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오르카호 공연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은 5월의 어느날. 밴시와 다이카는 악기가 가득 담긴 커다란 박스를 둠브링어 숙소로 가져왔다.

   

   

“여러분들. 다이카님하고 제가 악기를 잔뜩 가져왔습니다.”

   

   

“갑자기 웬 악기? 그걸로 뭘 하려고?”

   

   

“이번에 스카이나이츠 공연 이후에, 음악이나 악기연주에 대한 관심들이 전반적으로 많이 높아졌잖아요. 그래서 부대별로 한번씩 체험해보라고 보급팀에서 악기들을 보급해주셨어요. 종류별로 가져왔으니까 다들 가져가서 한번씩 연주해보세요.”

   

   

“우와, 나도 마침 악기 연주 해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지니야, 우리 여기 있는 실로폰 한번 쳐볼까?”

   

   

“좋아요!”

   

   

“음... 쭉 보니까 재밌어보이는 악기들이 많이 있네요. 저는 가야금 한번 가져가보겠습니다.”

   

  

“저는... 트럼펫을 가져가볼게요. 메이대장님은 악기 안 가져가시나요?”

   

   

“난 악기 같은거 흥미없어. 니들이나 그런거 가지고 놀아.”

   

   

“다이카랑 밴시가 힘들게 들고온거잖아요. 성의를 봐서 연주하는 시늉이라도 해보세요.”

   

   

“에휴... 알겠어. 하나 가져가면 될거 아니야. 난 진짜 악기같은거 관심이 없는데...”

   

   

메이는 벤시와 다이카가 가져온 악기들을 쭈욱 둘러봤다. 그러다 박스 구석에 놓여져있는 기타 하나를 집어들었다.

   

   

“오, 대장님은 기타를 고르셨군요?”

   

   

“그냥 아무거나 고른거야. 몇 번 쳐본 다음 다시 집어넣을거니까 난 신경쓰지마.”

   

   

   

<20분 뒤>

   

   

“아~ 몇십분동안 실로폰을 쳤더니 이젠 재미가 없다. 지니야, 너가 계속해.”

   

   

“재미 없는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이제 그만칠래요.”

   

   

“저도 그만 할래요... 아무리 불어도 예쁜 소리가 안나니까 하기 싫네요.”

   

   

“다들 슬슬 그만 하시는군요. 그럼 사용했던 악기들은 다시 상자에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랑 다이카님이 다시 반납하러 갈테니까요.”

   

   

“네~”

   

   

부대원들은 자신이 썼던 악기들을 다시 상자에 넣어놓았다. 하지만 메이는 기타를 상자에 넣지 않고 조심스럽게 기타줄을 계속 튕기고 있다.

   

   

“나이트앤젤! 나 어때? 기타 연주하는 모습 엄청 멋있지?”

   

   

“그건 연주가 아니라 그냥 줄 튕기는거잖아요. 그리고 그런 쬐그마한 모습으로 기타 연주 하는거 하나도 안 멋있습니다. 얼른 상자에 기타 넣기나 하세요.”

   

   

“칫... 알았어. 그만하면 될거 아니야. 나도 손 아파서 마침 그만하고 싶었어.”

   

   

메이가 기타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순간, 사령관이 둠브링어 숙소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얘들아. 미안한데 잠깐 여기좀 주목해줘.”

   

   

“무, 뭐야. 사령관이잖아!”

   

   

“사령관님. 저희 방엔 무슨 일이세요?”

   

   

“작전 관련해서 직접 전달할 사항이 있어서 왔어. 쉬는데 갑자기 들어와서 미안해. 잠시 다들 자리에 앉아줄래?”

   

   

“네~”

   

   

둠브링어 부대원들은 사령관의 말대로 각자에 앉아서 사령관을 바라봤다. 

   

   

“야 사령관. 여자들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너무 실례되는거 아니야? 다음부턴 예고좀 하고 들어오라고 이 멍청아.” 

   

   

“미안해. 너무 급한 사항이라서 어쩔 수 없었어. 근데 메이 너 기타치고 있었네?”

