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 겁니다.


1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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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요리를 만들기위해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 그리고 부사령관은 한껏 기대한 표정이었지만 사령관은 그러지 못 했다.


'도망쳐야해..여긴 끔찍한 곳이야..'


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끔찍한 음식을 다시는 맛보기는 싫었다.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주방을 가득 매운 대원들을 뚫고 지나갈 수 없었다.


'시발.....'


사령관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엠피 언니..전단장님 표정이 어두워.."


"아무래도 배가 많이 고프신가봐.."


그렇게 분주하던 와중 누군가 벨을 눌렀다.

시작한지 10분도 안돼서 누군가 벌써 완성했다는 것이다. 요리를 하고있던 모든 대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아! 누군가 벌써 완성했다아! 과연 어느 부대인가?!"


"벌써?!"


"말도 안돼! 반칙쓴거 아냐?!"


화려한 조명이 그들을 비춰주었다. 

아까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인 호라이즌이 은으로 된 플레이트를 들고 당당하게 서있었다.


"반칙은 무슨! 저번에 카페 열었을 때의 경험이 이렇게 빛을 발할 줄이야!"


테테스는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대원들을 놀려댔다. 무적의 용은 그런 테티스를 보며 자랑스러워했지만, 뒤에 있던 네레이드와 운디네 그리고 세이렌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실버 플레이트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 있었던 것은 아주 밝은 노란빛을 내는 오믈렛이 올라가있고 그 밑으로 달달하게 볶은 볶음밥이 깔려있고, 그 옆으로 각종 가니쉬가 어우러져있는 오므라이스였다. 고소한 향기에 사령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사령관과 머메이드 자매도 그 향에 눈이 저절로 커졌다.


"이런건 책이나 자료로만 봤는데..신기하군..그럼 어디.."


부사령관이 숟가락을 들려는 순간, 테티스가 손을 들어올렸다.


"잠깐만요! 빼먹은게 있어요!"


"빼먹은거라니..?"


호라이즌의 모든 대원이 심사위원석의 앞에 섰다.

이윽고, 호라이즌 전원이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든 뒤 춤을 추듯이 몸을 움직였다.


""""""맛있어져라..맛있어져라..! 얍!"""""


".........."


싸늘해지는 분위기, 부사령관은 그만 손에서 숟가락을 놓고 말았다.

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올렸다. 스프리건은 들고있던 마이크를 떨어뜨렸다.



"ㅈ저저....저 이제 시집 못 가요!!!!!!! 아아아악!!!!"


"나!!! 다시!!!!! 유전자 씨앗으로 돌아갈래애애애애!!!!!!!!"


세이렌과 네리에드는 울면서 주방을 나왔다.

하지만 무적의 용과 테티스, 그리고 운디네는 아직까지 심사위원 석에 서있었다.


"어떻소?! 사령관! 우리 호라이즌의 마법의 주문이!"


"사령관님...설마 너무 좋아서 말도 안 나오시는거에요..? 이런게 취향이에요..? 완전..."


테티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 있던 운디네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녀의 표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감에 빠진 표정이었다. 


"......."


둘 다 말은 없었다. 


"빨리 맛 평가를....엑..?"


무적의 용이 오므라이스가 담긴 접시를 가리켰지만 이미 접시는 비어있었다.

소스 한방울 조차 안 묻은 접시는 마치 누군가 설거지를 해놓은 것 마냥 반들반들했다.


"무..무슨...!"


"계란의 농도와 그 부드러움...그리고 그 속에서 몰려오는 고소함...훌륭했습니다..물론 계란이 감싸고있었던 볶음밥의 맛 또한 훌륭했습니다..마치 오랫동안 갈증에 시달린 사람이 시원한 물을 마셨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같이 곁들여있던 가니쉬며...소스는 그 누구라도 빠짐없이 잘 어우러져있었습니다..그야말로 환상의 합주였습니다.."


"음! 음! 엄청 맛있어! 또 해줘!"


냅킨으로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내는 엠피트리테와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살라시아를 본 이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그럼 점수는..."


스프리건은 간신히 마이크를 잡고 중계를 이어나갔다.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는 10점이 적힌 팻말을 들어올렸다.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그저 빈 접시만을 바라보았다.


"전 10점입니다.."


"시아도 10점!"


"......"


"......"


"에..그럼..호라이즌 팀.. 40점 만점의 20점입니다..."


"와아아....."


