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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침하고 뿌연 연기로 가득찬 바다 위, 높은 온도로 인해 심한 짠내가 수송선 온 곳에서 풀풀 났다.


뿌연 안개를 뚫으며 초록색 수송선이 이동했고, 맥스는 갑판의 끝자락에 서서는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바다위를 내다본다.


"...지브롤터 해협에선 건너편이 선명하게 보였는데..."


그러나 말거나, 호드 대원들은 컨테이너 하나 없어 넓디 넓은 갑판 위에서 네트를 친 뒤, 공을 서로 튕기며 족구를 하고 있었다.


스피드로 승부를 보는 부대라 그런지 건장한 남성도 못받을 공을 간단히 받아치는게 맥스는 역시 바이오로이드라는 듯 감탄을 내뱉었다.


"맥스! 같이하자!"


"됐어, 너희 3:3 족군데, 나 들어가면 홀수잖아."


"제가 빠지면 되는데, 들어오세요!"


"재밌어 보이던데, 괜찮겠어?"


"우히히... 사실, 족구보다 더 하고싶은게 있거든요."


숨이 거칠어진 페더는 품속 카메라를 쏘옥 꺼냈다.


"역시 너 답다, 나와."


"네!"


맥스와 하이에나, 퀵 카멜이 한팀, 칸, 워울프, 샐러맨더가 한팀으로 족구 경기가 진행되었다.


맥스는 스피드와 힘이 떨어지는 대신, 트릭을 사용하여 상대를 속이며 점수를 냈지만, 역시나 속도에서 뒤떨어져 예상 외로 막상막하의 경기가 진행되었다.


역시나 페더는 카메라를 칸에게 밀착시키며 땀을 뻘뻘 내는 칸을 대놓고 도촬(?)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뿌우우-!'


긴 고동이 울려, 족구경기는 곧바로 종료되었다. 모두들 무슨 상황인지 몰라 한동안 어버버 거리다가 곧장 조종실로 올라갔다.


'쾅!'


"이게 뭔 상황이야!"


(보면 몰라? 알래스카 해경이잖아.)


"해경?!"


(아마 우리가 불법 입국하는 걸로 판단한 듯해.)


"그럼 뭐, 이제 전부 죽은거야?"


(죽긴 뭘 죽어, 갑판 위에 하얀색 천 있어. 그걸 갑판 제일 끝자락 깃대에 걸어줘. 그럼 우릴 체포하려 할테니까.)


"체포? 지금 장난해?"


(아니면, 미사일에 포격 당해서 다같이 수장당할래?)


"해경이 미사일도 소지할 수 있나?"


(해군이 해양 경찰도 맡아서 하는건데, 마음만 먹으면 해협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을걸?)


"...에이 씨! 다들 가자!"


조종실에서 빠져나온 그들은 갑판 근처에 있는 새하얀 깃발을 찾고, 곧장 깃대에 걸어올렸다. 


맥스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정확히 태양 패널과 진짜 하늘이 줄 하나를 두고 그들 뒷쪽은 새하얗고, 앞쪽은 어두컴컴한 새벽으로 보였다. 


맥스와 칸 일행은 미국의 영해로 진입한 것이였다. 그들은 그제서야 그쪽이 왜 미사일을 쏴대는지 알아차렸고, 곧이어 깃발은 깃대 끝에서 펄럭이기 시작했다.


그때, 수송선 밑에서 붉은 빛과 푸른 빛이 번갈아가며 반짝이며,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진짜 해경이잖아! 우린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고 젠장!"


"총 챙길까, 대장?"


"우린 우선 저 땅에 발을 내딛어야만해. 공격적인 태도는 절대로 보이지 마."


"그럼 어쩔수 없지."


호드 부대원들은 장비 장착을 멈추었고, 사이렌 소리가 곧 꺼지더니, 소녀스러운 목소리가 수송선에 닿았다.


"여긴 호라이즌 해군 소속 제 1 해양 경비대다! 이곳은 미 합중국의 영해이니 지금 당장 뱃머리를 돌려라!"


""...?""


"저런 어린애가 해경이라고?"


