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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이것들아! 해가 중천이야! 이렇게 느리면 벤쿠버까진 어떻게 갈래?!"


"우웅... 조금만 더 자고 가면 안돼?"


"그러던가. 너 빼고 먼저 출발하면 되니까."


"아이 참, 지금이 멸망전 시대도 아니고, 왜그래... 일어나면 되잖아."


"이제 벤쿠버까지 1시간이면 가니까, 아침은 거기서들 먹자고."


"에에?! 전 지금 배고픈데요?! 칸 대장님도 배고프시죠, 안그러세요?"


"...코앞이 벤쿠버다. 내 생각엔 페더가 그곳까지 조금만 참아주면 정말 멋지겠는걸."


"...여러분, 1시간도 못 참는 것은 사람이 아닙니다!"


"원래 바이오로이드는 사람 아니야, 멍청아!"


"어쨋든, 벤쿠버까지 힘내자구요!"


"...진짜 조련 하난 끝내주네."


"조련이라니, 말이 심하군."


"그치만 딱 그거잖아."


"...인정할 수밖에 없겠군. 어쨋거나 그쪽들도 준비해라. 이젠 떠나야 하니까."


"ㄴ, 네! 아니, 크흠흠... 드디어, 남쪽 자유의 나라로 침략할 수 있겠구나..."


에키드나의 눈빛이 느껴진 뽀끄루는 금새 말투와 표정을 고쳤고, 모두들 다시 짐을 싸고선 차에 잔뜩 실은 후 밤새 맞은 모래를 털어내고 마침내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속 피스톤이 운동하는 소리가 격하게 들려왔고, 그들은 다시 사막을 횡단하기 시작하였다.




점점 다가오는게 느껴지는 거대한 건물을 쫓은 그들은 벤쿠버에 온 것을 환영하다는 표지판을 확인하였고, 그렇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대도시의 위엄을 갖춘면서도 멸망하여 먼지와 이끼가 수북히 쌓인 마천루 빌딩들이 그들을 반겼다.


뿐만 아니였다. 남쪽 하늘을 쭈욱 보니, 하얀 태양 패널이 덮인 캐나다 영공과 새까만 하늘이 반기는 미국영공이 나뉘어져 있는 것을 그들은 확인하였다.


태양패널이 있던 국가는 시차라는 것이 필요없었기에, 브라질이 밤이면, 일본도 밤이었고, 모스크바가 낮이면, 베링 해협 부근도 낮이였다.


"...맥스는 시차적응에 조금 시간이 들겠군."


"그러게... 일단 배고프니까 밥은 먹고 움직이는게 어때 대장?"


"그게 좋을 것 같군. 국경에서 배고프다고 주춤거려서 좋은 일도 없으니까."


맥스와 다른 호드 대원들은 이미 억을 것을 찾아 하이에나마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마침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하나 발견한 페더는 꼬르륵거리는 배를 부여잡으며 저깄다고 소리를 질렀고, 모두들 페더가 가르키는 곳을 바라봤다.


영화에서 봤던 것같은 음식점이 페더의 손가락 끝에서 발견되었고, 맥스는 곧장 돌 하나를 들고는 그곳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잠깐!"


그때, 하이에나가 맥스의 팔목을 잡더니, 그가 들고 있던 돌을 뺏고는 바닥에 다시 떨구었다.


"문이 열려 있는지는 확인해야지."


"...왜 그래, 너답지 않게."


"몰라. 나도 배고파서 제정신이 아니야."


"..."


그래도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 없던 맥스는 천천히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가 문을 열자 기분좋은 종소리가 울렸다. 항상 굳게 닫힌 문만을 마주했던 것과 다른 상황에 맥스는 안심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는 아이러니한 감정과 함께 천천히 그곳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손- ...손님?!"


하늘색의 신비로운 양갈래 머리의 그녀가 턱을 괴고 게으름을 피고 있었고, 곧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을 파악하곤, 눈이 휘둥그레져 다시 그곳을 바라봤다.


"소, 손님 맞으시죠? 진짜 손님 맞죠?"


"으, 응;;"


"저, 저! 30년만에 손님 온 걸 처음 봤어요! ...잠시만요, 사장님!"


