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쾅!
 "문 열고 나와! 우리도 더이상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아"

 "엿먹어! 날 이 방에서 꺼내려면 직접 꺼내보시지?!"

 어느 으슥한 지하벙커, 얇은 문을 사이에 두고 사령관 일행과 오메가는 대치를하고있다.

 찰칵, 바바리아나가 샷건의 펌프를 당긴다.

 "그냥 문 따고 들어가서 골 쪼갠다음에 뇌 통조림으로 만들어버리자고!"

 샷건의 총구는 문고리를 향하고 사령관의 눈길도 같이 따라갔다. 잠깐! 아, 저거, 뭔가 부자연스러운데?

 "바바리아나! 멈춰! 함정!"

 "조금 시끄러울거야!"






 탕, 습기 가득한 콘크리트 통로안에서 울려퍼지는 폭음과 함께 비정상적인 광원이 번쩍였다.

 .....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문의 틈 사이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흘러나왔다.

 "어? 뭐라고 했어 사령관? 그나저나 이거 포상받아야...어, 뭐야 왜그래?!"

 사령관은 바바리아나를 밀치고 문을 열었다. 반대편에는 쭈그리고 앉아서 눈을 부여잡으며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는 오메가가 있다.

 "ㅁ..뭐야, 나 뭐 잘못한거야?"
 평소에는 호쾌하던 바바리아나가 걱정이 되는듯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아니...아니, 너도 나도 어떻게 알았겠어, 이렇게 될줄은, 일단 오르카호에 연락좀 하고 있어줘, 여기는 지하라서 전파가 안터지네. 그때동안 내가 어떻게 처치해보고 있을테니까."

 브리쳐역할로 당당하게 왔던 바바리아나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지상으로 올라갔다.

 "아아아아아아아! 아파! 아파아아아! 아무것도 안보여...무서워..."

 너무나도 심한 격통과 갑작스레 시력을 잃었다는 불안함에 오메가는 자기 팔뚝을 물어뜯으며 고통을 분산시키고 있다.

 "잠깐, 오메가 진정해! 치료해줄게, 자 우선 허벅지좀 줘봐"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개자식아! 너가 알아서 찾아! 눈이 안보이는데 어느쪽으로 다리를 내밀어야하냐고오오오!!!"

 "하아, 알았으니까, 잠깐 몸좀 가만히 해볼까?"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프다고!!! 어째서 내가 이런꼴을 당해야하는데에에에에!!!"

 눈을 부여잡고 바닥을 이리저리 구르는 오메가의 다리를 잡고 안정제를 꽂았다.

 "아아...아아아...내...누운...아파..."

 "옳지 옳지 옳지...한숨 자자"

 "....."

 "사령관! 내가 연락해놨어, 지금 익스프레스가 실어나르러 오고있데...그...저기 그런데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 그게 사실은 너가 쏘기전에 문에 트랩이 설치돼있는걸 발견했는데, 이제보니까 그 트랩 반대쪽으로 설치된거였어, 얼마나 허둥지둥했으면... 자 여기 이 가느다란 쇠 침같은거 보이지? 트랩이 터지면서 이게 사방에 뿌려졌나봐,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괜찮으니까 너무 기죽지 마 너답지 않잖아"

 "뭐야, 사령관 여자를 의기소침하게 만들다니 죄질이 나쁜데? 지금 한번 해주면 용서해줄게, 마침 이 근처에 깔끔한 호텔이 있더라고."

 "그래, 이게 훨씬 너답다, 일단 올라가서 조금 늦는다고 전해. 나는 오메가 인계하고 갈테니까..."

 







퍽퍽퍽, 삐걱삐걱

 "하...하...아아...엉덩이 때려줘, 하아..."

 반쯤 무너진 건물이었지만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내부는 깔끔했다. 조명이 너무 밝은것만 빼면.

 "아아아아...하형한 여히 힘배허혀(사령관 여기 침뱉어줘)"
 
 바바리아나는 사령관에게 깔린상태로 입을 손가락으로 열어젖히고 혀를 야릇하게 좌우로 움직였다.

 "카악, 퉷"

 "하아아아 힘 효햐(침 좋아)"

 "더러운년, 퉷"

 "햐아아악!"

 사령관은 실수로 바바리아나의 눈에 명중시켰다.

