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음? 누구야?"


"소첩과 마리대장이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소완은 문이 열리자 정성스럽게 조리한 식사를 사령관의 테이블에 올려두곤 두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게 뭐야?"


"..소첩이 정성껏 준비한 야식.."


-와장창-


"이번엔 어떤약을 넣었지? 어떤 조합으로 날 괴롭히러 온거야?"


"...그..그게 아니옵니다.. 제대로 정성껏 조리한..."


"..괜찮아. 먹고싶지 않아. 나중에 내가 치울게 이만 나가주지 않을래?"


"소첩이 치우겠나이다."


"소완."


사령관은 낮은목소리로 소완을 불렀고, 소완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물러났다.


"주인님.. 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시옵소서.. 소첩은 주방으로 물러가겠나이다.."


그리곤 소완은 사령관실 밖으로 물러났고 마리는 소완을 잡지 않았다.


"사령관 각하."


"응, 마리. 말해봐."


"실은 소완이 여태 안좋은 요리재료를 써서 조리한것은 저의 탓입니다.."


??!?!?


"그게 무슨말이야 마리?"


사령관은 당황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곧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바뀌어갔다.


"...맞습니다. 제가 미쳐서 두번째 인간을 구하고나서 그에게 홀려 메이대장과 소완을 꼬드겼습니다.."


마리는 어느새 자리에서 엎드려서 사령관에게 해명하고 있었다.


"..."


사령관은 의자에 앉아 한숨을 내쉴뿐이었다.


"일어나 마리."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였다. 마리는 오한을 느끼면서도 벌떡일어났다.


"즐거웠어?"


"...예?"


"즐거웠냐고, 둠브링어와 스틸라인이 합쳐서 애니웨어까지 다 적대적으로 만들고 날 비웃는게 그렇게 즐거웠어?"


사령관은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지만 점점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하찮고 놀림받아도 될정도인가.."


사령관은 자포자기한듯이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해 누워버렸다.


"가..각하.."


마리는 사령관에게 가까이 가고자 했다. 


"당장 나가."


"사...사령관 각하..."


"나가라고 말했는데, 내 말이 말같지 않은가보지?"


마리는 결국 사령관에게 경례후 방을 나와 오르카호 바깥으로 나왔다. 밤바람이 서늘하게 마리의 몸을 스친다.


"후우... 누구를 탓할수도 없지.."


마리는 먼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앞주머니에 이물감이 있음을 느끼고 확인해보니 좀 오래되어보이는 담배한까치가 나왔다.


'이건...'


과거 철충과의 전쟁에서 대전쟁 퇴각시에 부관을 맡고있던 브라우니가 준것이었다.


인간에게 명령을 받아 철충과 싸울수 있던 몇 안되던 브라우니들중에 가장 끝까지 살아남았던 부하였다.


전투가 밀려 뒤를 지킨다고 하고 돗대라며 씨익 웃으며 건네주던 브라우니.


그에게 받아 제복에 넣어두고 철수후에 그 제복을 입지않고 항상 따로 보관해왔다. 그리고 오늘 갈아입은 제복에 들어있던것이었다.


담배는 살짝 구겨져있었지만 피우려면 피울순 있으리라.


마리는 자신의 무기로 핀 레이저를 살짝 가동시켜 담뱃불을 붙이곤 자리에 주저 앉았다.


"후우..."


-또각, 또각-


"...마리대장님. 여긴 저희 청소구역인데요. 다른곳에서 피워주시겠어요?"


마리대장의 뒤엔 몽구스팀의 작전관 홍련이 서있었다.


"..이것만 피우고 내가 치우겠네."


"그러시다면야 괜찮지만요. 그나저나 저도 옆에 앉아도 될까요?"


"담배냄새가 베길건데 괜찮은가?"


"저도 피우는데요. 그정도야 괜찮죠."


홍련은 마리의 옆에 앉아 전투조끼의 포켓에서 얇은 담배를 꺼내 물곤 말을 걸어왔다.


"불좀 빌려주시겠어요? 대장님.?"


마리는 금방 핀 레이저를 살짝 가동시켜 불을 붙여주었다.


"멸망전 인간님들이 보셨으면 기절하실거에요."


"하핫. 뭐 지금 두분에게 걸리지 않는점이 다행이라고 하겠군."


"대장님 그나저나 드릴말씀이 있어요."


홍련은 마리를 똑바로 주시하고 입을 열었다.


"대장님. 현 사령관님을 갑자기 두둔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네. 우리가 모자란 부분을 채워드렸어야 했어. 인간님들을 놓고 비교하고 더 좋은쪽을 선택하는건 잘못된거야."


홍련은 조금 납득하는거 같았지만 아직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분은 실력이 없어요. 많은 부대원들이 매일같이 다치고 있어요. 대장의 부하들도 많이 다치고 심지어 죽은 병사들도 있잖아요."


"맞네, 하지만 잊지말게. 우리는 바이오로이드일세. 인간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보완해야할 존재지. 우리기준으로 인간님을 판단해선 결코 아니될일이지."


홍련은 아직도 혼란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곧장 납득하곤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곤 일어나서 오르카호 내부로 들어가려 했다.


