가. 단순히 꿈을 꾼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남자는 혼란스러운 정신을 가까스로 다스린 다음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때마침 화장실 문이 열리고, 붉은 수도복 차림의 아르망 추기경까지 나왔다.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아르망은 겸연쩍게 헛기침을 했다. 추기경도 화장실 좀 갈 수 있는 거잖아요.


아르망이 조용히 인사를 올렸다.


"폐하. 좋은 아침…… 이에요."


"……."


"아무래도 여긴 폐하가 원래 지내시던 세상 같군요."


바이오로이드 중에서도 머리가 비상한 아르망은 현실을 파악하는 것도 빨랐다.


가장 먼저 깨어난 그녀는 최대한 방 안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빠르게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잠시 뒤 남자도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믿지 못하겠지만 일단 들어 줘. 음, 어디부터 말해야 되나……."


그녀들은 그가 하는 게임의 등장인물이며, 이곳은 현실 세계이고, 다들 자신과 함께 게임 속에서 단체로 튀어나온 게 아닐까, 하는 이야기였다.


리리스를 포함한 모두는 남자의 말을 좀처럼 믿지 못했다.


그야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자신들이 가상 세계 속 인물이고, 그 세계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믿겠는가.


설혹 그게 사실이라도 대체 누가, 어떻게, 왜 그녀들을 여기로 보냈단 말일까.


그러나 그녀들도 언제까지 현실을 부정하지 못했다. 자기네가 서 있는 장소, 자기네가 나오는 게임, 21세기의 풍경 등을 보고선 결국 아르망과 남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음이 진정된 바이오로이드들은 아르망과 리리스, 리앤 등을 중심으로 모여 앞으로를 의논했다. 바이오로이드가 없는 이 세상에서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오르카호에 돌아갈 수는 있을까, 앞으로도 주인과 지내려면 넓은 집과 돈이 필요하지 않은가, 등.


"저흰 주인님만 있으면 어디라도 좋아요."


그녀들은 저항군보다는 사령관의 곁에 있는 편을 택했다. 사실,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도 막막한 판이긴 했다.


한편 남자는 남자대로, 갑작스레 불어난 식구를 어떻게 해결할지 골머리를 앓았다.


열명도 넘는 그녀들과 비좁은 집에서 같이 살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모두들 자신의 부하이자 사랑하는 대원들인데 쫒아낼 수도 없는 것이다.


고민하는 그를 보고 아르망이 싱긋 웃었다.


"폐하. 걱정 마세요. 모든 복권과 경마, 주식의 정보는 제 머리와 이 코덱스에 들어 있으니."


영리한 아르망은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건드렸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남자가 반색하자 리리스도 이에 질세라 나섰다.


"저, 저도 약사나 의사 일은 할 수 있어요. 빨리 면허를 취득해서 주인님께…… 잠깐. 주인님의 부인도 해야 되고, 경호도 해드려야 하는데."


"아휴. 리리스 양답게 김치국부터 마시는군요. 소첩은 고급 레스토랑을 차려 주인님의 재정적인 부담일랑 덜어드리게 하렵니다."


"뭐야? 소완 너 말 다 했어?"


"흠. 여기서는 내가 완전 노벨상 감이겠네. 오르카호 기술만 있어도 특허는 따놓은 당상이니까."


"음, 난 역시 탐정이 좋겠는데?"


"저는 미트파이 장사 할 거예요! 헤헷."


해맑은 하치코는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페로는 혼란스러운 머리를 어떻게든 다스리며 말했다.


"휴. 저는 주인님 경호에나 힘써야겠습니다. 달리 할일도 없고요."


펜리르가 입맛을 다셨다.


"그러고 보니까 멸망 전엔 고기가 많았다던데. 뭐, 정육점이라던가?"


"시끄러워, 이 해충들. 여긴 정원도 없단 말야."


와글와글한 풍경이 어쩐지 오르카호에 있을 때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남자는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


빙글빙글 그 모습을 구경하던 아르망이 문득 표정을 고치고 말했다.


"그런데 폐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르망이 조용히 말했다.


"어째선지 몰라도, 코덱스의 과거 기록들은 이 세계와 놀랍도록 동일합니다. 주가 변동, 경마 기록, 복권 당첨 정보, 심지어 부동산 가격의 동향이나 각종 사건사고까지……."


"……."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살던 세계와 이 세계의 역사는, 오리진 더스트 발견 이전까지는 99%이상 똑같습니다. 그렇다면."


떠들썩하던 방 안이 순간 조용해졌다. 모두들 아르망을 바라보았다.


아르망의 말이 이어졌다.


"폐하…… 가설입니다만, 혹시 이 세계가 저희들의 세계의 과거라면 어떨까요? 그래서, 이 세계 또한 오르카호가 있던 세계처럼……."


남자는 침을 삼켰다.


이제까지, 자신은 오르카호가 있던 곳이 꿈이나 다른 이세계라고만 생각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법했다.


그러나 아르망의 가설이 사실이라면, 그와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먼 훗날 인류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 게임처럼 바이오로이드가 탄생하고, 철충이 침략하며, 인류가 모두 멸망하는 것일까.


방 안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깬 것은 하치코였다.


"하치코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판의 미트파이를 만들 거예요."


그러자 리리스도 얼른 정신을 차리고 거들었다.


"음. 생각해보니 컴패니언은 주인님을 지키는 게 일이에요. 뭐, 지구가 언제 망하든 상관없는 일이죠."


"저도 언니처럼 주인님 곁에 있을 겁니다."


"나는 고기뷔페 가보고 싶어!"


다들 기운을 되찾고 한마디씩 하는 바람에, 방 안은 다시금 떠들썩해졌다.


그러는 가운데, 리앤이 다가와서 말했다.


