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방향성 자체가 제법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 서양은 미지의 땅을 탐험, 개척하며 그 과정에서 조우하는 대상들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었고, 기독교적 선악 구분과 실증주의를 토대로 자신과 자신이 속한 그룹 밖에 있는 존재를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는 사고구조도 있었음. 만약 이들이 자신보다 강하다면, 그리고 그 강함을 이해하지 못해 극복할 여지도 없다면 자신들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으니 잠재적 공포로 작용할 수 있었을거. 반면 동양은 자신의 영역 밖에 있는 대상도 결국 자연과 세계의 일부이며 순환한다 생각하는 사상이 있었기에 그렇게 딱딱 구분짓지 않았고. 한반도의 귀신도 한 풀어주면 성불하고 그러잖아. 도깨비도 요구사항 들어주거나 씨름하면 넘어가주기도 하고. 대화와 이해의 여지가 있었다는거지. 여기에 괴력난신을 논하지 않는다는 기조도 영향을 끼쳤을거고. 물론 공포 자체는 인간인 이상 공통적으로 품을 수밖에 없는 원초적 감정이기에 이래저래 흥미로운 가정이 가능함
오히려 일본에서 크툴루 나왔으면 더 무서웠겠네 조선에선 원혼 자체가 원한이라는 동기 때문에 해악을 끼치는데 귀신의 원한이 뭔지 깨닫고 해결할 능력이 있으면 더 이상 별 위협이 안됨 애초에 원귀는 생전 표식찍어둔 놈 위주로 괴롭히는데 일본은 자연재해가 많아서 그냥 재수없으면 죽다보니 귀신들도 그냥 재수없이 마주치면 끔살당하는 케이스가 많지 당장 링이나 주온,빨간마스크만 봐도 그렇고 한국은 사또한테 헬프콜 치는 귀신이나 장화홍련전만 봐도 일본귀신마냥 막 쳐죽이고 다니는 애들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