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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요약: 므네모시네를 뽑다 폭사하여 구금당한 사령관, 문학 소녀 하르페이아는 때를 놓치지 않고 사령관의 일일 교사가 되어 소설을 어떻게 읽는 지를 가르치지만, 개연성에 대한 수업을 하던 중 난입한 아스널에게 애-연성 교육을 받게 되는데...


<1교시 - 소설의 전달구조와 서술자>

오늘 날씨 진짜 좋다! 그치 사령관?

아, 1편에서 아스날 대장이랑 애연성 교육을 받느라 몰랐겠구나....



ㄱ...고추는 괜찮아?


아랫도리에 감각이 없엉ㅠㅠ


그래도 당분간 겁탈은 안 하겠다 하더라고, 다행이야 정말.

아무튼, 소설 읽는 법 2탄! 오늘은 서술자와 초점자에 대해서 배워볼 거야!


나 알아, 전지적 작가 시점, 일인칭 주인공 시점, 그리고....


맞아, 서술을 분류할 때 그렇게들 말하지. 하지만 그건 조금 이따가 말하자.

소설이 이야기라고 했었지?

이야기에서는 말하는 사람(화자)이 듣는 사람(청자)에게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줘.

소설에서는....


정답! 작가랑 독자!



엥-


이야기를 두 종류로 나누면 뭐가 된다고 했었지?


사실인 이야기와 허구인 이야기?


맞아, 정확히는 경험적 이야기와 허구적 이야기로 나뉘어.

사령관이 말한 것처럼 경험적 이야기에서는 작가가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허구적 이야기인 소설의 화자는 좀 달라.

소설은 허구적 이야기고, 허구 세계이니까 경험 세계와는 구별해야 한다고 했었지?



화자도 마찬가지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작가가 정말 주인공 '한병태'고, 어릴 때 '엄석대'를 만났을까?


아니지


응, 작가 이문열의 이야기속에 허구의 인물 '한병태'의 허구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거야.

이렇게 작가와 소설은 서로 세계가 달라서(경험세계-허구세계)

화자도 서술자(narrator)라고 부르며 작가랑 구분하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잠깐만, 내가 그림을 그려줄게!

짠~ 어때?


너 그림 진짜 못 그리는구나....


시..시끄러! 펜이 불량이라서 그런거야!


아~예 고럼요 고럼ㅋㅋㅋㅋㅋ


아스널 대장, 사령관 발기했-


해체주의적 관점 속에서 주머니 안의 바늘과 같이 날카로운 리얼리즘을 녹여낸 세기의 명작입니다 선생님.


흠흠, 소설의 전달 구조는 이렇게 두겹이라 생각하면 돼.

작자-독자라는 경험 세계의 관계 안에는 허구 세계(소설)속 서술자-작중독자라는 관계가 들어있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내포 작자-내포 독자도 들어있지만 여기선 생략!


작중독자는 뭐야?


음~ <탈출기>라는 소설을 예로 들어줄게, <탈출기>는 주인공이 자신의 친구에게 보내는 답장 편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편지의 작중 독자는 당연히 수신인인 '친구'이지만, 독자도 주인공의 편지를 읽고 있잖아?

우리, 독자는 작중 독자라는 허구의 존재가 되어 소설에 녹아들거나, 혹은 서술자-작중 독자의 말을 엿듣는 형식으로 소설을 읽게 되는 거야.


작가가 소설 속에 없듯이, 독자도 소설 속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독자가 소설을 읽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거구나?


응, 그렇게 생각하면 쉽지? 가끔 보면 진짜 똑똑해. 그놈의 폭사병만 고치면 1등 신랑가...


??


아아ㅏㅏ아ㅏ아아아ㅏ앙무튼!! 서술자!! 서술자 정리하고 진도 나갈게!

아~ 덥다 더워....


서술자를 정리하자면,

1. 허구의 세계인 만큼 서술자도 허구의 인물이다,

2. 서술자는 사건과 인물, 궁극적으로 작자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하는 중개자다.

3. 서술자는 줄거리를 서술로 바꾸어 주는 인물이다.



자, 서술자가 어떤 존재인지, 대충 알겠지?

...


잠깐 쉬었다 할까?


<2교시 - 들려주기와 보여주기, 초점자>

소설의 서술은 이론적으로 모~두 서술자가 하는 말이야.


인물끼리 대화하는 것도?


서술자를 정리할 때, 중개자라고 했지? 직접화법으로 이루어진 대화도 서술자가 옮겨 주지 않았다면, 소설에 그 대사가 있었을까?


(미묘한 깨달음)


설령 서술자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서술자는 존재해, 작자가 대화나 묘사를 통해서 서술자를 숨겨둘 뿐이지.

이제 서술자의 태도를 알아볼 건데, 'ㅏ' 다르고 'ㅓ' 다르다는 말, 들어봤지?

'ㅔ'보다 'ㅐ'가ㅋㅋ 덬ㅋ 납작ㅋㅋ하니까 나ㅋ이ㅋ트ㅋ '앤'ㅋ젤인 것처럼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술자의 태도는 크게 둘로 나뉘어, 들려주기(telling)와 보여주기(showing)로.

들려주기직접적, 추상적, 주관적, 화자 중심적 
보여주기간접적, 구체적, 객관적, 대상 중심적

어때? 표로 보니까 딱! 들어오지?


아까 그림도 이렇게 하며 오죽 좋-


하아?


수업 계속하시죠 선생님


음, 보여주기는 서술자의 개입이 제한되고 극(劇)화된 방식이고, 근대에 들어서 크게 개발되었어.