힘빠지는 함성소리를 내며 모두들 축하의 박수를 쳐주었다.

무적의 용과 테티스는 기절한 운디네를 들것에 실은 뒤 주방을 나왔다.


"자..그럼 계속해서 대회를 이어나가겠습니다..참가자여러분..요리를 계속해주세요..."


아까와는 다르게 모두들 움직임이 둔해졌다.

부사령관은 사령관의 어깨를 붙잡았다.


"왜 싫어했는지 알거 같구만..."


"......."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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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빠지는 대회가 계속 진행되는 와중에 누군가 또 벨을 눌렀다.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가 심사위원석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우리가 준비한건 양송이가 잔뜩 들어간 크림스프야."


철혈의 레오나가 플레이트의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왔다.

뽀얀 크림스프의 위로 바삭하게 구운 식빵 서너조각이 고명으로 올려져있었으며, 녹색의 파슬리가 이 둘의 위에 살포시 얹어져있었다.


"오..고명만 빼면 전투식량으로 많이 봤던 녀석이군.."


"작업장에서 가루로 되어있는 녀석은 이런 퀄리티가 아니였는데.."


부사령관과 사령관도 슈트의 헬멧을 내리고 스프의 고소한 향기에 눈을 떼지 못했다.


"우리 자매들은 극지방에서 활동을 했지..그렇기에 이런 스프 쯤은 일도 아니라고.."


레오나가 어깨를 으스대며 그들을 쳐다보았다.


"에? 대장님. 그거 밀키ㅌ..우웁..."


"안드바리양...제발..."


뒤에 있던 발키리가 안드바리의 입을 막았다.

대원들 모두 딴청을 피우거나 사령관의 눈을 피했다.


"어..어서들.. 맛...맛보라고..!"


레오나의 얼굴은 빨개졌다.


"그럼..."


사령관은 다시 숟가락을 들어올렸지만 이번에도 접시는 깔끔했다. 한방울 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


"하...?"


"뭐야?! 어디갔어?!"


레오나는 깔끔하게 비어져있는 접시에 깜짝 놀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스프가 담겨있던 그릇이 깔끔하게 비어져있었다.

주방에 있는 모든 대원들의 시선은 옆에 있는 머메이드 자매에게로 쏟아졌다.


"양송이의 식감과 그 양송이를 씹었을 때 그 안에서 터져나오는 농후한 크림의 맛...눈물이 나올 지경입니다. 위에 고명으로 올라간 식빵조각의 바삭함이 일품이었습니다. 자칫 눅눅할 수도 있었지만...아니...오히려 눅눅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군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추운 날에 이 스프를 마시면 발할라가 따로 없겠군요..."


"엄청 고소해! 한 그릇 더 줘!"


"시아..! 입가에 잔뜩 묻히면 어쩌자는거야..?!"


"미안해...엠피언니..."


살라시아는 입가에 묻은 스프를 모두 핥아먹었다. 그 모습을 본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다시 스프가 담겨있었던 접시를 바라보았다.

어찌나 깨끗한지 얼굴이 비칠정도였다.


"저...점수는..."


"이번에도 10점입니다..."


"시아도 10점!"


"...."


"...."


"에...시스터즈 오브 발할라 팀...40점 만점의 20점입니다...수고하셨습니다.."


"와아아...."


"난 인정 못해! 다시 해! 어떻게 만든 요리인데! 이거 놔!"


"대장님..제발..."


흥분한 레오나를 간신히 주방에 끌고 나와서야 대회는 다시 진행이 되었다.

대원들의 움직임은 다시 느려졌다.


'이 대회...저주 받은게 분명해....'


사령관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대원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들...아니 그녀들이 맛봐야 할 음식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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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팀들이 40점 만점의 20점을 받았다.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는 잔뜩 부풀어오른 배를 만지며 행복해하고있었다.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자리에는 그녀들이 쌓아둔 빈접시들만이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팀...애니웨어 시리즈입니다...후아아암..."


"와아아..."


스프리건은 하품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중계를 이어나갔다. 주방에는 최소한의 경비만이 남았다. 사령관은 직업정신이 투철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가득했다. 애니웨어 시리즈에는 소완이 있었다. 


"..."


사령관은 그 때의 일이 생각했다. 사실 이번 대회도 소완이 주도해서 열린 대회였다. 그녀는 열심히 접시에 음식을 플레이팅 하고있었다.