 "아아 미안!, 아 세면대"

 "하아...하아... 아아 잠깐, 사령관 눈만 씻고올게"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령관의 마음속에서 오메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부여잡고 고통에 온 몸을 맡긴, 부여잡은 손의 틈에선 검붉은 피가 꽤나 많이 흘러나왔다.

 "휴우, 뭐야 사령관, 꼬추가 죽어있네, 나 화장실간 사이에 딸쳐서 뺀거 아니겠지?"

 "....."

 "사령...관?"

 "어, 잠깐 다른데 정신팔려있었나봐. 이번엔 머리 잡아당겨줄까?"

 "응! 머리채 잡히고 박히는거 너무 좋아"

 







 "주인님? 제가 다시 정리를 해보면 바바리아나양과 관계를 갖던 도중에 오메가의 일이 연상되어버렸고 그래서 도중에 발기가 계속 풀려버리고 해서 결국 세시간 정도 애써서 세운다음에 마무리를 짓고 오신거라고요?"

 "미안...리리스...뭐라 할 말이 없네 미안하다는말밖에는"

 "주인님, 착한 리리스는 늘 주인님 편이랍니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꼭 제 경호를 동반해서 가도록 하죠?"

 "알았어, 그리고 혹시 닥터한테서 보고사항이라던가 올라온거 없어?"

 "어머, 닥터양은 오늘 비번이에요. 오늘 수복실 담당은 스토커던데요?"

 "수복실까지 다녀왔구나, 참 리제가 별 말 안하던?"

 "ㄱ...글쎄요? 오호호호 앗! 시간이! 착한 리리스는 주인님의 간식을 내어올게요"

 "너희들 설마..."

 사령관은 자릴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 뒤로 울상이된 상태로 "이건 나쁜리리스가 벌인 일이이요~" 라면서 항변하는 리리스가 바짓가랑이 붙잡으며 따라왔다.










 "이 햇츙, 너때문에 우리 주인님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줄 알아?"

 "우웁!!!!우우우웅!!!!우우우우욱!"

 "괜찮아, 우리 주인님은 생포하라고 했으니 죽이지는 않을거야, 네년이 아무리 죽고 싶어도 말이야 이 햇츙년아!"









 "쭈거 쭈거 쭈것 쭈거 쭈거!"

 "흐으으으으으으으읍!으브브으으으으읍!!!!!!!"

 사령관의 불안한 예감은 딱 맞아떨어졌다. 수복실에 가까워지자 들리는건 읍읍거리는 소리 햇츙, 죽어 이 셋뿐이었다.

 "리제!!!"

 "주인님! 나만의 사랑스러운 주인님, 잘 보세요 제가 이 햇츙년을 벌주고"

 짜악!

 "ㅇ...아...아아...ㅈ...주인님?"

 "리제, 리리스 너희들은 이따가 함장실에서 보자, 이거야? 닥터 직통이?"

 리제는 얼어있는 상태로 뺨을 어루만지고 리리스는 조심스럽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들어서 사령관에게 준다.

 "빨리와! 스토커!"

 "ㅈ...주...주인님이..."

 "으음...리제언니야? 무슨 일 있어?"

 "닥터?"

 "오빠?!"

 "미안한데 지금 당장 수복실로 와줄수 있어?"

 "ㅇ...어 알겠어 오빠 지금 갈게"













 함장실에는 근심걱정 가득한 사령관과 쭈뼛거리며 마주보고있는 리리스와 리제가 있었다.

 "다행인점은, 오메가는 고비는 넘겼고 회복하는 중이래"

 "주인님, 실은 이 스토커가"
 "주인님, 이 햇츙이"

 콰앙! 사령관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있는힘것 때렸다.

 "너희들 정말 죽이 잘맞는 콤비야. 오른쪽안구, 금속성분, 서지컬스틸 검출. 왼쪽안구 플라스틱 비 살상용 권총 탄환 발견, 시력회복 불가능. 영구실명판정"

 "......."

 "하아...일단 돌아가봐라"

 어쩐일인지 리제도 리리스도 아무말없이 순순히 물러났다.

 사령관은 수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삡...삡...삡...삡

 사령관은 여러 수액주사와 산소호흡기를 낀 상태로 가쁘게 숨을 쉬는 오메가를 먼 발치에서 바라봤다.

 "으으으으윽...뭐야...꿈? 아닌데...이건 인간 뇌파?!"

