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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합군의 영토는 꽤나 넓었다. 시애틀을 떠나, 돈과 자동차로 만든 대국가를 횡단하던 맥스는 우선 8시간만에 워싱턴 주를 벗어나 오리건 주에 도착하였다.


북연합군의 통제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라 그런지 마치 바이오로이드들이 하나의 사회를 이루어 생활하는 것이 느껴졌다.


군인 대신 자경단과 보안관이 활동하며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고, 바이오로이드들은 직접 가게를 차리고, 달러를 쓰며 물건을 사고 팔았다. 군인의 통제를 벗어난 곳에선 아나키즘적 새태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오히려 정상적인 도시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맥스 일행은 오후 6시에 맞춰 당일의 주행을 멈추었고, 버려진 호텔에 짐을 푼 후에 도심으로 나섰다. 빈 배를 보충하고, 에너지를 섭취하기 위해 도심을 돌아다니던 그들은 어느 식당한 곳으로 들어갔다.


"어서옵쇼!"


그들을 맞이하는건 주방장 브라우니와 웨이터 노움, 레프리콘과 사장으로 보이는 이프리트였다.


의외로 주방에서 능숙하게 음식을 조리하는 브라우니에 약간 당황한 맥스였지만, 편견없이 사람을 보는 칸에게는 별것 아니였다.


"총 8명 자리가 필요한데, 지금 가능한가?"


"오! 호드 대원분들이랑 뽀끄루 대마왕이랑 인간님? 이건 꽤 신선한 조합이지 말임다! 저기 자리 앉아서 기다려주시지 말임다!"


선임이 웨이터 역에, 후임이 요리사인 이상한 식당에서 레프리콘이 메뉴판을 건내고, 그걸 찬찬히 훑어보는 맥스 일행이었다.


"여기는 브라우니가 주방장인건가?"


"아, 저희 후임이 요리실력을 어디서 키웠는지, 저희보다 잘하더라구요."


"음... 근데 여기 추천음식은 뭐야?"


"가장 잘나가는건 양파튀김이랑 어니언링, 햄버거와 음료가 함께 나오는 어니언 세트에요."


"그럼 음료만 서로 바꾸고 그걸로 통일하지? 다들 찬성?"


퀵 카멜의 요청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각자의 메뉴판을 모아 레프리콘에게 주문하였다.


"그럼... 어니언 세트 8개에... 음료는 콜라 5개, 사이다 3개로 하시는건가요?"


"응. 우리 자기 배고프니까 얼른 가져다주겠어?"


"알겠습니다. 브라우니! 1번 8개요!"


"알겠슴다!"


레프리콘과 브라우니가 요리를 준비하는 동안, 남아있던 노움에게 맥스는 몇가지를 질문하였다.


"여기 장사는 잘되나보네?"


"네, 브라우니 요리실력이 꽤 좋아서 말이죠. 저희가 잡으면 전부 태우는지라..."


"...그나저나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이렇게 탈영해서 장사해도 되는거야?"


"...탈영이요? 아, 저희가 전에는 최전방에서 근무한 전투용 바이오로이드라 한들, 이제 군도 해체되고, 다른 주립군과도 연합해서 잉여전력이 생겼거든요."


"그러면, 그대들은 퇴역한 건가?"


"그렇죠. 브라우니 실력 아깝다고 이뱀이 전부 같이 퇴역하자고 제안하셔서 이렇게 살고 있는거죠."


"그래? 꽤 좋은 선임 뒀네."


모두가 손님용 탁자에 앉아 졸고 있는 이프리트에게 시선이 끌렸다.


"으음...지금 몇시야... 'KOC'할 시간아냐? 브라우니! 어니언 세트 하나 만들어봐!"


"알겠슴다!"


"히히... 이런건 꿈에도 생각 못해본건데..."


"...좋은 선임이라는 말 취소."


"아하하... 그래도 평소엔 잘 챙겨주세요."


"그래? 근데 KOC는 뭐야? "


"저쪽 아래 CFT쪽에서 송출하는 방송 프로그램인데, King Of Compton이라고, 멸망전이랑 현재 컴튼의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라고나 할까요? 블랙리버 진영에선 꽤 인기가 많아요."


컴튼, 캘리포니아의 도시이자, 서부 힙합의 메카라 할 수 있는 곳, 맥스도 많은 매체에서 컴튼과 캘리포니아에 대해 접해봤지만, 한번도 직접 그곳에 들어가보지 않았기에, 기대와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음식 나왔슴다!"


그릇에 가득 담긴 음식들을 먹어치우며, 맥스는 이프리트 머리 뒤로 보이는 TV에 시선을 집중한 맥스는, 컴튼의 모습을 드라마로 확인했다.


검은색, 흰 색 티에 방탄조끼를 걸치고, 손에는 권총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바이오로이드들, 팩스의 드론이 날라오먼 총으로 쏘거나, 간첩으로 보이는 이는 갈기갈기 찢어죽이는 잔인하면서 팩스를 향한 분노가 스크린 너머로 보여졌다.


꽃송이처럼 튀겨진 통양파 튀김과 햄버거, 어니언링까지 전부 먹어치운 맥스와 칸 일행은 곧장 호텔로 돌아가 숙면을 취하며 오리건에서 캘리포니아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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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속도로 도로를 나아가는 차량은 CFT의 영토임을 경고하는 검은 깃발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내달렸다.


미국의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 캘리포니아 주에 도착하며,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라디오에 흘러나왔다.




리듬감있는 비트 위에 올라탄 래핑에 맥스와 호드 부대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손가락과 고개를 까딱이며 엑셀을 밟았다.


높은 건물이 즐비한 도심이 아닌, 거주지로 보이는 주택 단지는 맥스가 어제 본 드라마와 똑 닮았다.


생존을 위해, 어린 바이오로이드들도 권총 이상은 챙기고 다녔고, 각자의 단합력은 눈으로 봐도 대단했다. 


머슬카와 클래식카를 개조해 로우라이더처럼 타이어를 들썩이기도 하고, 알수 없는 하얀 가루를 들고 다니기도 하며, 손가락으로 싸인을 보내며, 정식 복장이 아닌, CFT를 상징하는 검은색 방탄조끼를 입은 그들은 마침내 맥스와 칸이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것을 실감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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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건이 좀 길어질 것 같아서 오늘은 0.5편으로 끝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