"담배냄새는 빼고 가게, 자네의 '딸 들'이 담배냄새를 좋아할거 같진 않군."


"충고 감사합니다. 그럼 조금 더 쉬었다가 들어갈까요?"


홍련은 다시 앉아 차가워진 밤바람을 마리와 함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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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리 대장..님...?"


으음.. 누구지.. 누가 날 이렇게 부르는거지..


"마리 대장님!"


"으으.. 레...레드후드?"


"마리대장님이 일어나셨다!"


마리는 벌떡 일어났고 자신이 의무실 침대에 누워있음을 깨달았다.


'아.. 꿈이었나..'


"대장님. 지휘관급 회의가 있습니다. 참석하셔야 합니다."


레드후드의 일정보고.. 


!!!!!!!! 오늘이다. 오늘이 바로 사령관 각하가 하선하는 날이었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마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제복 각을 잡지도 못한채 반쯤 구겨진 제복 그대로 회의실로 달려갔다.


"하아..하아..."


의무실과 회의실이 이렇게 멀었나? 그렇게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뛰고 뛰고 또 뛰어도 회의실이 가까워 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리의 머릿속을 울리는 소리.


ㅡ 오르카 호, 하선을 실시합니다. ㅡ


바다에 머물때처럼 해치가 열리는것이 아닌, 바닷가에 정박해 짐을 내리거나 보병이 나갈때 열리는 문


그 문이 열릴때 나는 소리가 마리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안돼 안돼 절대 안돼 절대로 사령관 각하를 잃을수는 없어.


마리는 회의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바꿔 하선하는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리를 제외한 각 부대 대표자들은 새로운 사령관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전 사령관이 되어버린 인간은 생존키트 하나를 들고 CS페로를 따라 오르카호에서 내리고 있었다.


"인간님. 이것은 저희의 사령관님이 주신 마지막 '선물' 입니다."


페로는 작은 재생장치를 던졌지만 전 사령관은 그걸 받아 바다에 던져버리곤 등지고 걸어나갔다.


'안돼 사령관님 사령관님. 아직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마리는 겨우 하선장소에 도착했지만 이미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오르카호는 바다로 다시 떠나가기 시작했다.


'안돼 안돼 안돼!! 이번에도 또! 실패할순 없어!! 안돼!!'


그리고...


세상이 온통 까맣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아니 오로지 자신만을 제외하고 모든게 사라졌다. 모든게 암흑뿐.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커다란 글씨가 써지기 시작했다.


ㅡ GAME OVER ㅡ


"게임...오버...?"


"아아, 결국 내가 졌네. 이 망할패는 내가 이길수 없는걸까?"


아아 사령관 각하의.. 아니 펙스 회장님의 목소리다..


"호호, 제가 이겼어요. 여보. 그럼 다음엔 어떤 '게임'을 해볼까요?"


"글쎄, 다음엔 몽구스팀으로 해볼까? 마리가 속한 스틸라인은 도저히 못써먹겠어. 급한 상황일수록 버벅거리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러게 말씀드렸잖아요. 그 개돼지만도 못한 씨앗은 못쓴다니까요."


"그래, 역시 내겐 시연 너뿐이지."


사령관은 게임패드를 내려놓고 시연을 안고 침대로 향했다.


그래... 자신은 이미 죽어있었다.


바닷속에 들어가서 3시간이 지났을무렵 거친 유속으로 인해 바닷속 바위에 부딪혀 죽었고 그 정보를 캐치한 시연은 트리아이나를 시켜 유전자 씨앗만을 회수해 오도록 시켰다.


펙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초고급 잠수함은 작으면서도 소음없고 빨랐기에 금새 마리의 유전자 씨앗만을 가져올수 있었다.


그리고 유전자 씨앗을 닥터에게 가져다주자 닥터는 마리의 유전자 씨앗의 정보를 토대로 게임 CD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게임의 이름은... - 스틸라인-마리 Mk-12번 - 


마리는 오로지 이 CD안에만 있었다. 전원이 들어와야만 생각할수 있고, 의지를 가질수 있다.


"아, 여보 잠시만요."


펙스 회장의 품에 안겨 침대로 가던 시연은 가볍게 품에서 내려 게임기쪽으로 다가왔다.


'아..안돼, 끄지마! 아무것도 없는곳에 가긴 싫어! 제발 끄지...!'


ㅡ 퓨욱 ㅡ


"게임을 즐겼으면 꺼야죠. 여보."


"하하, 그러네. 그나저나 저 게임도 질리는데 새로운걸 만들어볼까?"


"일단 지금은 저부터 사랑..해주셔야죠?"


"하하하, 그래 얼마든지!"


펙스의 회장은 꺼진 게임기를 뒤로 하고 시연과 침대로 향했다.


저 게임기는 언제 다시 켜질지도 모른채로, 마리가 다시 켜질지 아니면 두번다시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채로


스틸라인 불굴의 마리 - 21XX년 XX월 XX일 접속 종료됨.


그리고 게임기 뒤론 수십장의 게임 CD들이 놓여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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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글이 끝났습니다.ㅜㅜㅜㅜ


더 길게 쓰고싶었는데 컴을 쓸수 없는 상황이 되서 긴급하게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괜찮아지면 더 좋은글로 돌아오겠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