"몰라, 대화라도 시도하지 그래?"


맥스는 갑판 위로 손을 들어올렸고, 천천히 난간 바깥쪽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맥스는 출렁이는 수송선 옆에 바짝 붙어 따라오는 고속보트 위 어린 소녀들과 눈이 마주쳤다.


"...인간?"


"우, 우린 그저 할 일이 있어 미국에 들른 거야! 그 일만 끝나고 바로 러시아로 돌아갈 테니까! 일단 내륙에서 얘기하지 않을래?"


"...테티스씨! 운디네씨! 얼른 올라가보세요!"


""OK!""


순간 두 명의 소녀가 갑판 위로 순식간에 날아오르더니, 곧장 맥스 앞으로 멈춰섰다. 테티스와 운디네라는 이는 맥스가 항복의 표시로 들어올린 손을 확인하고도 확신이 안갔는지, 돌격소총과 미사일을 그에게 겨눴다.


"꼼짝 마세요!"


"인간이라고 우리가 봐줄거 같아? ...! 엄마야~! 세이렌, 세이렌! 여기 앵거 오브 호드 부대도 같이 있어!"


"뭐야, 꼬마야, 우리가 무섭니?"


"흐이이익!"


"운디네씨, 그분들이 무슨 짓을 하면 우리는 수많은 미사일이 있으니, 무서워하지 마시고 계속 진압에 집중해 주세요!"


"아, 알겠어... 으우... 꼬, 꼼짝말고 있어!"


"우리가 무서운거야? ...까꿍!"


"히야아악!"


"워울프 그만해!"


"운디네! 여기 수갑, 전부 묶어버려!"


테티스는 맥스에게 총을 겨냥한 채로 운디네에게 수갑더미를 던졌고, 그녀는 벌벌 떨면서 수갑을 채우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손을 심하게 떨면서 팔목에 수갑을 가져다 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테... 테티스..."


"왜?"


"너, 너가 좀 도와주면 안돼?"


"..."


"내, 내가 도와줄까?"


"..."


테티스는 운디네에게 돌려받은 수갑을 다시 맥스에게 던졌다.


"수상한 짓 하면 바로 쏠 거에요!"


"..."


맥스는 하나 둘 호드 부대원의 손목에 은팔찌를 채워주기 시작했고, 그사이 운디네는 조종실로 가 수송선의 운행을 잠시 정차시켰다.


곧 이어 모든 이의 손에 쇠고랑이 차졌고, 그후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노란머리 소녀와 주황머리 양갈래 소녀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당신들! 이 커다란 수송선으로 뭘 하러 온거에요!"


"우린 워싱턴으로 갈려고 했을 뿐이야."


"거짓말! 이 커다란 수송선을 끌고, 여기까지 온 이유가 그것뿐이라구요?"


양 손을 허리에 올려놓은 노란머리 소녀가 맥스를 추궁했다.


"마약을 유통해서 내륙 군인분들의 정신력을 깎아내릴려 하신거죠?"


"그런게 아니라-"


"수송선을 터뜨려 테러라도 하려 하신건가요?"


"우린 뭘 파괴하러 온게-"


"그게 맞잖아, 자기."


워울프의 말을 들은 노란머리 소녀의 표정은 더더욱이 뾰루퉁해졌다.


"역시나 맞군요!"


"아니 맞긴 한데-"


"변명은 용 대장님한테 하세요! 네레이드씨!"


"응, 세이렌!"


"비상상황에는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깐요!"


"아, 미안미안... 대령님!"


"이 사람들 전부 고속 추적선에 태워요! 용 대장님한테 따끔한 맛을 볼 사람들이니까요! 테티스씨도 마찬가지에요!"


""네!""


네레이드는 맥스와 워울프, 퀵 카멜, 칸을 양팔에 거뜬히 올리고서는 사다리를 타고 그들의 추적선으로 내려왔다.


"...네레이드라고 했지?"


"응! 편하게 네리라고 불러, 인간!"


"네리, 그나저나 저 운디네라는 애는 왜이리 호드 애들을 무서워 하는거야?"