"사장님?"


맥스는 긴장했다. 또다른 인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자신의 허리에 차인 권총을 확인했다.


사막은 더위와 모래바람, 생존은 위한 사기꾼으로 득실거린 것을 그들은 확인했었다. 그렇기에 지금 맥스 일행은 안심할 수가 없었다.


"뭣? 손님?"


"네!"


순간, 누군가가 주방에서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다리는 붉은 고철로 되어있었고, 얼굴에는 동그란 디스플레이가, 화룡점정으로 씌워진 요리사 모자까지. 맥스 일행은 그것이 인간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심상치 않은 로봇의 모습에 더욱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어... 음..."


"아, 제 모습이 혹시 마음에 안드시는 건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도 생각못한 게 튀어나오니까 그런거지."


"전 이 레스토랑의 주인이란 말입니다! 이상한 사람이 아닌, 셰프 알프레드라구요!"


"알프레드?"


"앞에 셰프를 좀 붙여주세요!"


"..."


성격과 말투로는 전혀 로봇같지도 않은데, 겉은 로봇 그 자체인 알프레드를 보자, 어안이 벙벙해진 맥스와 칸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어쨋든, 다들 밥 먹으로 온거 맞죠? 편한 자리에 앉아있으면 우리 아우로라가 메뉴판을 가져다 줄 겁니다!"


일단은 배가 미친듯이 고픈 그들이었기에, 우선 눈앞에 있는 자리에 칸을 제외한 5명이 자리에 앉았고, 칸과 맥스, 뽀끄루와 에키드나는 그들의 옆 테이블에 착석하였다.


곧이어 메뉴판을 들고 온 아우로라가 향기로운 바닐라 냄새를 풍기며 그것들을 나눠주었다. 모두들 메뉴판을 뚫을 정도로 스캔하는 중이었지만, 에키드나는 달랐다. 그녀는 바닐라 향을 풍기는 아우로라에게 시선이 집중되었고, 아우로라는 불편한 시선에 어쩔줄 몰라하였다.


"..."


"...너."


"ㄴ, 네?!"


"그래, 잠깐만 이리 와볼래?"


"..."


아우로라는 땀을 삐질거리며 그녀 앞으로 다가왔고, 에키드나는 그녀를 유심히 살피고서는 손을 덥석 잡아챘다.


"히얏!"


"...달콤한 냄새를 풍기네... 먹음직스러워."


"우으으... 이제 놔주시면"


"...햝짝"


"꺄아악!"


"뭐하는 짓인가, 에키드나. 그런 냄새가 난다 하더라도 사람은 햝으면 안되지."


칸의 불호령과 단내나는 아우로라의 냄새와 달리 짠 맛이 나는 그녀의 피부에 싫증이 난 에키드나는 의외로 쉽게 그녀에게 떨어졌다. 한번 소동이 일어나는 사이, 그들은 모든 요리를 주문하였고, 알프레드는


"셰프 알프레드라니깐요!"


...셰프 알프레드는 아우로라와 함께 능숙하게 주문받은 요리들을 하나하나 끝내갔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햄에그 토스트, 아침 세트들이 각자의 테이블에 꽉꽉 채워졌고, 그들은 맛있는 요리들을 입에 우걱우걱 집어넣으며 배고픈 것을 빠르게 해소하였다.


.

.

.


"꺼윽~ 어우 잘먹었네."


"처음 느껴보는 미각이였다. 이것은... 달면서도 뭔가 색다른 느낌이군. 많이 희석한 바닷물에서 나던 맛인데..."


"그게 짠 맛이라는 거다."


"짠 맛... 짠맛이라... 바닷물은 맛이 없었지만, 이렇게 적당한 짠 맛은 끝내주게 맛있군."


"디저트는 드실 건가요?"


"난 별로 생각없는데."


"난 먹을래! 으음... 딸기 파르페라... 난 이걸 부탁하지. 대마왕? 그대는 뭘 먹을 건가?"


"으음... 난 티라미수로 부탁... 하겠다... 아니, 부탁드릴게요..."


"넵, 알겠습니다!"