"왓슨. 괜찮아?"


"……으응."


"너무 걱정하지 마. 아르망 말대로라면 우린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유리한 거잖아? ……뭣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있고."


가만히 있던 남자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너희 말이 맞아."


그녀의 말에 수긍하여, 마음을 고쳐 먹으려던 남자가 문득 리앤을 보고 물었다.


"참. 그런데 왓슨이라니?"


리앤이 배시시 웃었다.


"그야. 왓슨은 왓슨인걸. 게다가 여기서도 사령관이랄 순 없잖아."


"그러네."


호칭 이야기에 닥터와 아르망도 끼어들었다.


"그럼 난 오빠라고 그대로 부르면 되겠네."


남자가 모르는 체 말했다.


"내겐 여동생이 없다."


"아이, 참. 전기맛 좀 볼래?"


남자가 닥터와 낄낄거리고 있자, 아르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저는…… 폐하라고 불러드려야 할지."


"음? 뭐. 편한 대로 불러. 호칭이야 상관없지."


"으음. 그러면 저도 닥터 양처럼 오빠, 라고 불러도 될까요."


그러자 남자는 기분이 흡족해졌다. 안 그래도 중고등학생 정도 외형인 아르망이 오빠라고 불러주자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던 것이다.


"음. 그래, 앞으로는 오빠라고 불러."


"네, 오빠."


아르망도 조금 쑥쓰러운 듯이 몸을 꼬았다. 닥터가 투덜거렸지만 못들은 척했다.


한편 리리스는 리리스대로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 리리스는 주인님 대신 여보나 당신이라고 불러야겠네요. 아니지, 그건 혼례를 치르고 나서……."


"아휴. 상공(相公)과 결혼도 안했으면서 무슨."


"남이사…… 아니, 잠깐. 소완 넌 언제부터 상공이라 부르는 건데."


"오늘부터랍니다. 흐흐."


"이 해충!"


그런 왁자지껄한 풍경을 웃으며 바라보던 남자는, 갑자기 깨달았다.


오르카호는 멀고 먼, 파멸적인 미래에 있는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들과 있는 곳이 바로 오르카호인 것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그의 세계가 멸망할 운명이라고 해도, 그는 미래를 준비하기로 다짐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운명이 그의 손에 달려 있으니.


이후, 바이오로이드 일행은 바쁘게 움직이며 이 세계에서 살 준비에 들어갔다.


남자도 오리진더스트가 발명될 때를 대비해서 계획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만약 역사대로 더스트가 발명된다면 그는 특히 삼안 산업을 설립해서 운영할 작정이었다.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바이오로이드들의 힘을 빌리면 어떻게든 되겠지.


인류의 멸망은 막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더 나은 조건에서 저항할 수 있도록, 그리고 바이오로이드의 운명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도록.


한편, 남자가 하던 게임은 갑작스럽게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제작사 역시 빠르게 폐업했다.


게임이 사라지면 그들이 원래 있던 세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남자는 물론이고 바이오로이드들도 심란해졌다.


그런데 해당 게임사 소유주의 이름이 에바 스트로스라는 사실을 알고, 남자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에바 스트로스는 바로 게임 속 등장인물 에바 프로토타입의 본명인 것이다.


스트로스는 '애덤 존스'와 결혼한 뒤 에바 존스가 되었고, 인류 최초의 바이오로이드가 되었다는 설정이었다.


물론, 제작진이 게임 캐릭터에 회사 소유주의 이름을 집어넣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장난으로만 치부하기엔 어딘지 석연치가 않았다.


어쩌면…… 오르카호에서 간간히 전화를 건 사람 또한 그녀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남자가 그 문제로 은근히 신경을 쓰던 와중이었다.


하루는 닥터가 남자에게 말했다.


"저기, 오빠."


"왜. 혹시 또 뭐 이상한 거 발명했어?"


"아휴. 오빠도 참. 내가 뭐 이상한 것만 만드는 줄 알아. ……그것보다, 일전에 아르망이 말해준 가설 기억해? 이 세계가 우리 세계의 과거일지도 모른다는 거."


"응. 기억해. 그런데 왜?"


"그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만약에, 그 가설이 틀린 거라면 어떨까. 하고."


닥터는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이 실은 우리가 있던 세계의 과거가 아니라면? 우리 세계는, 단지 일어날 수 있는 미래를 시뮬레이션한 가상 현실이라면?"


"……."


"그리고 우리가 시간 이동을 한 게 아니라, 가상 현실에서 이 세계로 나온 거라면 어떨까."


"……그런 게 가능해?"


"내 말의 요지는 그거야. 가상 현실의 등장인물에 불과한 우리가 이 세계로 나오는 게 가능하다면, 그리고 오빠 역시 우리 세계와 이 세계를 드나들었다면, 혹시 이 세계도 어쩌면……."


닥터는 그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자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자 남자의 어깨를 주무르던 리리스가 말했다.


"닥터, 이제 와서 그런 생각해 봤자 뭐해."


"……."


"그게 설령 사실이라 해도, 뭐, 그러면 주인님 안 모실 것도 아니잖아?"


닥터는 잠시 뒤에 대답했다.


"그건…… 그러네."


"그냥,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들의 할 일 아닐까?"


남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리리스 말대로야. 우리는 여기가 어떤 세계이든 간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어. ……설령 우리가 통속의 뇌라거나, 가상현실에 있다고 해도, 게임을 포기할 순 없는 거니까."


그의 말에 닥터는 물론 주변에 있던 동료들도 가만히 수긍했다.


물론 그것은 남자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었다.


정해진 운명은 없다. 무엇이든 포기할 수 없었다.


그것을 위한 사령관 행세와 오르카호 체험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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