"몰라! ...아! 예전에 호드 대원분들이랑 한 나라의 군대가 싸운 영화를 봤는데, 그때 운디네가 군인들을 압도하는 호드 대원들을 보고 엄청 무서워했어! 얼굴에 피 묻은 칸 대장의 얼굴을 보고선 그대로 실신해버렸잖아?"


"네레이드씨! 그 사람들이랑 무슨 얘기를 하는 거에요!"


"아, 미안 세이렌!"


"세이렌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깐요!"


"또 미안해 대령!"


테티스의 손에 잡혀있던 샐러맨더, 하이에나, 페더까지 내려오자, 고속정은 빠르게 미 대륙의 알래스카로 달려갔다. 맥스 일행은 새벽 별을 볼 틈도 없이 호라이즌 대원들에게 머리에 검은 천이 씌워졌고, 그렇게 그들은 알수 없는 곳으로 끌려갔다.


검은 천에서는 묘상한 냄세가 점점 퍼져나왔고, 맥스와 호드 일행은 그대로 잠에 들어버렸다.


.

.

.




'휘익!'


"...! 아아악! 내 눈!"


맥스의 천이 거둬지고, 갑작스레 빛을 맛본 그는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호드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있던 곳은 취조실로 보였던 곳이고, 길쭉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있는 호드 대원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어리둥절 하였다.


그리고, 곧이어서 철제 문이 열리더니, 늠름하게 칼을 차고, 새하얀 옷을 입은 누군가가 나타났다. 호라이즌 대원들은 화들짝 놀라며, 그녀에게 경례하였다.


"승! 리!"


"승리. 새벽에 소란스러웠을텐데, 고생들 많았소."


"대장님... 죄송해요. 저희가 너무 오랫만에 업무를 하게 되서 하지도 않았던 실수랑 정보 유출을 해버렸어요..."


대장님이라 한 것을 들은 맥스는 그녀가 용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세이렌은 고개를 푹 숙였고, 용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정도도 대단한 것이오. 주눅들어하지 말고, 이젠 본관이 맡을테니, 그대들은 쉬러 가시오."


"가, 감사합니다!"


세이렌은 그제서야 죽상이었던 표정을 풀고, 스텝을 밟으며 문 밖으로 나갔다.


철문이 닫히고, 이제 남은 것은 맥스 일행과 용 뿐이었다. 용은 혼자서 그들을 상대해야 했지만, 용의 아우라는 그들을 압도하고, 칸과 비등비등했다.


"..."


"...저기-"


'스릉-'


말그대로 맥스의 입이 열리자마자 용은 그의 콧대에 칼을 놓았다.


"..."


"대화의 주도권은 내가 쥐고 있소."


"..."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시오. 알겠소?"


"...예..."


"우리 군에 피해를 주러 온 것이오?"


"아니오."


"미 합중국을 공격하러 온 것이오?"


"아니오."


"목적지가 워싱턴이라 하였소?"


"...예."


"이제 주관식이오. 워싱턴에 갈려는 이유가 무엇이지?"


"...태양 패널을 중지시키려고..."


"...? 태양 패널을?"


"네."


"...워싱턴에 태양 패널 관리시설이 있다는 것은 잘도 찍었군. 하지만, 태양 패널은 쉽게 꺼지지 않소. 전세계 수백개의 국가가 동의한 지구 단위 프로젝트인데, 어떤 방법으로 해제시킬 것이오?"


"우리한텐 태양 패널 관리 인공지능인 '라'를 정지시킬 논리 모순 프로그램인 '킬 스위치'가 있습니다."


"...!"


용은 그제서야 겨누던 칼을 내려놓고, 눈에 쥔 힘 도 풀었다.


"설마, 그 킬 스위치라는게 리옹, 밀라노, 뮌헨에 있던 것을-"


"예, 그 세 조각을 전부 모았지."


"그게 지금 어디에 있소?"


맥스 대신 칸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타고 온 수송선에 두 대의 차량이 있다. 그 중 하나의 차량 앞트렁크에 있지."


"..."


용은 가만히 생각에 잠긴듯 눈을 잠시 감았다 뜨곤,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2개의 중죄를 지었소.


