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저씨는 김병화라는 사람인데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원래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고려인들을 통솔했었음

군사대학까지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조선인 민족주의 세력에 가담했다는 누명으로

강제로 좌천된 피해자였는데

이때부터 전설이 시작된다



1939년의 허허벌판 우즈베크에 떨어진 그는

문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맨손으로 농장을 일궈냄

집짓기와 농사짓기를 동시에 병행하면서

비료도 없이 뽑아낸 식량이

다른 집단농장들에 비해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6년만에 거대한 농경지를 만들어냄

당시 집단농장의 효율이 병신이라

농민들이 몰래 만든 텃밭의 5%에서 나오는 생산량이

전체 산출량의 25% 수준이었던걸 감안하면

소련의 눈에는 진짜 쇼미더머니가 따로없는 수준이었음



더군다나 2차세계대전을 치르는 동안

충성심을 의심받는 고려인들을 데리고도

이런 미친 성과를 보였다는 것에 감동한 소련은

본격적으로 식량 생산에 착수하기 시작하는데

헥타르당 2~3톤을 생산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8톤을 뽑아내는 기적을 보여줘서 눈깔을 돌아가게 만듬

참고로 이땐 비료나 기계도 없었고 순수 인력이었다



50년대에 들어서자 갑자기 생산작물을 목화로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숙청되기 싫으니 어쩔 수 없이

키우던 벼도 갈아엎고 목화농사를 시작하는데

요구한 생산량의 2배를 뽑아내며

다시 한번 고려인 농사전설의 일화를 추가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김병화가 속해있던

북극성 집단농장은 소련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자랑하게 되었으며 그 대가로

농민들의 주택이나 편의시설도 넉넉하게 설치됐다

본인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소련에서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훈장 중 최고 등급인 사회주의노력영웅훈장을

2번이나 받았음

소련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이런 이중수여기록을 남긴 사람이

200명밖에 되지 않는 만큼

소련에서도 그 노력을 얼마나 높이 샀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