그럼 들려주기는 고전 소설에서 사용된 거야? 


응! <흥부와 놀부> 같은 거 들어보면, 서술자가 직접적으로 "놀부는 나쁘고 흥부는 착해"라고 이야기를 하잖아? 인물의 성격을 직접 '들려주는' 거지.

하지만 근현대 소설이라고 들려주기가 사라진 건 아니야, 인물의 내면, 사건의 의미 등을 자세히 표현할 때, 여전히 들려주기는 많이 사용되고 있어.

소설에서 '누가 말하는가'는 '서술자가 말하고, 작중 독자가 듣는다'라고 할 수 있겠지?

이제 '서술자는 무엇을 바라보고, 말하는가'를 알아보자구.


영화를 찍는 카메라로 예를 들어볼게.

카메라는 항상 배우에 초점을 맞추고, 때로는 영화의 주제를 담은 연출을 찍기도 하지,

단순히 장면을 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말하고 싶은 무언가를 암시하고, 드러내잖아?

서술자도 마찬가지로 말하고자 하는 장면, 사건, 인물에 초점을 두고 서술해.


탈론 페더는 내가 섹스하고 있으면 일단 찍고 보잖아.


그건 내가 아니라 시티가드에 말해봐

ㅠㅠㅠㅠㅠㅠㅠ


따라서 서술자가 작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서술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시점이란 용어를 썼지만, 누가 보는가, 누가 말하는 가를 구별할 수는 없어.

그래서 제라르 주네뜨는 초점화(focalization)이라는 용어를 도입했지.

 

....?


이렇게 '서술되는 대상을 보고 인식하는' 시각주체, 즉 초점자(focalizer)는

발화주체(서술자)와 구별되고, 시점이나 서술을 구분할 때는 초점자를 주로 분류하고 있어.


(점심 나가서 먹기 5초 전)


에이, 창작주체(작자), 서술주체(서술자), 시각주체(초점자)만 설명했어, 아직 읽기주체(독자)랑 행동주체(인물)은 말도 안 했고. 진도 빠르게 나가니까 꽉 잡아야 한다?


히히, 농담농담~ 

여기까지 따라왔으면 진짜 대단한 거야.

처음에 사령관이 말한 시점만 분류하고 마칠게.

음, 정확히 말하면 서술의 양상을 분류하는 대표적인 분류들이지.

1. 서술자는 줄거리(허구세계)에 존재할 수도, 밖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 일인칭/작자적(삼인칭) 서술

2. 서술자가 하는 이야기는 서술자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남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 동종서술/이종서술

3. 서술자의 서술은, 자신이 드러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 주권적 서술/제한적 서술

4. 서술자는 자신의 눈으로 볼 수도, 다른 인식주체가 본 것을 대신 말할 수도 있다.

 즉, 말하는 자와 보는 자는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 서술자-초점자 서술/인물-초점자 서술

5. 초점자는 대상의 내면, 심리까지 볼 수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 속 초점화 서술/겉 초점화 서술


서술자 초점자 무슨무슨 주체에 뇌가 강간당하는 중


히히, 사실 서술상황과 초점화를 의식하면서 읽을 필요는 없어.


응?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지거든,

게다가 한 작품의 서술자, 혹은 서술방식이 휙휙 바뀌는 작품들이 엄~청 많아.


그러면 대체 왜...


"그야 재밌으니까"


아하하, 자꾸 놀려서 미안해. 이런 장난 받아주는 건 오르카에서 사령관 뿐이거든.

서술자, 초점자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어렵다면, 이것만 기억해도 돼.

첫째, 작가와 서술자는 다른 인물이다(시론에서는 이걸 페르소나라 불러)

둘째, 서술자, 초점자, 그리고 서술방식이 바뀌면 같은 작품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알지?

아 그 6살인가 7살 여자애가 주인공인 소설?


응 만약에 그 소설의 서술자가 꼬마 영희가 아니라, 엄마나 아저씨였다면.... 어땠을까?



뮤즈가 읽던 관능소설 쯤 되겠지?


응, 소설을 읽을 때 서술자와 초점자가 중요한 이유는 '왜 이런 스탠스를 취할까?',

'왜 이 장면, 이 사건을, 이 인물에 집중할까?'와 같은 질문들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이 질문들이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요소를 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야.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 오늘은 좀 어려운 내용인데 고생했어~


............


어? 대령님이다. 언제부터 있었어?


초점화... 'ㅐ'다르고 'ㅔ' 다르다 할 때 부터요.


어........


" 'ㅔ'보다 'ㅐ'가ㅋㅋ 덬ㅋ 납작ㅋㅋ하니까 나ㅋ이ㅋ트ㅋ '앤'ㅋ젤인 것처럼ㅋㅋㅋㅋㅋ "


그.. 그게... 어머~ 312에서 부품 캘 시간이네~

아 바쁘다 바빠... 아하하....


? 지금 티타니아가 돌고 있는데?


'저 바부팅이가!'


하르페이아?



ㄴ..네?


잔말 말고 따라와 젖만 큰 돼지년아 




그날 하르페이아는 브래지어 3개를 받았다.





사실 서술 상황과 초점화는 나도 어려워서 '아는 것만 충실히 쓰자' 느낌으로 썼는데

그러다 보니 내용이 빈약하네...

이거 쓰다가 전공 교수님께 질문해볼까 했지만

"교수님 제가 캐릭터 젖탱이가 대가리보다 더 큰 19금 게임 커뮤니티에 소설교육론 당시 내용을 연재하는데 초점화에 관해 질문 드립니다."라고 할 자신이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