   

   

“그래. 기타 좀 튕겨봤어. 근데 이제 재미 없어가지고 이제 안할...”

   

   

“기타치는 메이라니, 의외로 잘 어울린다. 나중에 메이가 멋있게 기타연주 하는걸 기대 해도 괜찮지?”

   

   

“..! 기대하든 말든 너 알아서 해.”

   

   

“그래. 아무튼 잡설은 이제 집어두고 본격적으로 전달사항 말 할게.”

   

   

   

<5분 뒤 할말을 다 마친 사령관>

   

   

“아무튼 일정은 그렇게 바꾸는걸로 다들 합의한거다. 질문사항 혹시 있어?”

   

   

“없습니다!”

   

   

“그래. 그럼 난 다른일 하러 가볼게. 갑자기 들어와서 미안해~” (나갔다)

   

   

“메이대장. 사령관님 오셨으면 말이라도 좀 예쁘게 하세요. 방금 그게 뭡니까?”

   

   

“하, 하지만 난 그녀석한테 지금처럼 방이 더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단말이야... 방에 온다는 말을 들었으면 미리 치우기라도 했을텐데.”

   

   

“에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돌려 말하면 대장의 마음이 사령관님한테 전해지겠어요? 그냥 기타나 주세요. 밴시가 반납하러 간다잖아요.”

   

   

“...싫어. 난 기타 더 쓸거야.”

   

   

“네? 왜요?”

   

   

“아까 사령관이 내가 기타치는 모습을 기대한다 했잖아. 열심히 연습해서, 멋있게 기타연주하는 모습을 사령관한테 보여줄거야! 그러면 사령관이 나한테 반하지 않을까?”

   

   

“기타 제대로 치는법도 모르시잖아요. 줄만 간신히 튕기는 그 실력으로 연주를 해서 사령관을 반하게 만들 수 있겠어요?”

   

   

“...”

   

   

   

<뮤즈의 방>

   

   

“야 뮤즈! 잠깐 나좀 봐.”

   

   

“으아앗!!! 갑자기 제 방엔 무슨 일이세요?!”

   

   

“너 악기 잘 다루지? 나 기타 치는법좀 가르쳐줘.

   

   

“기타요? 갑자기 왜요?”

   

   

“몰라도 돼! 그래서 가르쳐줄 수 있어 없어?!”

   

   

“가르쳐 드릴수는 있어요. 근데 초보자들의 경우 기타를 배우다가 손이 아프다는 이유 때문에 많이들 중도포기하시는데 메이대장님은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 얼른 가르쳐주기나 해!”

   

   

“알겠어요. 일단 메이대장님은 기타 치는 법에 대해 어디까지 아세요?”

   

   

“어... 아직 줄 튕기는것밖에 몰라.”

   

  

“일단 여기 앉아서 기타 한번 잡아보세요. 기타 잡는 자세부터 알려드릴게요. 본격적으로 배우면 손이 상당히 아플거니까 각오하세요.”

   

   

“알았어.”

   

   

그렇게 메이는 뮤즈에게 기타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타를 치면 칠수록 작고 고운 메이의 손가락 끝은 단단하고 질긴 기타줄로 인해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이는 손가락의 고통을 최대한 참고 기타를 열심히 배웠다.

   

   

“메이대장님, 오늘은 이정도까지만 배우고 그만 합시다.” 

   

   

“뭐? 30분밖에 안 했는데 벌써 끝내게?”

   

   

“네. 기타를 배우는 초반에 너무 무리해가면서 연습했다가는 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 오히려 나중에 기타를 못 칠 수도 있어요. 기타를 배우는 초반에는 하루에 몇시간씩 몰아서 연습하는것보다 매일 30분정도씩 꾸준히 연습을 하는게 더 좋아요.”

   

   

“그래. 아프게 더 안하면 나야 좋지. 그럼 내일도 잘 가르쳐줘.”