 삑 삑 삑 삑 삑 삑

 오메가의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그것도 잠시, 오메가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훌쩍, 크흡, ㅊ...치료 해준다면서어...흐읍"

 "미안..., 다 애들 관리 못한 내 책임이야, 정말 미안해..."

 "훌쩍, 그래서 이거 언제 다 나아?"

 "....."

 "왜 대답이 없어? 아직 거기 있는거 알거든?"

 "...입이 열개라도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천하의 레모네이드 오메가가 쫓기는 생활을 하다가 끝내는 장님이 될줄이야...이거 뭐야? 눈물? 눈은 안보여도 눈물은 흐르네?"

 "그게...뇌랑 눈이 연결되는 부분이 완전히 손상되어버려서 복구를 못한데, 뇌를 아예 새거로 교체하지 않는 이상"

 "그러는 너는, 이런 날 죽지못하게 내버려두고 실컷 비웃으려고 하는거야?"

 "...일단, 이건 내 잘못이니까 내가 책임질게"

 "무슨 책임을 진다는거야?"

 "책임지고 우리편으로, 우리 식구로 만들게"

 "죽어, 그전에 나 먼저 죽이고"

 "그럼 이건 어때?"

 사령관은 오메가의 앞에 가서 홀스터에 있는 권총을 꺼내 손에 쥐어줬다.

 "자 안전장치는 풀렸고 총구는 내 머리 정중앙에 가져다 뒀어. 방아쇠 느껴지지?"

 "ㅁ...무...뭐하는건데?"

 "이렇게 해서라도 기분이 풀리면 그렇게 해..."

 "푸흡! 하아~그래 내 완전한 패배야, 볶아먹던지 삶아먹던지 마음대로 하라고..."

 뚝뚝 또 다시 쏟아지는 눈물이 침대보를 적셨다.

 사령관은 조심스럽게 오메가를 껴안고 토닥토닥 한 다음 맘껏 울 수 있게 어깨를 빌려줬다.

 꼬르르륵

 요란스러운 소리에 주변을 둘러보니 멀찍이 떨어진 카트에 환자식이 올려져 있었다. 소완도 참 눈이 안보이는 상태인데 일부러 괴롭히려 이렇게 놔두다니...사령관은 카트위에 아직 따듯한 식사를 가지고 와서 먹여주기 시작했다.

 "우물우물 흐읍 흐으으으응..."

 "오메가? 왜그래 갑자기?"

 눈물을 흘리던 오메가는 조금 진정하고 입을 열었다.

 "내가 너희들로부터 도망생활을 할 때, 그때 먹은거라고는 라면사리말고는 없었어...나는 매 끼니 그딴거만 먹어가며 필사적으로 도망을 다녔고 오랜시간끝에 잡혔지. 그런데 이건 뭐냐고, 내가 이전이 먹던 식사보다 더 맛있어...차라리 일찍 투항했으면 그런 고생 안하고도 더 좋은 밥을 먹을 수 있었다는거잖아?, 그리고 널 더 고생시키지 않았을거 아니야. 그렇다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거고"

 "그점에대해서는...정말 미안해...많이 아프고 무서웠지?"

 끄덕끄덕

 "걱정마, 앞으로는 절대 그런일 없게 내가 지켜줄게, 혹시 뭐 먹고싶은거 없어"

 ".....아이스크림..."

 "알았어 가져올게,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아니야 역시 가지 마, 불안해. 무서워"

 "알았어, 그러면 누구 시켜서 가져오라고 할게. 잠깐 통화좀"

 "여보세요?포티아? 그 아이스크림좀 있지 맛 골고루 꽉꽉 담아서 수복실로 보내줄수 있을까?"

 "어? 오빠 언제왔어?"

 "닥터구나, 좀 전에 와서 오메가 보고 밥먹는것좀 도와주고"

 사령관은 오메가라는 이름이 들리자 자동적으로 미간이 찌그러지는 닥터를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어본다.

 "힘들었지...고마워 닥터"

 "아무튼, 저거 일단 밥먹고 말하는거 보니까 퇴원시켜도 좋을것같아. 나는 여기 이거 두고온거 찾았으니까 이제 가볼게"

닥터는 Y자 드라이버를 딸랑딸랑 흔들어보인다




 "오메가, 일단 오늘밤은 내 방에서 자자"

 "내가 무슨 선택권이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