그녀의 표정을 본 사령관의 얼굴을 더 찌푸려졌다. 슈트의 헬멧을 쓰고있어서 다행일 정도로 그의 표정은 험악했다.


그녀의 생각을 좀처럼 읽을 수 가 없었다. 소완은 그만큼 능구렁이 같은 여자였다.

모든 요리를 마쳤는지 애니웨어 시리즈가 벨을 눌렀다.


"애니웨어팀...완성했...하아아암...."


"와아아...."


힘빠지는 함성소리가 이어지고 소완이 플레이트의 뚜껑을 올렸다.

뚜껑을 열자 T자 모양의 뼈가 있었고, 그 뼈 옆으로 두툼한 고기들이 먹음직스럽게 누워있었다.


"아이작...너 고기 본 지 얼마나 됐냐...? 난 기억도 안나..."


"꿈도 못 꿨지...작업장에거 가끔 나오는 가공육만 먹었지..."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고기의 자태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는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도 마찬가지였다. 포크를 들고 고기를 맛 보려는 순간, 소완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각자 덜어드릴테니 기다리시옵소서..."


둘은 그 눈빛을 보자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그녀의 눈은 도축장에서 어떤 가축을 도축해야할지 고르는 도축업자의 눈빛과도 같았다.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는 몰려오는 식욕을 억누르며 포크를 내려놓았다.


"여러분. 이쪽은 안심, 그리고 이쪽은 등심이옵니다.."


소완은 큼지막한 고기를 각자의 접시에 덜어주었다. 사령관은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올려 고기를 조심히 썰어보았다.

칼이 들어갔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이를 본 사령관은 경악을 금치 못 했다.


"세상에..."


그가 매번 봐왔던 고기는 끔찍하게 질기고 냄새나고 모양새마저 끔찍한 가공육이었기에 이런 고기는 처음이었다.

이는 부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아름다운 선홍빛을 내는 고기를 입에 넣을려는 순간, 블랙 리리스가 손을 들어올렸다.


"잠깐!"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인상이 험악해졌다.

대회 내내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도 마찬가지였다.


"저 년이 고기에 약을 쳤을지도 몰라요! 주인님!"


그녀의 말이 맞았다. 소완은 예전에 사령관의 음식에 약을 타 조종하려고했었던 전적이 있었다.

주방에 있는 경비들도 경계심이 심해졌다. 블랙 리리스는 아예 홀스터에 손을 올렸다.


"하아...잘 보시옵소서..."


소완은 고기의 끝부분을 잘라 자신의 입에 넣고 몇번 씹은 뒤 삼켰다.

몇분이나 지났지만 그녀에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제 되셨습니까? 심사위원 여러분. 식기전에 빨리 드셔보시길..."


소완의 말에 심사위원들은 홀린 듯 고기를 입에 넣었다.

그들의 눈에는 순간 전기가 튀겼다. 몇번 씹지도 않았는데 고기는 어느새 입안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세상에..."


"......"


"훌륭합니다..."


"엠피 언니..시아 행복해..."


심사위원 모두 10점짜리 팻말을 들어올려릴려는 순간, 소완이 손을 뻗었다.


"어머, 아직 끝나지않았사옵니다."


소완이 손가락을 튕기자 애니웨어 시리즈의 대원들이 심사위원 석에 올라왔다.

아우로라와 아이언 애니가 만든 과일 파이, 마리아와 이터니티가 만든 밀크 쉐이크, 알렉산드라와 포티아가 만든 푸딩이 올라왔다.


사령관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이런 음식을 피했던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창피했다.

그는 눈을 뜨고 소완과 그녀의 뒤에있는 애니웨어 시리즈의 대원들을 쳐다보았다.


"소완.."


"네, 주인님?"


"고마워.."


사령관의 눈빛을 본 소완은 웃었다. 그녀가 그렇게 밝게 웃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후후.. 과찬이시옵니다.."


모두들 후식까지 전부 해치웠다.

대회 이 후, 사령관이 컵라면과 인스턴트 식품을 입에 대는 것을 본 대원은 아무도 없었다고한다.
















Area of perfection

(완벽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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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났습니다.. 어쩌다보니 애니웨어 시리즈가 주인공이 되버렸지만..뭐 좋은게 좋은거죠..

일상편이 생각보다 많이 밀렸네요. 아마 이것들을 전부 해치우고 본편을 시작해야할거 같습니다.

추워지는 날씨 조심하세요. 감기걸리면 큰일이지않습니까?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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