   

   

   

메이는 그날부터 매일매일 뮤즈에게 꾸준히 찾아가서 기타연습을 했다. 며칠동안 기타를 쳤는데도 아직 기타가 익숙해지지 않은 메이의 손은 연습이 끝날때마다 벌게졌고, 기타를 칠때마다 손가락 끝을 찌르는 강한 고통 때문에 메이는 기타 배우는 것을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번이나 했다. 하지만 메이는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기타연습에 다시 몰두했다. 사령관이 자신의 기타연주를 기대한다고 말해줬으니까. 메이는 기타를 연습하면서, 자신이 사령관을 위해 기타연주를 해주는 그 순간을 상상한다. 그리고 연주를 마친 뒤 사령관에게 고백을 하는 자신을 머릿속에 그렸다. 

   

그날을 기대하면서 메이는 기타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메이대장님. 이제 기타는 잠깐 내려놓고 손좀 푸세요.”

   

   

“좀만 더하고... 약간만 더 하면 감을 익힐거같거든.”

   

   

“후후. 메이대장님처럼 열정을 가지고 기타를 꾸준히 배우시는 분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거같아요. 메이대장님에게 악기연주를 향한 열망이 이정도나 있으신줄은 몰랐어요.”

   

   

“야. 난 악기연주에 대한 열망 때문에 기타연습을 하는게 아니야.”

   

   

“네? 그럼 무슨 이유 때문에 기타를 배우시는건데요?”

   

   

“...사령관.”

   

   

“사령관... 이라면 프로듀서를 말하는거군요. 프로듀서가 왜요?”

   

   

“기타연주하면서 사령관한테 고백할거야.”

   

   

“네? 너무 작아서 뭐라고 하시는지 안들려요.”

   

   

“기타 연주로 사령관한테 고백하려고 기타를 배우는거라고!!!” 

   

   

메이는 기타 몸통을 손으로 세게 치면서 뮤즈에게 버럭 화를 냈다. 뮤즈는 처음에 깜짝 놀랐지만 곧 진정하고 미소를 지으며 메이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봐? 너 설마 내가 쓸모없는 짓을 하고 있는거라 생각하는거야?”

   

   

“아니요.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악기를 연주하면서 상대에게 고백을 하는건,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최고의 고백 방법중 하나잖아요. 제가 그걸 쓸모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겠어요?”

   

   

“그러면 왜 웃는건데?”

   

   

“그냥... 손가락이 아프셨을텐데도 지금까지 참고 기타를 배웠던게 프로듀서를 향한 마음때문이라는걸 들으니까 뭔가 메이대장님이 다르게 보여서요. 누군가를 향한 사랑 때문에 고통도 감수하고 노력하는게 로맨틱하기도 하고 훈훈하기도 해서...”

   

   

“훈훈하기는 개뿔.”

   

   

“메이대장님. 그럼 프로듀서한테 고백을 할 때 어떤 곡을 연주하실건가요?”

   

   

“몰라. 아직 안 정했어.”

   

   

“네? 그 중요한걸 아직 안 정하셨다고요?”

   

   

“아직 기타도 제대로 못 치는데 지금부터 생각해서 뭐해? 그리고 부른다면 대충 아무거나 부르면 되겠지.”

   

   

“아니요. 아무거나 부르면 당연히 안되죠. 고백을 할 때 부르는 곡은 정말 심사숙고해서 골라야해요. 상대방의 마음을 녹일수 있는 달달하고 아름다운 곡을 골라야 고백의 성공률이 올라갈거라고요.”

   

   

“귀찮게 뭘 그렇게까지 해? 난 그정도로 심사숙고 할 생각없어. 그런 말을 할바엔 차라리 너가 곡을 하나 추천을 해주던가.”

   

  

“곡을 하나 추천해달라고요? 그러면 메이대장님이 자작곡을 직접 만들어서 프로듀서한테 불러드리는건 어떠세요?”

   

   

“뭐? 자작곡??”

   

   

“네. 작곡은 제가 대신 해드릴테니까, 메이대장님은 프로듀서한테 불러줄 노래의 가사를 직접 작사하시는거에요. 자작곡으로 고백을 한다면, 일반 노래로 고백을 하는것보다 훨씬 로맨틱하고 아주 좋을거같아요.”

