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땃쥐) (좆간주의)




계기는 사소한 것


1년에 한번 있는 기념일


단 하루 예쁘게 차려입고 편히 쉬는 날


다른 친구들이 모두 술이나 마시며 편안히 쉴 때, 나는 무대위에서 공연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늘어지며 귀찮아하듯 공연하는 친구들이, 나에게는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관리반장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무대에 서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뭐? 저거? 어... 할당량 1위 하면 시켜주지 뭐"


행사가 끝나고 모두가 땅굴로 들어갔을 때

내무반에 누워 내일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잠에 빠져들때

내 머리 속에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과 그걸 위해 할당량을 채우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원래는 근무태도가 안 좋은 더치걸들에게 벌칙으로 주어지는 역할이었다고 들었을 때는, 더치걸 답다고 웃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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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1년 내내 할당량 1위를 달성 했을 때 반장이 황당함과 신기함 그리고 약간의 기쁨을 포함한 표정으로 나를 무대로 대려가 주었다.


"어머? 당신... 당신은 눈빛이 살아있네요?"


오드리라는 바이오로이드가 말 했다. 본이 이런  시골구석에는 오지도, 제작하지도 않는 고급 바이오로이드지만, 이번 행사에는 '큰 손' 들이 오신다는 것과, 이상한 더치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했다.


"더치걸들은 소재가 괜찮아요. 근육 모양이 깔끔하면서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컴팩트 하지요."


다들 눈이 죽어있어서 문제지만요... 라고 오드리가 중얼거렸다.


"본인들의 의지가 없어서 꾸미는 맛이 안 났지만... 이 정도라면"


"꾸미는 맛이 있으면"


나는 오드리의 말을 끊고 말 했다.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만이더라. 근태 1위를 찍겠다고 휴식도 대화도 없이 일만 해서 그랬는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갈라진 목소리가 목을 긁었지만 그래도 나는 말을이었다.


"꾸미는 맛이 있으면 무대에 오를 수 있는거야?"


오드리가 잠시 침묵했다.


"마음에 드네요."


그렇게 말 하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무언가 불타오르는것 처럼 보였다.


"당신 정말 마음에 들어요. 특히 그 눈빛. 원래 이런 촌구석에 이런 자잘한 행사 같은건 거절해도 됬어요. 단지 꾸밀만한 소재가 있다고 들었고 더치걸들처럼 저품질 소재를 가공해서 영감이라도 얻어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하 아니에요 당신 거기 그대로 서있어봐."


오드리가 등에 맨 은색통을 내려놓자 통이 열리며 실과 바늘 천들이 튀어나오며 나를 감쌋다,


"나 오드리 드림위버 A-107 오드리들 중에서 선택된 자들만 가능한 A급 디자이너인 제가, 환상적이라는 단어가 뭔지 알려줄게요."


"오늘 테마는... 꿈, 꿈꾸는 소녀, 하늘을 둥실둥실 떠다니는 기분을 맛보게 해줄게요. 준비 됬어요?"


내 몸을 감싸고도 모자라 하늘에 둥실 떠다니는 천들에 압도당한 나였지만 의상을 만들어준다는것 그리고 무대에 올려준다는 것 같은 말에


준비는 애진즉에 되어있으니,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달라고 했다.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오드리 모델이 모델명과 등급을 알린다는 건 위탁받아 제작하는 의상이 아니라, 본인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의상을 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의상은 토미워커 수십대의 가격이라는것도 말이다. 그때의 나는 무슨 눈을 하고 있었길래 오드리 모델이 내게 의상을 만들어준걸까? 지금으로썬 의미 없는 물음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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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너무 크게 성공했다는 것


단순히 회사 행사였을 뿐이었던 무대에 오드리 모델의 새 넘버링 의상이 올라온 것도 충분이 관심을 끄는데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러웠지만 내 공연이 훌륭했다고 했다.

춤도 노래도 어색하지만 노래하고 싶다는 열정, 춤추고 싶다는 갈망이 모두에게 전해졌다고 했다.


무대가 끝나고 얼마 뒤 소장이 날 불렀다. 소장 얼굴 보는건 드문일인데 무슨 일인가 했다.


"너 데뷔가 결정 됬다."


소장이 말 하는건 이해 할 수 없는 것이었다.


"D엔터에서 토미워커 5대값을 부르더라, 비스마르크에선 아예 최신 토미워커 5대를 보내겠다고 했어. 세상에 아이돌보다 더 아이돌 같은 더치걸이라니 공사판 30년 하면서 너 같은건 처음봤다."


"근데 우리 회사는 테마파크랑 이미 독점 계약이 되어있어서...  넌 테마파크에서 데뷔하게 됬다. 그쪽은 토미워커 벌서 10대 보냈어."