첫번째는 미 합중국에 밀입국을 시도한 것이고, 나머지 하난 그것을 새벽에 진행해 우리 부대원들의 단잠을 깨운 것이지."


"..."


"만약, 당신이 말한 말이 사실이라면, 그 모든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블랙리버 및 호라이즌의 대표로써 잔류 비자를 만들어 미국에 머물 수 있게 해주겠소.


단, 거짓이라면, 본관의 시간을 낭비한 죄를 물어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공개 처형을 당할 각오는 해두는게 좋을 것이요."


칸은용의 으름장에 오히려 태연한 모습이였다.


"비자 써줄 준비나 하지 그러나. 그 킬 스위치라는거, 그대 앞에 내려놓을 준비는 끝났으니깐 말이다."


용은 잠시동안 가만히 있더니, 허리에 찬 무전기를 꺼냈다. 버튼을 누르자 곧장 세이렌이 답장하였다.


"대장님!"


"수갑 열쇠, 대령이 가지고 있소?"


"넵!"


"방금 쉬라고 했는데, 미안하오. 지금 열쇠를 가지고 와 줄 수 있소? 아, 추가적으로 고속정 가동도 준비해 주오."


"그럼녀!"


대화가 끝난지 몇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세이넨이 열쇠 고리를 가져와선 용에게 건냈고, 용은 맥스와 칸만 먼저 수갑을 풀어줬다.


"...! 우리는-"


"이 자의 말이 사실이면, 갔다 오자마자 풀어줄 터이니, 잠시 여기서 기다리시오."


용은 후에 그들이 하는 말은 다 무시하고, 맥스와 칸만 데리곤 취조실을 빠져나왔다.


맥스와 칸은 취조실을 빠져나와 고속정으로 향하는 동안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호라이즌 부대의 구역은 생각보다 몇제곱은 큰듯 하였다.


수많은 대형함과 포탄, 미사일들과 해변에 보이는 군용함만 해도 줄지어 끝없이 늘어져 있었다.


세이렌과 무적의 용은 그 중 조금 큰 고속정 하나에 맥스와 칸을 탑승시키곤, 곧장 빠른 속도로 배를 이끌고 그들이 있던 수송선으로 향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태평양과 미국의 영해 중간에 있던 수송선에 도착하였고, 수송선 또한 그곳에서 한발자국도 이동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


용과 세이렌은 주저하질 않았다. 사다리를 이용해 곧장 수송선에 올라탔고, 맥스와 칸을 추궁하였다.




"지금 수천 정의 함선의 포들이 일제히 이곳을 조준하고 있으니, 이때를 노렸다는 둥, 킬 스위치는 없다는 둥 이딴 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이곳을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없애버릴 것이니 그렇게 아시오."


맥스와 칸은 말없이 갑판 한곳에 주차된 그의 차량으로 다가갔고, 거추장스러운 보호장치를 전부 떼어낸 뒤에, 마침내 보닛을 열어재꼈다.


앞트렁크를 꽉 채운 엔진 옆구석으로, 용의 시선이 붉은 원통으로 고정된다.


단단하게 고정된 벨트와 장치를 풀어낸 뒤, 맥스는 그 원통을 무용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당신이 말하는 킬 스위치 맞죠?"


용은 꼼꼼히 원통을 바라봤다. 싸구려 복제품 닮지 않은 정교한 모습, 제조사 또한 명확하게 밝혀져 있으며, 무엇보다도 세 보관 지역의 명칭과 조직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히 원통을 바닥에 내려놓곤, 고개를 숙였다.


"...! 대장님!"


"모든 것이 정말 진실이었군. 오해해서 진심으로 미안하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소."


맥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해 하였지만, 칸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핫! 행동요령대로 처리했을 뿐인데 사과가 왜 필요한가. 우린 괜찮다."


그제서야 용은 고개를 젖혀올렸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현재 블랙리버의 총 지휘관이자 호라이즌의 대장, 무적의 용이라고 하오. 알래스카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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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이 호라이즌의 딱딱한 모습이였다면, 다음편에는 달달한 모습이 나오겠읍니다!


+) 느낌이 딱 맞는 브금 추가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