   

   

“난 재능이 없는데 어떻게 작사를 한다고...”

   

   

“메이대장님. 저번에 프로젝트오르카 무대에서 스카이나이츠분들이 불렀던 노래들, 누가 작사한건지 아세요?” 

   

   

“몰라. 너가 쓴거 아니야?”

   

   

“아니에요. 스카이나이츠분들 스스로가 가사를 쓰신거에요. 메이대장님하고 똑같은 공군인 그분들이 어디 전문적인 국어교육을 받으셨나요? 아니잖아요. 그냥 프로듀서를 보며 떠오르는 자신의 진실되고 솔직한 마음을 가사로 썼을 뿐이에요. 그런 진심을 담은 가사를 썼더니 그분들의 마음은 자신을 바라보는 프로듀서의 마음에 닿을 수 있었죠.” 

   

   

“...”

   

   

“작사하는건 전혀 어려운게 아니에요. 프로듀서를 향한 마음만 쓰시면 되는거죠. 어때요, 자작곡을 써보실건가요?”

   

   

“알겠어. 한번 써볼게. 그대신 작곡 잘 해줘야한다?”

   

   

“그건 맡겨주세요. 그보다 이제 기타 그만치고 정말로 쉬세요. 계속 그러다가 손가락 상하겠어요.”

   

   

   

   

<그날 밤. 잠들기전 스탠드를 켜고 책상 앞에 앉은 메이>

   

   

......

   

   

사령관을 향한 내 마음을 쓰라니, 진짜 어려운 주문이네. 일단 아무거나 적어보자. 그러다보면 뭔가 그럴싸한 글이 나올거야.

   

   

   

일단, 사령관은 나에게 늘 밝게 웃어줘. 사령관이 날 보며 웃을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 느껴져. 이게 좋아한다는 감정이겠지? 그런데 좋아한다는 이 감정을 너에게 어떻게 전할까...

   

   

사령관을 마주칠때마다 나는 항상 너무 떨려. 그녀석을 볼때마다 고백을 하고 싶은데, 난 아직 서툴러서 말하지 못하겠어. 과연 이런 난 언제쯤 너에게 고백할까?

   

   

시간이 날때마다 난 사령관을 찾아가서 몰래 그녀석을 훔쳐봐. 사령관을 바라만봐도 나는 매번 왜이리 설레이는지 모르겠어. 너와 함께하면서 쌓였던 소중한 추억과 마음들을 너에게 표현해도 될까?

   

   

....

   

   

   

메이는 사령관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종이에 계속 써내려갔다. 한장 두장 세장... 어느덧 메이가 열세장째 종이를 채우고 있을 무렵, 메이의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메이는 일단 써놓은 종이들은 자신의 서랍장에 넣어두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날 메이는 꿈을 꿨다. 사령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꿈을.

   

   

   

   

<다음날 뮤즈의 방>

   

   

“으에에... 이게 다 작사한 내용이라고요? 하지만 노래로 담기엔 이건 너무 많은데요...”

   

   

“새벽감성 때문에 그런지 잘 써지더라. 그건 일단 치워두고 기타연습이나 마저 도와줘. 기타라도 칠 수 있어야 고백을 하든 뭘 할 수 있을거 아니야.”

   

   

“네. 바로 시작합시다!”

   

   

   

시간이 지나 메이의 손에 굳은살이 생겨갈 무렵, 메이는 사령관을 떠올리며 썼던 열세장짜리 종이의 내용을 추리고 추려서 한편의 가사로 완성했다. 그리고 그 가사를 뮤즈에게 전해줘서 사령관에게 들려줄 자작곡 ‘My Love’를 완성했다. 그날부터 메이는 사령관을 위한 노래를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습하는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메이는 연주를 할 때마다 자꾸만 실수를 했다. 사령관을 향해 서툴게 마음을 표현하던 과거의 자신처럼. 그래서 메이는 연습하고 또 연습을 했다. 자신의 마음을 분명히 전하기 위해서.