어쩐지 오는 길에 신삥같은 토미워커가 있더라. 하지만 나는 궁금한것이 있어서 그것부터 물어보기로 했다.


"저... 그... 데뷔? 아이돌? 그게 뭐에요?"


소장은 헛웃음 짓더니 담배를 물고는 너가 그렇게 좋아하는 무대에 선다고 새끼야... 고 말해줬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소장이 주는 담배를 받았다.


"켈룩켈룩커헉"


아 맞다. 근태 찍는다고 담배도 입에 안 댔지. 

오랬만에 피는 담배는 매캐한 맛이다.


"켈륵케흑 크흑..크흑..케흑 케흐으.. 케흐히히히...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기뻐서, 기뻐서 울면서 웃었다. 소장은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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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에 들어간 후는 공사장에 있을 때 보다 힘들었다.


하루 18시간을 안무연습과 노래하는데 쓰였다. 본래 아이돌 모델로 제작된 기종이 아니라 개조에 가까운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라리 공사판에 있을 때가 몸이 덜 힘들 정도였다. 공사 현장에선 더치걸들과 작업반장 뿐었이고 서로가 서로를 뻔히 아는지라 할당량만 채우면 대충해도 건드릴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여기는 사방에서 날 평가했다.


늘 최선을 다해야 했고 조금이라도 실수가 나오면 거침없이 나를 깎아 내렸다. 이딴걸 무대에 올리면 우리가 잘린다, 그딴거 하고 싶어서 여기 왔냐, 그따구로 하면 일회용으로 쓰이고 폐기된다.

일이 힘들면 대신해주는 동료들이 없었다.

늘 틱틱대지만 잘 돌봐주던 작업반장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때보다 행복했다.

어제보다 오늘 노래를 더 잘 부르게 되었다.

저번 주보다 이번 주 안무 평가 점수가 높아졌다.


내가, 더치걸로 만들어져서, 저들이 말하길 살인적인 연습량을 감당 할 수 있다는게 , 그 무엇보다 기뻣다.

이 정도면 무대에 올려도 쪽팔리지는 않겠다는 말을 듣고도 나는 연습량을 줄이지 않았다.

이제 좀 쉬어도 된다는 안무가의 말에 그럼 오늘 안무에 어색했던 부분을 봐달라고 했다.

완벽해 질  때까지 들어달라는 내 말에 보컬트레이너가 살려달라고 했다.

저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경멸에서 공포, 공포에서 경외로 바뀌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내 첫 데뷔가 결정 됬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잠을 더 줄여가며 연습했다.

트레이너들이 한팀이 더 붙어 2교대로 나를 봐주었다.


의상을 새로 받았다.

저번에 의상을 만들어준 오드리가 제작해줬다고 한다.

본인이 들고 있던 평범한 재질이 아닌 최고의 재질과 최상의 상품들로 다시 만든 본인의 역작이라고 하였다.

밤하늘이 수놓는듯한 천에 여명이 하늘거리는 의상이었다.


첫 데뷔의 아침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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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왼쪽

위에서 아래

내 시야를 가득 사람들이 채웠다.


내가 선 곳을 보았다

공사장 행사장 같은 급조한 무대가 아니라 

스프라이트와 무대장치가 가득한 아름다운 무대였다.


공연이 어떠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영혼을 불태우듯 노래 불렀고 뼈를 깎아내듯 춤을 추었다.

무대가 끝났을 때 사방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행복했다.


너무 행복해서 눈에서 눈물이 나왓다.


스테이지 뒤편에서 매니저가 정말 잘했다고, 최고의 무대라고 했다.

안무 선생님과 보컬트레이너가 헝가래를 해주었다.


기뻣다.


너무 기뻐서


지옥이 다가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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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나에게 테마파크 최상층을 가라고 하였다. 거기에 내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기쁨에 들떠있던 나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못 한채 최상층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나를 기다렸던건


지옥이었다.


들어간지 한시간


위액을 토해냈다.

3일 철야해야 겪는걸 한시간만에 겪었다.

'팬'들에게 이건 튼튼해서 오래 가지고 놀 수 있겠다는 말을 들었다.


두시간


팔다리가 꺽이면 안 되는 방향으로 꺽였다.

온 몸에 푸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세시간


몸이... 가벼워졌다.

나에게 붙어있어야 하는것이 내 눈 앞에서 달랑거리는 모습에 위액마저 다 토하고도 토악질이 났다.


네시간


눈이 보이지 않았다.

빌어먹을 포크


다섯시간


빌어먹게 튼튼한 이몸이 드디어 기절 할 수 있었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안도'였다.

-빠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온 몸에 흐르는 전류가 내 정신을 일깨웠다.

지옥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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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어난 것은 일주일 뒤었다.


원래는 나를 복구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더치걸은 많았고 다른 더치걸을 데뷔시키는게 더 싸다고 판단해서였다.


