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돌아올때가 된것같은데...."


훈련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일과종료 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최근에 재미를 붙이게된 작은 취미생활때문일까요 ?


탐색나간 자매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너무나도 기다려집니다


오늘도 탐색을 나가는 자매들에게 부탁한 '그것'을...


요즘은 '그것'이 없으면 잠들수도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것'을 가지러 가기위해 탐색조가 복귀할 위치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침 탐색조가 돌아온것 같아요


멀리서 금백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손을 흔드는 하르페이아양이 보이네요


저도 손을 흔들어줘야겠어요


"하르페이아양! 찾으셨나요?! 가지고 오셨나요?!"


"물론이지! 오랜만에 만난 나랑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의 부탁인걸?"


방글방글 미소지으며 대답하는 하르페이아양


노을을 등지고 웃는 모습이 마치 교단의 천사님들 같아요


"여기있어, 이번에는 신청받은게 많아서 조금 신경써서 챙겼지."


하르페이아양이 건내준 종이봉투를 품속에 꼭 안고 제가 가져온 선물을 꺼냅니다


"엑설렁! 고마워요 하르페이아양 이건 제 성의에요 부대원들과 나눠드세요"


"와아.. 예쁘다.. 뭐야 이게? 먹기 아까운데?"


"선물이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에요, 블랙하운드양이 작전이나 탐색나가기전 자주 나눠주시던데.. 저도 같은걸 준비한거에요!"


제가 준비한 선물은 큼지막한 유리병 안에들어있는 젤리와 사탕이에요


스카이나이츠분들이 달콤한 간식을 좋아하는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좋아해주시니 뿌듯하네요


"고마워! 친구끼리 이런거 신경쓸거 없었는데... 앞으로도 또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줘!"


"농! 친구니까 이런걸 신경써줘야 하는거에요! 저도 좋아서 준비한걸요? 부담갖지 말아요"


제가 말을 끝낸 그때 등뒤에서 또각하는 구두소리가 들리네요


누굴까요? 저 말고도 하르페이아양에게 같은걸 부탁하신분이 계셨나봐요


"마이 소울 시스터! 저번에 말했던 그건 구한건가요?"


뒤를 돌아보자 오드리양이 걸어오고 있습니다


"당연하지, 여기."


저와 똑같은 종이봉투에 담긴 '그것'을 건내주는 하르페이아양은 굉장히 뿌듯해보입니다


"고져스! 하르페이아양! 지금당장 감사를 표하고싶지만.. 마이 인스파이어가... 이걸보니.. 저스트 모먼트...! 언제든지 작업실로 찾아와요,당신에게 최고로 어울리는 옷을 선물해줄께요"


오드리양은 하르페이아양을 감싸안은뒤 급하게 돌아갑니다


뭔가 좋은 영감이 떠오른걸까요 ?


"나도 슬슬 돌아가야겠다, 빨리씻고 방금 가져온거 보고싶어"


"고생했어요 저도 돌아가서 빨리 보고싶네요 다음에 또 봐요!"


"응! 나중에 다 읽으면 또 얘기해줘!"


웃으며 장비를 정리하는 하르페이아양에게 인사하고 저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두근두근하면서 종이봉투를 열자 멋진 옷을입고 포즈를 취한 모델사진이 저를 반겨줍니다


그래요 제가 요즘 빠져있는 '그것'은 바로 여성지 에요!


책이란건 따분하고 재미없기만 한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잡지에 나온 화장법이나 멸망전 유행하던 헤어스타일


인간님들이 좋아하던 패션이나 향수 등등...


이렇게 재미있고 매력적인 책이 있다는걸 왜 몰랐을까요 ?


인생의 절반 손해봐버렸어요


"후훗, 다음 탐색에선 여기 나와있는 향수를 찾아볼까..?"


여성지에 빠지게된 이유는 아주 사소한 계기였어요


부대미팅 시간에 백토양과 모모양이 뽀끄루양에게 어울리는 악세사리를 책을보며 열심히 골라주고 있더라고요


고르고 고른 악세사리는 초승달모양의 작은 귀걸이였는데 뽀끄루양은 귀를 뚫는게 무섭다며 귀걸이를 저에게 양보해주었거든요


선물받은 귀걸이를 하고 기분전환겸 카페에 갔는데...


그곳에서 만난거에요! 폐하를!


그리고.. 폐하는... 귀걸이가 잘 어울린다고 동화책에 나오는 왕자님처럼 저를 칭찬해주시며 쓰다듬어주셨어요!