   

   

   

   

   

   

“대장님! 저희 바닷가에 물놀이하러 같이 가요! 시원한 바다에 들어가면 여름의 더위가 싹 가실거에요~”

   

   

“안가. 나 기타연습 해야돼.”

   

   

   

   

   

   

“대장님. 지금 정박한 섬에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는데 같이 보러 가실래요?”

   

   

“안가. 나 기타연습 해야된다니까.”

   

   

“알겠어요. 그럼 저희만 갈테니 잘 연습하세요~”

   

   

“메이대장님 또 기타연습하느라 밖에 안나가신대요? 왜 저렇게 기타에 꽂히신건지...”

   

   

“저도 몰라요. 진짜 예쁜 노래를 연습하고 계시던데, 대체 누구한테 들려주려는걸까요?”

   

   

모두가 나가서 아무도 없는 둠브링어 숙소에서, 메이는 반창코가 많이 붙은 손으로 기타를 연주하고 또 연주했다. 기타를 연주하던 메이의 입가에 어느순간 미소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어! 이정도면 바로 고백을 할 수 있으려나? ...아니야. 혹시 모르니까 더 연습해두자. 사령관한테 처음 들려주는내 노래니까,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어. 좀만 더 하고 뮤즈한테 가보자.“

   

   

   

   

   

   

   

“네? 드디어 노래를 다 마스터하셨다고요? 정말 축하드려요! 이제 고백만 하면 되겠네요?”

   

   

“그래... 근데 내가 정말로 사령관한테 마음을 잘 전할 수 있을까? 노래연습은 다 끝났지만 너무 걱정이 돼...”

   

   

“물론 잘 전할 수 있죠. 노래에는 힘이 있어요. 지금까지 프로듀서만을 생각하며 노래를 연습해온 메이대장님의 사랑과 감정이, 프로듀서에게 분명히 전달될거에요. 그러니 프로듀서에게 어서 가세요. 노력한 결실을 맺어야죠.”

   

   

뮤즈는 걱정 가득한 한숨을 푸욱 쉬는 메이를 안아주며 토닥여주었다.

   

   

“......고마워.”

   

   

   

   

   

   

   

   

   

   

메이는 자신이 아끼던 옷을 꺼내입고, 기타가방을 등에 맨 채 사령관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오르카호 함장실에 찾아가 문을 열었다. 메이가 문을 열자 소파에 누워있던 사령관은 벌떡 일어난뒤 웃으며 메이를 반겨줬다. 그런 메이는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령관.”

   

   

“응. 무슨 일인데?”

   

  

“...나랑 어디 좀 가자. 너한테 들려줄게 있어.”

   

   

메이는 다짜고짜 사령관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들려줄게 있다고? 근데 등에 메고있는걸 보니까... 저번에 말했던 기타연주를 나한테 해주려는 거구나?”

   

   

“그래. 기타연주 맞아. 근데 내가 곧 들려줄건 평범한 기타연주가 아니야.”

   

   

메이와 사령관은 오르카호를 나온 뒤 걷고 또 걸어서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도착했다. 바다 너머의 수평선에서는 밝은 석양이 바닷속으로 사라지며 하늘과 바다를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우와... 여기 경치가 아주 좋네. 예쁜 노을이 아주 잘 보인다.”

   

   

“그러게 말이야. ...그보다 사령관.”

   

   

“왜?”

   

   

“옆에 앉아봐. 오면서도 말했지만, 너한테 특별한 기타연주를 들려줄거야.”

   

   

메이는 등에 메고 있던 기타가방에서 기타를 꺼낸 뒤 석양을 보며 바닥에 앉았다. 메이가 손짓하자 사령관은 그런 메이의 옆자리에 앉았다.

  


 

   

“메이가 나한테 들려줄 노래가 과연 뭘까? 엄청나게 기대가 돼.”

   

   

“내가 너한테 들려줄 노래는... 자작곡이야. 제목은 My Love.”

   

   

“자작곡?”