아우로라는 곧장 디저트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곧이어서 먹음직스러운 디저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맥스 일행은 그 디저트를 보고는 더부룩한 배가 곧장 꺼졌지만, 그렇다고 아우로라에게 다시 부탁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저 에키드나와 뽀끄루가 탐스럽게 디저트 먹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나저나 계산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카드? 현금?"


"...어..."


맥스와 호드 부대는 동시에 탄식을 뱉어냈다.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외상은-"


"그렇게 쳐먹고 양심이 없으세요, 워울프님?"


"그럼 우리 퀵 카멜씨는 무슨 방법이 있나봐?"


"크윽..."


"그럼 카드게임은 어때? 이긴 사람이 2배로 받기해서."


""미쳤냐?!""


서로 돈을 어떻게 내야 할지, 아니 돈을 어떻게 외상처리할지 왈가왈부가 계속 되었는데, 이때 머리를 헝클던 맥스의 눈은 창문 밖 영롱한 뭔가에 꽂혔다.




그의 눈 끝에는 대형 은행 건물이 있었고, 그는 호드 대원들을 불렀다.


"...얘들아."


""...?""


"너희 보니 앤 클라이드라고 알아?"


""...!""


"자기, 꽤 화끈한데?"


"저기 은행을 털겠-"


"쉿. ...무기한 대출이지."


"오...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구나?"


"...뽀끄루, 에키드나는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우리, 돈 좀 벌어올테니까."


맥스는 나가면서 차 트렁크에 있는 샷건을 하나 꺼냈고, 그와 호드 대원들은 곧장 벤쿠버 한가운데에 있는 은행으로 당차게 진입했다.


"괘, 괜찮겠죠? 사장-"


'콰아앙!'


"Get on the ground, Get on the ground!"


'탕! 타앙-!'


'콰아아앙!'


'왜애애애애애애앵!'


'투두두두두두!'


'타타타탕!'


'펑! 콰앙-!'


그들이 들어간지 얼마 채 되지도 않았는데, 은행 내부는 불바다가 되어 연기가 뛰쳐나오고 있었다.


식당 내부에서는 아우로라, 셰프 알프레드, 뽀끄루가 그 광경을 넋이 나간듯 바라보고 있었고, 에키드나만이 파르페에 신경이 집중되었다.


3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각자의 양손엔 셀 수도 없는 더플백이 들려져 있었고, 그 가방 안에서는 초록색 종이들이 질질 새고 있었다.


"갔다왔어! 이야~ 저기 달러도 겁나게 많더라!"


"여긴 캐나다 달러 취급하지?"


"캐나단데 당연히 받겠지 멍청아!"


"아, 미안, 어쨋든 이 가방 하나면 충분하지?"


"아이고~! 전 이렇게 많은 돈 못 받습니다!"


"아 왜이래?! 그냥 넣어둬, 넣어둬! 잔돈까지 팁으로 생각하고 넣어둬!"


"다들 왜이러십니까...!"


"아 몰라! 우리도 지금 가야 되니까 가방 여기에 놓는다? 갈게? 잘 먹었다! 뽀끄루, 에키드나! 얼른 가자! 경찰 뜨기전에 국경 넘어야 한다고?"


눈코 뜰 사이 없이 대화가 속전속결로 진행되었고, 호드 대원들이 신속하게 트럭 뒷트렁크에 수많은 더플백을 채워넣자 곧바로 빠져나갔다. 차 밖으로는 엉성하게 닫히 더플백에서 흘러나오는 지폐들이 나풀거리며 그들이 지나간 거리를 장식했다.


"아...아와와... 방금 뭔 일이 일어났던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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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오케이, 이정도면 괜찮겠지."


수십분을 달려나간 맥스 일행의 눈앞에는 어느새 국경임을 나타내는 미국 국기가 휘날리는 검문소가 눈앞에 있었고, 차량을 멈춰 주변을 수색하던 그들은 천천히 다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검문소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보이지 않았고, 맥스는 이를 썩 기분에 내키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은 검문소 바로 앞까지 왔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맥스는 차에서 내려 천천히 국경을 넘어, 미국 쪽 검문소 내부를 봤다.


그리고, 그는 황당함을 감출수 없었다.


"...뭐야, 왜 아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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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거 잼밌따 허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