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과 만나 영화 하나 보고 저녁을 먹으려는데

뭘 먹을까 하다 양꼬치집에 들어감

조선족이 운영하는 제대로 된 집이었는데

양꼬치 맛도 기가 막히고 칭따오도 맛있고 흥이 솟는거임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주고받고

취기가 오르니 드립도 던지며 점점 들뜸

양꼬치만 먹기엔 좀 아쉬워서 꿔바로우도 주문했는데 존맛탱

기분이 좋으니 술이 술술 넘어가고 그에 따라 드립도 점점 수위가 올라갔는데

내가 '난 중국이 너무 좋아서 중국이 여러개가 됐으면 좋겠다'라 내지름

왁자지껄하게 잔을 기울이던 주변 테이블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지만 알딸딸한 기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지

그런데 잠시 후 주인장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이건 서비스라며 한접시 내오더라고

가지튀김이었는데 이 한접시가 가지에 대한 내 지금까지의 선입견을 송두리째 엎어버릴 정도로 극상의 진미였음

메뉴판을 보니 값도 상당히 나가는 물건이라 절대 서비스로 내줄만한게 아니었거든?

이거 이대로 먹어도 되나 싶었지만 주인장이 저리 호의를 베푸니 감사히 먹자며 배를 채웠지


다 먹고 계산 후 자리를 뜨며 생각해보니 내 드립이 드립이 아니라 진담으로 들렸나봄

반어법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진심으로 중국을 좋아하는줄 알았나봐

술 때문인지, 떨떠름한 상황전개 때문인지 기분이 영 알딸딸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