   

   

“어. 너를 떠올리면서 정성스럽게 가사를 적었던 자작곡. 이 노래에 내 마음을 담았으니까... 집중해서 들어줘.”

   

   

메이는 떨리는 손으로 기타의 몸통에 손을 올렸다. 그러고 사령관을 바라봤다. 사령관은 기대가 가득한 눈빛으로 메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메이의 손떨림이 멈췄다. 곧 메이는 웃으면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곧 고운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난히 빛난 너의 웃는 모습

내겐 처음 느끼는 감정에

창가에 비친 햇살처럼 따스한 내 마음

너에게 어떻게 전할까

   

파란 하늘에 너를 떠올려 보고

그 옆에는 나를 그려보는걸

하얀 구름 사이 속에 들어가

우리만의 세상을 만들어

   

너와 마주치는 그 순간들이

내겐 너무나도 떨리는 걸

아직 조금 서툰 나의 마음을

언제쯤 너에게 고백할까

My Love

   

어느새 나는 널 바라만 봐도

어쩜 이리 또 설레이는지

소중한 추억 하나 둘 쌓여가는

이 마음 너에게 표현해도 될까

   

나도 모르게 왜 숨이 새어나와

커져버린 마음이 자꾸만 날

하루 종일 네 생각뿐인걸

이제는 네게 말해도 될까

   

바보처럼 망설이다 지나간

긴 긴 하루 저녁의 노을빛이

어서 네게 말을 건네라며

환하게 나를 비춰주네

My Love

   

너도 나 같은 마음일까

오직 너 하나뿐인 사랑 My Love

   

널 생각할때마다 보고 싶은걸

커져버린 마음에 용기내어

하루 온 종일 네 생각뿐인걸

이제는 네게 말하고 싶어

   

항상 너와 나 함께 있을때면

모든 세상을 다 가진것 같아

눈을 감아도 너만 보이는걸

살며시 너에게 다가갈게

My Love

   

   

   

   

   

메이의 노래가 끝났다. 메이는 촉촉해진 눈망울로 조심스럽게 사령관을 바라봤다.

   

   

“...후우. 어땠어? 내가 줄곧 사령관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마음을 이 노래에 담았어. 어땠는지 소감을 한번 말해줘. ...아니, 대답해 줘! 너는 나를 어떻게-” 

   

   

줄곳 미소를 짓고있던 사령관이 메이의 오른손을 잡았다. 그리고 메이의 입에 입을 맞춰주었다. 메이는 곧 눈을 감고 왼손으로 사령관의 머리를 감쌌다. 30초 지나서 사령관은 메이에게서 입을 떼었다.

   

  

“메이야.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이야. 용기내줘서 고마워. 나도 널 사랑해.”

   

   

“...”

   

   

사령관의 대답을 듣고 환하게 웃음을 짓는 메이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 사령관은 손수건을 꺼내서 그런 메이의 눈물을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

   

   

“왜 울고있어. 오늘은 너가 나한테 마음을 전한 기쁜 날이잖아. 메이 너는 웃는 모습이 누구보다 예뻐.”

   

   

“웁...! 음... 미, 미안. 갑자기 눈물이 좀 나네... 무서워서 그러는 거 아냐. 꿈에 그리던일들이 진짜 이뤄져서, 기뻐서 그런 거야...”

   

   

“좋아하고 사랑해도, 어떻게 표현하는지 몰라서... 서툴러서, 내 마음이 전해지질 않아 어쩔 줄 몰랐는데... 오늘에야 내 마음이 사령관에게 전해진 것 같아 기뻐... 내가 이 노래 들려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아? 굳은살도 배기고, 물집까지 잡혀서... 오늘 모든 걸 보상받은 것 같네. ...평생 내 곁에 있어줘, 사령관.”

   

   

메이는 사령관의 양 어깨를 붙잡고 그에게 입을 맞추며 사령관의 몸을 바닥에 눕혔다. 환하게 타오르는 바다의 석양은 아름다운 두 남녀를 밝게 비추며 그들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쓴 창작물 모음


메이가 주인공인 다른 문학1


메이가 주인공인 다른 문학2