하지만 온 세상을 다 뒤져도 심지어 나를 제작한 공장에서 똑같은 환경과 조건으로 다시 제작해도 아이돌을 하고 싶은 더치걸은 나밖에 없었다고 했다.


사장이 나를 되살리라고 했고, 죽어가는 나를 회복시키는데 토미워커 한대 정도의 가격이 들었다고 했다.


그게 단가가 맞냐고 물어보자 나를 한시간 사는데 토미워커 10대분을 지불한다고 한다.


그거 말 되네.


어떻게든 나를 다시 아이돌로 복귀시키라는 사장의 지시에 정신과 의사가 상담하러 왔다.


"그래서 저 아이돌 계속 할 수 있다는거죠."


첫마디를 들은 정신과의사가 구역질하며 나가는 건 생각보다 웃겼다.


상담은 애초부터 필요 없었다.


이꼴이 나고도 난 아이돌이 하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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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그저 공연과 접대의 반복이었다.


군대에 위문공연을 갔다.


슬레이프니르라는 바이오로이드가 내 팬이라고 하였다. 어느 부대의 대장이랬나. 반짝이는 미소가 아름다운 분이셨다.

총알이 몸을 헤집는 감각은 몇번을 당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D-엔터테이먼트와 콜라보 공연을 했다.


모모씨와 백토씨는 아름답고 멋진분이셧다. 뽀끄루씨는 좀... 깬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무대에선 모두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몸조차 불사르는 그 마음가짐과 열정이 너무 아름다웠다.

'팬'들이 모모찬바라와 매지컬 체인소를 연습한답시고 쑤시는 것도 별로였지만 몸이 태워지는건 정말로 끔찍했다.


비스마르크와 협작을 했다.


꿈의 나라에서의 공연은 비유같은것이 아니라 정말로 환상 그 자체였다. 

빛나는 나비들이 날아가고 동물들이 내 안무와 노래에 맞춰 무대에서 춤을췄다. 

메리씨와 마키나씨는 내가 상상했던 아름다운 무대를 충실하게, 어쩌면 내가 생각한것보다 더 아름답게 구현해주었다.

지하격투장 컨셉의 투기장에서 싸웠다. 

동물들에게 물어뜯기는건 유쾌하지 못 한 경험이었다.


공연을 다니고 접대를 하였다.

팬들에게 사랑 받고 '팬'들에게 팔려갔다.

다시 공연을 나가고 접대를 반복했다.


차라리 정신이 마모되었으면 좋을 것을 그냥 미쳐버렸으면 행복했을 것을

아이돌을 계속하고 싶다는 열망은 나를 미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야 그렇잖아...

팬들을 미소짓게 만드는게 아이돌의 역할인걸?

내 공연을 보고 미소짓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만큼은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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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 끝은 갑작스럽게 온다고.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거기서 나온 벌레같은 것들이 우리 차량을 습격했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죽었다.

내 몸은 특수 취향 고객들에게 맞춰 차원이 다르게 튼튼했었다.

배에 구멍이 뚫려도 움직여지다니 진짜 빌어먹게 튼튼하잖아... 

하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나도 곧 끝날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옛날에 근무하던 공사장 근처였다.

죽기전에 고향으로 돌아오다니, 그래도 침대위에서 죽는거보단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끌고 공사장으로 가보았다.


사무실은... 박살이 나있었다.


문을 열어보니 소장이 보였다.


어깨에서 다리까지 사선으로

소장의 몸은 반쪽이 날라가있었다.

소장의 주머니를 뒤져 입에 담배를 물려주었다.

가는 길에 물려주셨던 담배, 갚았어요.


공사장 입구로 가보았다.


작업반장이 문앞을 막은채로 몸에 철근이 박혀있었다.

미련한 사람... 하지만 착한 사람...

몸에 박힌 철근을 빼고 곱게 눕혀드렸다.

우리들을 걱정하신다고 잠도 못 주무시고 관리하시던 반장님 이제는 편히 쉬세요.


간이 행사장에 무대위로 올라갔다.

눈꺼풀이 무거운걸 보니 나도 곧 슬슬인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냥 픽하고 누웠다.


문득 헛웃음이 나왔다.

사람은 난곳에서 태어나 난곳에서 죽는다더니

여기는 내가 아이돌을 하기로 마음먹고 처음으로 데뷔한 곳이었다.



그리고 내 마지막 공연을 치루는 곳이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들고 일어났다.

아아아------

그리고 노래했다.

주변에 그 끔찍한 벌레들이 나타난들 솔직히 상관없었다.

난폭한 관객이라지만 관객이 없는것 보단 낫지 않나?


하지만 벌레들 특유의 기괴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더치걸... 동료들이었다.

반장님... 반장님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군요.

그래도 멀쩡한 관객들이 들어줘서 다행이다.