그때부터일까요..? 폐하에게 잘보이고싶어서 찾아보던 여성지를 지금은 습관처럼 읽게돼버렸어요


"어머, 이 블라우스는 아르망양에게도 어울릴것같네요.. 이건 루가루공이 좋아할것같은데..."


벌써 절반이나 넘긴 페이지를 보니 너무 아쉬워요 다음페이지는.....?!


멸망전 인간님들의 생활 부분이군요...


넓은 아파트도... 멋진 자동자도.. 아늑한 혼자만의 공간도 구할수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읽으나 마나한 부분이겠네요


골드미스의 집 꾸미는법...?


도시의 차가운 여자처럼 회사생활 하는법...?


"멸망전의 인간님들은 이상한걸 신경쓰셨군요...."


정말로 이런게 인기가 있었을까요?


대충대충 페이지를 넘기다........


"음..? 방금 뭔가 엄청나게 흥미로운 글이 있었던것 같은데요?"


흘리거나 놓친게 없는지 찬찬히 여성생활 목차를 다시한번 살펴봐야겠어요


"어디... 아!! 이거에요! 이거!"


목차에는 작은 소제목으로 '사랑하는 그 남자를 사로잡는법' 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사... 사... 사랑하는..?! 사로잡아...?!"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져버렸네요


"크,크흠.. 어짜피 폐하는 저에게 푸욱 빠져버리셨지만..? 확인사살을 위해서라도 읽어볼필요가 있겠어요"


"어디보자... 첫번째는... 당겨서 안되면 밀어내라..? 제가 폐하를 차갑게 대하거나 무시하라는건가요?!"


첫장부터 굉장히 난이도가 높군요.... 멸망전의 인간님들은 정말 이런식으로 사랑을 쟁취한건가요??


"무.. 무리에요.. 폐하를 그런식으로 대할수는 없잖아요? 누구보다 멋진 저만의 폐하를 어떻게 그렇게 대하겠어요??"


다른 좋은 방법이 필요합니다 폐하께 차갑게 대하다니... 오르카호의 누구도 폐하를 차갑게 대할수 없을꺼에요


왜냐하면 누구보다 저희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시니까요


그 사랑과 성의에 보답하지 못하고 차갑게 밀어내는건 아마 사랑이 아니라


멋진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과시욕이 아닐까요?


첫번째는잊고 두번째 방법을 봐야겠어요


"과한 관심은 부담감을 일으킨다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라..?"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그 노출광 색녀때문에 사랑스런 폐하와의 시간을 방해받은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리네요


마음에 꼭꼭 새겨놔야겠어요 특히 사령관이 아가들과 함께 있을때는 저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죠?


모성애가 넘치는 제 모습을 본 폐하께서는 저에게 더욱 푹 빠져버리실거에요


폐하와 저는 점점 더 애틋해지고...


마지막에는 전쟁이 끝나고 폐하를 닮은 아들과 딸을 낳아서 행복하게 사는거랍니다!


후훗, 완벽해요!


멸망전의 인간님들을 의심해서 죄송해지네요


"마지막은....? 능력있는 당당한여성이 아니라 가정적인 여성의모습을 보여줘라......?"


인간님들이나 저희 바이오로이드는 죽기직전 자신이 지금까지 살았던 행복했던 순간이나 아름다운 순간이 머리속에서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해요


'주마등'이라고 했었던가요 ?


인간님들이 말했던 그 주마등처럼


제 머리속에 순식간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펼쳐집니다


인간님들이 살았던 아파트에서 폐하를 닮은 아이들과 폐하를 기다리는거에요


폐하는 뒤에 꽃다발을 숨긴채로 아이들을 안아주며 볼에 입을 맞추실꺼에요


그리고 웃으면서 저에게 꽃다발을 건내주시며 제 입술에 입을 맞춰주며 인사하시겠죠


"다녀왔어... 샬럿"


"다녀오셨어요 폐하? 식사부터 하실래요? 아니면 목욕부터 하실래요?"


그러면 폐하께서 와이셔츠를 벗으며 말씀하실꺼에요


"욕실에서 널 먹겠어 샬럿!!!!!!!!!!!!!!!!!!!!!!!!!!!!!"


하아아아앙♡ 폐하아아아앙♡


"정했습니다! 요리에요 멋진 요리로 저야말로 폐하께 가장 어울리는 여자라는것을 보여드려야해요!"

-계속-


글쟁이들 정말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