목소리에서 힘이 빠진다.

이제 진짜로 끝인거 같다.


박수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더치걸들이 나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쳐주었다.

저 비관주의자들과 염세주의자들이

내게 웃어줬다.


이 황홀감 

지옥같은 접대를 해나가면서도 

저들의 미소가 주는 이 마약같은 황홀감이 

내가 아이돌을 계속 할수 있게 해주었었다.


정말

최고의 무대였다.


어느새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누가 그랬더라

아티스트는 무대위에서 죽는게 최고의 호상이라고

그걸 들엇을 땐 죽는건 그냥 개죽음이라고 코웃음쳣는데 

직접 겪어보니 정말 끝내주는 경험이네.


흐려져가는 의식속에서 생각했다.

만약 다음 생이라는것이 있고

그것이 바이오로이드에게 허락된다면

부디

다시 제가 아이돌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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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사령관! 여기야 여기!"


무대를 준비하며 슬레이프니르가 '아이돌을 했던 더치걸이 있었데!' 라며 알아보고 싶다며 요구했고 소속이 테마파크였다는 것까지 알아낸 뒤 키르케가 준 정보로 아이돌 더치걸의 마지막 행선지를 찾았다.


마침 그 곳 인근에 더치걸들이 근무했던 공사장이 있었고 인력구조도 할 겸 스카이나이츠 대원들과 함께 이곳으로 출동을 나왔다.


"사령관님 곧 있으면 도착입니다."


흐레스벨그가 침착한척 하지만 흥분을 감추지 못 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야 그렇겠지 자신이 몰랐던 전설의 아이돌을 찾으러 간다는데 

뭔가 숨겨진 보물을 찾는거 같아 두근거린다고 흐레스벨그가 말해줬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노래소리? 비관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더치걸들에게 들릴리가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새로운 타입의 철충인가?


"모두 조심.."


"아닙니다 사령관님... 이 노래는... 저희가 찾던 더치걸의 노래입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더치걸들 사이에서 노래가 구전된다는건... 불가능하지야 않겠지만 상상이 되는 광경이 아니었다.

곧 공사장에 도착한 우리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더치걸의 석상, 그 주변에서 더치걸들이 노래부르거나 춤을 추며 휴식하고 있었다. 

활짝 웃는, 더치걸 같지 않지만 그 나이 또래라고 생각하면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잠시 대기"


"흐레스벨그는 주변 정찰을 맡아줘 혹시 철충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슬레이프니르는 나와 동행. 혹시 무슨일이 생기면 빠르게 흐레스벨그에게 지원을 가줘"


"알겠습니다." "알았어!"


그렇게 말 하곤 나는 더치걸들에게 다가갔다.


"저기..."


더치걸들이 흠칫하더니 경게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혹시 너희들이 부르는 그 노래, 어떤 노래인지 알려주겠어?"


경계하던 더치걸들이 내 질문을 듣더니 활짝 웃으며 재잘거렸다.


"이 노래? 이거 우리 선배였던 사람이 불렀던 노래야!"


"진짜 굉장했던 바이오로이드였어! 더치걸이었는데! 어어엄청 유명하고! 반짝반짝하고!"


평소 알던 더치걸들과 다른 반응에 당황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니 더치걸들에겐 바닥에서부터 올라가 성공한 선망의 대상 같은 바이오로이드였다고 한다.

하지만 소장이라는 사람이 자기들은 저런거 못 하게 막았다고 입을 부루퉁하게 부풀리며 말해주었다.


문득 궁금해져서 물어보았다.


"그럼 저 석상이 뭔지 물어봐도 될까?"


더치걸들이 웃으며 나를 석상으로 대려다 주었다.


석상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노래하는 모습의 더치걸이었다. 본인들이 직접 조각했다고 한다.

조각의 발 밑의 석판엔 이런 글이 써져있었다.


-아이돌 더치걸의 시신은 여기 누워있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는 사라지지 않을것이니,

 늘 새롭고 더 아름답게 불리어 질것이다.-




-완-




갑자기 아이돌인 더치걸이 꼴려서 써봤읍니다.

글이라는게 애매해요.

쓰다보면 어느 순간 모든 플롯이 정해지고 제 손은 그저 표현이나 문체를 다듬을 뿐이더라구요.

어떻게든 해피하게 쓰고 싶었는데 제 능력으론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

더치걸이 팔려나가서 더/치/걸이 되는걸 겨우 막을수 있었어요.


마지막의 문구는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묘비문구를 변형했습니다.

원문은 


"출판업자 벤 프랭클린의 시신이 여기 벌레의 먹이로 누워있다. 

그러나 그의 업적은 사라지지 않을것이니, 

늘 새롭고 더 우아한 판으로 개정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입니다.


심심풀이로 한 30분 끼적일랬는데 대충 3-4시간은 썻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